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고백
조두진 지음 / 예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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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 <진실한 고백>은  제10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능소화》《유이화》등의 장편 소설을 발표하며 주목 받아온 작가 조두진의 단편 모음집으로 표제작인 [진실한 고백]을 포함해 모두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깨끗한 여자]에서는 가요계에 해성처럼 등장한 걸그룹 마녀. 맴버 중 가장 주목을 받았던 윤희주가 어느 날 소리 소문 없이 잠적한 이후의  7년이 지난 이후 주검으로 발견되기 까지 그녀에 대해 떠도는 수많은 풍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내려 갔다. 소문을 중심으로 다루어지는 소설속에서 에피소드를 통해서 작가는 모든 일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미화, 왜곡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을 두고 하는 추측의 말들을 하는것들을 보면서 서로의 입장에서 합리화 된 자신의 말은 상대방에게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토해져 나온다.  사람은 이기적이라 그런것일까.  자신이 생각하고 진실이라 주장하는 말에 대한 허탈감마저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아주 사소한 일에서부터 아주 큰일까지 고백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고백이라는 말은 우리의 생각을 솔직히 말하는 것도 포함되는 의미인데 우리는 대부분 자신이 속이고 있던 것을 말하는 경우를 더 많이 떠올리게 된다.
너무나 자신을 아껴주는 ‘이정희’ 선생님과 한 번의 사건으로 어긋나게 된 ‘김국철’은 그 충격을 30년 넘게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정작 그가 30년 후 ‘이정희’ 선생님에게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내어 만나러 가지만 ‘이정희’ 선생님은 ‘김국철’을 기억해내지 조차 못한다. 여덟 살에 ‘김국철’이 느낀 ‘이정희’선생님의 사랑은 진실이었을까? 하지만 ‘김국철’이 여덟살의 기억으로 지금껏 살아 온 것을 보면 ‘김국철’의 입장에서는 진실이었을 것이다.
 잠적해 있다 자살이라는 사건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아이돌 스타 윤희주, 고향 친구이자 자신이 일하던 회사 사장을 살해하고 회사 동료를 겁탈했다는 죄목으로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장세달은 법의 이름으로 밝혀 낸 ‘장세달’의 이야기는 그와 다르게 강간과 살인으로 이루어진 추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도박을 하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칼국수 집을 하기 위해 칼국수로 대박이 난 할머니 집에서 그 비법을 알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하는 성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과거를 시로 쓰는 정경숙시인, 회사 동료를 죽인 흉악범 장세달, 어머니의 손맛을 찾으려는 성자 , 자신의 유년시절 웃음을 빼앗아버린 이정희 선생님을 죽이려는 김국철, 소년이 기억하는 마을에의 비밀. 우리와 동떨어진 인물이나 사건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6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들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과 만나게 된다. 어쩌면 진실을 차라리 몰랐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그러나 이 단편의 마지막에 ‘장세달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었으나 틀림없는 진심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현실의 모습과 스스로 원했던 자신의 모습이 달랐을 뿐이다.’고. 그것이 진실한 고백일지도 모른다.  능소화, 유이화 이후 꽤 오랫만에 만난 조두진 작가의 신간을 읽게 되었다.  능소화와 유이화를 읽을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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