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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드레서 - The Hairdress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자신의 단짝과 바람이 난 남편. 매일 자신을 무시하는 딸.
툭하면 고장나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뚱뚱하다고 칼같이 거절되는 면접.
그리고 닥쳐오는 병까지.
나 같으면 정말로 ‘죽어버리고 싶다.’를 외쳐버릴 것만 같은 이 모든 상황에서. 우리의 주인공 “카티”는 말한다.
“이것도, 다 지나가면 괜찮아질 꺼에요.”
네영카 시사로 보고 왔습니다.
http://cafe.naver.com/movie02
<헤어드레서>는 각고의 노력 끝에 미용실을 오픈한 헤어드레서의 단순한 성공 스토리를 그린 영화가 아니다.
그렇다고 뚱뚱한 여자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는 전형적인 러브 스토리도 아니다.
오히려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미용실은 사소한 법적인 이유에 걸려 오픈되지 않고,
무언가 연분이 일어날 것 같은 그녀의 베트남 남자는. 아무런 결말도 없이 그저 하룻밤 추억으로 끝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마지막은 희망차다.
그 모든 것이 다 사라지고,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뚱뚱한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희망차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 그녀는, 세상의 시선 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당당해지는 그녀는.
그 모든 것을 해탈하여 자유로워진다.

영화를 함께 본 내 친구는 영화가 불편하다고 한다.
“어째서 몸이 저 지경이 될 때까지 살을 빼질 않은 거지?
몸 아픈 것도 다 살쪄서 그런 거 아냐? 누드 장면 나올 때 마다 솔직히 속이 안 좋았어.”
보통 영화에서 말 그대로 아슬아슬하게 나오게 되는 몸매 좋은 여배우의 누드 장면에 비해,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그녀의 전라가 적나라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나온다.
그것도 100 kg 은 족히 넘어 갈 것 같은 여자의 몸 그대로가.

언제부터 ‘뚱뚱하다’는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했는가?
이 영화에서 뚱뚱한 주인공인 “카티”는 단지 ‘뚱뚱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것에서 무시받는다.
자신을 전혀 모르는 지나가는 행인의 시선에서도,
실력보다는 외모만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미용실 면접에서도,
뚱뚱한 엄마를 부끄러워하는 딸에게서도.
세상에서 가장 자신 없어하고, 부끄러워하는 존재인 “뚱뚱한 여자”를 세상 앞으로 꺼내면서,
감독은 ‘행복’에 대해 다시금 소리치는 것이다.

이 영화에는 두 개의 세계가 나온다.
보다 진보한 것처럼 보이는 통독의 세계와 그 이면에 그 곳으로 밀입국하려는 베트남의 세계.
주인공 “카티”가 속한 독일에서는 모두 그녀를 무시하고 마치 뚱뚱하다는 자체만으로 덜 떨어진 사람 취급을 한다.
하지만 ‘밀입국’으로 대변 되는 베트남의 세계, 그 곳에서 “카티”는 <뚱뚱한 여자>가 아니라
밀입국하는 그들을 도와주는 친절한 “카티 부인”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생김새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베트남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보호해주면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쓸모 있고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카티”.
그리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게 된 그녀.
그리고 그녀가 깨달은 그 메시지는 우리에게까지 전해진다.
“언젠가는 이 모든 것들이 다 지나갈꺼에요.”
모든 것은 그렇게 강물처럼 사라지게 마련.
아픔을 겪으며 보다 성숙해진 “카티”를 보며 왠지 모르게 나 역시 위로를 받게 되는 것은 왜일까.
쿄미*펫의 영화, 공연 전문블로그
http://saalove77.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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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보고 가실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