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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3 - Transformers: Dark of the Mo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트랜스포머 3] 왜 이렇게 생뚱맞지? 그래도 봤다. ‘트랜스포머’니까.
2007년. ‘모든 것은 변신한다’로 우리에게 새로운 SF영화의 지평을 열게 해 준 <트랜스포머>. 내가 타고 다니던 자동차가 갑자기 범블비처럼 변신해서 날 영웅으로 만들어줄지도 모른다는 허무맹랑하면서도 뭔가 현실감 있는 그 발상이 우릴 <트랜스포머>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없게 만들어줬죠. 드디어 그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막이 <트랜스포머3>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요즘 수많은 헐리웃 영화들이 속편과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시리즈물들을 연속으로 내는 것에 비하면. 왠지 3편에서 끝나는 <트랜스포머>가 아쉽기도 합니다.
마이클 베이 감독 역시 끝내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요.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를 이번 3편에서 풀어내려고 한 고심이 보입니다. 그것도 너무 적나라하게 말이에요.
아시다시피 <트랜스포머>의 1편보다는 2편 성적이 훨씬 저조합니다. 사람들은 항상 한 번 ‘봤던 것’에는 보다 흥미를 잃게 됩니다. <트랜스포머>가 처음 나왔을 당시 오토봇의 휘황찬란한 변신과 범블비, 옵티머스의 사나운 재롱(?)에 넋이 나갔던 사람들은. 2편이 시작되면 1편만큼 그렇게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합니다. 왜냐구요? 당연히 이미 봤던 것이니까요.
이제 새로운 3편을 준비하면서, 마이클 베이 감독은 사람들에게 보다 새로운 흥미를 주기 위해 노력해야 했을 것입니다. 보통 액션 영화같은 경우는 보다 섬세한 주인공의 묘사라든지, 보다 강력한 주인공 캐릭터의 파워를 첨가하죠.
물론 이번 오토봇은 보다 다양한 무기를 장착하고 더 세진 것 같긴 합니다만... 마이클 베이 감독은 ‘보다 많은 내용과 의미’를 이번 편에 함축하고 싶었나 봅니다.
솔직히 처음 스토리 라인의 도입부에서는 정말 신선한 내용이었습니다. 인류에게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거기다가 fiction을 가미하니, 정말 그럴듯 하게 보이는 것이죠. ‘인간이 왜 더 이상 달에 가지 않았을까’하는 사실을 디셉티콘이 인간을 조종하여 자신들의 새로운 기지를 새우기 위함이라고 구성합니다. 또 실제로 루이 암스트롱이 달에 최초로 가서 잠깐 교신이 끊겼던 그 시간을, 오토봇들의 우주선을 탐험하기 위한 비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였다고 구상한 것도 꽤 잘 들어맞았기 때문에 신기하더군요.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세상을 두 번이나 구했지만 정부에서 그 사실을 비밀로 했기 때문에 ‘영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실업자 신세인 ‘윗위키’. 트랜스포머가 진화하며 ‘윗위키’ 역시 어른이 되었습니다. 마이클 베이는 그의 성장 스토리까지 이번 편에서 한꺼번에 다루고 싶었던 것일까요. 아직 구직중인 그와 부모님이 벌이는 갈등과 그가 회사를 취직하러 다니며 겪게 되는 갈등은 그다지 필요 없어 보입니다.
굳이 ‘150’여분이라는 길고도 긴 러닝 타임을 잡아먹으면서까지 그 이야기를 풀어냈어야 할까요?
또 문제가 되는 것은 희대의 개그라고 표현되는 ‘옵티머스 발버둥 사건’입니다. 모든 오토봇 싸움에서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옵티머스가, 빌딩 밧줄 같은 것에 대롱대롱 묶여서 장장 20여분이 넘게 스크린에서 사라진다는 것이죠. 그러다가 싸움이 끝나갈 즈음 뜬금없이 갑자기 나타나, 나쁜 로봇의 수장 급인 ‘센티넬’을 죽이고 ‘메가트론’까지 죽여버립니다. 그로써 로봇들끼리의 싸움은 결국 착한 편인 ‘옵티머스’ 측이 이기며 영화는 끝나게 되는 것이죠.
사실 앞서 말씀드렸던 중간 부분의 필요없는 내용들과, 너무 뻔한 전개를 보며 그다지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액션과 블록버스터라면 다분히 느껴져야 할 그 ‘긴장감’이 없다는 것이죠. 우리가 너무 예상하게 되는 뻔한 결말이니까요.
결론은 뭐냐구요?
그래도 봅니다. 아니 그래도 봤습니다. 기대를 저하시키는 수많은 평들을 보고도 봤습니다.
왜냐구요?
그래도 ‘트랜스포머’니까요.
그들의 CG와 수많은 오토봇들의 재롱은, 그래도 놓칠 수 없으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