우리, 섬에 가 보자!
김민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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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벤트 참여도서리뷰


털이 귤색이라 '귤'이라 이름붙은 늙은 개와

세상천지 분간못하는 해맑은 아기고양이, 이름이 '가지'래요.

네. 털이 가지색이라 '가지'래요.

이 두 친구가 섬으로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앞,뒤 표지를 좌악 펼치면 신나게 바닷가 모래밭을 뛰노는 두 친구 모습이 보여요.

구름은 두둥실 떠있고, 저멀리 등대까지.

저 뒷쪽 사람들 모습도 보이는 것이 온가족 다함께 한여름 바캉스라도 떠났을까요?


귤과 가지는 아침마다 나란히 앉아 창밖을 내다봅니다.

어린 고양이 '가지'는 '귤'에게 세상을 배우지요.

비가 오면 '우산'을 쓴다는 것도...

하지만 아기 고양이 '가지'의 세상은 집 안에 가득차 있지요.

집 밖을 나가는 산책이라면 하루에 열 번이라도 좋다는 '귤'과는 달리

그냥 털실 공 하나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거든요.


테이블위 액자 속 사진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가지'

그 사진 속엔 쪼꼬미 '귤' 이 있네요.

지금은 늙은 개지만 예전엔 엄마 품에 포옥 안겨있던 아기 강아지 였던 시절의 '귤'

'섬'이란 곳에 가서 찍은 사진인가봐요.

'가지'에게 큰 일이 생겨버렸습니다.


사진 속 '섬'이라는 것에 홀딱 반해버린 거죠.

'귤'은 '가지'에게 섬에 대해 이것 저것 설명해주지만 '가지'는 생각하고 생각해도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걸요.

생각하다못해 아플 만큼 힘이 든 '가지'

'사랑'과 '동경'은 이렇게 갑자기 와서 맘을 들뜨게 하지만

닿을 길 없는 '욕망'은 또 이렇게 아프게 하나봐요.

아웅...

가닿을 수 없는, 저 멀리 있는 '섬'과 사랑에 빠져버린 아기 고양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려나요?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귤'은 생각에 잠기지요.

그렇게 시작된 '귤'과 '가지'의 특별한 하루

둘은 비밀스런 모험을 떠납니다.

익숙한 아파트 숲을 떠나 걷고 또 걷고...



'귤'이 기억하는 '섬'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가지'가 만나는 '섬'은 또 어떤 곳이고요?


"섬에 잘 왔다."

내용을 너무 스포해버렸을까요?

귀여운 개와 고양이의 섬을 향한 모험 이야기라고 간단히 줄거리 요약해버리기엔 너무나 사랑스럽고 행복한 이야기입니다.


동물들이 등장하는 판타지 이야기라고 읽어도 좋구요.

페이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귀여워서 절로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디즈니 영화에 이렇게 동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여행을 떠나는 그런 영화들이 있잖아요.

딱 그런 느낌으로 머리 속에 그려지는 듯해요.



양육자의 입장에서는 저절로 우리 아이들 모습을 대입해보게 되어요.

나이차가 나는 동기간의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말이지요.

저희 집의 경우엔 3살차이 나는 자매가 있는데요.

큰 애는 도전적이고 뭐든 직접 경험해보고 느껴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아이에요.

"에비야, 저건 뜨거워서 손대면 아야해. 그러니까 조심하자아아" 하고 말하고 있으면

큰 애는 이미 갖다대서 앗, 뜨거. 진짜 뜨겁네. 하는 스타일.(아고 머리야;;;)

둘째는 제 말도 듣고, 언니 하는 모양새도 보고 이미 겁먹고 뒤로 주춤주춤.

하지만 그 다음에 살포시 와서 어느 정도까지 갖다대야 안전한가, 뜨거움은 꼭 맛보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스타일.

(이런 스타일도 만만치 않지요.)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자라면서

큰 애는 이제는 제 말도 유심히 듣는 척?하지만 사실 본질은 여전히 내가 직접 해보고 결정할 거야, 타입이고요.

둘째는 언니를 본받아 도전적이 되었습니다...;;;

뭐든 세상사 큰애가 세상에 먼저 나아가보고 둘째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게 되더라고요.

동네 분식집에 가서 컵떡볶이를 사먹는 일도, 마을버스를 타고 시내를 나가보는 일도,

아이돌 스타를 좋아하는 일도 말이지요.

타박을 하기도 하지만, 자기가 먼저 가본 길이기에 그 맘 그 누구보다 더 잘알기에

에그...하며 '넌 맨날 나만 따라하냐"라고 타박하지만 또 모른 척 같이 처음 시작을 함께 해주어요.

(이런 부분은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에요.)

그 때 부모는 살포시 둘만의 모험을 모른 척, 못본 척, 못들은 척 눈감아줍니다.

그 때 동생 눈엔 언니의 모습이 너무나 대단하고 멋지고 위대해보이기까지 하지요.

날마다 타박하고 투닥이던 언니도 낯선 곳에 나가서는 동생을 살뜰이 챙기고요.



늙은 개 '귤'이도 천진난만 아기 고양이 '가지'를 보며 자기 어린 시절을 떠올렸겠지요.

그 시절 자신이 느꼈던 순수한 기쁨, 즐거움.

어쩌면 어린 시절, 강아지였던 자신을 섬에 데려가 섬의 추억을 만들어주었던 가족들의 보살핌과 사랑을 기억했을지 몰라요.



앗...우리 아이는 이런 추억을 함께 할, 모험을 떠날 동기간이 없는데...

아쉬워할까봐 김민우 작가님 말을 덧붙입니다.


어른이 없는 여행을 상상하게 되는 순간부터 아이는 성장을 시작한다.

아이의 첫심부름 기억하시나요?

아이의 첫 등교길은요?

아이가 혼자 스스로 간식거리를 사먹을 때는요?

엄마 몰래 불량식품에 빠져 비밀이 생길 때는요?

시간은 흘러 흘러 그렇게 부모 곁을 떠나 자립을 하게 될때가 옵니다.

그런데 그 순간은 그냥 오는 게 아니라...

이런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홀로 서는 것이더라구요.

그 작은 순간의 아이의 모험을, 아이의 성장을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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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투구를 쓴 소년 온그림책 18
소윤경 지음 / 봄볕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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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가슴 울렁거림을 느끼게 하는 그림책을 만났어요.

역시 소윤경 작가님 이라는 생각과

이 책은 어린이, 성인 독자 층을 나누지 않고 이 책을 만나는 모든 이에게 사랑받겠구나 하는 맘이 들었습니다.

겉싸개를 벗기면 저렇게 청동 투구의 모습이 전면에 드러납니다.

이 책의 시작이 바캉스 프로젝트 '국립 중앙 박물관 유물 프로젝트' <청동 투구>에서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각인이랄까요.

이야기는 특이하게 청동 투구의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2600년 전 그리스에서 불 속에서 삶을 얻는 청동 투구는 자신의 주인을 용감한 병사로 변모시킵니다. 

그런 청동 투구의 숙명이랄까요.

수많은 생명을 빼앗고 죽는 인간들의 참혹한 전쟁터에 함께 하게 되지요.



그리고 이야기는 새롭게 시작됩니다.

2600년의 세월 동안 청동 투구가 만나게 된 두 청년의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2400여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달리는 두 청년의 모습이 교차됩니다.

이 두사람은 무엇을 위해 저렇게 달리고 달리는 것일까요.


기원전 460년 그리스

태양이 불타는 마라톤 벌판, 한 청년 병사가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달려갑니다.

40여 킬로미터를 달려 아테네에 도착한 청년은 승리를 전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가 목숨과 바꾼 승리의 소식은 단순한 승전보가 아닌, 수많은 이의 목숨을 구함이었지요.

그리스 도시 국가인 아테네가 거대한 대제국 페르시아와 맞서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 이긴 페르시아 전쟁의 승전보.

그 당시의 전쟁의 승패는 패전국 국가의 병사는 대학살을, 패전국 백성은 학살과 노예로 비참한 삶을 이어가는 결과로 이어지기에 그 무엇보다 기쁜 소식이었지요.


어쩌면 역사가 이 그림책의 스포일까요?


식민지 조국에서 

가난과 차별 속에서도 꿈을 키워온 한 청년이

그렇게 달리고 달려...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 피니시 라인을 끊습니다.



올림픽 최고의 명예, 마라톤의 우승을 하고도 고개를 푹 숙이고 들어오는 손기정 선수와

시상대에 올라서도 죄 지은 마냥 고개를 떨군 또 한 명의 영웅 남승룡.

머리에 월계관을 쓴 우승자 손기정이 부상으로 받은 묘목화분으로 가슴을 가린 이 장면은 1936년 8월 25일자 동아일보의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에 선물로 주어지기로 했던 청동 투구는

이 슬픈 우승자를 만나지 못합니다.

베를린의 한 박물관에서 전시되며 진짜 주인을 50년을 기다리게 되지요.


2600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기원전 460년전의 그리스의 청년 병사 페이디피데스

1936년 식민지의 울분을 담고 달렸던 청년 손기정.


그리고

2600년전 생명을 얻어 전쟁터에서 삶과 죽음을 목격하다가

올림피아 깊은 땅속에 묻혀있다가

1875년 발굴되어 세상 빛을 다시 보게 되어

1936년 머나먼 동양의 식민지 청년에게 영광의 선물로 주어졌지만 잊혀져

베를린 한 박물관에서 50년간 주인을 기다리다가

1986년 대한민국이란 머나먼 나라에 오게 된 청동 투구.



이렇게 세 존재는 어떠한 인연으로 이어진 것일까요?


각각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들, 두 청년의 삶을 이어 생각해보면 극적 서사에 가슴이 쿵쾅거리다가도 또 한편 가슴 시리게 아파오기도 합니다.

이런 삶과 이야기를 바라보는 소윤경 작가님의 시선과 색연필 선 하나, 하나 긋고 엮어 아름답고 슬프게 구현한 예술성에 감탄하게 됩니다.

이번 책 [청동 투구를 쓴 소년]이 많은 어린이 독자에게 가닿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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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판판 포피포피 판판판 웅진 모두의 그림책 62
제레미 모로 지음, 이나무 옮김 / 웅진주니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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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입니다.

이러다가 정말 모든 것이 활활 불타올라 재만 남을 것같은 햇살과 열기에요.

혹시 이 열기가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분노의 경고장인건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한 장, 한 장 귀여운 동물들과 등장인물이 나오는 페이지와 노래 가사 같은 판판판 포피포피를 신나게 따라하다가

용의 분노가 일으키는 자연재해들이 문득 현실을 보는 듯한,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제레미 모로의 [판판판 포피포피 판판판]입니다.


이야기는 할머니의 축 쳐진 뒷모습과 눈물 한 방울로 시작됩니다.

워렌의 물음에...할머니는 이렇게 답하지요.


"왜냐하면...... 이제 더는 숲이 노래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은 워렌은 바람에 날려 사라진 로켓을 찾으러 숲으로 들어갔다가 이상한 동물를 만납니다.


난생 처음 보는 동물이 피리를 불려고 하지만 자꾸 실패해요. 그러다 워렌의 기침 소리에 재빠르게 사라져버립니다.

하지만 워렌은 그 동물을 잊을 수가 없어요.

급기야 워렌의 꿈에도 나타납니다.

꿈속에서 정체불명의 동물은 불던 피리를 삼키고 급기야 용으로 변해 불을 뿜어대지요.

꿈에서 깨어난 워렌은 도움을 청하러 온 여왕개미와 개미떼를 만나고 그 동물의 정체를 알게 되지요.

자연의 신 판(Pan)이 아무도 자신의 연주를 듣지않자 자기도 멜로디를 잊어버리게 되고 화가 나서 피리를 삼켜버렸다고 말이지요.

문제는 이렇게 되면 계절의 리듬이 깨지고 자연이 망가지는 대재앙이 닥쳐올것이라고요.


숲속의 작은 동물들이 하나 둘 피할 곳을 찾아 워렌의 방으로 옵니다.

워렌은 그들을 돌봐주고 머물 곳을 마련해주지요.

동물들과 워렌은 각자가 가진 지혜를 모아 튼튼한 벽과 먹을 음식, 마실 물을 마련하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난 판의 분노는 점점 커지고 용으로 변해 세상을 파괴하기 시작하지요.


두려움에 떨던 동물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춤을 추게 되고...

워렌과 동물들이 붉은 달 아래 춤추기 시작하자 두려움도 사라지고 용도 사라지지요.

마치 과거 사람들이 하늘의 절대적인 존재를 위해 음식을 마련하고 춤을 추었던 제사 의식처럼요.

이제 평화가 다시 찾아온 것일까요?


하지만 용으로 변한 판의 분노는 더욱 더 커지고 불과 우박과 홍수와 폭풍우를 마구 쏟아냅니다.

용의 머리가 하나도 아니고, 하나, 둘, 셋....

그리스 신화 속 괴물 히드라 같아요.

세상의 분노와 공포를 먹고사는, 머리를 자르면 그 자리에 2개가 다시 생긴다는 괴물이지요.

폭주하는 용의 분노 사라지게 하는 일은...

잃어버린, 잊혀진 판의 노래를 되살리는 것 뿐.

"판판판, 포피포피, 판판판

...

판판판,플로플리 라아아오오오오, 판판판!

...

판판판 레오플라,바아아아아아,판판판"


따라 읽다보면 저절로 무언지 모를 곡조를 넣어 흥얼거리게 되는 가사에요.

굉장히 리드미컬한 가사.

이 이야기의 원제가 [La chambre de Warren: 워렌의 방] 이었는데 이 노래 가사로 제목을 바꾼 것은 정말 너무나 탁월한 결정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부분부분 각자 기억하는 노래 가사와 음율을 모아서 함께 부르는 숲속 동물들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지고

워렌과 가족들의 목소리도 더해져...섬세하고 아름다운 노래가 널리 널리 퍼져갔어요.

정말 아름다운 대자연의 합창곡이지요.

그렇게 모두에게 평화가 다시 찾아왔답니다.

읽다보면 어? 어!!!

이 이야기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인데 싶어요.

그리스 신화에 목신 판(Pan)의 이야기와 기독교 성서 속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까지 익숙한 이야기가 변형되어 담겨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판은 가축의 번식을 돌보고 양봉하는 자연의 신입니다.

상반신은 사람이지만 하반신은 염소의 두 다리와 발굽을 가진, 머리에도 염소 뿔이 달린 목신 판은 갈대를 잘라만든 팬파이프를 연주하곤 하지요.

목신 판은 인간들이 자연을 존중하지 않거나 신성한 숲을 더럽히고 파괴하면 분노합니다.

목신 판이 분노로 내지르는 큰 소리는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합니다. 그 공포를 패닉(Panic)이라고 합니다.

공포(패닉)의 어원이 목신 판에서 온 것이지요.

기독교 성서에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잊고 교만해진 인간을 벌하고자 했던 하나님은 그 중 신실함을 잃지 않은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어 동물들 한 쌍씩을 실게 하지요. 대홍수로 세상이 잠긴 날, 노아의 방주에 탄, 믿음의 존재들만이 종말 이후 살아남게 됩니다.


제레미 모로는 아일랜드 화산지대를 배경으로한 사가문학을 담아내기도 하고 선사시대 원주민이야기도 그려내는 등 다양한 소재와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어 왔어요. 최근엔 마치 이솝우화나 철학서를 방불케하는 그래픽 노블을 발표하기도 하고 기계문명에 의존하고 있는 인간의 모습과 기후위기로 급변하는 알래스카 자연과 원주민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노블을 발표했지요.

[판판판 포피포피 판판판]은 제레미 모로가 처음 발표한 그림책 작품입니다.

어쩌면 아포칼립스, 지구종말을 걱정하는 위기의 이 시대에 그 변화와 희망의 싹을 키울 수 있는 존재로 어린이에게 시선을 집중하게 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어린이에게 희망을 거는 거지요.



작지만 작지 않은 존재, 어린이와 작은 존재들의 연대

제레미 모로가 만든 세상에서...

자연의 신 판은 인간 세상에서 가장 작은 존재인 어린이, 워렌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꿈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그 화가 표현될 지 메시지를 보내지요.

또한 어린이 워렌은 자신을 찾아온 첫번째 동물 손님, 가장 작은 존재 개미떼를 무시하지 않습니다.

개미여왕이 하는 이야기를 귀담아 듣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소중하게 대하지요.

이 세상을 구하는, 재앙을 물리치는 그 중심에 소년 워렌, 어린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마법의 힘 바탕엔 이야기가 있지요.

어린이들은 제레미 모로가 들려주는 판의 노래 이야기(신화와 성서 등...)를 통해 오랜 세월 인류가 모아온 지혜와 가치관을 배우고 자신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형성하게 되겠지요.

제레미 모로의 다음 그림책 작품이 더욱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네이버 카페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주관한 서평이벤트에 응모하여 제공받은 해당도서에 대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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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 저 높은 곳의 늑대에게 The Collection Ⅱ
아누크 부아로베르.루이 리고 글.그림, 박다솔 옮김 / 보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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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믿고보는 보림의 예술서적 The Collection Ⅱ 시리즈중 한 권입니다.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페이지 구성에 감탄했다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에요.


그간 루이 리고와 아누크 부아로베르 듀오의 여러 팝업북을 만나며 화려한 기술과 구성에 감탄해왔기에, 거기에 개인적으로 여성과 늑대 라고 하는 정말 좋아하는 글감이 다 들어있는 책이어서 기대가 더 컸답니다.

책표지부터 보며 함께 여행을 떠나요.


이 책에 대해 무럭무럭 피어나는 호기심은

인터넷 서점 미리보기에서 만났던 첫페이지, 첫 문장 때문이라지요.


"내 이름은 울프. 아주 어릴 때부터 네 꿈을 꾸어 왔어."


분명 표지 속 주인공은 인간이자 여자 인듯 한데...

울프?

혹 늑대가 주인공인 이야기인가 하고 말이지요.

호기심이 모락모락 피어났었지요.


이야기 구조는 굉장히 평이하게 흘러갑니다.

울프라는 여성이 자신과 이름이 같은 늑대를 만나기 위해 산에 오르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숲속 오솔길을 타고 올라가 산 속에서 야영을 하고...

눈 덮인 설산에서 늑대를 만나려하지만

눈보라로 포기하고 내려오는 길,

해 질 녘, 그렇게 보고싶어하던 늑대와 조우합니다.


스토리상 평범히 흘러가는 이야기같지만, 이 책을 이끌어가는 힘은 2가지에요.

작가들이 보여주는 디오라마 팝업북의 예술성과

이 책의 장면 장면, 서사가 보여주는 원형 심리학 측면에서 [여성성의 재발견] 과정입니다.



보통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 아이를 향한 축복이나 혹은 아이의 미래나 운명에 대한 소망을 담아내어 이름을 짓는 문화가 많지요. 혹은 조상이나 위인의 이름을 따라 짓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이름이 불린다는 것, 평생 어쩌면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인

'이름'이 가지는 마법? 언어의 힘을 은연중에 믿고 있는 것이지요.


울프...늑대.

자연 속의 늑대라는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어쩌면 남자 아이 이름이라면 고개를 끄덕여지기도 할 것 같은데

여자 아이, 갓 태어난 여자 아가에게 그 이름을 붙여줄 때는 어떤 소망과 마음을 담았을까요?

아쉽지만 이 책엔 울프라는 여성의 개인적인 사연?은 나와있지 않아요.

오랜 소망이던 늑대를 만나러 가는 울프의 여정이 담겨있지요.


울프는 늑대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자료를 모으고, 지도에 늑대가 다니는 길을 표시하고 산에서 하루 지낼 준비까지 꼼꼼하게 하고 떠납니다.


책장을 넘기며 이 책 한권이 작가들은 그럴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원형 심리학에서 자주 다루는 여성과 늑대의 연관성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작품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1.왜 여자아이의 이름은 '울프'가 되었나?

한국어판 제목은 [울프 저 높은 곳의 늑대에게] 인데요.

프랑스 원어판 제목은 [Lou là-haut] 입니다. 직역하면 [높은 곳에 있는 lou]라고나 할까요.

저 여주인공의 이름은 프랑스판에서 [Lou]입니다. 루~~

루이자, 이런 이름의 애칭일수도, 그냥 루 일 수도 있어요. 남여 공용으로 쓰는 이름이거든요.

이 이름이 어떻게 늑대와 연결되느냐... 프랑스어로 늑대(수컷)가 Loup 이거든요.

단어 끝의 p를 발음하지 않으니 루~~

결국 발음이 똑같아요.

한국어로 번역시 루~ 라고 하면 그 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니 늑대/ 울프 로 번역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까 언어에는 마법의 힘이 있다고 했는데

자라나는 동안 수천번, 수만번 들었을 내 이름이 자동으로 늑대가 연상된다면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내가 누구인지 고민하게 되는 시기에 정말 늑대에 대한 실체가 궁금해질 것 같아요.


2.왜 울프는 늑대를 만나러 가는가?

원형 심리학에서는 여성(woman)과 늑대(wolf)에 대해 굉장히 연관성을 높게 해석해요.

여성(woman)이라는 단어 자체를 woe(늑대 라는 단어)+man의 조합으로 보기도 하고, 늑대를 여성 내면의 '원형적 어머니' 상징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런 해석의 대표적 사례가 클라리사 에스테스의 책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에 서술되어 있어요.

이런 해석으로 본다면 성인이 된 울프가 늑대를 만나러 가는 여정 그 자체가 자신의 여성성과 내면의 힘을 직면하게 되는 인생의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지요.



오랜 꿈이 이루어지는 날

울프는 한 발, 한 발 자연속으로 들어가지요.


"아침 햇살에 모든 향기가 깨어나"


이 문장 하나가 그대로 화면에 구현되는 장면이랄까요.

기존에 팝업으로 페이지를 구성했던 이누크와 루이 작가는 이번에는 디오라마 기법으로 페이지를 구성했어요.

한 층, 한 층 풍경은 겹겹이 레이어를 이루며 언덕 너머 구비구비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우리들도 울프의 여정을 따라가는 느낌이에요.

산을 올라가는 오솔길 언덕에 간간히 보이던 사람들도 이제 사라지고...

울프 혼자 남아 계속 계속 그 길을 올라갑니다.

그렇게 홀로 온전히 늑대를 만나러 가지요.


산을 오르며 산 속의 풍경 하나하나 바라보고, 꽃과 새와 열매를 즐기고 맛보고..

원형심리학적 측면에서 보면 울프는 인생의 작은 요소들을 즐기고 습득하고 자신이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 존재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인거지요.


3.일렁이는 불빛에서 여성은 무엇을 만나게 되는가?


깊은 밤, 울프는 불을 피웁니다.

그 어둠 속에서 울프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어둠 속에 일렁이는 불꽃은 마법을 가지고 있지요.

때로는 그 불꽃 안에 과거의 이야기들이 살아나기도 하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하지요.

한밤의 불멍은 그렇게도 매혹적이고 때론 사람을 홀리기도 해요.


깊은 밤 모닥불을 바라보며 늑대를 보지못할까 걱정도 하고 기대도 하고 맘을 다잡는 과정.

어둠 속에 빨간 불은 힘을 주기도 하지만 내 안 깊은 곳에 자리한 불안과 때론 어둠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요. 하지만 불은 인간에게 어둠의 공포, 무서운 동물, 적들과 대항하게 하는 강한 무기가 되어주기도 했지요.

그 밤 모닥불의 일렁이는 불꽃은 울프에게 그 어떤 시간보다도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발견하게 되는 시간이었을거에요.


4.나의 한계를 인정하는 겸허의 시간, 그렇게 다시 또 시작됩니다.



다음 날 눈덮인 설산에 울프는 오르지만

사방이 하얀 눈이 날릴 뿐, 어디에도 늑대는 보이지 않아요.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너를 만나지 못한 채 되돌아가야만 해."

늑대는 어디에 있을까요?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피해 어느 아늑한 동굴 속에 숨어있을까요?

울프는 늑대를 만나기 위한 오랜 소망을 품고 이 높은 산을 오르고 올라왔는데

정말 그냥 환상같은 것일까요?


설산의 눈보라.

때론 인생에서 그냥 버티고 서있는 것만으로도 버겨운, 하지만 그 자체가 살아가는,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게 하는 순간이 있지요.

목표했던 늑대는 못만났지만...(진짜 못만났을까요?)


내가 원하던 것을 못이룬 것 같지만 그 순간을 버티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지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먼 훗날 지나고보면 그 어떤 것보다 귀한 것을 이루었구나, 살아남았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게 됩니다.

그리고 내면에 숨겨져있던 나의 힘을 재인식, 재발견하게 되지요.


5.진짜 나를 만나다



아쉬움에 돌아가는 길.

그렇게 둘은 운명적인 조우를 합니다.



6.여행 전과 여행 후, 달라진 나

울프는 해 질 녘 계곡에서 순간 늑대와 마주칩니다.

진짜 나를 만나는 순간이지요.

내가 무얼 좋아하고 느끼는 존재인가, 긴 밤 고민하고 눈보라의 고비를 넘기고 나서야...

(마음이 아프지만 늑대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야 해...라는 결정을 내리는 겸허함을 직면하고서야..)

드디어 늑대(진짜 나)를 만납니다.



울프는 여행을 통해

산을 오르며, 깊은 밤 모닥불을 바라보며, 설산의 눈보라에 직면하고, 늑대와 조우를 통해

자신안에 숨어있던, 감추어져있던, 잠들어있던 진짜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접혀진 페이지들을 사이에 두고 보면 방안 풍경이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지도를 보고 있는 울프 옆으로 설산이 보이는 동그란 창문이 있습니다.

저 창문 옆으로 난로가 있는거지요.



저 동그란 창 밖에 보이던 봉우리의 풍경은 같은 산이지만 이렇게 변해있습니다.

늑대를 만나러 가기전까지는 그냥 평범한 설산이었지요.

여행을 끝나고 돌아온 날 창문 풍경은 변해있습니다. 혹 여러분은 어떻게 보이시나요?

늑대와 만나는 순간, 그 시간의 길이가 얼마인건 의미가 없어요.

찰나의 순간이라도 진짜 나라는 존재를 만나고 직면하게 된 나는 더이상 그 이전의 나와 같을 수 없지요.



7.늑대와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여행, 그 여정을 축복합니다.


진짜 나를 만났고 친해졌습니다.

이해되지 않던 나를 더 잘알게 되었고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었지요.

더욱더 충만하게 채워가는 것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걸어갈 힘도 생겼거든요.

새롭게 시작하는 울프의 여정을 축복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펼치며 시작될 당신의 여행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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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늑대가 처음 안경을 맞춘 날 - 2024 대한민국 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윤정미 지음 / 사계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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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를 처음 본 순간, 앗...이거 재미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표지만 보더라도 그 안에서 볼거리, 궁금한 요소들이 한 가득이었거든요.

빨간 늑대와 빨간 모자 소녀가, 거기에 작은 토끼 한 마리까지...

외다리?? 누군가의 안경다리 위에서 서로 만났군요.

졸졸 흐르는 시냇물과 숲인지....누군가의 얼굴인지.(혹 숲의 정령?? 아니면 이 책을 지켜보는 독자인 나?)

배경까지도 궁금 그 자체에요.


이야기의 시작은 평범해요.

빨간모자가 할머니 집에 심부름을 가야하는데

중에 안경점에 들려 할머니 안경도 가져다드리라는 어머님 말씀.


빨간모자가 숲속 할머니 집에 심부름 갈때 주의점은 뭘까요?

역시나 숲속 늑대를 조심하라는 엄마의 걱정어린 당부가 이어집니다.

빨간모자는 토끼 토리를 데리고 길을 나서는데...

어라라 저는 저 숲속 어딘가에서 늑대 비슷한 무언가를 본 거 같단 말이지요.

거기다가 왜??? 빨간모자 머리위에서만 비가 내리는 건데요.

이거 빨간모자 앞날이 심상치 않을 거같은데...


역시나 딱 마주친 늑대.

"어흥!"하며 한껏 분위기 조성해보지만...전혀 먹히지 않지요.

자존심 상한 꼬마늑대는 보름달이 두 개 뜬 밤에 토끼 한 마리는 잡는다며 으시대는데요.

무언가...이 꼬마늑대 이상하지요?

인생 2회차 같은 빨간모자.

척척 진단을 내립니다.

눈 앞의 사물이 하나인지 둘인지 모르게 다 겹쳐보이는 거...이게 바로 난시!!

멀리 있는 게 잘 보이는데 가까이 있는 게 희미하게 보이면 원시!!

그렇게 자신의 상태도 알게 되고...

'안경'이라는 신문물을 접한 늑대.

무엇보다...'안경'을 쓰면 토끼가 잘 보인다는 말에 두 눈이 번쩍 뜨이지요.

그렇게 할머니 안경도 찾고, 꼬마늑대의 안경도 맞추고..


꼬마늑대 안경 스타일 좀 볼까요?

어라라...

꼬마늑대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안경이 아니라...손톱네일일지도요.

이쯤되면 맘이 불안해집니다.

저기 흐르는 거 정체는??

생각해보니 이 이야기의 시작은 빨간모자가 숲속 할머니집에 심부름가는 거잖아요.

요 꼬마늑대...속내가 훤히 드러나보이는거지요.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될런지요.

책으로 만나보시길요.

이 책은 그림책 중에서 페이지수가 많은 편입니다.

보통 30여쪽 내외 구성인데...이 책은 68페이지.

그냥 창작 그림책이 아니라 나름 충실한 지식정보책의 면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안경의 사회문화적 의미, 시작부터

윤정미 작가는 이야기 곳곳에 시력에 대한 정보를 재미난 그림과 함께 실어놓고 있습니다.

안경의 역사에 대해서도 작은 도감처럼 펼쳐놓았지요.

아이들에게 익숙한 전래동화를 새로운 내용으로 패러디하고 거기에 안경에 대한 정보까지 적절히 버물려놓아 지식정보책으로도 손색이 없는 책 한 권.

그리고 무엇보다 윤정미 작가의 아름다운 그림까지...책 한 권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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