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012년 1월 4일 완독

제목: 용의자 X의 헌신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옮긴이: 양억관

펴낸곳: (주)현대문학

초판 1쇄 발행 2006년 8월 10일

초판 30쇄 발행 2011년 8월 1일

 

이 남자는 누구일까, 하고 이시가미는 생각했다. 어디서 나타나, 어느새 야스코와 친해지고 말았을까.

택시에서 내려섰을 때 야스코의 표정을 이시가미는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때까지 본 적이 없던 화사한 얼굴이었다. 어머니의 표정도 아니고 도시락 가게 점원의 표정도 아니었다. 그것이 바로 그녀의 본래 모습이 아닐까. 그때 그녀가 보여준 것이 그녀의 진정한 얼굴이 아닐까.

나에게는 결코 보여주지 않던 그 얼굴. 그러나 그녀는 이 남자에게 그런 얼굴을 보여주었다.

이시가미는 수수께끼의 남자와 야스코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좁은 공간을 뒤흔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초조감과 비슷한 감정이 이시가미의 가슴에 퍼져나갔다. (pg 166)

 

“순수하지요. 이시가미라는 사내 말입니다. 그가 구하는 해답은 늘 단순합니다. 몇 가지를 한꺼번에 구하지 않아요.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선택하는 수단 또한 단순해요. 그래서 망설임이 없지요. 사소한 일에 발목이 잡히거나 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그런 삶의 방식이 그리 좋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겁니다. 얻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늘 그런 위험과 같이 하지요.” (pg 268, 유가와 마나부)

 

선입견은 적이야. 보이는 것도 감추어버리게 하거든. (pg 290, 유가와 마나부)

 

워낙 유명한 책이라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난 나의 감상은 그저그렇다, 였다. 꽤 극적인 마지막 반전도 아, 그랬구나, 정도였다.

 

그런데 조금은 실망을 하고 놓았던 이 책이 그 뒤로도 한동안 문득문득 생각이 났다. 묘한 느낌과 여운을 남긴다고 할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꼭 그래야만 했을까, 등등. 내 생각을 오랫동안 붙든 것은 이시가미의 행동이었다. 스스로를 몰아간 그의 행동, 결단. 그리고 그의 그런 결단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그는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다. 이들은 모두 인간이기 때문에.......

 

이 책은 내가 읽어본 최초의 일본 추리소설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영미의 추리소설과는 꽤 다른 느낌을 준다. 트릭이나 미스터리에 중심을 두기 보다는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심리나 내면에 중점을 두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한동안 일본추리소설에 빠져 있을 것 같다.

 

***요즘 포스팅 이미지들을 새로 올리고 있는데 우연히 발견했다. '용의자X의 헌신'이 올해 10월 한국에서 새로 영화로 만들어진단다. 부디 원작에 부끄럽지 않은 영상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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