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 - 군의문사 유족들은 말한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엮음 / 삼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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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은 군에 보냈으나 끝내 생환하지 못한 아들·형제를 둔 ‘군의문사 유족들’의 아픈 기록이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아들이 군대에서 불명확한 이유로 죽음을 당한  18건의  유가족들의 인터뷰를 엮은 책으로 이 책안에는 참으로 가슴아픈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18가족 각각의 사연들은 읽으면서 눈물이 나 계속 읽어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가슴을 저매어 온다. 1987년 1월 숨진 노경춘 일병은 자신의 고민을 제대로 표현조차 못했다. “뜨스고소 시싶다사 이시고솟에세/서서” 수첩에 그가 남긴 이 문장은 ‘뜨고 싶다 이곳에/서’라는 뜻이다. 고뇌조차 암호화해야 했던 사정을 누가 알 것인가. 노 일병의 어머니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뒤 시름시름 앓다 결국 루푸스병을 얻고 말았다. 20년간 아들생각에 명절이 되어도 명절을 쇨수 없었다는 부모의 울먹임에서 많은것들을 느끼게 한다. 산사람이라도 잘살아야 된다며 아픈 어머니를 위로하는 아버지의 쉰소리에서조차  부모의의 쓰라린 아픈가슴을 헤아릴수 있을까 싶다. 

2006년 1월 1일 출범한 군의문사위원회는 3년의 활동 결과 현재 군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 접수된 600 건 가운데 지금까지 처리된 것은 모두 353 건. 그나마 121 건만 진상이 밝혀졌다. 그보다 2배가 많은 247 건은 아직 손도 못 댔다. 진상이 규명된 사건 중엔 타살을 자살 또는 사고사, 병사로 처리했던 사건도 있다. 자살 사건의 원인도 밝혀졌다. 과거 군에서는 집안, 여자, 성격 문제 등 개인적 이유로 자살 했다고 종결 했으나, 군의문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전혀 달랐다. 구타와 가혹 행위, 성추행, 과중한 업무, 관리 소홀 등 부대내 환경이 군의문사의 주요 원인이었다.(책 뒷날개 내용 중에서)
 

유가족들의 끈질긴 눈물과 땀으로 제정된 '군의문사 진상 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06년 1월 1일 출범한 군의문사위. 지난 3년 가까운 세월 군의문사위는 억울한 사연을 호소할 곳 없어 가슴 아파하던 유가족들의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렇지만 군의문사위원회는 올해 말로 3년의 법정 시한이 끝난다. 제대로 손도 못 대 본 247건의 사건 앞에서,  이들은 병원 냉동고에 장례도 치르지 못한 시신이 20구나 있다며 특별법의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아들의 명예가 사회적으로 다시 회복되는 그날을 기원하며 살았는데 이 기회마저도 영영없어지는것은 아닌가하고 다시 불안해 한다. 

오늘 국방부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대체복무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던 방침을 1년여 만에 번복해, “대체복무는 시기상조이며 현재로선 수용불가방침을 밝혔다는 뉴스를 들었다. 68.1%가 대체복무를 반대한것이 원인이라 한다. 그러나  이 설문의 내용중 문제가 있는 것은 대체복무가 현역의 복무기간보다 2배이상 길며 그 대체복무의 주된 임무도 한센병봉사등 녹록치 않은 복무내용이라는 부분이 누락된체로 조사한 결과였다고 한다. 사회 소수자에게는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신념의 문제를 여론조사라는 방법을 통해 쉽게 결정해버린 국방부의 처신에 상당한 유감이 가는 부분이다. 군의문사 문제도 대체복무문제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단 한사람이라도 억울하게 국가권력이라는 커다란 힘으로 불명예스럽게 먼저간 아들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 하는 유가족들과 한 인간의 양심과 인권을 짓밟는것이 아닌가하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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