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1 - 똑똑! 옆집 여우인데요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1
도미야스 요코 지음, 오바 켄야 그림, 송지현 옮김 / 다산어린이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빛이 사라지는 삭이 되면

여우는 본성을 감출 수 없단다."

여우 엄마와 인간 아빠가 만나 세 아이의 부모가 된 시노다네 가족 이야기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입니다.

시노다는 '시노다즈마'라는 일본의 여우 설화에서 따온 말이라고 해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인간과 결혼해 살다 모든 게 들통나면서 가족 곁을 떠나는 설화 속 이야기와는 달리 시노다 사키는 결혼 전 남편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어요.

시노다 가족 관계도는 시노다네와 여우 가족인 외가 쪽만 나와 있어요.

아이들도 엄마의 능력을 조금씩 물려받았기에 완벽한(?) 인간은 아빠밖에 없어요.

초5인 첫째 딸 유이는 날카로운 청각과 예민한 후각의 '바람의 귀'라는 능력을 지녀 사람과 사건들을 감각적으로 느끼게 돼요.

초3 둘째 다쿠미는 어떠한 사건을 미리 볼 수 있는 '시간의 눈' 능력을 가졌어요.

다만 이 일이 언제 일어날지는 알 수 없다고 하네요.

유치원생 막내 모에는 생물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어려운 상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줘요.

TV를 좋아하는 할아버지, 미래를 예언한다는 이모할머니, 사건 사고를 몰고 다니는 삼촌,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이모(이모라고 부르면 싫어해서 스짱이라 부름)까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가득한데요.

그럼 할머니의 모습은???

인간과의 결혼을 강력하게 반대했던 할머니는 시노다네 가족을 만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어마어마한 강한 힘을 지녔다고 하는데 언젠가 볼 수 있을지 그 능력도 궁금해집니다.

여우 가족은 너도나도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사라지지는 습관이 있는데 시노다 가족의 무덤덤한 반응들도 참 재밌었어요.

1권은 인물들의 소개와 더불어 두 가지 에피소드를 담고 있었어요.

첫 번째는 할아버지를 따라 집 화장실에 숨어들어온 '새끼 운룡'의 이야기예요.

비구름을 만들며 점점 커져가는 운룡을 어떻게든 밖으로 내보내려는 가족들의 노력이 엄청난데요.

그 방법과 용의 반응 또한 재밌었어요.

용이 좋아하는 음식도 굉장히 의외의 것들이라 놀랐네요.

두 번째는 삼촌이 선물이라며 준 '뱀의 눈'에 관한 이야기예요.

치유의 숲에서 발견했다는 돌을 기념이라며 다쿠미에게 몰래 주고 사라졌는데요.

그 때문에 다쿠미에게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이상한 일들이 벌어져요.



아이들이 이 책에 제일 먼저 관심을 가졌던 건 지브리 느낌이 나는 일러스트 때문이었는데요.

공간 활용 방법도 독특하고 표정, 몸짓 등이 다른 그림들에 비해 더 리얼해 보인달까요?

점만 콕 찍은 눈인데 표정들이 살아 있다며 신기해했어요.

제일 뒤에는 2권에 대한 예고편이 있어요.

사고뭉치 삼촌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사건이 터지네요.

옛날 감성 물씬 나는 서랍 속 시공간을 초월한 이야기가 시작되나 봅니다.

이번엔 유이의 인간 친구까지 함께인데 정체를 들키지 않을 수 있을는지 궁금해지네요.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는 다산어린이 공식 카페에서 독서 활동 지도 다운 받아 활용할 수 있어요.

저는 독. 후. 활동지인 줄 알고 책을 다 본 후에 프린트해 봤는데요.

독서 전, 독서 중, 독서 후로 활용 가능하게 차시별로 나눠져 있더라고요.

아이와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세분화되어 있어 활용도가 최고였어요.

사실 아이가 책을 다 읽어도 얼마나 이해했는지 모호할 때가 많았는데 독후 활동을 통해 점검도 해보고, 더불어 깊이 있는 독서도 가능해져 더없이 좋았던 시간이었네요.

조용할 날 없는 시노다네 가족 이야기~

저희 집 삼 남매와 성격이나 하는 짓이 너무도 비슷해 서로 너라며 짚어주기 바빴어요.

다음 편 빨리 나오길 기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간 1주년을 맞아 리커버 특별판으로 돌아온 <작은 땅의 야수들>을 읽어봤어요.

호랑이가 숲을 지나가고 있는 듯한 표지가 너무 멋지네요~

일제강점기(1918년)부터 해방, 그 후의 이야기(1965년)까지 거의 반세기에 걸친 방대한 내용이 담겨 있어요.

한국계 미국인 작가님이 썼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 시대를 살아온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네요.



가족의 생계를 위해 기생집 견습생으로 들어가게 된 '옥희'는 주인인 '은실'에 의해 교육을 받고 자라게 됩니다.

은실에게는 그녀의 외모를 빼다 박은 '월향'과 그렇지 않은 '연화'라는 두 딸이 있었어요.

원치 않았던 딸이었던 연화는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언니가 밉긴 했지만 언제나 밝은 성격을 유지하였는데요.

친화력이 좋았던 성격 탓에 옥희와도 금방 친구가 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밤, 일본 군인들이 기방을 급습했고 '하야시' 소좌는 은실의 딸 월향을 지목하게 되는데요.

기생 장부에도 오르지 않은 자신의 친딸이라는 은실에 말에 하야시는 오히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월향을 겁탈합니다.

이 일로 월향은 임신까지 하게 되고 은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사촌 동생 '예단(단이)'을 불러 두 딸과 옥희가 경성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합니다.

창살만 없을 뿐 철저한 보호 아래 감옥처럼 지내던 옥희는 어느 날 집 근처에서 제 또래로 보이는 '정호'를 만나게 되는데요.

거리를 전전하며 사는 듯한 행색과 달리 당참과 용기가 있었던 정호는 첫눈에 반한 옥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죠.

세월이 흘러 옥희의 외모는 점점 더 아름다워졌고 한 극장의 연출가가 그녀를 극단에 입단시켜 경성 최고의 이름난 연예인으로 만들어줍니다.

늦은 귀갓길에 언제나 인력거를 이용했던 옥희는 인력거를 끄는 청년 '한철'에게 점점 마음이 쏠리게 되고, 그를 사랑하게 되면서 생활비와 교육비 등 모든 비용을 지원해 줍니다.

한편 정호는 이명보를 스승으로 삼아 그와 함께 독립운동을 계획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면서 목숨까지 위협받게 됩니다.



"제가 가진 첫 번째 꿈은

우리나라의 독립입니다.

두 번째 꿈은 우리 국민 모두

충분히 잘 먹고 번영하며

인간답게 사는 겁니다."

-284p 이명보의 소망


배경이 일제강점기 시대인 만큼 독립운동에 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죠.

경성 최고의 기생이었던 단이와 그녀를 사랑한 남자 성수, 성수의 유학시절 친구였던 명보가 그 주측이 되어주는데요.

독립운동의 이유와 계기는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게 엿보였어요.

특히 기생들의 독립운동이 굉장히 적극적이었음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여성들도 그저 손놓고 보고만 있지는 않았구나... 힘이 되어 주었구나...라고 생각되면서 그들이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일제 지배하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고 모든 걸 빼앗긴 삶을 살았는지를 그들의 생활과 생생한 심리묘사로 인해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어요.

픽션이라고는 하지만 역사적 기록으로 볼 때 어느 정도 있음 직한 일이었기에 더 몰입해서 보았네요.

그뿐 아니라 10대 초반이었던 옥희의 기생 견습을 시작으로 47년간의 삶은 그녀의 성공과 사랑, 배신, 우정을 모두 볼 수 있었는데요.

다만 한 가지, 옥희가 정호와 한철 사이에서 너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좀 답답했어요.

자신은 오직 한사람 한철만을 사랑했다고 하는데 정호와 만나면 또 흔들리는 그녀를 볼 수 있었거든요.

정호와는 우정에 가까워 보이긴 해도 행동은 그렇지 못했기에 그들의 삼각관계가 참 묘하면서 씁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한철 또한 옥희를 사랑하지만 기생과는 결혼할 수 없다는 황당한 말까지 하는데요.

아... 고구마 100개..ㅠㅠ

남녀 관계는 알 수 없는 거지만 정말 답답한 부분이었어요.

인상 깊었던 인물로는 일본인 '야마다' 대위가 있었는데요.

그는 사람을 이유 없이 죽이는 상관이나 동료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면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요.

또 옥희가 성공 대로를 달릴 때 그녀를 취하고자 혈안이 되었던 야마다의 동료 '이토' 또한 훗날 옥희와의 마지막 만남에선 그녀에게 도움만 줄 뿐 예전의 비신사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는데요.

그녀를 정말 사랑했던 걸까요?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그도 역시 사람이었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네요.

우리나라의 역사를 담은 한편의 영화 같은 <작은 땅의 야수들>! 다 소개할 수 없어 아쉽네요.

책으로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라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용의 만화경
김유정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유정 작가님의 소설집 <용의 만화경>은 단편 소설집으로, 무려 10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SF 장르의 다양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 아니었나 싶어요.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용의 만화경'은 그중 하나의 이야기로 제일 긴 소설이기도 했어요.

미래창조인공지능융합과학 석박사 통합과정 7년 차인 구은진은 이 교수님의 부탁으로 복학생(?) 김용의 사수를 맡게 됩니다.



초대 총장의 예외 입교로 100년 전부터 이 학교 학생이라는 김용은 정말 '용'이었어요.

100년 동안 홀연히 나타났다 또 사라지길 반복하며 여러 학과의 수업을 들었죠.

에너지체 인 용은 딱히 형태가 없었기에 사람의 모습에 얼굴엔 가면을 쓰고 다녔는데요.

용은 자신의 프로젝트가 담겨 있다며 은진에게 플로피 디스켓을 보여주죠.

고 유물 같은 디스켓은 인쇄실 사장님에 의해 USB에 복원되고, 그걸 들고 도서관에 들렸던 은진은 갑자기 나타난 키 큰 남자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빼앗기고 말아요.

사람의 형상을 잃고 수많은 그림자로 사라져버린 이자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는 왜 용의 물건을 가져 간 걸까요?



상상이 되시나요? 용이 대학에 다닌다니... 그것도 100년 동안 말이에요.

플로피 디스켓 장면에선 저의 대학 때가 생각나며 어찌나 추억 돋던지요.

마음은 이팔청춘인데 요런 장면 볼 때면 저도 나이 듬을 몸소 느끼네요.

용이 쓰고 다니는 가면, 탈 등도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특히 웃으면 안 될 진지하고 절박한 장면에서 나타난 주유소 바람 인형에서는 정말 웃음 빵 터질 정도로 재밌었어요.



용의 만화경 말고도 제가 인상 깊게 봤던 작품은 '만세, 엘리자베스'와 '나와 밍들의 세계'였어요.

<만세, 엘리자베스>는 어느 날 로봇청소기와 몸이 바뀐 주인공 정주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로봇청소기의 시선에서 보는 인간의 모습과 심리묘사를 정말 재밌게 풀어내고 있어 배꼽 잡으며 읽었어요.

실제로 작가님이 로봇청소기를 구입하고 쓴 소설이라고 하더라고요.


<나와 밍들의 세계>는 죽어가는 생명체를 살아있는 생명과 연결해 주는 장치에 대한 이야기예요.

짓궂은 아이들에 의해 죽음에 처하게 된 동물을 집으로 데려온 여자는 이 생명 장치를 사용하는데요.

여자의 몸에 인간과 동물의 의식이 공존하며 함께 생활하게 되죠.

내용이 끝날 때까지 어떤 동물인지 나오지 않는데, 저는 고양이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서로의 이름을 '나(동물)'와 '밍(인간)'으로 부르며 지내는데요.

사람과 사람이 아닌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다룬 이야기가 참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죽어가는 생명을 이렇게까지 유지시키는 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결말 또한 너무나 충격적이고 슬펐네요.

어떤 사건(책에서 확인해 보세요~)에 대해 분노한 작가님이 마지막에 결말의 방향성을 바꾼 거라고 하더라고요.

<용의 만화경>과 <나와 밍들의 세계>는 유명 성우분들이 함께한 오디오북으로도 나와 있다고 해요.

목소리 감정으로 듣는 느낌은 어떨지 기회가 된다면 꼭 들어보고 싶네요.

너무 짧아 뒷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아쉬운 작품들도 몇 있었는데요.

작가님이 심리학을 전공하셔서 그럴까요?

내적, 외적 심리묘사가 엄청 풍부한 작품집이었어요.

다양한 SF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띵동! 당신의 눈물이 입금되었습니다
최소망 지음 / 놀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눈물이 돈이 되는 세상! 상상이 되시나요?

이런 세상이 온다면 더 이상 일하지 않고 눈물만 쏟으며 너도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데요.

<띵동! 당신의 눈물이 입금되었습니다>를 통해 이것 또한 쉽지 않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머지 않은 미래 어느 날, 사람들은 한 통의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화폐제도 폐지. 눈물 화폐 도입.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로 점차 벌어지는 빈익빈 부익부의 심각성을 세계 각국의 정상이 나서 해결책을 제시하게 되는데요.

그 최후의 수단이 바로 '눈물'이었어요.


눈물을 흘리기만 하면 전부 돈이 될까요?

눈물 관리청에서 말하는 눈물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외부요인으로 인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흘리는 반사 눈물은 고작 1오슬러(책 속 화폐단위)!

기쁘거나 슬퍼서 흘리는 감정 눈물은 그 깊이에 따라 100~10만 오슬러까지 다양하다고 해요.

사람들은 매번 눈물을 스스로 받아낼 수 없는 상황이기에 '니블'이라는 초소형 눈물 로봇을 제공받게 되는데요.

눈물의 체취부터 눈물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상황을 녹화해 전송하는 역할을 하게 되죠.

감정 눈물의 깊고 얕음은 누가 책정하는 걸까요?

눈물 관리청의 꼭대기 층에 위치한 니블 분석실에서 분석관들에 의해 측정된다고 하네요.

책 속의 주인공 엠마는 대학교수인 캐런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분석관으로 취업을 하게 되죠.

상황에 따라 너무나 많은 눈물들이 있기에 분석관들은 긍정의 눈물은 붉은 계열로, 부정적인 눈물은 푸른 계열로 세세하게 나누어 놓으며 그 깊이를 판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인간이 하는 일!

절대적인 분류 방법이 아니라면 사람마다 느끼는 상황적 판단은 다 다르기에 분석관들도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었어요.

새로운 '흐르는 세상'을 맞이하면서 그동안 돈으로 부를 누렸던 사람들은 절망하고, 가난했던 이들에게는 희망이 생기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평등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된 흐르는 세상은 정말 모두에게 행복을 줬을까요?



주인공 엠마는 공감 능력이 아주 뛰어난 사람으로 평소에도 영화, 드라마, 다큐를 보면서 많을 눈물을 쏟는 인물이에요.

하지만 정작 자신을 위해 운 적은 언제냐는 청장의 물음에 선뜻 대답하지 못해요.

알바생 에밀리 쿠퍼, 축구팀 주장 조시 건더, 눈물 암시장의 데이먼 펠튼, 백여 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헤일리 브라운, 소아과 전문의 클레어 존슨 등의 에피소드를 경험하면서 점차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알아가게 되죠.

눈물을 흘리는 건 결코 부끄럽거나 나약해지는 일이 아님을 주인공들을 위로하는 부분에서 많이 등장해요.

어쩔 수 없이 눈물을 삼키고 감추며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함을. 그것이 나의 진짜 모습임을 알려주는 부분이 참 감동적이었어요.


하지만 돈 버는 방법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눈물을 돈으로 책정한다는 것과 그동안 힘들게 살았던 사람들은 좀 더 나아졌을지 몰라도 부를 누렸던 사람들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대상의 차이만 있을 뿐 빈익빈 부익부는 바뀐 게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일을 해도 오로지 1000오슬러만 벌수 있고 그 외에는 전부 자신이 흘린 눈물로만 책정된다는 설정도 썩 와닿진 않았어요.

사람들은 쉬운 일만 찾거나 아예 일을 안 하게 될 거 아니에요.

그에 대한 부작용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되었네요.

등장인물들이 우연이라기엔 너무 주인공과 얽혀있다는 것도 살짝 아쉬운 부분이긴 했네요.

너무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들만 있는 게 아닌가 했는데 마음 따뜻하고 가슴 찡한 이야기도 많았어요.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눈물이라는 소재를 독특하게 풀어냈다는 게 이 소설의 가장 큰 재미가 아닐까 생각되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에 빠진 소녀
악시 오 지음, 김경미 옮김 / 이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근래에 한국계 미국인 작가들의 소설이 참 많이 나오는 거 같아요.

한국적인 것과 신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는 점에선 비슷해 보이지만 이번 <바다에 빠진 소녀>는 그 깊이와 탄탄한 스토리에 매료되어 감탄을 금치 못했어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내용의 큰 틀은 심청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요.

그 시대의 전통적인 모습을 살리면서도 판타지 한 내용으로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 장면들이 정말 압권이었어요.



깊은 바닷속 용궁에는 실의에 빠진 어린 용왕이 살았어요.

그의 노여움에 인간 세상은 해마다 엄청난 폭풍의 피해를 보았고 그를 달래기 위해 젊은 여인들이 제물로 바쳐지게 되었어요.

심청이 용왕의 신부로 떠나려는 날, 그녀를 사랑한 '준'은 그녀를 쫓았고, 그 모습에 준의 동생 '미나'는 심청을 대신해 바다에 뛰어들게 됩니다.

용의 보호를 받아 도착한 곳에서 미나는 자신의 손에 감겨있는 운명의 붉은 끈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을 따라가 잠들어 있는 용왕이 있는 용궁으로 갑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죽으면 다른 한 사람도 죽음에 이른다는 운명의 붉은 끈!

야심 가득한 다른 가문들로부터 용왕을 보호하고자 연꽃 가문의 군주 '신'과 그의 충신 '기린', '남기'는 운명의 끈을 끊어 미나의 혼인 '까치'를 잡아 가두고 그녀를 용궁에서 쫓아버립니다.

다행히 그녀가 용왕의 신부임을 알아본 혼령들을 만나 도움을 받게 되고, 연꽃 가문의 연화당에 잠입하는데 성공합니다.

신이 가지고 있던 자신의 혼을 되찾는 순간!

미나와 신은 서로에게만 보이는 운명의 붉은 끈으로 이어지고 맙니다.

그 누구의 힘으로도 끊을 수 없는 운명으로 맺어진 그들은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학 가문의 군주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데요.

누구 한쪽이라도 본인들 이외에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면 붉은 끈은 자연히 사라진다는 거였어요.

미나가 혼령이 되기 전 남은 한 달 동안 모든 걸 되돌려 놓아야 하는 이들과 이틈을 타 권력을 잡으려는 호랑이, 학, 이무기 가문과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왕국은 점점 파괴되어갑니다.



용왕의 신부에 관한 신화를 들으며 자란 미나는 왜 그동안 많은 여인들이 신부로 바쳐졌는데도 불구하고 용왕의 분노와 노여움이 사그라들지 않는지 궁금해해요.

용왕 또한 다른 신부들과는 다르게 미나를 애틋하게 대하며 혼인까지 생각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속 슬픔은 지울 수가 없거든요.

저도 이 부분을 가장 이상하다 생각했었어요.

용왕의 용맹함은 요만큼도 보이지 않는 나약함이라니...

하지만 여기에 엄청난 반전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요?

바닷속 왕국의 모습과 혼령들의 축제, 저잣거리의 모습, 제사, 부족, 의상부터 소품 하나하나까지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것 같은 작가의 세세함에 너무나 감탄했어요.

죽음의 신, 달과 기억의 여신, 여자들과 아이들의 여신 등 신화 속 카리스마 있는 신들도 너무 멋지고 볼거리가 많더라고요.

또 심청전, 흥부와 놀부, 선녀와 나무꾼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옛날이야기도 소설에 자연스럽게 담고 있는데 정말 할머니께 듣던 그 느낌 그대로 살아나는 듯해 추억 돋더라고요.

<바다에 빠진 소녀>는 신화와 판타지가 만난 역대 가장 아름다운 K 스토리가 아니었나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