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도시
이은지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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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덥고, 비오고, 꿀꿀하고...살다보면 꼼짝하기 싫은 날들이 오지요.

아이들은 심심하다고 하는데, 내 몸과 마음은 천근만근이라 움직이기도 힘들 때, 펼쳐보면 기분이 좋아질 거 같은 책입니다.

표지에 공룡도시 라 적혀있는데 2층 버스 모양새가 영국 런던 같은데 온 도시을 공룡이 차지했어요.

그림체도 색감도 매력덩어리라지요.

특히나 저 분홍, 그 색감의 화사함이 사진으로는 담아낼 수 없어 아쉽습니다.


비오는 날, 루나는 자연사 박물관에 갑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너무나 부러운 환경이네요. 고풍스런 멋진 건물의 박물관.

거기다가 세계적 수준의 전시유물이 있는 곳이 저리 아이 혼자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있다니!!

이 자연사 박물관은 아주 특별한 곳이거든요. 중앙 전시홀에 거대한 공룡뼈가 전시되어 있어요.

박물관은 수천년, 수만년 유물들이 전시된 곳이라 사람들에게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 들어가게 하는데요.

때때론 미이라가 살아서 움직이기도 하고

때때론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이 살아서 움직이기도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영화 몇 편이 바로바로 스쳐 지나가지요.


어머나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자연사 박물관에선 공룡들이 살아움직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공룡뼈는 그대로인데요?

어머어머...루나야.

루나가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가 되어버렸습니다.

설마 저 공룡들도?? 이상한 초록빛을 맞은 박물관 관람객들도 공룡이 되어버린 상황


순식간에 런던 시내는 아수라장이 되어버리고요.

평상시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트라팔가 광장 탑도 공룡의 꼬리 몸짓 한 방에 어찌할바를 모르고...

꼭대기에 있는 넬슨제독의 동상도 휘청이네요.


멋진 물건들이 가득찬 해롯 백화점도 공룡들 등장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는데...

어라 이 공룡들 고양이를 찾아다닙니다.


거기!! 거기 있네.

저 고양이 아니야???



앞면지에서 만났던 런던의 평화로운 풍경은 공룡의 등장으로 난리가 나고.

다리가 무너진다아아아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falling down~" 이 자동재생되는 장면입니다.

도대체 이 공룡들은 무슨 사연들로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며 고양이를 찾고 있는지...

런던 시내 곳곳의 관광명소들과 풍경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고양이가 어디있나 찾아보는 재미도...


뒷면지에 가득차있는 공룡들과 친구들 모습을 연결지어 각 페이지에서 찾아보는 재미

또 공룡들의 관계를 연결지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공룡시대>책으로 평범한 하루를 흥미로운 날로 바꾸어보세요.

*네이버카페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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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나비야 밤이랑 달이랑 10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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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연필선의 바탕 그림에 노란 글씨의 제목.

<날아라 나비야>인데 나비는 어디있을까? 두 아이가 하늘로 날려보내는 게 나비인가?

궁금증을 가지며 표지를 펼쳐봅니다.


넓은 공원, 무언가를 나누어먹기도 하고 놀기도 하며 각자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그 사이에 밤이와 달이는 헬리콥터 날리기 놀이를 하다가...


노오란 나비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어딘가 기운없어 보이는 나비.

밤이는 이 나비를 지켜준다며 주위에 집을 지어줍니다.


놀다가 의도치 않은 실수를 하고, 그 실수는 또 누군가를 다치게 합니다.

이런 방금 조금 전까지도 나비를 지켜주겠다고 집을 지어주었던 밤이인데...

그 누구때문도 아닌, 바로 밤이 때문에 나비가 다쳤어요.

밤이 표정이 참 아프게 다가옵니다.

가만히 움직이지도 않고 누워있는 노란 나비.

미안함과 어떻게 도울 방법이 없는 아이들은 무력감에 울음보가 터지지만...

그 순간 노란 나비는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두 아이는 힘을 모아 보태기 시작하고...

그렇게 나비는 힘겹게 날아오르기 시작합니다.


무슨 일이지 사람들도 모여들기 시작하고요...


그날 밤 밤이와 달이 동네에는 노오날 달이 떴답니다.


작고 힘이 약한 어린이이면서도

또 작고 약한 존재를 보면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주고 싶어하는 어린이들.

그 힘이 모이고 모여 또 서로를 지켜냅니다.


밤이랑 달이랑 시리즈가 이렇게 마무리가 되는데...

이야기 마지막 문을 밤이와 달이 둘만의 이야기가 아닌...주변의 사람들과 힘을 모으는, 또 누군가를 지켜내는 이야기로 마무리해서 더 좋았습니다.

희망의 노랑색인것도, 그리고 그 노오란 달이 어두운 밤하늘에 떠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것도요.

책을 보며 여러가지 마음이 오고갔는데...

이 책은 또 여러 계절, 여러 마음으로 꺼내보게 될거 같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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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영유아와 함께 읽는 그림책 시리즈를 조사할 때였습니다.

너무나 놀랐잖아요.

아니...세월이 그렇게 지났는데 베스트1 그림책이 <달님 안녕>이야?

<달님 안녕>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이 책이 2001년, 딱 저희집 큰 아이 태어났을 때 출간된 책이거든요.

그러면서 더더욱 놀란게...20여년이 지났어도 그때나 지금이나 영유아 대상의 베스트셀러 순위의 그림책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

리고 대부분 사랑받는 시리즈 그림책이 거의다 일본 작가의 작품들이라는 것.

그중에서도 동물 캐릭터 친구들의 이야기가 아닌 생활 속의 우리 아이들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그림책은 더더군다나 귀했어요.

물론 우리나라 그림책 작가들의 책도 나오곤 있었지만 일본 작가 작품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해, 양적으로 아쉬움을 느꼈답니다.

그런데, 2021년 노인경 작가님 <밤이랑 달이랑>시리즈가 동시에 3권이 조르륵 나오면서 환호성을 질렀어요.

어머어머 이제 진짜 우리나라 영유아들에게 딱 맞는 우리 아이들 이야기를 읽어줄 수 있겠구나.

이제 밤이랑 달이랑 시리즈의 맨 마지막 <날아라 나비야>책이 출간되며 10권 세트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보내기 아쉬워 어쩌지 싶으면서도 두고 두고 사랑해주어야지 하는 맘이에요.

이제 저는 2026년에 조카손주가 둘이나 태어나면서 명실상부한 할머니가 되거든요.

능력있는 할머니가 되어 그림책을 팍팍 선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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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처 Dear 그림책
변영근 지음 / 사계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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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처가 뭘까...조류 관찰자를 부르는 말이군요.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단어입니다.

제가 사는 곳엔 억새밭도, 강도, 넓은 공원도 많아 꽤 많은 철새들이 날아와 쉬고 가는 지역입니다.

가을, 겨울이면 전국에서 꽤 많은 버드와처 분들이 몰려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조금더 가깝게 느껴졌어요.


어두운 도시의 밤

시끄러운 중장비 소리와 함께 잠들지 않는 이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 도시 사람들이 일상을 시작하는 시간

청년은 창문 사이 새어들어오는 햇살을 피해 잠을 잡니다.

눈길을 끄는 빨간 글자 '얼음 빙(氷)' 현수막.

일본인가요?

한낮의 햇살 꼬리가 길어질 때 즈음 청년은 일어나 다시 도시의 밤 일터로 나갑니다.

패인 도로를 보수하고 포장하는 일, 그는 교통정리를 합니다.

그가 하는 일은 모두가 잠들고 교통량이 최소일 때, 재빠르게 해치우고 흔적없이 사라져야하는 일이지요.

쏟아져들어오는 햇살은 암막 커튼으로 막고

그와 살아있는 세상의 연결은 그저 네모 상자, 휴대폰일 뿐.


그의 시선엔 온통 간편식과 일회용품.

이곳저곳 그간 그가 흘린 피곤과 외로움의 흔적이 쌓여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마트에서 도시락을 사들고 벤치에서 먹곤 하던 개천가에서

낯선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발견합니다.


방송국에서나 쓸거 같은 대포 같은 카메라...

무언가에 열중하는 사람들

청년이 바라보는 저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인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가로로 긴 화면이 위, 아래 두 컷으로 나뉘고

거기다가 그들 사이엔 개천이 흐르고 있네요.

그 공간의 분절을 뛰어넘어 한 컷으로 옮겨갑니다.


호기심에 찾아온 그에게 누군가 친절하게 새 한 마리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실물 새를 가리킵니다.

(이 아름다운 새의 정체는 물총새군요.)


그의 눈에 들어온 새 한 마리가 일으킨 파문은 그의 마음에도 여운을 남깁니다.

페이지 어디에도 이 새가 이름이 무엇인지 어떤 새인지 설명이 없습니다.

앞에 나온 새 안내판도 일본어 표기 그대로...

책 곳곳에 깃들여 있는 수많은 새들의 이름은 책의 뒷면에 나온 페이지 표기와 함께 담겨있습니다. (저 새는 물총새)

조금은 불친절한 것 같은 구성이지만...

생각해보니 이 책속 청년도 설명을 들었다한들 처음 보는 새니 낯선 모습 투성일테니

독자가 느끼는 감정도 그 청년의 마음을 따라가게 되는 거 같아요.

담백한 수채화 그림이 보는 독자의 마음에도 물들어갑니다.


그렇게 그는 환한 새벽 햇살아래 퇴근하고 어지러진 방을 치우고

쌍안경 하나를 챙겨 드디어 밝은 햇살 아래로 나갑니다.

그렇게 그의 일상이 변해가지요.

생태 공원에 산책을 하고...

이제는 멀리 바닷가를 거닐고...

휴대폰 속 세상과 어둠 속에 잠긴 작은 방에 갇혀 살던 청년은 이제 바깥 세상으로

그 세상 속 곳곳에 새를 찾아나섭니다.


도시의 가을을 맞이하고

차 한 잔을 마십니다.

플라스틱 탄산음료병에서 단정한 차주전자로 따라마시는 차 한 잔의 여유와 향기라니요.


그의 일상 변화는 너무나 드라마틱하달까요.

하나하나 찾아보고 목격한 새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조류도감을 구입하고...

새 탐조를 함께 하는 사람들과 친목도 나누게 됩니다.


그렇게 그의 세계는 확장되어 갑니다.


글 없는 그래픽 노블의 잔잔한 수채화 그림과 청년의 서사가 담담하지만 편안히 다가옵니다.

단순히 탐조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새 한 마리에 이렇게 매혹되어 일상이 변해간다고?

너무나 드라마틱하지 않나 싶다가...

작가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쩌면 이제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던 시절...

코로나.

낯선 이국땅 대도시 도코에서 지내던 시절 작가가 경험한 일을 담아낸 책입니다.

사회적 거리를 지키며 집콕을 하며 모두가 뭘해야하나 답답함과 심심함, 외로움을 느끼던 시절.

할 일없이 커피를 수백, 수천번을 저어 달고나 커피를 만들고

드라마를 주행하고, 가정학습하던 아이들과 투닥이고

또 누군가는 외로움과 고립의 시간을 견뎌야했겠지요.

저는 그 때 아파트 현관 앞 목련 나무가 제 반려나무였어요.

문밖 출입이 자유롭지 않던 시절, 창밖을 보고 사람이 없다 싶을 때 후다닥 나가 목련나무 겨울눈이 자라나고, 벌어지고 꽃이 피고 잎이 나고 그 순간 순간을 기록했습니다.

평상시에 '꽃이 피었네. 어 졌다....' 그리고 그 존재를 잊고 살던 몇년간의 기억과 달리

마치 나무와 대화하듯, 어느 순간 통통해지고 겨울눈이 벌어지고 꽃잎이 모습을 드러내던 그 순간.

마치 작은 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던 그 때 말이지요.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을 '발견'하고 잠시 멈춰 응시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

내 삶의 소중한 존재,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리뷰는 네이버 카페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응모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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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도서관 실화 그림책 4
캐서린 패터슨 지음, 샐리 덩 그림, 김난령 옮김 / 불광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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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라 래프만(1891~1970)

옐라 래프만, 굉장히 낯선 이름입니다.

하지만 그림책 독자인 우리는 사실 그녀의 유산을 생활 속에서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도서관> 책을 통해 그녀의 유산을 재발견하고 한 사람의 신념이 세상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드는지, 용기와 실천의 힘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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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도서관>

― 옐라 래프만, 폐허 위에 어린이 책으로 삶을 다시 세운 이름 없는 혁명가


"책 한 권이 폐허 위에 다시 삶을 세울 수 있을까?"

<세상을 바꾼 도서관>은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한 한 여성의 실화를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은 2차 세계 대전후 미군정청의 자문 역할로 독일로 돌아온 유대계 언론인 옐라 래프만(Jella Lepman)이 국제청소년도서관과 IBBY설립을 하기까지의 짧은 몇년간의 일을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독일 어린이에게 어린이책을 다시 돌려주겠다는 신념아래 시작한 일이 국제청소년도서관을 세우고 IBBY라는 국제단체설립까지 비젼과 실천을 기록한 한 권의 헌사이자 어린이책이 세계를 하나로 이은 아동문학의 힘을 기록한 문학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뉴베리상 다수 수상으로 미국에서 사랑받는 작가이자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안데르센상, 린드그렌상 2개 상을 모두 수상한 세계적 아동문학 작가 캐서린 패터슨이 쓰고, 샐리 덩이 그림을 맡아 완성했다.


전쟁 이후, 책으로 시작된 재건

책은 1945년, 독일에 돌아오는 군용 수송선안의 군복 입은 옐라 래프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옐라 래프만은 미국 군정청의 요청을 받고 '여성과 어린이의 문화와 교육 자문' 자격으로 전후 초토화된 독일 땅에 발을 디딘다. 가족을 잃고 지하실과 폐허 속에서 배고픔 속에 살아가던 아이들, 나치의 교화서만 접하며 꿈조차 박탈당한 세대 앞에서 그녀는 질문했다.

“이 아이들에게 다시 삶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녀의 결론은 명확했다.

책, 그것도 ‘진짜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책이 필요하다.

아동·청소년 문학은 나치에 의해 불태워졌고, 남은 것은 선전용 도서뿐이었다. 그녀는 세계 각국의 정부와 출판사에 편지를 보내 그림책과 이야기책 기증을 요청했다.

국제아동도서전과 그림책의 언어

1946년 7월 3일, 나치가 직접 개관했던 뮌헨의 ‘예술의 집(Haus der Kunst)’에서 역설적으로 전후 독일 최초의 국제 행사인 제1회 국제아동도서전이 열린다. 14개국에서 4,000권이 넘는 책이 도착했고, 하루 수천 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한 베를린 소녀는 전시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와, 이제 평화가 왔어. 그래, 이제는 진짜 평화야!"


그림책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는 그녀가 정말 사랑한 작품이다. 힘이 있지만 폭력을 거부하는 동물의 이야기는 그녀가 믿는 평화의 상징이었다.

1946년 성탄절에 이 책을 독일어로 번역해 5만 부의 책을 베를린 아이들에게 배포했다.

그림책은 나치의 선전에 길들여진 독일 어린이들에게 상상력과 다름을 받아들이는 힘을 전했다.

국제청소년도서관과 IBBY의 탄생

1949년, 옐라는 세계 각국에서 기증받은 책으로 **국제청소년도서관(International Youth Library)**을 뮌헨에 설립한다.

1949년, 옐라는 세계 각국에서 기증받은 책으로 **국제청소년도서관(International Youth Library)**을 뮌헨에 설립한다.


장서 8000권으로 시작했던 이곳은 지금은 130여 개 언어의 50만 권 이상의 책을 소장한 세계 최대 아동문학 도서관으로, ‘책의 성(Castle of Books)’이라 불린다. 그녀의 유산이 어린이와 함께 살아 숨쉬는 공간이 되었다.


이후 1951년, 그녀는 “어린이책을 통한 국제적 이해”를 주제로 3일간의 회의를 열고, 그 결과로 1953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IBBY(International Board on Books for Young People)**를 공식 창립한다.

IBBY는 오늘날 80여 개국의 지부를 거느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청소년도서 국제기구로 성장했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 아동문학을 문학의 중심으로

1956년, 옐라 래프만은 아동문학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제안하고 이를 IBBY 주도로 실현시키고 있다.

이 상은 오늘날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문학 상으로 인정받으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토베 얀손, 모리스 센닥, 앤서니 브라운 등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수상했다.

“정말 놀라운 여성이긴 했지만, 같이 일하기는 어려웠지.”

글 작가 캐서린 패터슨은 IBBY 활동을 통해 옐라 래프만의 이름을 처음 접했고, 시간이 지나 그녀의 전기를 요청받았다. 그 과정에서 옐라 래프만에 대해 종종 들은 말은 이랬다.

하지만 패터슨 작가는 되묻는다.

“그 시절, 여성이 ‘어려운 사람’이 아니고서야 무엇을 해낼 수 있었을까요?”

남성은 고집을 리더십이라 칭송받고, 역사 속 여성들에게 ‘야망’, ‘고집’은 언제나 부정적으로 쓰여 왔다. 옐라 래프만은 그러한 틀을 깬 사람이었다.래프만은 결과로 말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엘리너 루스벨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에리히 케스트너, 테오도어 호이스와도 긴밀히 교류했고, 당시 정치·사회·문화의 경계 바깥에서 모두를 연결한 네트워커이자 전략가였다.

그녀는 이러한 교류를 통해 어린이책으로 세상을 연결시키고 평화와 교류를 만들어내었다.

『세상을 바꾼 도서관』은 누구를 위한 책인가?

112쪽이라는 방대한 분량의 실존 인물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책 한 권에 전후 역사적 상황과 다양한 인물과 어린이 문학계의 속사정 이야기까지...사실 이 책을 읽기란 쉽지 않다.


옐라 래프만은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했으며, 대출이 되지 않던 도서관에서 책을 몰래 가져간 아이들이 다시 돌아와 책을 몰래 두고 갈 수 있는 비밀 장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존중받을 때, 존중받는 행동을 한다고 믿었다.”

– 캐서린 패터슨


<세상을 바꾼 도서관>은 단순히 옐라 래프만 한 인물의 위인전이 아니다.

이 책은 어린이와 함께 세상을 바꾸고 싶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책 속에는 책이 사라진 시대에 책을 다시 심은 사람의 용기, 추진력, 전후의 절망을 문학과 문화의 힘으로 희망으로 소생시킨 신념, 원망과 미움을 긍휼히 여기며 도우고자 했던 인류애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아이들을 사랑하고 존중했던 삶의 태도가 담겨져 있다.

<세상을 바꾼 도서관>은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아동문학, 그림책, 교육에 관심 있는 독자

  • ‘한 사람의 노력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청년과 활동가

  • IBBY, 안데르센상, 국제청소년도서관의 역사적 배경을 알고 싶은 그림책 독자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응모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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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돌프 콜더컷 : 그림책의 탄생 모두의 예술가 6
미셸 마켈 지음, 바버라 매클린톡 그림, 김서정 옮김 / 책읽는곰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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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그림책상이 있지요?

미국의 칼데콧 상, 흔히 그림책에 붙은 동그란 금색, 은색 반짝이는 스티커로 기억되는 상입니다.

한 해 미국에서 가장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책을 뽑아 그 다음해 1월에 발표하고 그 책의 그림 작가에게 수상하는 상이지요. 영국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랜돌프 칼데콧(콜더컷)을 기념하여 미국 도서관협회에서 만들고 서비스협회(ALSC)에서 주관합니다.


랜돌프 칼데콧(콜더컷)

1846~1886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전세계에 가장 유명한 최고의 그림책상에 이름이 붙여졌는지, 왜 영국인인데 미국의 그림책 상에 이름이 붙었는지...그리고 그림책에 글 작가가 아닌 그림 작가에게 상을 주는지.

혹 궁금하신 적 있으신가요?

그러한 궁금증을 모아 한 권에 담아낸, 랜돌프 칼데콧의 생애를 그린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글 작가, 그림 작가 콤비가 돋보입니다.

어린이책의 기틀을 만든 존 뉴베리의 이야기(네, 뉴베리 상의 그 뉴베리 맞습니다.)를 쓴 미셸 마켈 작가의 글과

아델과 사이먼(아델과 시몽) 시리즈의 작가 바버라 매클린톡이 그림을 맡았습니다.

바버라 매클린톡하면 그림에 대해 기대가 되지요.


이 책을 본 제 소감은 말 그대로 '칼데콧의, 칼데콧에 의한, 칼데콧을 위한' 그림책 입니다.



책의 면지를 열자마자 랜돌프 칼데콧의 작품 세계가 가득, 원화 그림 그대로 이 면지 안에 들어있습니다.

책 뒷면에 해설에 친절하게 담겨 있습니다.


랜돌프 칼데콧의 안내를 받아 그의 이야기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이 책 한 권이면 사실 근대 그림책 역사 이론서 공부는 필요없겠다 싶게 랜돌프 칼데콧의 삶 이야기를 통해 근대 그림책의 역사 발전을 잘 보여줍니다.

1850년대 정도까지 이렇다할 어린이 그림책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1700년대 중반 존 뉴베리가 어린이를 위해 쉬운 내용에 그림을 곁들인 작은 크기의 소책자를 만들었습니다. 일명 챕북이라고 불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때의 책 속의 그림은 그 이야기의 문장을 그대로 설명해주는 말 그대로 보조적인 해설자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바로 랜돌프 칼데콧이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에요.

몸이 약했지만 뛰어놀기를 좋아하고 동물을 좋아하던 칼데콧은 그림그리기를 참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원이 되기를 원하는 아버지에게 순종해 은행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을 포기할 수 없었던 칼데콧은 런던으로 갔고,

죄충우돌, 여러가지 난관을 헤치며 재능에 대한 고민도 하며 그림을 계속 그려나갔습니다.


그리고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지요.

근대 그림책의 황금기를 만들어낸 3대 그림책 거장(월터 크리엔, 케이트 그리너웨이, 랜돌프 칼데콧)을 발굴해낸 조판사이자 출판인 에드먼드 에반스 입니다.

두 사람 다 수염이 인상적이네요.

이 만남을 통해 매년 특별한 그림책을 만들어내며 랜돌프 칼데콧은 '근대 그림책의 아버지'라고 불리게 되지요.

그의 그림책은 아주 특별했습니다.

뭐가 그리 특별했을까요?


랜돌프 칼데콧은 짧고 함축적인 문장을 사용해 글을 구성하면서 다양하고 동적인 구성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 페이지 화면 전체를 골고루 사용하기도 하고 작은 크기의 그림으로 독자의 시선을 집중시키면서도 글과 어우러져 독자가 그 다음 상황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독자가 그림책의 글을 읽고 또 그림을 보게!!! 하고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하나의 장면으로 인식하게 만들 것이지요.

랜돌프 칼데콧 이전에 그림책의 그림은 말그대로 글을 그대로 묘사한, 설명해주는, 글에 종속된 그림, 부가적인 그림이었다면 이제는 그림이 중요요소로, 때로는 글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지요.

랜돌프 칼데콧의 그림은 배경과 인물 묘사를 상세히 하지 않고도 최소한의 선을 가지고도 역동적인 움직임을 그려내고, 그림과 글에 유머를 담고, 동작과 표정으로도 인물의 개성을 담아내며 살아있는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영국인의 전원 생활, 스포츠 요소를 그림책에 담아내어 그 시대의 생활상을 알 수도 있었지요.

에드먼드 에반스와 랜돌프 칼데콧의 황금 콤비의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습니다.

8년동안 매년 2권의 그림책을 출간, 총 16권의 작품을 남겼지요.



하지만 그의 유산은 여전히 우리에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칼데콧 상이 바로 그것이지요.

건강이 악화된 랜돌프 칼데콧이 1886년 미국으로 요양차 여행을 갔다가 그만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업적을 기려 한해의 최고 그림책의 그림 작가를 뽑는 상에 그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미국 칼데콧 상 메달의 앞면 그림입니다.

랜돌프 칼데콧의 그림책 <존 길핀의 유쾌한 이야기>의 한 장면에서 따왔습니다.


랜돌프 칼데콧의 그림책 유산은 여전히 오늘 날 수많은 작가에 의해 전해져 내려옵니다.

왼쪽 하단에서부터 주욱 시선을 옮겨볼까요?

작가 랜돌프 칼데콧이 어린이들에게 둘러싸여 스케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만든 그림책을 어른, 어린이 구별할 것 없이 푹 빠져 읽고 있습니다.


오른쪽 화면에서는 칼데콧 대상을 수상한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들고 있습니다.


 1938년 칼데콧 상 1회 수상자 도로시 풀리스 랜스롭,,1985년 수상자 트리나 샤트 하이맨,

1990년 수상자 에드 영, 2015년 댄 샌탯, 2019년 소피 블랙올,, 2021년 미카엘라 고드가 보입니다. 


맨 오른 쪽 아래엔 1964년 <괴물들이 사는 나라> 모리스 샌닥도 보이네요.

이들 모두 렌돌프 칼데콧이 만든 그림책의 유산을 이어 받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낸 작가들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 아래 작가가 누구인지 아실까요?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려주고 있는 이 작가.


네...바로 바로 이 책의 그림 작업을 맡은 바버라 맥클린톡입니다.

작가는 오른편에 자신의 모습과 아이들을 함께 그려놓으면서 랜돌프 칼데콧의 그림책 유산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칼데콧 상을 수상할 수 있었을까요?

그런데 슬프게도 이 작품속에서 너무나 충실하게 랜돌프 칼데콧의 생애와 작품을 재현해낸 바버라 맥클린톡은 이 책으로 칼데콧 상을 수상하지 못합니다. 아니, 아예 수상할 수가 없었지요.

엥?

이 책이야말로 칼데콧의, 칼데콧에 의한, 칼데콧을 위한 그림책인데...칼데콧 상을 수상하지 못하다니 말이지요.

이 책을 구별하자면 랜돌프 칼데콧 인물이야기를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일종의 그림책 전기물이지요.

그림책 작가의 생애를 다루면서 그의 인생, 그의 작품, 그의 화풍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림책 한 쪽엔 실제 랜돌프 칼데콧의 작품 페이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독자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실제 많은 페이지 그림에서 바버라 맥클린톡은 랜돌프 칼데콧의 원화 스케치를 그녀만의 시선으로 변형시켜 새롭게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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