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이 일제강점기 시대인 만큼 독립운동에 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죠.
경성 최고의 기생이었던 단이와 그녀를 사랑한 남자 성수, 성수의 유학시절 친구였던 명보가 그 주측이 되어주는데요.
독립운동의 이유와 계기는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게 엿보였어요.
특히 기생들의 독립운동이 굉장히 적극적이었음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여성들도 그저 손놓고 보고만 있지는 않았구나... 힘이 되어 주었구나...라고 생각되면서 그들이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일제 지배하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고 모든 걸 빼앗긴 삶을 살았는지를 그들의 생활과 생생한 심리묘사로 인해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어요.
픽션이라고는 하지만 역사적 기록으로 볼 때 어느 정도 있음 직한 일이었기에 더 몰입해서 보았네요.
그뿐 아니라 10대 초반이었던 옥희의 기생 견습을 시작으로 47년간의 삶은 그녀의 성공과 사랑, 배신, 우정을 모두 볼 수 있었는데요.
다만 한 가지, 옥희가 정호와 한철 사이에서 너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좀 답답했어요.
자신은 오직 한사람 한철만을 사랑했다고 하는데 정호와 만나면 또 흔들리는 그녀를 볼 수 있었거든요.
정호와는 우정에 가까워 보이긴 해도 행동은 그렇지 못했기에 그들의 삼각관계가 참 묘하면서 씁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한철 또한 옥희를 사랑하지만 기생과는 결혼할 수 없다는 황당한 말까지 하는데요.
아... 고구마 100개..ㅠㅠ
남녀 관계는 알 수 없는 거지만 정말 답답한 부분이었어요.
인상 깊었던 인물로는 일본인 '야마다' 대위가 있었는데요.
그는 사람을 이유 없이 죽이는 상관이나 동료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면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요.
또 옥희가 성공 대로를 달릴 때 그녀를 취하고자 혈안이 되었던 야마다의 동료 '이토' 또한 훗날 옥희와의 마지막 만남에선 그녀에게 도움만 줄 뿐 예전의 비신사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는데요.
그녀를 정말 사랑했던 걸까요?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그도 역시 사람이었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네요.
우리나라의 역사를 담은 한편의 영화 같은 <작은 땅의 야수들>! 다 소개할 수 없어 아쉽네요.
책으로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