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당신의 눈물이 입금되었습니다
최소망 지음 / 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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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돈이 되는 세상! 상상이 되시나요?

이런 세상이 온다면 더 이상 일하지 않고 눈물만 쏟으며 너도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데요.

<띵동! 당신의 눈물이 입금되었습니다>를 통해 이것 또한 쉽지 않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머지 않은 미래 어느 날, 사람들은 한 통의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화폐제도 폐지. 눈물 화폐 도입.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로 점차 벌어지는 빈익빈 부익부의 심각성을 세계 각국의 정상이 나서 해결책을 제시하게 되는데요.

그 최후의 수단이 바로 '눈물'이었어요.


눈물을 흘리기만 하면 전부 돈이 될까요?

눈물 관리청에서 말하는 눈물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외부요인으로 인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흘리는 반사 눈물은 고작 1오슬러(책 속 화폐단위)!

기쁘거나 슬퍼서 흘리는 감정 눈물은 그 깊이에 따라 100~10만 오슬러까지 다양하다고 해요.

사람들은 매번 눈물을 스스로 받아낼 수 없는 상황이기에 '니블'이라는 초소형 눈물 로봇을 제공받게 되는데요.

눈물의 체취부터 눈물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상황을 녹화해 전송하는 역할을 하게 되죠.

감정 눈물의 깊고 얕음은 누가 책정하는 걸까요?

눈물 관리청의 꼭대기 층에 위치한 니블 분석실에서 분석관들에 의해 측정된다고 하네요.

책 속의 주인공 엠마는 대학교수인 캐런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분석관으로 취업을 하게 되죠.

상황에 따라 너무나 많은 눈물들이 있기에 분석관들은 긍정의 눈물은 붉은 계열로, 부정적인 눈물은 푸른 계열로 세세하게 나누어 놓으며 그 깊이를 판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인간이 하는 일!

절대적인 분류 방법이 아니라면 사람마다 느끼는 상황적 판단은 다 다르기에 분석관들도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었어요.

새로운 '흐르는 세상'을 맞이하면서 그동안 돈으로 부를 누렸던 사람들은 절망하고, 가난했던 이들에게는 희망이 생기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평등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된 흐르는 세상은 정말 모두에게 행복을 줬을까요?



주인공 엠마는 공감 능력이 아주 뛰어난 사람으로 평소에도 영화, 드라마, 다큐를 보면서 많을 눈물을 쏟는 인물이에요.

하지만 정작 자신을 위해 운 적은 언제냐는 청장의 물음에 선뜻 대답하지 못해요.

알바생 에밀리 쿠퍼, 축구팀 주장 조시 건더, 눈물 암시장의 데이먼 펠튼, 백여 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헤일리 브라운, 소아과 전문의 클레어 존슨 등의 에피소드를 경험하면서 점차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알아가게 되죠.

눈물을 흘리는 건 결코 부끄럽거나 나약해지는 일이 아님을 주인공들을 위로하는 부분에서 많이 등장해요.

어쩔 수 없이 눈물을 삼키고 감추며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함을. 그것이 나의 진짜 모습임을 알려주는 부분이 참 감동적이었어요.


하지만 돈 버는 방법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눈물을 돈으로 책정한다는 것과 그동안 힘들게 살았던 사람들은 좀 더 나아졌을지 몰라도 부를 누렸던 사람들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대상의 차이만 있을 뿐 빈익빈 부익부는 바뀐 게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일을 해도 오로지 1000오슬러만 벌수 있고 그 외에는 전부 자신이 흘린 눈물로만 책정된다는 설정도 썩 와닿진 않았어요.

사람들은 쉬운 일만 찾거나 아예 일을 안 하게 될 거 아니에요.

그에 대한 부작용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되었네요.

등장인물들이 우연이라기엔 너무 주인공과 얽혀있다는 것도 살짝 아쉬운 부분이긴 했네요.

너무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들만 있는 게 아닌가 했는데 마음 따뜻하고 가슴 찡한 이야기도 많았어요.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눈물이라는 소재를 독특하게 풀어냈다는 게 이 소설의 가장 큰 재미가 아닐까 생각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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