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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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1일 완독

제목: 비스트 The Beast

지은이: 안데슈 루슬룬드 Anders Roslund, 버리에 헬스트럼 Borge Hellstrom

옮긴이: 이승재

펴낸곳: (주)시공사

초판 1쇄 발행 2011년 8월 4일

 

최근에 읽은 책 중 단연 최고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계속되는 반전이 인상적이었고, 그 내용이 제시하는 사회적인 화두 역시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은 꼭 끝까지 읽어야 전체의 그림이 완성되는 글이다.

 

소재가 변태 소아성애자를 다루고 등장인물 여러 명이 어린 시절 성적으로나 폭력적인 학대를 당한 내용이 나와서 조금 거부감이 들긴 하지만 뒤로 갈수록 그보다는 사회적인 정의와 개인의 비극 등이 글의 중심이 된다.

 

정말 잘 쓰여진 사회 스릴러다. 이 작가들의 최초 한국 번역본인데 추리/스릴러에 관심있으신 분들께 꼭 권하고 싶다.

 

재소자들은 그곳을 자유롭게 오가며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간 적도 없고 앞으로도 올 일 없는, 오직 현재에만 존재하는 시간을 때우며 지낸다. 출소 날짜를 기다리는 건 아까운 생을 허비하는 행위일 뿐이다. 그곳에 들어와 등 뒤로 문이 닫히는 순간부터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오직 살아남아서 시간을 때우는 일 밖에 없기 때문이다. (pg 97) 

 

“덧붙일 말도 없어. 룬드는 누가 됐든, 죽었다 깨나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종자야. 우리한테도 위험한 인물이지만, 자기 자신에게도 위험한 인물이라고. 언제까지나 남들에게서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순 없어. 인간은 자기 자신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유일한 표유동물이야. 자신과 똑같은 인간을 증오하고 살해하고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그런 존재라고. 그래서 벤트 룬드라는 인물을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교도관 렌나트 오스카숀, pg 115)

 

산다는 건 정말 복잡한 문제다. 가끔은 더 이상 생을 이어나갈 엄두가 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늙어가는 느낌만 들고 일이 벌어지는 속도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순식간이다. 어떨 때는 모든 일이 그냥 알아서 지나도록 두 눈을 감아버리고 싶기도 했다. 누군가 대신 결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강이 수시로 들었다. 마치 어렸을 때처럼. 그때는 바닥에 앉아 놀다가 그냥 눈만 감고 있어도 엄마와 아빠가 분주히 오가며 무언가를 대신해주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 있었다. (교도관 렌나트 오스카숀, pg 122)

 

“전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가진 것도 없어요. 전에는 아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아이도 저세상 사람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생명이란 걸 신성하게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이젠 뭐가 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생명을 잃고 나면 뭐가 남을까요?” (프레드리크 스테판손, pg 405)

 

다섯 살짜리 여자아이를 살해한 살인범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인 어느 아빠의 사건을 두고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다.

아이를 잃은 슬픔과 고통을 이해하는 사람들.

동기를 떠나 살인은 단지 살인일 뿐이라는 사람들.

과감한 그의 결단과 사회를 보호하려 했던 그의 마음을 높이 사는 사람들.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성범죄 전과가 있는 시민에게 집단 폭행을 가한 사람들.

온갖 사람들의 시선이 프레드리크 스테판손을 향하고 있다. (pg.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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