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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자 - The Conspirato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단 둘의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잔잔한’ 영화.
기가 막힌 반전이나 스릴러를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맞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강력한 블록버스터보다도 강한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주는 여운은 대단합니다.
이번 엑스맨 프리퀄에서 탁월한 몰입력과 연기력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그 순수한 눈빛으로 뭇 여성팬들의 (나도포함... ‘-’) 마음을 한껏 뺏어버린 ‘제임스 맥어보이’ 덕분에,
이 영화는 개봉하기 전부터 “엑스맨의 제임스 맥어보이가 나오는 영화”로 나의 관심을 끌었죠.
단언코 말하건대, 2시간 여의 이 잔잔한 영화를 이끌어려면,
제임스 맥어보이의 저 진실된 연기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영화는 희대의 암살극 ‘링컨 암살’을 배경으로 합니다.
링컨을 암살할 음모를 세운 음모자들.
그리고 그 음모자로 지목된 한 사람이자, 결국은 미국 최초의 여사형수가 되는 메리 서랫 (로빈 라이트)이 그 주인공이죠.
메리 서랫의 아들 존 서랫은 링컨을 암살한 존 부스와 함께 암살극을 벌이고 도주합니다.
메리 서랫은 아들을 도와 음모자 일당에게 은신처와 회의실을 제공하고, 무기를 전달하며,
암살 사실을 알고도 은닉했다는 공모죄가 씌워지죠.
남북 전쟁을 북부의 승리로 끝내고 국민들의 영웅이 된 링컨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 사실에,
나라는 발칵 뒤집어지고 누가 봐도 메리 서랫은 유죄가 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바로 그러한 그녀의 무죄 사실을 주인공 프레드릭 에이컨 (제임스 맥어보이)은 입증해야 합니다.
메리 서랫의 주장은 다음과 같죠.
자신은 링컨 암살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프레드릭 역시 메리 서랫의 무죄를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너무나 답답하더군요.
메리 서랫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선, 어떻게 그녀가 무죄인지를 확실히 입증해줘야 하는데
그녀는 도망친 자신의 아들이 불리해질까봐 절대 입을 열지 않으니까요.
자신의 무죄가 입증되지 않으면 그녀가 아들 대신 사형에 처해지는데,
아들을 위해 ‘사실’은 밝히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무죄를 제발 입증해달라고 말하는 메리 서랫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지더군요.
그 답답함 끝에 그녀가 말한 사실은 자신의 아들은 링컨을 암살할 계획이 아니라,
그저 납치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링컨 대통령과 남부 포로들을 바꾸기 위해서요.
남부 출신인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란은 그것이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녀는 정말로 ‘암살’계획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납치’ 계획만 알고 있었다는 것이, 그녀의 무죄 입증의 핵심입니다.
결국 프레드릭이 알게 된 것은 그것입니다.
죄가 있다면 메리 서랫이 아니라, 그의 아들인 존 서랫에게 음모죄가 있는 것이지,
메리 서랫에겐 단지 자신의 아들이 하는 일을 도와준 것 밖에 없다는 것을요.
아들이 정확히 ‘암살’을 하려고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그냥 도왔던 것입니다.
사실을 바로잡자면, 메리 서랫은 무죄이고 존 서랫이 유죄라는 것이죠.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그녀를 공정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링컨 서거의 슬픔을 백성들이 빨리 떨쳐내야 한다는 생각에,
전쟁부 장관들과 의원은 그저 마녀 사냥식으로 메리 서랫을 처형하려 합니다.
즉, 누구든지 죽여서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고 사람들을 공포에 넣어 자신들이 통치하기 쉽게 하려는 것이죠.
바로 그것에, 그 사실에 프레드릭은 격분하기 시작합니다.
‘헌법’의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 국가 미국에서.
전시라는 상황 하에 헌법은 싸그리 무시되고 인권은 유린되고 있으니까요.
변호사의 사명감을 가지고 그는 메리 서랫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립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은 음모자의 편을 든다고 그를 비난하고, 친구도 애인도 명예도 다 잃게 되죠.
그가 추구하는 오로지 ‘진실’을 위해서요.
여기서 답답함은 또 시작됩니다.
메리 서랫에게는 그녀가 유죄라는 증거도, 무죄라는 증거도 확실치 않지만.
소위 말하는 ‘법치국가’의 굴레 하에서, 빨리 국민들의 공포를 조장하고 싶어하는 윗사람들에 의해 그녀의 사형이 자행됩니다.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것이죠.
메리 서랫 한 사람을 죽여 전 국민의 분노를 사라지게 한다면 그것이 옳다는 지극히 제국주의적인 생각입니다.
우리가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비단 이것이 과거만의 사실이 아니라는 점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현재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니까요.
우리에게 이 모든 답답함을 깨주는 것은 마지막입니다.
프리데릭의 험하고도 고독한 1인 시위는 결국
‘전시 상황이라도 피해자의 인권은 헌법에 의해 보장된다’는 법안을 만들어냅니다.
존 서랫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게 되구요.
마지막으로, 프레드릭은 변호사를 그만두고 최초의 사회부 기자가 되죠.
프레드릭의 확고한 신념과 그의 사명이 대단했던 영화였습니다.
저라면 과연 저 상황에서 저토록 ‘진실’만을 추구할 수 있을까 싶더군요.
저런 사람이 있기에, 지금의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별 4개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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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무비패널 3기] 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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