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여행자들 오늘의 젊은 작가 3
윤고은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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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하고 더운 나라에서 펼쳐지는 비극적인 미스터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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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행자들 오늘의 젊은 작가 3
윤고은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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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소설책 <밤의 여행자들>.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중 한 편이다.


책의 표지는 김윤희 작가님의 그림.

소설의 미스터리하고 비극적이지만 많이 어둡진 않은 느낌이 그림과 잘 어울렸다.


‘요나’는 재난을 주제로 한 여행 상품을 파는 여행사 정글의 프로그래머다. 회사에서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그녀는 휴가 겸 출장으로 정글의 상품인 ‘사막의 싱크홀’을 경험하러 떠난다.



소설을 읽으며 배경인 섬나라 ‘무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궁금했는데 아마 베트남의 무이네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낸 나라가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재난을 주제로 한 여행이라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다른 사람의 불행을 확인하고 실감하기 위해 여행을 간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재난 지역을 여행으로 방문한다는 것은 주변에서 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이 몰리는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미스터리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영상으로 구현해냈을 때, 소름이 돋을 만한 포인트들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이국적인 풍경과 더위, 그리고 사람들.

요나의 후회와 죄책감 그리고 자기합리화의 과정을 표현한 문장들에 요나의 감정들이 전달되어 내용에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에 책을 구매했을 때,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했는데 추리 소설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

카메라가 찰칵, 하는 순간 그 앞에 찍힌 것은 이미 인물이나 풍경이 아니다. 시간의 공백이다. 때로는 지금 살고 있는 시간보다 짧은 공백이 우리 삶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었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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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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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는 에리히 프롬이 던지는 물음이다.

에리히 프롬은 1950년대부터 삶을 사랑하며, 살아 있다고 느끼는 능력이 점차 줄기 시작했다고 보았다.

에리히 프롬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 사랑의 기술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철학자다.

작년에 <소유냐 존재냐>라는 제목의 책을 읽었는데, 이 책도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는 에리히 프롬의 미발표 작품을 엮어 출판된 책이다.

에리히 프롬은 당신은 삶을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우리가 함께 맞서야 넘길 수 있는 위험을 알리기 위함이라 했다.

그 위험으로, 우리는 과거와 모습만 다를 뿐 여전히 심각한 윤리적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책에서는 19세기에 악덕으로 다루어지는 5가지의 문제를 제시하고 그것이 지금 어떻게 다른 방식의 문제로 변모하였는지를 서술한다.

그중 내가 인상 깊었던 한 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19세기, 악덕으로 일컬어졌던 '착취'가 있다. 노예, 흑인, 어린아이의 노동력 착취와 같은 문제다.

현재에 이르러 그러한 착취는 거의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다른 대상을 향한 착취가 일어났다. 저자는 모두가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고 보았다.

자기 바깥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이용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물로 바꾸어 버린다고 하였다.


진정으로 삶을 사랑하는 것.

그것을 위한 방법으로 에리히 프롬은 '인간을 지성과 감성으로 가르는 것을 깨닫고 극복하는 것'과 '창조적 인간이 되어 소비와 수용의 태도를 극복하는 것'을 제시한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나는 삶을 사랑하는지에 대해 자문해 봤지만 쉽게 그렇다고 답하진 못할 거 같다.

내가 간과한 생각들과 태도들이 많았다.


심리학에 해당하는 책이라

쉬운 내용은 아니지만 그만큼 깊이 있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개인적으로 철학도, 심리학도 좋아하는 편이라서 끝까지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심리학적 용어도 종종 등장하는 편이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들도 분명 있겠지만 나에게는 흥미로운 내용이 굉장히 많은 책이었다.

심리학과 철학에 관심이 많고, 삶에 대한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면 유익한 책이 될 것 같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사랑의 조건은 혼자서도 제정신을 유지하며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자아의 강인함과 독립성, 온전함을 갖추는 것이다. ···자아가 불안하고 나약하면 자기 안에 뿌리를 내릴 수 없고 사랑할 수 없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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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의 글쓰기 수업
정여울 지음, 이내 그림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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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창작물은 (객관적임을 유지하려고 부단히 노력한 것이 아닌 이상)제작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여울 작가님의 책에서 따뜻하고, 침착하며, 작고 단단한 느낌을 받는다.


[끝까지 쓰는 용기]는 말 그대로 글을 쓸 때 어떻게 꾸준히, 끝까지, 지속해서 쓸 수 있는 지에 대한 노하우를 정여울 작가님이 풀어낸 책이다.

표지 커버와, 하드커버의 디자인과 굉장히 예쁘다.

글은 정여울 작가님이, 그림은 이내 작가님이 그리셨다.


책의 3부로 구성되어, 1부에서는 Q&A 방식으로 진행되어져 있어서 정여울 작가님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2부는 작가님이 글을 쓰며 배우고 느낀 것들, 3부는 책을 만들고자 할 때 생각해야 할 것들이 적혀있다.

글을 통해 먹고 살고 싶은 마음과 그것을 잘 해나가고 싶은 마음, 지속해 나가기 위한 불안 극복 방법 등에 대해 따뜻하게 조언이 담겨있다.

재작년에 정여울 작가님의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라는 책을 선물로 받아 읽었는데, 그 책은 작가님이 스스로를 더 잘 알기위해 심리학 공부를 하고 영감을 받아 쓴 책이라고 한다.

자신의 것을 창작하기 위해선 스스로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정여울 작가님은 글을 쓰며 스스로를 찾고, 발전시켜 나간다고 한다.

또한 나는 글을 쓰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것은 정말로 한끗차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 책의 2부에서 나오는 경험들이 그림을 그릴 때 겪는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나니, 책에 나온 정여울 작가님의 도서와 추천하신 도서가 장바구니에 미어터지게 담겨있었다.

3부의 내용 중에서, 글을 쓰기 위해선 대상에 대한 사랑이 필요하고 작가님은 서평을 통해 데뷔하셨다는 내용이 있다.

책을 이렇게나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그 마음이 전달되어 당장이라도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는 것 같았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글을 쓸 때 저는 얼마든지 망가지고 비밀이 탈탈 털려도 괜찮습니다. 제 문장이 여러분의 마음 깊숙한 슬픔의 바다에 가닿아 아픔을 어루만지고 삶을 토닥이면 좋겠어요.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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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김선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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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티비 채널을 돌리다 보면

오은영 박사님이 출연하는 방송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방송을 종종 본다.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와 그 부모의 생활을 보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송이다.

아이가 겪고 있는 문제는 대부분 본인의 기질과 부모의 영향을 받아 나타나고, 그것을 치료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나의 생각과 과거, 행동을 되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뭐라 표현하기 힘들지만 같이 치료를 받는 기분이랄까.

이 책 또한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쓴 김선희 작가님은 27년 경력의 음악교사이시다.

교사 생활을 하시면서 겪은 경험을 통해 청소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른들이 취해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도 없고, 교육자에 대한 관심도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을 완독한 것은,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청소년과 어른 사이의 관계 형성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님은 책에서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지 않아야 된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여유롭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학생의 마음을 먼저 살피고, 공감과 조언으로 대답한다.

이런 대화 방식은 학생과 교사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적용 가능한 이야기이다.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충조평판을 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하고 조금만 경험이 있어도 충고하고 조언하는 것.

고쳐야 하는 걸 알면서도 잘되지 않는 행동이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내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렇게 따뜻하고 훌륭한 선생님이 내 주변에도 계셨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선생이란 직업이 얼마나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지를 이해하기에 내가 겪은 선생님들을 탓할 수는 없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나 교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분명 큰 도움이 될 책이지만, 교육에 큰 뜻이 없어도 존중과 경청 그리고 공감의 태도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가르침이 될 것 같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아이는 어른의 성과물이 아니다. 고유한 존재다. …한 아이를 구하는 일은 곧 세상을 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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