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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산모 수첩
야기 에미 지음, 윤지나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2월
평점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처음 책 제목만 보고 한 여자의 '사기극'인줄 알았다. 영화 '도둑들'이나 '오션스'처럼 강렬한 여자 사기꾼이 여기저기 사기를 치고 다니는 '범죄스릴러'라고 생각되어 읽게 된 책이다. 하지만 '가짜 산모 수첩'은 나의 추리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너무나도 어이없는 이야기이다. 다른 의미로 범죄스릴러이긴 하다. 거짓말도 나쁜 거니깐.
시바타는 그녀가 다니는 사무실에서 유일한 '여직원'이다. 시바타는 회의때마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는 믹스커피를 타야하고, 회의가 끝난 후에는 회의실을 정리해야한다. 심지어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회의 중에 담배를 피워댄다. (시바타는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다.)
어느날, 과장이 탕비실에 설거지를 안한 커피잔이 있다고 시바타에게 말한다.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아, 시바타는 시바타가 마시지도 않을 커피를 준비해야하며, 마시지도 않은 커피잔을 설거지해야하는 구나...설거지가 많은 것도 아닌데 과장이 치우면 안되나...뭐, 그럴 수 있다. 커피를 타고 회의실 정리 할 수 있다. 하지만 왜 그것이 당연하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시바타의 일이 되는 걸까. 시바타가 여자라서 그런 걸까.
시바타는 우발적으로 임신을 했다며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을 싫어하는 나는 거짓말을 했다는 게 괴씸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시바타가 안쓰러웠다. 나는 하루하루 칼퇴가 목표다. 단 1분이라도 늦으면 내 생활이, 나의 휴식과 여과시간이 줄어 든 것 같아 짜증이 난다. 그래서 55분이면 퇴근준비를 끝내고 일이 생겨도 내일로 미룬다.
하지만 시바타는 '정시퇴근'이란 모르고 산 것 같다. 한순간에 임산부가 된 시바타는 정시퇴근을 한다. 시바타는 낯설다. 하루가 끝날쯤에 파는 떨이 식자재가 아닌 신선한 식자재을 사고, 입욕제에 몸을 담그고, 주위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을 구경하는 일은 너무 평범한 일이다. 시바타는 이런 평범한 일상이 낯설다.
시바타가 임산부가 되었다고 해도 회사 내에서의 성희롱과 부장한 대우는 줄어들지 않은 듯하다. 말로는 사무실 막내 남자 사원이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폐지는 넘쳐나고, 여전히 사무실의 자질구레한 일은 시바타의 일이다. 넘쳐나는 폐지를 정리하는 시바타에게 옆부서 부장은 자연스럽게 시바타에게 폐지를 넘겨주었다. 와...너무 얄미워서 진심으로 꿀밤때리고 싶었다.
세대가 조금은 달라서 그런지 시바타가 살고 있는 일상이 현실을 반영한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요즘에도 이렇게 불합리한 일이 있는걸까 싶었다. 아니면 이건 그저 소설일 뿐이야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일 수도. 사실, 시바타는 임신을 했다고 거짓말을 할 것이 아니라, 뭔가 당차게 말을 하거나 해야하지 않나.
옆부장 꿀밤때리러 갈 파티원 구함(1/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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