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윤후명 소설전집 1
윤후명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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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윤후명작가는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면서 21세의 나이에 윤후명은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 이후 시인으로써 많은 창작 활동을 하면서 여러 직장을 전전긍긍하는 피폐한 생활을 하기도 하며「명궁(名弓) 이라는 시집을 발간하기도 한다. 시인으로 출발한 윤후명은 이어서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로 다시 등단하여 소설가로의 길을 걷게 된다. 이런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윤후명은 여느 다른 소설과는 달리 자신의 얘기를 정신 없이 늘어놓는 특이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예전의 소설이 가지고 있는 허구적인 틀을 바탕으로 쓰여진 산문과는 달리 지극히 사적인 경험을 다루고 있는 새로운 형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된다.

윤후명은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로써 이 책 '강릉'은 등단 50년이라는 세월을 보낸 저자의 전집을  처음을 신작으로 배열한 저자의 전집 중 첫권이다. 특히, 이번 소설집의 특징은  여덟 살에 떠난 고향 강릉에 대한 토막 기억들을 연결하고 있다. 소설집 '강릉'은 작가가 어린 시절 강릉에서 겪었던 일상의 이야기뿐 아니라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겪은 일들을 풀어내고 있는 일종의 ‘자전소설’로 볼 수 있다. 윤후명 소설은 어찌 보면 소설이라 하기 보다 여행기라고 봐도 될 정도로 여행이 소설을 이끌어나가는데 바탕이 되어 전제되어 있다. 소설 속의 나는 작가의 분신으로서 '나'를 통해 자신을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집이라고 하는 현실을 떠나 새로운 삶을 탐구하기 위한 이상을 향해 끊임없는 여행의 길을 떠난다. 여러 매체를 통해, 소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옮겨놓은 윤후명 작가의 글을 찾아보았다. 작가는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소설은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하고 본인은 끊임없이 그 새로움 찾아가며 소설을 쓴다고 말이다. 현실은 '나' 에게는 상실감이기도 하며, 존재의 불안감이기도 하고, 고독, 절망이다. '나' 는 자신의 공허감과 결핍을 매꾸기 위해 자기 자신의 이상의 세계 즉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을 전제로 윤후명 소설은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이상을 향한 발걸음을 소설에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럼 그가 찾으려는 이상은 무엇이며 어떤 모습인지 도대체 무엇을 향해 그렇게 헤매고 있는가?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특히 전집으로 엮어 펴낸 이번 책 '강릉'은 '강릉'이라는 지정학적인 고향으로의 회귀는 작가의 시나 소설에  낙인처럼 따라다니는 운명 같은 것임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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