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레이디 1 - Navie 260
김신형 지음 / 신영미디어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지은이: 김신형 (인터넷 필명: 하현달)

2012년 10월 16일에 읽다.

 

 

가까운 미래에 석유를 둘러싸고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나고 그 와중에 러시아가 내전으로 패망한다. 패망한 러시아를 대신해서 군인들의 나라 ‘세빌’이 세워진다. ‘세빌’의 정권을 잡은 군부는 내전으로 피폐한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자신들의 전투 능력을 용병이라는 형태로 외국에 내다판다.

    

아일린 엘레노크   

내전으로 고아가 된 수많은 아이들 중 하나였던 아일린은 어느 날 고아 수용소를 찾은 한스 대령의 눈에 띄어 그의 양녀가 된다. 한스 대령의 아내 린다와 딸 로이라는 그녀를 따뜻하게 맞아 가족이 되어준다. 하지만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그녀의 행복은 어느 날 갑자기 양부인 한스 대령이 죽으면서 끝이 난다.

어릴 때 한스 대령의 죽음을 직접 목격했던 아일린은 세빌을 세운 국민 영웅 중 하나였던 그가 모종의 음모에 연루되어 죽임을 당한 것을 알게 된다. 그의 죽음으로부터 20년 후, 아일린은 군인이 되어 양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려 한다.

     

블랙, 에반 사타르  

아프가니스탄으로 파견된 아일린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녀 앞에 블랙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뛰어난 군인이 나타난다. 그의 본명은 에반 사타르로 최고의 스나이퍼이자 군수사업이 핵심 사업인 국제적 기업인 사타르 기업의 총수였다. 어릴 적 불의의 사고로 양친을 모두 잃은 그는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그런 그를 도운 사람이 한스 대령이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에반이 한스 대령의 죽음과 아일린의 과거에 깊이 얽혀 있는 것이 밝혀진다. 결국 그와 아일린은 한스 대령을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된다.

   

내가 읽은 로맨스소설 가운데도 손에 꽂힐만큼 특이한 소재와 인물 설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이야기의 스케일도 커서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러시아, 콜럼비아, 아프가니스탄, 세 나라를 넘나들며 펼쳐진다.  

특히 낯선 소재들에 대한 꼼꼼한 조사와 묘사가 돋보였다. 스나이퍼의 움직임이나 사막의 전투, 밀림 속의 추격전 등은 정말 생생하게 그려졌다. 군인들이 주인공들이고 스릴러적인 면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탓에 상대적으로 남녀 두 주인공 사이의 심리나 애정 묘사에 할애된 이야기 분량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과 생사의 고비를 함께하는 끈끈한 관계가 설득력 있게 잘 묘사되었다.

 

조금은 특이하고 색다른 로맨스를 읽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간간이 햇빛이 비쳐 들어오고 있었지만, 정글은 대부분 그늘로 이루어져 있었다. 정신을 잠깐 놓는 순간 이곳에서는 방향을 잃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내민 군장을 짊어진 에반을 보는 순간, 린은 그런 걱정을 모두 지워 버렸다.

그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가지.”

먼저 앞장선 에반이 그늘에서 고개를 까딱였다.

“그래.”

린이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pg. 184)

 

그의 말에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이 남자는 귓가에 끊임없이 미래를 속삭인다. 꿈만 꿔도 달콤할 것 같은 그 미래를 그녀가 잊지 않도록 쉼 없이 말해 준다. 그러다가 린은 문득 깨닫게 된다.

자신에게도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이렇게 미래를 그려 주는 그로 인해 불현 듯 그 미래를 살고 싶어하는 현실 속의 자신을 발견한다.

“……내가 말한 건 그런 게 아니잖아.”

떨리듯 나온 린의 목소리에 에반이 낮게 웃었다. 그의 탄탄한 가슴이 린의 등에 닿아 있었다. 그가 웃을 때마다 린의 가슴도 조금씩 울려 왔다.

“그런 피곤함만 내 곁에서 견뎌 줘. 그럼 원래 네가 누려야 했던 모든 것을 내가 되찾아 줄게.”

남자는 진심이었다. 그리고 진심이 아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pg. 236) 

 

현대로맨스소설, 블랙레이디, 김신형, 하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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