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영어회화 & 이메일 순간패턴 200 - 핵심패턴만 담은 실전 입문서
박명수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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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소 비즈니스 영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아마 업무와 관련되어 있으니

잘못된 표현이나 어설픈 영어로 인해 신뢰감을 떨어뜨릴지도 모른다는 것.

 

주로 일상 회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영어를 접하다 보니

비즈니스 메일에 쓰이는 격식 차린 표현이나 용어들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업무용 이메일은 쓰는 사람은 나 하나이지만

그 메일을 보는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것.

 

이 세 가지가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이메일을 쓸 때마다 매번 찾아보며 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 꽤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핵심패턴만 담은 실전 입문서

비즈니스 영어회화 & 이메일 순간패턴 200

 

 

 

어학 관련 책이니만큼 MP3 CD가 들어있다.

CD에는 본문 전체가 녹음된 부분과, 청취 훈련용 (영어), Plus Patterns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본문 전체가 녹음된 부분은 책의 내용이 그대로 녹음되어 있어

책을 가지고 다닐 수 없는 상황에서 예습, 복습용으로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청취 훈련용 (영어) 부분은 한글 멘트 없이, 영어 문장들만 녹음이 되어 있다.

 

Plus Patterns 부분은 핵심 패턴과 비슷한 의미의 패턴을 모아둔 부분으로

핵심 패턴 외에도 다양한 표현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녹음이 되어 있다.  

 

 

이 책의 특징 

 

 

요즘 패턴 영어에 관심이 많았는데 '비즈니스 패턴'을 기본으로 한다.

비즈니스 이메일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회화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표현들로 이루어져 있다.

 

 

CONTENTS

 

이메일 영어 / 전화 영어 / 회의 및 협상 영어 /  프레젠테이션 영어 / 사무실 영어 /

해외 출장 영어 / Appendix

 

 

 

순간패턴 8주 학습 플래너

1차 시도 & 2차 시도

 

총 200개의 패턴을 하루 5개씩 공부하면 8주에 끝낼 수 있는 학습량이다.

플래너를 이용해 자신의 학습 상태도 점검해 볼 수 있어 자극이 될 것 같다.

 

 

Part 1

이메일 영어

 

각 Unit에는 핵심 패턴과 관련된 간단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표현을 위한 플러스 패턴이 제공된다.

같은 의미라도 표현이 풍부해지도록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핵심 패턴을 활용한 예문들과 함께

아래에는 배운 패턴을 실제 이메일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알 수 있는

실전 활용 연습이 있다.

 

한글 표현을 보며 영작 연습이나 말하기 연습을 할 수도 있고,

영어 표현을 보고 해석 연습도 할 수 있다.

Appendix

플러스 패턴 활용 예문

 

앞의 유닛들에서는 핵심 패턴에 집중했다면

뒤에서는 플러스 패턴만 모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mp3 CD에도 플러스 패턴만 모아둔 폴더가 있어 같이 듣고 따라 하며 공부하기에 좋을 것 같다.

 

 

영어 문장 자체만을 보면 어렵지 않게 느껴질 수 있으나

한글 표현을 보고 막상 영작을 하라고 하면 매끄러운 표현이 잘 나오지 않았다.

핵심 패턴과 플러스 패턴도 좋지만

사용된 예문들이 실제로도 업무상 많이 쓰는 문장들이라 함께 외워두면 더욱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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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반려견을 돌보는 중입니다 - 노견 케어법과 남겨진 이들을 위한 위로법
권혁필 지음 / 팜파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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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꽁지는 매일 산책을 한다.

눈이 오는 날, 비가 오는 날 같은 산책하기 좋지 않은 날에도

날씨 상황을 체크해 짧은 시간이라도 다녀온다.

 

우리가 산책할 때 일주일에 최소 서너 번은 만나는 노견인 시추가 있다.

그 아이는 내가 만난 아이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노견이다.

항상 할아버지와 함께 다니는 노견.

나이가 많아 걷는 것도 느리지만 항상 할아버지 곁에서 나름의 산책을 즐기는 듯 보인다.

할아버지께서 운동기구로 운동을 하시면

그 옆에 앉아 있거나 근처의 풀냄새, 흙냄새를 맡기도 한다.

 

친구네 강아지 보비.

보비는 올해 13살이 되었다.

아기였을 때부터 여기저기 많이 아팠던 보비는 작년 담당 선생님에게

올해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친구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고 있는 작은 아가 보비.

 

이들에 비하면 꽁지는 아직 한참 어린 나이지만

크게 아프고 난 후,

이따금씩 조금 또는 크게 아프기도 해 방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꽁지가 크게 아파 수술도 하고 먼 병원에 며칠씩, 또 한 달이나 입원까지 시키면서

너무 마음이 힘들었다.

그리고 당연히 힘들었을 꽁지...

아마 그때 받은 스트레스 탓이었을까...

벌써부터 꽁지 몸 곳곳에 흰털들이 생겨나고 있다.

 

친구네 강아지를 보며, 노견들과 아픈 강아지들을 돌보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꽁지와 나의 미래를 상상해 보기도 한다.

꽁지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힘도 없어질 테고, 아프기도 할 테지.

점점 달라지는 몸 상태에 꽁지가 불안하지 않도록

몰라서 꽁지를 불편하게 하지 않도록 미리 공부도 해두고 마음의 준비도 해두어야겠다 생각한다.


 

노견 케어법과 남겨진 이들을 위한 위로법​

나이 든 반려견을 돌보는 중입니다

 

 

CONTENTS

 

 

 

 

'나이 든 반려견을 돌보는 중입니다'는 크게 4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개와 인간이 함께하는 삶

 

p.31

반려견의 사회화가 결국 우리 인간들을 위해 반려견의 행동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것이라면, 반려견의 행동 풍부화는 반려견의 행복을 위해 인간이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과정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행동 풍부화는 반려견들에게 다양한 감각 자극을 부여하는 과정입니다. ~

 

사회화의 중요성은 그동안 많이 들어왔지만 '행동 풍부화'에 대해서는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는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행동 풍부화'라는 말을 듣게 ​되었고, 중요하다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간식을 줄 때도 그냥 주기보다는

간식을 넣은 종이 뭉치를 여러 개 만들어 곳곳에 숨겨두거나

크게 말아 풀어헤치면서 먹을 수 있게 하거나

둥글고 긴 통에 구멍을 뚫어 굴리며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이 방법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간식 찾는다고 냄새 맡으며 돌아다니고,

머리도 쓰고, 이리저리 굴리며 운동도 되는 것 같아 자주 하고 있다.

다리가 불편해 장시간 운동이 힘드니 이렇게라도 집에서 움직이게 해주고 싶어 시작한 것도 있는데

꽁지는 굉장히 즐거워한다.

 

 

p.40

'반려견의 시간은 사람의 시간보다 6배 빨리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대로라면 보호자의 하루 24시간이 반려견에게는 약 일주일에 해당하는 시간입니다. 보호자가 출근했다가 귀가할 때까지 8시간 정도 걸린다고 가정하면, 반려견에게는 이틀 정도의 시간을 혼자 있는 셈입니다.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가 현관문을 열면

언제 나왔는지 문 앞에서 꼬리를 흔들며 기다리고 있다.

꼬리를 흔들고, 주위를 맴돌며 뛰어다니고, 장난감을 물고 오기도 하고...

신기하다, 귀엽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보다 내가 3시간만 외출해도

우리 강아지의 18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생각하니, 혼자서 18시간을 지루하게 있었구나 생각하니

너무 미안해진다.

가족들 모두 외출하고 어쩔 수 없이 혼자 두어야 할 때는 어찌나 마음이 쓰이는지...

PART 2 노령 반려견과의 소통 & 교육

 

p.95

노령 반려견과 함께 외출했을 시에는 활동적인 놀이를 하기보다는

조용한 곳에서 보호자와 함께 걷는 것이 더 유익할 수 있습니다.

~ 노령 반려견에게 가장 좋은, 최고의 놀이는

반려견 혼자 하는 놀이가 아닌 보호자와 함께 하는 놀이라는 점을 기억합시다. ​ 

함께 하는 놀이~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산책 아니면 꽁지에게 실내에서 놀 거리를 준다고 생각했지 같이 논다는 생각은 왜 하지 않았을까?

책에 노견과 함께 할 수 있는 놀 거리 3가지 중

쉽게 할 수 있는 어질리티가 특히 관심이 간다.

다리가 불편한 꽁지에게 어질리티는 진작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정도의 어질리티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꽁지야, 이제 혼자 놀게 하지 않을게. 같이 놀자~!

 

PART 3 노령 반려견을 위한 생활 & 건강 관리법

 

​p.109

특식을 통해 반려견은 '먹이 풍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풍부화'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말 그대로 반려견에게 풍부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과 관련된 말로 이해하면 됩니다.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먹이 풍부화를 통해

반려견들에게 특벼한 냄새나 맛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 먹이 풍부화는 반려견에게 정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활동입니다.

 

'행동 풍부화'에 이은 '먹이 풍부화'

단조로운 일상에 여러 가지 냄새와 맛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주게 하는 것,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이 정서적으로도 좋고, 치매 예방을 위해서도 좋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어릴 때 다양한 추억과 경험과 자극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진다. 

 

 

p.143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은 대개 고통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그로 인해 반려견은 이미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인데,

곁에 있는 보호자마저 이성을 잃는다면 반려견은 더욱 불안해질 것입니다.

보호자의 역할은 반려견을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보내주는 것입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려고 생각한 이유 중 하나이다.

꽁지가 죽을지도 모른다 이야기를 들었고

수술실에 들어간 꽁지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혹시 이것이 마지막이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눈물만 흘렸었다.

이후 펫로스에 대한 책도 읽고, 아픈 강아지를 케어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으며

미리 공부도 해두고, 마음의 준비를 해두어야겠다 생각했다.

실제로 아무 준비 없이 그 상황을 맞이하면 당황하게 되고,

보낸 후에 후회를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

 

 

PART 4 반려견의 죽음을 준비하는 방법

 

p.152

반려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으면, 가급적 반려견이 잠을 잘 때는 곁에서 있어 주세요.

일부 반려견은 짐이 되기 싫어서

보호자에게서 떨어지려 한다거나, 잘 보이지 않는 구석 등지로 들어가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반려견을 억지로 곁에 두는 것보다

반려견이 머물고 있는, 잠을 청하는 장소에서 함께 잠을 자는 것이 좋습니다.

~ ,이때 보호자가 있다면 반려견에게 심리적으로 큰 위안이 됩니다.

노령의 반려견은 건강을 챙겨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달라지는 자신의 몸 상태가 얼마나 당황스럽고 불안할까...


꽁지가 아파서 움직이지 못했을 때 나의 자리는 꽁지의 집 바로 앞이었다.

집 앞에서 선잠을 자면서 조금이라도 뒤척이는 소리가 들리면 일어나 꽁지의 상태를 봐주었다.

물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배뇨도 도와주고...

다시 잠을 잘 수 있도록 쓰다듬어 주기도 했다.

 

반려견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담은 PART 1

노견을 위한 놀이, 산책, 음식, 건강, 마지막에 대한 준비 등 노견 케어를 위한 전반적인 정보를 담은 PART 2~4

 

책을 읽으면서

꽁지가 노견이 되었을 때를 자꾸 상상하니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노견이 된다는 것은 이별할 때가 가까워 온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어 더 그런가 보다.

마지막을 향해 가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도 미리 생각을 해두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정보가 없거나, 절차를 몰라 당황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았다.

또한 한 가지 결심한 것이 있다.

꽁지의 마지막 순간에는 절대 우는 얼굴을 보이지 말아야겠다는 것이다. 

가능할지 자신은 없지만 꼭 그렇게 해주고 싶다.

마지막 순간이 불안하지 않도록 꼭 지켜주고 싶다. ​

강아지의 노화, 노견 케어에 대해

저자의 경험과 지식이 잘 어우러져 있어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 이 서평은 팜파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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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강아지 호야 고래책빵 그림동화 1
김희진 지음 / 고래책빵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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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지와 함께 살게 되면서

강아지와 관련된 것이라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한다.

 

책도 그중 하나인데,

그중에서도 그림책이 특히 그렇다.

원래 그림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강아지나 다른 동물이 나오는 그림책들은 거부할 수가 없다.

 

언젠가 나도 그림책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

그땐 꽁지의 이야기를 꼭 넣고 싶다.

 

나 외에도 그림책을 너무 좋아하는 Lin과 함께 읽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Lin이 외가에 가는 바람에 이번에는 혼자 먼저 읽었다.

 


 

고래책빵 그림동화 1                                                               

똥강아지 호야

 

 

 

호야는 치와와인 어미 개와 떠돌이 개 사이에서 태어난 믹스견이다.

워낙 몸집이 작은 치와와에게서 큰 강아지가 태어나려니 너무 힘들었는지

어미는 두 달이 좀 지나

아직 어린 강아지인 호야만 남겨두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어미를 닮아 크고 맑은 눈이 예쁜 호야였지만

흔히 똥강아지라고 불리는 외모에 주인아저씨가 아끼던 어미가 호야를 낳고 죽자

아저씨는 호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겨우 두 달만에 자신의 전부이자 자신을 유일하게 예뻐해 주던 어미를 잃고

주인아저씨의 구박덩어리가 된 호야.

어미의 무덤 앞에 슬픈 표정으로 앉아 있는 호야를 보니 눈물이 난다. ㅠㅠ

 

 주인아저씨 눈에 띄면 오해가 종종 생기고,

호야는 아저씨를 피해 종종 집 밖으로 도망쳐 나와 매번 혼자 시골길을 헤매고 다닌다.

 

그때 저 멀리, 아버지의 손을 잡고 다가오는 한 소녀를 보았다.

 

몸이 약해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 온 한 소녀.

소녀도 호야처럼 외로웠다.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친구를 쉽게 사귀지 못해 전학을 와서도 쭉 혼자였던 소녀.

 

외로워하는 소녀가 안쓰러웠던 소녀의 아버지는

소녀를 위해 강아지를 한 마리 사주기로 하고 소녀를 데리고 시내 애견센터에 간다.

 

예쁜 강아지들이 많았지만 소녀의 마음을 끄는 강아지가 없어 실망해서 돌아오던 소녀는

어느 집 대문 앞에 앉아 있던 호야를 보게 되었고, 호야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그 이후 소녀와 함께 살게 된 호야.

 

낯선 환경이 두려워 구석에서 몸을 사리고 있던 호야.

그런 호야를 이해하고 기다려주었던 소녀에게 호야는 드디어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조금씩 마음을 열고 다가갔던 둘은 금세 서로에게 둘도 없는 존재가 되었다.

소녀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호야와 함께 산책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호야와 함께 이웃 마을로 가게 되면서

호야에게 관심을 보이는 친구들을 만나 친해지게 되었다.

소녀와 호야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몸이 약했던 소녀도 호야와 함께 산책을 하며,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며

몸과 마음이 튼튼해졌다.

그렇게 소녀도 호야도 서로가 있어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가끔 꽁지를 보면 꽁지의 엄마와 아빠는 형제, 자매들은 어디에 있을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가족들과 강제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다.

첫 번째 가족과 갑자기 떨어져

나에게로 온 꽁지는 나와 함께 있는 동안 예전 가족이 그립지 않을까 가끔 궁금하기도 하다.

 

이런 생각들을 하니 호야가 어미 무덤 앞에서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 너무 슬프게 보였다.

모든 것을 가르쳐주고, 전부였던 어미가 갑자기 사라지고 온전히 혼자 남은 호야가

유일하게 익숙한 존재인 주인아저씨에게조차 사랑받지 못하고 두려워만 하는

호야의 상황이 너무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났다.

 

아저씨에게 도망쳐 혼자 길을 돌아다니면서 호야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때 호야는 두렵지 않았을까?

두려워도 그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호야의 상황이 안타까웠다.

다행히 호야를 알아봐 주는 소녀를 만나 호야와 소녀에게 행복한 날들이 가득하게 되었고

해피엔딩이라 마지막 책장을 덮는 내 마음도 편해진다.

 

유기견이 넘쳐나는 요즘, 

 좋은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길에서 떠도는 강아지들 생각이 난다.

믹스견에다 애견센터에서 파는 어리고 예쁜 강아지도 아닌 호야를 입양한 소녀.

입양 후에도 호야가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려 주었다.

 

강아지가 나오는 책들을 읽다 보면

아이들도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할지 모른다.

 

책이 아니라도 꽁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보면

지나가는 어린아이들이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는 부모와 아이가 충분히 공부하고 의논한 후

결정할 일이지만

애견 센터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평생을 함께할 가족을 들이는 일은 쉽게 결정할 일이 절대 아니다.

 

그들이 키우고 싶은 것이 보고 있으면 눈이 즐거운 단순히 작고, 어리고, 귀엽고, 예쁜 강아지인지

아니면 호야를 입양한 소녀와 같은 마음인지 

책을 읽어보고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강형욱 훈련사가 예전 방송에서 자신의 강아지들에게 가끔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고 했다.

 

나는 네가 있어 너무 행복한데, 너는 내가 있어서 행복하니?

 

나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강아지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진정한 가족이고,

기쁨을 주고, 행복을 준 강아지에 대한 작은 보답이지 않을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진정한 친구이자 가족이 된 소녀와 호야.

나도 꽁지와 친구이자 가족으로 행복하게 오래도록 함께 살아가고 싶다.

 

수채화로 그려진 따뜻한 그림들이

상황의 분위기들을 잘 살려내 더욱 좋은 그림책이었다.

 

 

 

 

 

 

 

* 이 서평은 고래책빵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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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테이블의 캐릭터 아이 밥상 - 귀여워서 한 입, 맛있어서 또 한 입
허인 지음 / 비타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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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어렵고 인내심을 요하는 일 중의 하나는

Lin 밥 먹이기.

 

또래들에 비해 체중이 잘 늘지 않아서 가족들이 항상 걱정을 한다.

게다가 얼마 전 폐렴까지 걸려 입원했었는데 그동안 살이 또 빠져 버렸다.

 

퇴원하고 좀 괜찮아지나 했더니 그새 다시 감기가 걸려버렸다. 

결국 열이 40도까지 오르고, 코감기부터 심하게 오기 시작하면서 아예 식욕을 잃어버렸다.

게다가 먹는 양은 얼마 되지 않는데 활동량은 엄청나다.

열이 나는 아픈 상황에서도 달리고, 하루 종일 이야기하고...

정말 살이 찔 틈이 없다. ㅠㅠ

병원에서도 이제 체중을 좀 늘려야 한다고 같이 걱정을 한다.

 

평소 잘 먹는 것도 안 먹으려고 한다.

결국 마지막 방법으로 Lin에게 맞는 밥상을 차려보기로 했다. 

 

맛있는 이유식 & 간식을 요리해보자!

 

 

귀여워서 한 입, 맛있어서 또 한 입

 

이니 테이블의 릭터 아이 밥상

 

 

 

CONTENTS

 

 

 

 

INTRO

캐릭터 요리를 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아요

 

 

01 초보도 맛있게 만드는 재료 계량 / 02 음식 맛을 살리는 재료 썰기 /

03 쉽게 만드는 꾸미기 도구 / 04 예쁘게 만드는 꾸미기 재료 /

05 안전하게 만드는 천연재료 / 06 더욱 예쁘게 완성하는 플레이팅 /

07 5가지 재료로 만드는 26가지 캐릭터 반찬

(비엔나소시지 / 슬라이스햄, 메추리알, 방울토마토, 맛살, 달걀,)

 

요리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재료 계량, 썰기가 설명되어 있다.

생각도 못한 약병, 약병 뚜껑, 생수 뚜껑, 빨대 같은 것도 꾸미기 도구로 사용된다니 아이디어가 좋다.

 

색을 내는 재료들도 아이들이 먹을 것이니 인공 색소가 아닌 천연재료들이라 좋았다.

집에 카레가루, 단호박가루, 흑임자가루, 김가루는 항상 있고, 그 외에도 달걀노른자를 사용한다거나 명란젓, 다진 브로콜리 등 건강에도 좋은 재료들을 활용해 예쁜 색을 낸다니!

 

무엇보다 눈이 가는 파트는 5가지 재료를 이용해 26가지의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이었다.

소시지로 문어를 만드는 것은 많이 보기도 했고, 자주 하기도 했지만 물고기라니!!!

물고기가 너~무 내 스타일이었다.

그 외에도 라바를 닮은 애벌레, 펭귄, 곰, 두더지, 사탕, 당근, 하트까지 아이디어들이 놀라웠다.

 

 

메추리알에 색을 입혀 딸기 모양을 만들어 낸다니!

책을 보지 않았으면 아마 나는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맛살로 만드는 나무, 달걀로 만드는 해바라기 등 보는 재미가 있는 반찬들!

 

PART 1

매일매일 편식 없이 골고루

데일리 캐릭터 밥상

 

 

도라에몽 밥상 / 초롱초롱 밥상 / 눈사람 밥상 / 사자 밥상 / 자동차 밥상 / 눈코입 밥상 /

포켓볼 밥상 / 시무룩 밥상 / 곰돌이 밥상 / 아기 양 밥상 / 애벌레 밥상 / 인어공주 밥상 /

스마일 밥상 / 꿀꿀이 밥상 / 핑크 밥상

 

각 밥상에는 다양한 캐릭터를 이용한 주식 캐릭터 밥과

그에 어울려 영양과 맛, 재미를 더해줄 반찬들로 구성되어 있다.

재료와 만드는 방법들이 사진과 설명으로 자세하게 나와 있어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도 충분히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PART 2

빠르고 간단하게 만드는

캐릭터 한 그릇 밥상

 

니모 어묵국수 / 캐릭터 월남쌈 / 축구공 불고기밥버거 / 강아지 김치주먹밥 /

호빵맨 토마토카레라이스 / 스폰지밥 새우오므라이스 / 강아지 참치양파덮밥 /

공룡 아욱쌈밥 / 하마 배추두부덮밥 / 물개 콩나물잡채덮밥

 

첫 메뉴부터 눈길을 끈 니모 어묵!

신기해서 찾아보니 일본 쪽에는 미피나 리락쿠마 같은 캐릭터를 이용한 어묵들이 있었다.

Lin이 좋아하는 뽀로로나 타요 같은 캐릭터나 아니면 동물 모양의 어묵이 더 있었다면

아이들이 좋아했을 텐데 아쉽다.

메뉴를 보다 보니 캐릭터 때문에 아이들이 당연히 좋아할 수밖에 없지만

메뉴들이 어른이 먹어도 좋을 것 같았다.

양을 좀 더 많이 해 아이와 어른이 같이 먹어도 좋겠다.

 

 

PART 3

특별한 날이면 더욱 맛있게

캐릭터 피크닉 도시락

 

판다 도시락 / 스머프 도시락 / 공주 도시락 / 꽃 유부 도시락 /

토끼와 거북이 유부 도시락 / 기차 도시락 / 레고 도시락 / 야구 도시락 / 코알라 도시락 /

사자 도시락 / 강아지 햄버거 도시락 / 나무늘보 샌드위치 도시락

 

집에서 먹는 밥도 다양한 캐릭터 밥상들로 즐겁지만

피크닉을 가서 먹는 도시락은 더욱 즐겁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귀엽고 예쁜 맛있는 도시락을 먹는 즐거움!

 

PART 4

엄마가 만들어서 더 건강한

캐릭터 간식

 

 

개구리 아이스바 / 해바라기 맛탕 / 스노우맨 떡구이 / 얼음사탕 화채 / 목마 토스트 /

로즈딸기 샐러드 / 사자 달걀빵 / 곰돌이 아보카도스무디

 

 

더운 여름에 설탕과 색소가 잔뜩 들어 있는 시판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과일로 만든 아이스바, 화채로 건강하고 시원한 간식!

그 외에도 달콤하면서 배도 부른 맛있는 간식들의 레시피가 있다.

특히 목마 토스트에서 크림치즈와 청치자가루를 넣어 예쁜 하늘색을 만들어 내는 것이

너무 예뻤다.

목마 그림 외에도 다양한 그림들을 활용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고 좋을 것 같다.

 

 

PART 5

모두가 신나게 즐기는

캐릭터 파티 요리

 

01 남자친구 초대 상차림: 레고 수제 핫도그 + 스파이더맨 딸기멜론

02 여자친구 초대 상차림: 고양이 케첩 떡볶이 + 고양이 감자샐러드

03 할로윈 파티 상처림: 호박 파스타 + 유령 피자

04 생일 파티 상차림: 밥 케이크 + 닭봉 부케

05 크리스마스 파티 상차림: 산타 주먹밥 + 꼬마병정 꼬치 + 리스 샐러드

 

남자아이들 취향 저격! 딸기로 만든 스파이더맨!!

Lin의 목걸이에도 있는 고양이 키티는 여자아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겠다!

어른들도 좋아할 맛인 호박 파스타!

 

 

생일 파티에서도 밥이 빠질 수 없으니 이왕이면 즐겁고 맛있게 밥 케이크로!

크리스마스에도 산타 주먹밥으로 밥 먹기!

 

 

캐릭터 밥상이라고 하면 보통 여자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많을 것 같지만

남자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것들도 골고루 수록되어 있었다.

책을 보니 저자의 아이가 남자아이여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만들어낼 수 있었나 보다.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잘 먹이려고 이렇게 고생하는 엄마들의 마음과 노력이 진짜 대단하다.

Lin은 내 조카이지만 일 년의 거의 반은 우리 집에 와있으니

할머니가 엄마 2, 내가 엄마 3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

더 자라면 앞으로는 학원이다 학교다 바빠 자주 볼 수 없을지 모르니

지금이라도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

 

아파서 입맛이 없는 Lin을 위해 무엇을 만들어 볼까 고민하다

일단 집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보기로 했다.

'도라에몽 밥상(p.42~45)'을 응용하여 Lin이 좋아하는 고양이 밥상을 만들기로!

 

'도라에몽 밥'

밥 1공기에 청치자가루, 참기름을 섞어 밥에 색과 맛을 내고

흰 치즈와 맛살, 김으로 모양을 내어 밥 위에 얹어 도라에몽을 만들었다.

 

나는 그 레시피를 응용해

밥 1공기에 단호박가루, 참기름을 섞어 밥에 색과 맛을 내고

흰 치즈와 김, 소량의 깻잎으로 모양을 내었다.

단호박 가루를 처음 넣어보는 거라 Lin이 먹지 않을까 봐 소량을 넣었더니

색이 많이 나지 않았다.

 

국은 책의 버섯 들깨탕 대신 Lin이 좋아하는 소고기 미역국으로 대체했다.

 

그리고 책에 있는 레시피를 이용해 간장 제육볶음을 반찬으로 만들었다.

돼지고기 앞다리살에 양파, 대파, (당근 대신 버섯을 넣었다),

올리고당, 식용유, 통깨를 준비하고

간장, 설탕, 다진 양파, 다진 마늘, 맛술, 참기름, 후춧가루로 만든 양념장에 재워 하루 숙성시킨 후 다음 날 볶아주었다.

 

 

밥 안 먹는다고 도망 다닐 땐 언제고 야옹 빠빠야~ 했더니 얼른 달려와 앉는다.

신기하게 쳐다보더니 다른 것보다 밥쪽으로 손이 가는 Lin!

그리고 한 마디!

맛있어!

 

맛있다고는 했지만 다 먹지는 않았다. ㅠㅠ

그래도 몇 숟가락 먹지 않았는데 고양이 밥은 반 그릇은 먹었으니 성공이라 해야겠다.

 

 

점심으로 준비한 호박 파스타

책에는 쪄낸 단호박을 이용했지만 집에 단호박 대신 단호박 가루가 있어 대체했다.

 호박 파스타 (p.180)을 응용하여 만들어 본 고양이 호박 파스타.

 

단호박 대신 단호박 가루를 준비했고,

펜네 대신 푸실리를 사용했다.

베이컨과 양송이버섯은 생략했고,

양파, 우유, 파마산치즈가루, 흰 치즈, 소금, 다진 마늘, 김, 후춧가루, 올리브유를 사용하여 만들었다.

 

책에는 잭 오 랜턴의 모양이 나와 있었지만 Lin의 취향에 맞춰 고양이로!

 

하지만 여기서 큰 실수...

따뜻할 때 먹인다고 준비하다 미쳐 뜨거우면 치즈가 녹는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얼굴을 만들어가던 중 녹아가는 치즈 덩어리..ㅠㅠ

 

Lin... 이래 보여도 네가 좋아하는 고양이였어...

그래도 맛은 있을 거야.... ㅠㅠ

 

일단 아침의 고양이 밥상을 한번 봤으니 잔뜩 기대해서 달려온 Lin.

점심으로 뭐 먹을래 물었더니

고민하지도 않고 야옹 빠빠라고 외쳤던 Lin.

그런 Lin에게 야옹인 듯 아닌 듯한 접시를 내밀었다. ^^;

 

 

솔직한 Lin... 야옹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 ^^;

 

그래도 일단 먹어보더니 맛있어!를 외친다! ^^

나도 Lin과 함께 호박 파스타를 점심으로 맛있게 먹었다.


 

요리 과정도 어렵지 않고, 메뉴도 다양하면서

눈으로 즐기며 맛있게 먹으며 식사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 같았다.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아 그대로 따라 해도 좋고,

응용해도 좋을 것 같았다.

특히나 그림 토스트는 여러 가지 활용이 가능할 것 같아 Lin과 함께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부족한 실력이라도 그냥 밥그릇에 밥, 국, 반찬을 담아주는 것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주니

확실히 재미있어 하고,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게 되고

식사 시간이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추억이 되었다.

 

Lin도 식사 한참 후에도 야옹 빠빠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 ^^

 

작은 모양들이 있어 섬세한 작업이 많지만

그만큼 정성 들인 밥상을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건강하게 자라준다면

최고의 보상이지 않을까!

 

 

 

 

* 이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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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 자전적 이야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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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읽거나 쓰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4살에 읽기를 시작했다는 저자 아고타 크리스토프가

어째서 '문맹'이라는 제목으로 자전적 이야기를 썼을까 궁금했다.

문맹

 

 

 

차례

 

 

 

p.32

나는 오빠와 남동생을, 부모님을,

이제는 외국인들이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의 집을 잃었기 때문에 슬프다.

무엇보다 나는 자유를 잃었기 때문에 슬프다.

 

p.51~53

내가 아홉 살이었을 때, 우리는 이사를 했다.

우리는 적어도 인구의 4분의 1이 독일어를 쓰는 국경 도시에 살러 갔다.

우리, 헝가리 사람들에게 독일어는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상기시켰으므로 적의 언어였고,

그것은 또한 당시 우리나라를 점령했던 외국 군인들의 언어이기도 했다.

1년 후, 다른 외국 군인들이 우리나라를 점령했다.

러시아어가 학교에서 의무화되었고, 다른 외국어는 금지되었다.

아무도 러시아어를 알지 못한다. 독일어나 프랑스어, 영어 등의 외국어를 가르치던 선생님들은 몇 달 동안 러시아어 속성 수업을 배웠지만, 그들은 그 언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것을 가르칠 마음이 없다. 그리고 어쨌든 학생들도 그것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문맹'의 저자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어렸을 때부터 읽고 쓰기를 즐겼다.

어린아이에게 자기 전 어른들이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그녀에게 그 시간은 달랐다.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아닌 그녀가 만들어낸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시간이었다.

읽는 것도, 쓰는 것도 그렇게 좋아했던 그녀가 어째서 문맹이 되었을까?

그녀가 스스로 '문맹'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나는 많은 공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 자신이 그 시대를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 시대를 살아오신 분들과 함께 살고 있고, 그 시대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헝가리에서 태어난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헝가리가 독일에 의해 점령당한 후 인구의 4분의 1이 독일어를 쓰는 곳으로 이사를 갔다.

그리고 겨우 1년 후에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게 되어 

심지어 학교에서도 러시아어로 모든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당시 모든 선생님이 러시아어에 능통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교육이 제대로 되었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제대로 교육다운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졸업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일제 강점기 때도 이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

예전 혼자 사시는 노인분들에게 안부전화를 드리는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오래 전이라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시 나는 일본어가 주는 어감에 재미를 느껴 한창 일본어 공부를 하는 중이었는데

우연히 한 할머니께서 일본어 단어를 섞어 쓰시는 것을 알아채고는

일본어를 하실 줄 아시냐고 여쭤본 적이 있었다.

할머니께서는 거의 다 잊어버렸다고 하시며 그때는 다들 그리 살았다 하셨다.

그 말씀에 차마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워 간단히 안부만 더 여쭙고는 전화를 끊었었다.

언어를 빼앗는다는 것은 그 나라의 모든 것을 빼앗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래서 다들 그렇게 언어를 말살시키려 했을 것이다.

망명을 하는 상황에서도 사전을 가방에 넣었고,

스위스에서 난민 생활을 하면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을 정도였던 그녀에게도

외국어로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언어는 그 나라의 많은 것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 전부를 머리와 마음으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완전히 써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이 시대를 살지 않았더라도

외국어를 공부하며 외국어로 글을 써야만 하는 상황에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그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어려움은

바로 그녀의 딸과의 소통 문제였다.

그녀의 딸은 그곳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프랑스어를 익히게 되었지만

그녀는 언어를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아 프랑스어가 굉장히 서툴렀다.

둘의 대화는 항상 삐거덕거렸을 것이다.

​그래도 오랜 시간을 살아오면서 어느 정도 프랑스어에 익숙해진 그녀였지만

그것은 단순히 말하는 데 익숙했을 뿐

읽기와 쓰기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그녀는 그런 의미에서의 문맹이었다.

하지만 그런 문맹의 상황도 그녀를 제약할 수 없었다.

그녀는 배우기를 원했고, 도전했고, 해냈다!

길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많은 '문맹'들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던 시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시대적 상황을 떠나서도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 이 책은 한겨레출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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