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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휘의 비 1
최은경 지음 / 해우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2013년 3월 20일 종이책으로 읽다.
꽤 한정된 독자들만이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 같다. 그나마 근래에는 몇몇 로맨스 소설들이 드라마의 원작이 되고 그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면서 독자층이 좀 넓어졌다. 참 반가운 변화다.
국내 로맨스 소설들이 본격적으로 출간되고 장르소설의 하나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약 십여 년 전부터다. 그 사이 많은 출판사들이 나타났다 사라졌고, 그보다 더 많은 작가들이 글을 쓰다 종적을 감췄다. 그런데 개중에 오랫동안 꾸준히 글을 써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익숙한 작가들이 있다. 국내 로맨스 소설을 좀 읽었다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쓴 최은경 작가의 책을 한두 권은 읽어봤을 것이다.
‘무휘의 비’는 구 년 전에 출간된, 이 작가분의 초기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글들을 꾸준히 써내는 이 작가분의 시작을 엿본 듯해서 반갑고 기뼜다.
이 글은 여자주인공 최은영는 백조세탁소를 운영하는 부모를 둔 평범한(?)-빼어난 미모와 두뇌, 뛰어난 운동신경, 예지력 등만 빼면(^^;;)-고등학생이다. 그리 특별할 것 없는 나날을 보내던 은영은 어느 날 시간과 공간을 넘어 고구려 시대로 넘어가 선녀로 추앙 받고 젊은 왕 무휘를 만나게 된다. 정복 왕인 무휘는 신분이 미천한 자신의 연인 아진을 후궁으로 들이기 위해 반강제로 은영과 혼인한다. 원치 않았지만 무휘의 왕후가 된 은영은 시간을 넘어 오면서 더욱 강해진 신통력과 치유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 가고 모두의 사랑을 받는 왕후로 자리 잡아간다.
시간이 지나면서 무휘는 은영에게 점점 빠져들고 사랑하게 되지만 아진을 무휘의 조강지처로 여기는 은영은 그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리고 세 사람의 삼각관계와 역사로맨스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궁중 음모가 얽히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순정만화 같은 이야기 전개와 인물 설정 등은 조금 식상하기도 했지만 또 그런 재미 때문에 이야기에 빠져 끝까지 읽었다. 이분의 최근 출간작들에 비하면 어설픈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이 말은 다른 의미로 이 작가분이 지난 구년 동안 그만큼 이글보다 더 좋은 글들을 많이 써왔다는 뜻일 것이다.
글을 읽는 내내 오래 전 처음 로맨스 소설의 재미에 푹 빠졌던 때가 떠올라서 무척 반가웠다. 나날이 더 좋은 글들을 독자들에게 선물하는 이 작가분의 노력에 감사와 응원을 보내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글을 통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