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발자전거 햇살그림책 (봄볕) 37
세바스티앙 플롱 지음, 명혜권 옮김 / 봄볕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발 자전거.

아이가 보조바퀴를 떼고 두발 자전거를 타게 되는 날.

부모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참 남다릅니다.

그래서 그런가 자전거타기에 관련된 책들이 참 많아요.

넘나 익숙한 소재와 구성방식에 약간 식상하기까지.

그런데...그 틀을 넘어 그 뭉클한 감동을 담아낸 한 권의 책이 있답니다.

참 예쁜 책 한 권을 소개해드릴게요.

어쩜 이리 판형도, 색감도, 내용도...다 예쁜지.

딱...적절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톤다운된 차분한 회색그림에 시선을 사로잡지만

눈을 피로하게하지 않는 형광빛 주황.

내지의 색감도 구성도 좋습니다.

그런 날이 있지요.

날은 꿀꿀하고 집에 있으면 지루해서 난장을 피는...

그 때 엄마는 외칩니다.

"내 강아지! 밖에 나가서 놀아, 그러는 게 좋겠어!"

그렇게 아이는 뭉치를 만나요.


우와...빨간 모자를 쓴 뭉치는 자전거 타는 모습도 멋집니다.

그러나 보고만 있는 아이는 열불이 나지요.

나도, 나도 해보고싶다고!!!

이 장면에서 키득키득 절로 웃음이 나요.

아이들에게 처음 자전거를 가르치던 날, 처음 인라인을 타던 날.

분명...아이를 가르치겠다며 밖에 나간 남편이었는데...

어째 표정이, 분위기가 자기가 더 신나하는지.


책 곳곳의 이야기들이 마치 칸 만화를 보듯이 말 주머니와 상황들이 그려져 있어요.

상황 상황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척척 내놓는 뭉치를 보며 과거의 제가 떠오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마치 피난가방을 연상시키듯 커다란 가방을 가지고 다녔지요. 물티슈와 물병은 기본, 밴드와 연고, 간식에...기타등등.

마치 도라에몽의 가방처럼 그 상황에 필요한 것은 다 나오던 그 시절.

나의 모든 시선은 아이를 향해 있지요.

말하지 않아도, 요구하지 않아도, 아니 할 필요가 없지요.

이미 내가 알고 먼저 해주는걸요.


그렇게 뭉치와 함께 아이는 요령을 깨우쳐갑니다.

"앞을 똑바로 봐야하는구나!"

세상 참 간단한 말인데도...

세상 살아보면 쉽지 않은 이야기이지요.

앞을 본다는 것!!

그것도 똑바로 본다는 것!!

아이가 살아가면서 이 말의 의미를 곱씹게 될 날이 앞으로 무수히 생기겠지요.


에구야...

비가 오니...그 비를 막아주겠다며 우산까지.

정작 본인은 다 젖으면서도 시선은 아이에게 향해있군요.

아이가 혼자 자전거 타기가 익숙해져가자

서서히 뭉치의 존재는 사라집니다.

에효...

세상 부모의 역할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충분히 보살펴 스스로 설 힘을, 기회를 마련해주고...

이제는 응원하는 자리로 뒤로 물러나는 것.


아이는 그렇게 뒤돌아봅니다.

아무도 보이지 않아요.


무섭지만 내가 자랑스럽고 웬지 두근거리고 설레는 그 기분.

그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 펼쳐져 있군요.

"앞을 똑바로 봐야하는구나!"

이 말을 기억하며 아이는 또 앞으로 달려가겠지요.

그림책이란 물건은 참 신기해서, 같은 책인데도, 읽는 때에 따라 다 다르게, 때로는 내 이야기야 하고 다가올 때가 있지요.

육아기를 떠올려보면 아이가 한 고비를 넘어 성장했다!라는 느낌을 주는 순간들이 참 많지요.

아이가 스스로 두 발로 걷던 날.

처음 보조바퀴를 떼고 자전거를 타는 날.

처음으로 교육기관에 등원하는 날...

내 품을 떠나 이제 정말 스스로의 세상으로 나가구나 싶어서, 기특하고 뿌듯하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시립니다.

독자의 나이를 떠나서...

언제 읽어도 각자의 이야기로, 나를 북돋고 위로하는 책으로 다가올 듯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올해 20살, 인생의 첫출발로 독립한 아이가 있어서 더 각별하게 저와 아이의 이야기로 다가왔답니다.


그래서 이 책 면지에는 저런 이름을 적는 칸이 있나봅니다.

누구나 각자의 인생길에 직면하는 순간!!

중요한 건 앞을 똑바로 보는거야!!!

너의 그 순간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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