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괴물의 탄생 - 프랑켄슈타인을 쓴 작가 메리 셸리 이야기
린다 베일리 지음, 훌리아 사르다 그림, 김선희 옮김 / 봄의정원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에게 있어 <프랑켄슈타인>은 참 특별한 책이었어요.

그림책 잡지 원고를 준비하며 완역본 책을 처음 읽게 되었고 괴물이란 존재에 푹 빠지게 되었어요. 이 책을 메리 셸리가 불과 18살 나이에 썼다는 사실에 더 놀랐답니다. 그 과정에서 훌리아 사르다의 <Mary who wrote FRANKENSTEIN>의 삽화는 저에게 놀라움을 주었지요.괴물과 메리 셸리가 평화롭게 함께하는 장면, 그 삽화의 의외성과 아름다움에 반해 한글판 출간을 기다렸고 드디어 <위대한 괴물의 탄생> 책을 만나봅니다.


18세의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무엇이 우리에게 이야기를 생각나게 하고 깊은 어둠 속에서 괴물을 끌어올리는 것일까요?


한 아이가 엄마의 묘비명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베껴 쓰며 자기 이름을 배웁니다.

자기 이름이 엄마 이름이었으니까요.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나버려 얼굴도 모르지만 엄마는 죽어도 죽지 않은 존재였지요.

자기를 위해 엄마가 써두었던 책을 읽고 또 읽는 것은 아마도 어머니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었을지도요.

차갑고 쌀쌀맞은 새엄마, 부모가 각각 달랐던 5명의 남매들.

어쩌면 어린 메리에게는 엄마의 무덤이 세상 그 어느 곳보다 따스하고 평화로운 곳이었겠다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 고드윈의 거실에서 다양한 계층과 직업의 사람들이 들려주고 서로 토론하는 내용들이 그대로 메리 셸리에게 스며듭니다. 시인 콜리지가 들려주었다던 <늙은 선원의 노래>, 한 선원의 생각없이 한 행동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저주와 죽음을 불러오고 결국 사랑만이 모든 것을 구원하고 용서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어린 메리 셸리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어둠과 저주와 죽음, 마법의 힘. 이런 인간의 뿌리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어린 메리 셸리에게 스며들었겠지요.

19세기 초반의 극히 일부 계층에 향유된 교육문화였지만 양질의 지식이 오고가는 대화와 토론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도 생각해보게 되구요.

사춘기 반항으로 보내진 스코틀랜드 여행.

그 당시 스코틀랜드는 미지의 세계 북극으로 떠나기위한 대표적인 출발지 였다고 하니 메리 셸리가 그 곳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꿈을 꾸었을지 아버지 고드윈은 그 파장을 생각이나 했을려나요.

그리고 퍼시 셸리를 만나 사랑의 도피여행.

그 여행 도중에 만난 프랑켄슈타인 성의 전설은 메리 셸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요.

일상의 터를 벗어난 여행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그 사람의 세계를 얼마나 확장시키는지 생각을 해보면 내 아이를 안전하다는 이유로 내 눈앞에만 두고자하는 나는 아이에게 어떤 존재일까 생각을 해보게 해요.

그리고 그 유명한 1816년의 여름밤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름다운 스위스 호숫가의 멋진 별장도 소용없는 어둡고 음산하고 폭풍우가 치는 밤.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즐길 거리도 없는 밤이었지요.

그 밤 5명의 친구들은 각자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씩 지어내기 놀이를 하지요.

메리 셸리는 바이런과 퍼시가 나누는 전기 실험 이야기를 듣고 악몽을 꾸게 되고 그녀만의 피조물을 만들어냅니다.

하아...결국 사람이 가장 창조적일 수 있는 순간은 아무것도 안하는 무위의 순간이 아닐까.

거침없이 앞만 보고 달리기를 멈추고 가만히 타오르는 불꽃을 볼 수 있는 여유의 순간이 생길 때, 내 안에 숨어있는 이야기에 집중할 때 영감이라는 것이 떠오르는 것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순간 지금의 코로나 상황이 겹쳐보이기도 하구요. 어쩌면 모든 것에 고립되고 멈춰져있는 순간이지만 그 누군가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면서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

우리 아이들의 먼 훗날 기억 속에 이 시간들은 어떤 자양분이 되어줄 것인가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데 무위의 순간이 주어진다고 해서 모두가 그 순간, 순간을 모아 위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는 않지요. 그 기반에 지식이, 경험이, 그리고 진지한 자아성찰의 순간이, 그리고 무엇보다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겠지요.

아홉달 동안 글쓰기에 전념했던 메리 셸리.

훌리아 사르다는 메리의 책상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발밑에는 언제나 자신을 불러 일깨워주기만을 기다리는 괴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괴물의 머리맡엔 그 존재의 시작 <늙은 선원의 노래>, <꿈을 지배하는 요정> 책이 보이는 군요.

끝없는 상상의 세계. 모든 이야기의 시작점이지요.

그런데...제 눈에는 자꾸 자꾸 메리 셸리의 책상 앞 벽이 보입니다.

벽에는 아버지 윌리엄 고드윈과 어머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초상화가 걸려있군요.

그녀의 삶과 지식의 바탕을 만들었지만 어찌 보면 평생 벗어나고픈 틀이였을지도 모르지요.

너무나 거대하고 전설이 되어버린 벽, 그리고 그 앞에 인정받고 싶고 나를 작아지게 하는 벽.

그리고 거울이 있군요.

그림작가 훌리아 사르다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프랑켄슈타인>을 쓰며, 빅터과 괴물의 갈등과 고뇌를 쓰며 그녀는 끊임없이 멈추고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을 바라봐야했겠지요. 그 순간 자신의 욕망과 어둠의 근원을 끝없이 바라봐야했겠지요.

그러한 진실과 직면한 순간들이, 그 고뇌가 부모의 벽을 넘어 2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위대한 작품을 탄생하게 만든 것 아닐가요.


200년이 훌쩍 흐른 뒤에도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또한 다양한 책과 문화 아이콘으로 프랑켄슈타인을 받아들이지요. 아이들에게는 할로윈의 분장으로도 사랑받지요.

19세기 초 사람들은 <프랑켄슈타인> 소설을 보며 괴물이 현실화되어 자기 주변에 돌아다닐 지도 모른다고 공포에 떨었답니다. 그들에게는 이 소설이 그냥 현실같았거든요. 사회, 정치 급변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단두대에서 처형되었고, 과학이 발전하며 시체해부가 대유행이었지요. 의과대학에서 지식을 얻기 위한 해부수업 뿐만 아니라 재판정에서, 심지어 한 도시의 축제장에서 시체 해부쇼가 벌어질 만큼 인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였지요. 과거 연금술, 마법의 영역이 아니라 실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학문으로서 과학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지요. 전기 자극으로 시체를 되살리고자하거나 시체가 움직이는 실험들은 대중의 관심을 끌었기에 <프랑켄슈타인> 소설 속 괴물의 존재는 현실감있게 다가왔지요.

그 인기를 바탕으로 대중매체와 예술계는 그 공포를 사람들의 편견으로 덧칠해버리지요. 소설에서 선하고 외국어를 익히고 문학작품에 감동할 줄 알았던 '피조물'을 흉칙하고 흉폭함만 남은 '괴물'로 변질시키고 흥미거리로 조롱하고 비웃지요.

200년이 지난 현대에서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과학 실험을 통해 태어난 '괴물'의 높은 지능과 힘을 보며 인공지능 로봇이 가질 지 모르는 인류에 대한 위협을 떠올리기도 하지요. 과학자 빅터를 통해 창조주 위치에 도전하는 인간 욕망을 반성하기도 합니다. 19세기에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초록 괴물 외모로 바꾸었다면 21세기 현대에서는 인간의 숨겨진 욕망과 어둠을 반성하게하는 존재로 다가옵니다.

어쩌면 제각각 괴물을 통해 자기안의 숨겨진 본성을 들여다보고 빅터와 괴물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시키는지도요.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한 사람의 일생이 참 드라마틱하구나 싶습니다.

그 시대의 상류층 여성의 삶은 남자에게 순종적이고 조신하게 집안에서 자수나 그림, 외국어 정도를 배우며 쌓다가 결혼해서 아이 육아에 전념하는 삶이었거든요. 하류층 여성의 삶은 생존 그 자체를 위해 살아남아야하는 삶이었구요. 메리 셸리는 그 삶의 틀에서 빠져나와 글쓰기를 통해 자신만의 삶을 세워갑니다.

한 여성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위대한 문학 작품의 탄생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제 눈에는 또한 한 권의 육아서로 보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괴물의 탄생>에서 인간의 창의력, 영감이 어디서 태어나나 하는 부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거든요. 사실 머리복잡하게 이거 저거 따지지 않아도 훌리아 사르다의 아름답고도 음산한 삽화에 내 마음 속 깊은 곳을 바라보게 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한 19세기 초 모든 것이 변화하는 격동의 시기처럼 코로나로 기존의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재조명되는 시기, 모든 것이 내 눈앞에 그대로 존재하고 있으나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시기,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하는 시기에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이 책이 귀하게 다가가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색이 가득한 주머니 - 디즈니 색의 마법사 메리 블레어 이야기 함께자람 인물 그림책 시리즈 3
에이미 굴리엘모 외 지음, 브리짓 배라저 그림,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매일 기다리던 시간이 있었지요.

온 가족이 모여서 보던 주말의 명화 시간과 디즈니 만화였어요.

특히 디즈니 만화는 예쁜 화면과 음악, 그리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제 맘을 사로잡았지요.

결혼해 아이를 키우며 함께 바라본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아이도 매료시키고 어른인 저를 다시 한 번 동심의 세계로 인도했답니다.



그림책 한 권을 통해 제 어린 시절 추억 만들기가 한 사람의 빛나는 색채와 노력이 있어 가능했음을 알게 되었어요.

디즈니사의 컨셉아티스트 였던 메리 블레어 이야기입니다.


세상 속의 색깔들을, 풍경들의 색채를 꼬옥 꼭 자신의 색 주머니안에 '색을 모으는 아이'가 살았어요. 아이는 자라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에 취직을 하게 되었지만, 검은색과 흰색에 익숙하던 사람들은 메리 블레어의 무지개빛 세계에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하지만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설립자 월트 디즈니는 달랐지요.

메리 블레어는 월트 디즈니와 삽화가들과 함께 남아메리카로 스케치 여행을 떠납니다.

그녀는 남아메리카의 강렬한 풍경과 화려한 색에 매료되었고 그것들을 그녀의 색주머니 안에 담아내려 애썼답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서 모아온 화려하고 대담한 색들을 디즈니 영화에 담아내었지요.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신데렐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피터 팬> 이랍니다.

그녀는 디즈니 스튜디오를 떠나 그림책, 광고, 출판, 무대 디자인등 더 넓은 세상에 그녀의 색들을 풀어놓았어요.

사람들에게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알려주는 멋진 놀이 기구를 만들고 싶다는 월트 디즈니의 제안을 받았지요. 그녀의 색깔 주머니 속의 색들은 놀이기구가 되고, 벽화가 되고 인형이 되어 그녀를 세계 곳곳으로 데려다주었어요.

월트 디즈니와 메리 블레어가 만들어낸 "잇츠 어 스몰월드(이것은 작은 세계)'였지요. 그녀는 색으로 만들어진 그녀의 세상을 실현시켰답니다.



에이미 굴리엘모, 재클린 투르빌 글작가와 브리짓 배라저 그림작가 트리오가 메리 블레어의 삶을 아름답고 재미난 이야기로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책 뒷부분의 <메리 블레어에 대하여>란 정보 페이지를 통해 메리 블레어의 삶과 그 당시 영화와 출판, 문화예술 전반에서 펼쳐진 그녀의 영향과 공적에 대해 자세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메리 블레어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고, 궁금증에 삶과 작품들을 찾아보게 되면서 글작가와 그림작가가 메리 블레어의 삶을 책 속에서 참 충실하게 구현해냈구나 하고 감탄을 하게 되었답니다.

아마도 글 작가 두 사람의 꿈이야기가 메리 블레어의 삶과 겹쳐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을 통해 한 인물의 삶을 통해 한 디자이너의 끈기와 열정에 대해 배울 수 있고, 시대를 담은 , 예술가의 작품을 담아낸 아름다운 삽화로 예술 교육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디즈니 영화들을 통해 그 시절로 추억 여행을 해보시길요.


저에게는 메리 블레어가 화려한 색의 일러스트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몇 가지 면에서도 특별하게 다가왔답니다.

'셀룰로이드천정'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영화 산업의 유리천정을 일컸는 말인데요. 영화 필름의 재질인 셀룰로이드를 빗댄 말이에요.

셀룰로이드 천정은 수많은 영화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창작 작업이 아닌 이러한 수백, 수천 장의 동작선을 만드는 셀 카피작업에 투입되거나 주요 창작작업에서 배제되는 현상을 말하는 단어이지요.

메리 블레어는 그러한 셀룰로이드 천정을 뚫고 놀라운 재능으로 자신의 세상을 알리려 노력한 사람이었답니다.

당시 영화계는 흑백영화의 성공에 취해있었고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는 '나인 올드맨'의 주도하에 운영되었지요. 나인 올드맨에게 메리 블레어의 상상력에 기반한 색조와 기하학적이고 그래픽적인 삽화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었지요. 메리 블레어는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다양한 색채와 현대적인 분위기의 작품세계를 펼칠려고 노력을 했지요. 그래서 1941년 '엘그루포' 스케치 여행에 적극 참여했답니다. (그 당시 참여를 위해 월트 디즈니에게 자신의 의사를 적극 전달했고 그 결과, 유일한 여성참여자였답니다.)

보고 배운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기 위해 맹렬히 노력했지요.

그리고 그것들을 폭발적으로 10년간 디즈니 영화 속에서 컨셉 아티스트로서 창작활동을 통해 발산하였지요.

그녀는 과거 수채화 작업에서 벗어나 구아쉬와 템파 사용을 통해 폭발하는 듯한 색감으로 환상의 세계를 디즈니 영화에서 구현해냅니다.

이렇듯 메리 블레어가 보여준 노력과 리더쉽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답니다.


컨셉아티스트 라는 직책은 영화나 극을 만들려고 할 때 그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 캐릭터, 주된 색조를 결정하는 일을 한답니다. 컨셉아티스트가 그러한 것들을 만들어서 영화 내용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제시하면 일러스트레이터가 그것을 하나의 지침으로 삼아 좀더 상세한, 각각의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어찌보면 스크린 뒤에 숨어있는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꿈의 씨앗, 상상력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라 할 수 있지요. 컨셉 아티스트는 캐릭터들이 잠재적으로 어떤 모습일 수 있는가, 다양한 아이디어와 색조, 디자인들을 제시하지요.


1940년대 디즈니 상에서 일했던 메리 블레어는 밤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신데렐라, 피터팬 등 그 외 다수의 작품에 컨셉 아티스트로 참여했답니다.

어쩜 메리 블레어의 가장 큰 공로이지 않을까 싶어요.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영화의 오프닝에 등장하는 성. 음악이 저절로 귀에 들리는 듯 하지요. 그 성의 이미지를 만든 사람이거든요.

여러 분이 알고 계시는 신데렐라의 성, 드레스 만드는 장면, 호박 마차까지...모두 메리 블레어에 의해 탄생한 것이었지요.

1978년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 당시 시대를 뛰어넘는 현대적이고 그래픽적인 디자인들은 후대 디자이너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답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 때 "메리 블레어의 작품들부터 살펴봅시다."라는 말을 할 정도였지요.

픽사의 "UP" 영화의 피트 닥터 감독이 풍선을 매단 집의 아이디어를 메리 블레어로 부터 얻었다며 공개적으로 존경을 표하기도 했지요.

1991년에는 디즈니 레전드로 선정되었고 1996년엔 국제 애니메이션영화협회가 윈저 맥케이상을 수여했지요.

지난 2011년 10월 21일, 구글은 메리 블레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두들을 만들기도 했다지요.

그렇게 세월을 뛰어넘어 그녀의 환상세계는 이어지고 있답니다.

또한 그녀는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1953년 디즈니를 떠나 새로운 세계로 활동을 하게 되고 국제 박람회 유니세프를 위한 전시관(후에 '잇츠어스몰월드' 놀이기구가 된 시설을 디자인하는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답니다.

그녀의 놀라운 도전은 높이 27m 높이에 달하는 타일 벽화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기도 하지요.

메리 블레어는 단순히 거대한 댐처럼 보이는 무미건조한 건물벽에 그랜트캐년의 광대한 대자연의 풍광과 그 속의 사람들을 한 편의 예술작품처럼 펼쳐놓아 거대한 기념비로 승화시켰답니다.

그러한 건축 작업을 통해 종이 위에 구현되던 꿈과 환상은 사람들에게 현실세계로 더욱 가깝게 다가오게 되었답니다.


또한 각별히 다가오는 것은 월트 디즈니와의 관계였어요.

월트 디즈니는 메리 블레어의 신선하고도 매력적인 색체와 환상적인 세계에 매료되었답니다.

사실 '잇츠어스몰월드'는 처음 시작이 놀이기구가 아니라 1964년 퀸즈의 세계 박람회의 유니세프 파빌리온을 위한 것이었지요.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자본도 여유롭지 않았고, 1년도 남지 않은 시간도 큰 압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월트 디즈니는 아이들을 위한 꿈과 환상도, 세계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도, 외적인 아름다움도 포기할 수 없었지요. 그는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메리 블레어를 택한 것이지요.

이 파빌리온 성공으로 디즈니랜드의 놀이시설로 이어진 것이랍니다.

메리 블레어의 '잇츠어스몰월드'는 지금도 세계 어린이의 사랑을 받고 있지요.

긴 인생에 있어서 서로가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큰 행운이자 행복이지요.


참 이 그림책도 그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답니다.

글작가들 스스로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글작가 두 사람은 오랜 세월 작가가 되고픈 꿈을 위해 노력하던 사람들이었지요.

어려움에 빠질 때 끝까지 자기의 개성을 포기하지 않고 자기의 색깔을 지켜낸, 그리고 꿈을 향해 나간 메리 불레어의 인생과 작품에 매료되어 그녀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답니다.

자신들 처럼 메리 블레어의 이야기를 통해 꿈을 찾고 지켜나가길 바라는 맘에서죠.

그리고 이 두 사람 역시 3살 때부터 동네 친구로 만나 서로의 글쓰기를 격려하고 이끌어준 사이좋은 친구랍니다.

메리 블레어와 월트 디즈니처럼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사이라는 군요. ^^

이러한 이야기까지 전해듣고 나니 이 책 한 권이 더 재미나게,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화와 미로 (빅북) - 아리아드네의 실을 따라서 풀빛 지식 아이
얀 바이틀릭 지음, 김영화 옮김 / 풀빛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그리스 신화를 미로 놀이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책이에요.

살펴보면 볼 수록 재미나게 알차게 잘 만들었구나 감탄을 하게 되지요.

그리스 신화를 왜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읽혀야만 하는가.

어쩌면 현대 문명 속에서 이미 사라진 과거의 허황된 이야기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지도요.

어릴적 책상 밑 어두운 구석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와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수많은 신들과 영웅의 이야기, 신기한 괴물들과 모험이야기. 하나 하나 흥미로웠지요.

자라면서 더욱 더 재미를 느끼게 되었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명화에서도, 영화에서도 만화에서도 신화 속에 만났던 이야기 조각들이 보였거든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신화와 문화, 예술이 눈에 보이지않는 연결고리로 묶여있었지요.

하나 하나 퍼즐 풀기하듯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는데 또 새로운 것들이 보여집니다.



그 신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들이요.

수천년을 지나도록 생명력이 강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들.

그 메시지들이 궁금해서 읽고 또 읽었던 책들 일부분입니다.

어릴 때 품었던 가장 큰 의문은 이런 거였어요.

영웅들은 왜 그리도 여행을 떠나야만 하는지,

도대체 신들은 왜 그리도 영웅들에게 가혹한 임무를 맡기는지,

그리고 영웅들은 어쩜 그리도 유혹에 나약하게 흔들리고, 무너지는가...



왜 그리 영웅들은 길을 떠나고 헤메이는 걸까요.

길 헤메이는 영웅들중 가장 눈에 띠는 <오디세이아>의 오디세우스.

전쟁영웅이면서도 10년간의 헤맴으로 고초를 당한 비운의 영웅이지요.

<신화와 미로> 책에서도 그의 고달픈 길헤맴에 대한 페이지가 꽤 많이 나옵답니다.


도대체 넉넉잡고 한 달이면 갈 수 있는 집을 10년이나 걸리는가.

비극의 단초가 된 페이지이지요.




우리에게 익숙한 사이렌을 그냥 넘길 수 없지요.

여기서는 탄생유래(하데스에게 납치된 페르세포네를 수색하기 위해 날개달린 사이렌을 만듬)와 맞춰져 새의 몸에 여자 얼굴을 하고 나옵니다.



천신만고 끝에 고향에 도착해서도 고난이 끝이 없지요.

왜 이리도 힘들고 고난은 끝이 없고 인생길 돌고 돌고 헤매이는가?

괴테의 <파우스트>에서는 이런 구절이 있어요.

"인간은 노력하는 한 길을 잃고 헤매기 마련이다."

요 구절을 보며 이거구나 싶어 적어두었답니다.

아하...

그래서 영웅들도, 수많은 전래동화 속의 주인공들도 숲 속에서 길을 잃고

멀쩡히 길 가다가도 딴 길로 새고;;;

길을 잃지 않고는 성장도 없고 새로운 발견도, 창조도,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성취도 없지요.

인생의 유혹과 고난 속에서 헤메이며 가장 본질적인 자신을 들여다보고 난관을 이겨내고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으로 우뚝 서게 되지요.



신화가 담고 있는 비밀 이야기를 미로 탐험으로 재미있게 인도하는 책 한 권 입니다.

그리스 신화의 여러 이야기들을 정말 잘 구성된 미로 탐험과 함께 풀어내고 있어요.

미로 찾기놀이로서 1차 재미도 있지만 각 페이지 그림마다 담긴 신화 이야기도 충실하답니다.

물론 더 깊은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서 책 뒤에 정보 페이지까지 알차게 꾸며져 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신화 속에 숨겨져있는 비밀...

단순한 지식 뿐만 아니라 감성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통로로서 권해드립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미로찾기를 통해 과거 신화 속의 주인공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발견해보시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두발자전거 햇살그림책 (봄볕) 37
세바스티앙 플롱 지음, 명혜권 옮김 / 봄볕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발 자전거.

아이가 보조바퀴를 떼고 두발 자전거를 타게 되는 날.

부모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참 남다릅니다.

그래서 그런가 자전거타기에 관련된 책들이 참 많아요.

넘나 익숙한 소재와 구성방식에 약간 식상하기까지.

그런데...그 틀을 넘어 그 뭉클한 감동을 담아낸 한 권의 책이 있답니다.

참 예쁜 책 한 권을 소개해드릴게요.

어쩜 이리 판형도, 색감도, 내용도...다 예쁜지.

딱...적절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톤다운된 차분한 회색그림에 시선을 사로잡지만

눈을 피로하게하지 않는 형광빛 주황.

내지의 색감도 구성도 좋습니다.

그런 날이 있지요.

날은 꿀꿀하고 집에 있으면 지루해서 난장을 피는...

그 때 엄마는 외칩니다.

"내 강아지! 밖에 나가서 놀아, 그러는 게 좋겠어!"

그렇게 아이는 뭉치를 만나요.


우와...빨간 모자를 쓴 뭉치는 자전거 타는 모습도 멋집니다.

그러나 보고만 있는 아이는 열불이 나지요.

나도, 나도 해보고싶다고!!!

이 장면에서 키득키득 절로 웃음이 나요.

아이들에게 처음 자전거를 가르치던 날, 처음 인라인을 타던 날.

분명...아이를 가르치겠다며 밖에 나간 남편이었는데...

어째 표정이, 분위기가 자기가 더 신나하는지.


책 곳곳의 이야기들이 마치 칸 만화를 보듯이 말 주머니와 상황들이 그려져 있어요.

상황 상황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척척 내놓는 뭉치를 보며 과거의 제가 떠오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마치 피난가방을 연상시키듯 커다란 가방을 가지고 다녔지요. 물티슈와 물병은 기본, 밴드와 연고, 간식에...기타등등.

마치 도라에몽의 가방처럼 그 상황에 필요한 것은 다 나오던 그 시절.

나의 모든 시선은 아이를 향해 있지요.

말하지 않아도, 요구하지 않아도, 아니 할 필요가 없지요.

이미 내가 알고 먼저 해주는걸요.


그렇게 뭉치와 함께 아이는 요령을 깨우쳐갑니다.

"앞을 똑바로 봐야하는구나!"

세상 참 간단한 말인데도...

세상 살아보면 쉽지 않은 이야기이지요.

앞을 본다는 것!!

그것도 똑바로 본다는 것!!

아이가 살아가면서 이 말의 의미를 곱씹게 될 날이 앞으로 무수히 생기겠지요.


에구야...

비가 오니...그 비를 막아주겠다며 우산까지.

정작 본인은 다 젖으면서도 시선은 아이에게 향해있군요.

아이가 혼자 자전거 타기가 익숙해져가자

서서히 뭉치의 존재는 사라집니다.

에효...

세상 부모의 역할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충분히 보살펴 스스로 설 힘을, 기회를 마련해주고...

이제는 응원하는 자리로 뒤로 물러나는 것.


아이는 그렇게 뒤돌아봅니다.

아무도 보이지 않아요.


무섭지만 내가 자랑스럽고 웬지 두근거리고 설레는 그 기분.

그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 펼쳐져 있군요.

"앞을 똑바로 봐야하는구나!"

이 말을 기억하며 아이는 또 앞으로 달려가겠지요.

그림책이란 물건은 참 신기해서, 같은 책인데도, 읽는 때에 따라 다 다르게, 때로는 내 이야기야 하고 다가올 때가 있지요.

육아기를 떠올려보면 아이가 한 고비를 넘어 성장했다!라는 느낌을 주는 순간들이 참 많지요.

아이가 스스로 두 발로 걷던 날.

처음 보조바퀴를 떼고 자전거를 타는 날.

처음으로 교육기관에 등원하는 날...

내 품을 떠나 이제 정말 스스로의 세상으로 나가구나 싶어서, 기특하고 뿌듯하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시립니다.

독자의 나이를 떠나서...

언제 읽어도 각자의 이야기로, 나를 북돋고 위로하는 책으로 다가올 듯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올해 20살, 인생의 첫출발로 독립한 아이가 있어서 더 각별하게 저와 아이의 이야기로 다가왔답니다.


그래서 이 책 면지에는 저런 이름을 적는 칸이 있나봅니다.

누구나 각자의 인생길에 직면하는 순간!!

중요한 건 앞을 똑바로 보는거야!!!

너의 그 순간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로마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분 스페셜 멘션 수상작 그림책이 참 좋아 67
차오원쉬엔 지음, 이수지 그림, 신순항 옮김 / 책읽는곰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로마> 책을 받아 앞표지와 뒷표지를 번갈아보면서 맘이 묘해집니다.


서로가 서로를 응시하는 그 모습.

분명 캔버스는 무생물이지만 무언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느낌이랄까요. 이 둘 사이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어릴 적부터 화가가 되고팠다는 아버지.

아이는 미소를 지으며 그림그리기에 몰두해있고...

아빠는 시종일관 시선이 아이를 향해 있습니다.

음...마음이 조금씩 불편해기 시작합니다.

네.

부녀간의 사랑 넘치는 아름다운 장면이기도 하지만...

가끔...

이루지 못한 나의 꿈을 내 아이에게 투사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내가 가지지 못했던 배움, 장비, 기회까지도.

아이가 재능을 보인다싶으면 더더욱...밀어주고 싶어집니다.

이런...우로의 아버지도 그랬나봅니다.

최고의 선생님을 모셔 수업을 듣게 하지요.

그리고 자화상을 그릴 캔버스를 찾아나서지요.

비 우, 이슬 로, 우로마!

이것은 운명일까요.

아이 이름과도 똑같은 우로마.

우로는 캔버스 천을 소중히 안고 천 냄새를 맡고 또 맡아요.

비와 이슬 냄새 같고, 풀과 흙냄새와도 같은 그 냄새.

그 캔버스천은...

이름난 화가 서창 선생님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주문해두었던 천이었지요.

우로는 정성을 다해 자화상을 완성시킵니다.

신이 난 아빠는 그림선생님들과 친구들을 자화상을 보러오라며 초대한 날.

자화상 그림이 물감이 흘러내려 엉망이 되어있었어요.

몇 번을 다시 그려도 똑같았지요.

거듭된 실패에 우로는 더욱 매달리게 되고.

보다못한 아버지는 캔버스를 갖다가 버리게 되지요.

버려진 캔버스를 찾아나선 우로.

어두운 밤...

그토록 집착하던 캔버스를 되찾은 우로에게

노란 달님은 무엇을 속삭였을려나요.

노란 달맞이 꽃은 달의 이야기에 뭐라 추임새를 넣었을려나요.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잘하고 싶다는 맘은

때로는 나를 바닥으로 밀어 떨어뜨리지요.

더군다나...

우로가 그려야했던 것이 자신의 모습을 담는 자화상이었으니.

좋아하는 맘에 잘하고 싶은 맘을 더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

주변 사람들의 평가하는 시선에 지고 싶지 않은 마음.

이 모든 것의 집합체,

욕망이 덧칠하고 덧칠되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다 흘러내려버린 것은 아닐지요.

그 밤....어두운 밤.

환한 달빛과 바람에 흔들리는 달맞이꽃을 보면서...

우로는 잊고 있었던...

비와 이슬 냄새, 풀과 흙냄새를 기억해냈나 봅니다.

원래...

어두움 속에 예민해진 감각은 잊고 있던 것들을 소환해내지요.

냄새도...내 존재의 참 모습도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얼 좋아하는지, 왜 내가 이걸 좋아하는지 말이지요.

우로는 우로마에 어울리는 최고의 자화상을 완성해냅니다.


<우로마>는 아버지의 기대, 보이지않는 서창선생님의 명성으로 무겁게 다가오는 우로마의 압박감, 스스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욕망. 구속과 속박을 벗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진정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 느끼는 기쁨, 표현하는 즐거움과 몰입의 열정. 그 때 느껴지는 자유로움까지.


꼭 미술 이야기가 아니라도 인생이야기로 다가오는,

거기에 우로의 아버지 모습을 통해 육아서로 다가오는...

그래서 맘 한 구석도 같이 묵직해지는 책이었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