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의 섹슈얼리티 - 내 몸 내 마음 내 감정에 관한 소녀들의 성 상담
이수지.노하연 지음 / 한언출판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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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이 된 딸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성교육을 해주면 좋을까, 하다가 만나게 된 책이다.
구어체를 써서 옆에서 이야기 해주는 듯한 느낌으로 읽기 편하다.
청소년기의 입장에서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친하고 편한 동네 언니의 입장에서 다독이며 이야기 해주는 책.
자연스러운 소녀들의 성적인 궁금증을
무조건 금기하고 비밀스러운 것으로 감추기 보다
당당하고 올바른 권리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10살에겐 아직 이를 수도 있겠지만
고학년 정도부터는 충분히 읽을 수 있겠다.
잘 보관하고 있다가 딸에게 선물해줘야겠다.

🔖132. 여성이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에, 다른 사람과 몸을 공유하는 것에 불편감을 느끼도록 하는 사회, 너의 몸과 쾌락에 대해 알려주지 않는 사회, 너에게 성적인 행위를 주체적으로 선택할 기회를 주지 않고 '처녀성'이라는 것을 잃으면 안 된다는 식으로 너의 섹슈열리티를 통제하는 사회, 그렇지만 네가 계속 젊고예쁘고 날씬하고 섹시하기를 강요하는 사회. 이런 모순적인 사회에 살고 있으니 죄책감이 드는 게 당연하지. 드라마나 예능에서 남자 청소년이 자위하거나 야동을 보는 것은 성장기의 당연한 일인 것처럼 취급받는데 왜 여자 청소년의 성적 행동은 보기가 어려운 걸까? 그래서인지 성적 욕망을 표출한, 성적 행위를 한 여성 청소년들의 죄책감을 진짜 자주 보는 거 같아.

🔖145. 특히나 성적인 면에 관해선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도록 교육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정말로 모를 가능성이 커. 그러니까 섹스에 대해 배워야 하고, 너의 감정을 잘 헤아려 보는 연습을 해야 해. 너의 욕구에 대해 생각하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탐색해야 해.

🔖215. 고민 끝에 나는 저런 말에 하나하나 답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어. 이유는 간단해.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들을 준비가 된 사람한테만 들리거든. 저렇게 논리적이지 못한 말을 하는 사람은 내가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하나도 들리지 않을 거야. 그러다 보면 전혀 관련 없고 의미 없는 소모적 논쟁만 하게 되는거지.

#이수지노하연 #소녀들의섹슈얼리티 #한언출판사
#성문화연구소라라 #청소년성교육도서 #청소년성교육필독서 #10대여자청소년필독서 #출판사로부터제공받은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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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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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후미노리라는 작가 이름을 난 왜 이제야 알았을까.
빨려드는 흡입력은 말할 것도 없고
읽고 나서도 여운이 한참동안 남아서 완독 이틀 만에야 리뷰를 적어본다.

주인공 신견은 어느날
대충 얼굴만 아는 중학교 동창 여자 사나에와 하루를 보내고
사나에에게 묘하게 이끌리던 중
자신이 중학생 때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아직까지도 미궁인 일명 종이학 사건에서
혼자 살아남은 생존자임을 알게 된다.
히오키 사건은 일가족 모두가
밀실 속에서 침입자의 폭력과 흉기 및 독극물로 살해된 사건.
거기서 살아남은 사나에에게는 무슨 비밀이 있는 것일까!
밀실 사건이라는 주제는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어쩌면 어렴풋이 떠올려볼 수 있는 가능성이
초반에 차단되어 대체 어떻게 일어난 사건인지 무섭도록 빠져든다.
주인공 설정도 색달랐던 것 같다!
사건과 전혀 관계 없어보이는 제 3자의 눈으로 쫓아가다 보면
마지막 반전에 가닿을 때 느끼는 통쾌함까지!
그런데 그 통쾌함을 통쾌하다라고만 표현하기가 어렵다.
끝이 뾰족한 어떤 것이 배 속에 있는 듯 따끔거리고 가슴이 아프다.

'행복한 인간은 때때로 난폭하고 지독하다.' 라는 문장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보고싶다.

🔖62. 어떤 종류의 수수께끼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니까. 그 사건은 광기에 차 있지만, 그걸 좀 더 알아보겠다고 그 속에 발을 들이미는 것도 마찬가지로 광기에 찬 짓인지도 몰라.

🔖116. 나는 거기서 입을 다물었다. 그다음부터는 내 의견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가 자신의 입으로 말하게 하기 위해서.

🔖117. 상큼한 표정, 센스 있는 옷차림. 그의 연하장은 항상 아이들 사진이었다. 저렇게 되고 싶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저런 선량한 인간이 되어보고 싶다고 나는 생각한다. 상대가 불임 치료를 받건 말건, 독신이건 말건, 태연히 자신의 행복을 흩뿌리는 선량한 인간. 그에게 딱히 나쁜 감정이 있는 건 아니다. 그는 아무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행복한 인간은 때때로 난폭하고 지독하다.

🔖165. 나는 인생의 가치를 바꿨어요. 인생의 가치를. 이를테면 독신이고 우울한 직업을 갖고 있고, 하지만 나비 수집을 진지하게 하는 남자가 있다고 하자고요. 그 남자에게 인생의 행복은 나비예요. 그 남자의 하루의 가치는 얼마나 진귀한 나비를 수집했느냐에 달려 있다고요.

#나카무라후미노리 #미궁 #다산북스 #놀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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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서사원 일본 소설 1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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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죽으면 혼을 인도해주는 사신이라는 존재가 있다.
임종지키미 사신이 주인공인 이야기.
상관의 지시와 연락을 스마트 폰으로 받으며
필요시에는 인간의 눈에 띄는 일반 사람(잘생긴 영국인)으로
또 다른 필요시에는 투명인간이 되는 어플도 이용한단다.
세상 참 스마트해졌어!!
사신의 세계에도 인력난(?)이 더해지면서
업무가 과중되어 넘치는 수의 혼들을 인도하며
그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을 보게 되는데.....
사신은, 인간이 죽어서 명부로 옮겨지기 전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는 혼의 조각을 받는다.
노잣돈 개념인가?!
사람들의 기억마다 다채로운 색으로 빛나는 혼의 조각들.
그 혼의 조각들을 보며 어렴풋이 떠오르는
사신의 지난 기억.

인간들의 죽음 뒷면의 이야기,
사신의 과거, 그곁을 항상 함께 하는 고양이 찰스.
형형색색의 이야기들로 짧은 시간
손에 놓을 수 없는 몰입력으로 마지막까지 나를 이끈다.
생의 마지막 순간,
나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은 어떤 색으로 빛이 날까.

덧. 표지가 기가 막히게 예쁘다.

🔖15. 사람의 혼이란, 말하자면 기억의 집합체다.

🔖94. 남의 인생은 아무렇지 않게 망칠 수 있으면서 자기 인생이 망가지는 건 무서운 모양이다. 이렇게 말하면 무언가 커다란 모순이 느껴지지만, 인간이란 종종 그런 법이니까.

🔖237. 토사카 씨는 음악 자제가 좋아서 베이스를 연주했던 게 아닌가요? 당신에게 음악이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란 겁니까? 그렇다면 음악 활동이 고통으로 바뀌어버린 것도 납득이 가는군요.

#하세가와카오리 #가장아름다운기억을너에게보낼게 #서사원
#소설추천 #일본소설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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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세계
안수혜 지음 / 생각정거장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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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세계는 죽은 사람들이 사는 세계라고 한다.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엄마를 보내야 했던
12살의 수훈은 어떤 일을 겪더라도
꼭 한 번 더 엄마를 만나고 싶다.
친구 주은이의 할머니를 통해
막다른 세계에 단 한 번, 6일 동안 갈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지는데
6일 안에 엄마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수훈과 주은이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손에 땀을 쥔다.
저 어린 것들을,
아무리 원한다고 한들
그 위험한 세상에 보내야 하는 게 과연 맞는지,
주은이의 할머니가 잠깐은 이해도 안됐었지만
마지막 반전에서 그 묘미를 드러낸다.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히 자기 할 일들을 해나간 수훈이와 주은이가 대단하다
막다른 세계에서 만나 친해지게 됐던
민국, 수아, 정연이의 영혼도 이제 편안히 잠들겠지.
꿈에서라도 만나길 바라는 마음
우리는 조금 더 현실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언제라도 후회는 남겠지만
옆에 있는 내 소중한 가족, 친구들에게 표현하며 살 수 있길🖤

🔖18. 나는 엄마가 내 곁을 떠나면 이 세상이 멈춰버릴 줄 알았어. 그런데 나 빼고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가더라. 우리 엄마가 죽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 있어? 나만 혼자고, 나만 힘들고...

🔖62. 우리 엄마의 삶은 행복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늘 바쁜 아빠와 항상 어리광 많은 아들과 지내는 엄마의 하루하루는 어땠을까? 엄마의 취미는 뭐였을까? 엄마가 좋아하는 운동이나 음악은 어떤 거였지?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조차 떠올려 보려 해도 생각나지 않는다. 어쩌면 한 번도 엄마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궁금해 본 적이 없었다. 엄마도 늘 내가 좋아하는 걸 좋다고 했으니까. 엄마를 잃고 나서야 새삼 엄마에 대해 궁금해진다.

#안수혜 #막다른세계 #생각정거장 #서평촌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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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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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 책
요새는 책 표지도 경쟁력이라고 느껴진다!
하쿠다 사진관은
제주 방언으로 하겠습니다 사진관
뭐든 잘! 촬영해 주는 사진관이라는 이야기다.
사진관 사장님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에 빠져
갑작스레 사진관에 취직하게 된 제비도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사진관에 엮인 일상을 담담한 어투로 풀어낸다.
각각의 일상들이 모여 아름답게 반짝이는 제주의 풍경과 맞닿아
제주 여행 뽐뿌가 엄청나게 오므로 주의할 것!
인물 하나하나가 매력있지만
사장님과 양희의 관계나
제비가 제주도에 발을 내리기 전 과거 상황 묘사들이
조금 생뚱맞게, 갑작스럽다는 느낌으로 다가온 것도 사실이다.
좀더 긴 서술을 원하는 나 ㅋㅋㅋㅋㅋㅋ
제주의 풍경과 그속에 들어있는 정감 있는 제주 사투리를 듣는 것도 즐거웠다.
하쿠다 사진관을 읽으면서 여기저기 치이지 않는
조용한 휴가를 보내야지 했는데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어디든 여행이 가고 싶어져서
마음이 바빠진다!
왠지 정말 실재할 것만 같은 사진관과 주인공들 💙
크나큰 반전이나 감동이 있는 건 아니지만
잔잔하고 소박한 일상의 모습과 같은 소설이다.

🔖142. 어떤 사람들은 돈과 예술이 별개라고 생각해.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돈과 바꿀 수 있는 것만 진짜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사람의 생명 다음으로 중요한 게 돈이니까. 그런 돈하고 바꿀 가치가 있어야만 예술이 되는 거야. 비쌀수록 더 가치가 있는 거고.

🔖200. 만일 물꾸럭 신이 있어 사람에게 길흉을 가져온다면, 그리고 네가 잠수에 실패해 액운을 당한다면, 그때 너는 후회할 거야. '아 물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해냈어야 했는데.' 그런 다음 울겠지. 지금처럼. 서럽게. 하지만 네가 잠수에 성공한다면, 언젠가 네게 액운이 닥쳐도 후회하진 않을 거야. 그러니까 수영을 배워. 살아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 하다 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

🔖232. '요새 누가 공부하려고 책을 읽니? 느끼려고 읽지.'
양희의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했다. 이렇게 많은 책을 읽으며 양희가 무엇을 느꼈을지 제비는 궁금했다. 그리고 아직도 그토록 뭔가를 느끼고 싶은지, 무엇을 느끼고 싶은지 궁금했다.

🔖252.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대상을 끝없이 이해해야 하는 일임을 그는 잊고 있었다. 사진관을 열고 바쁘게 일하는 사이 가장 중요한 것을 잊은 것이다. 더 많은 고객을 만나야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랫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390. 필름 카메라에 대한 디지털카메라의 혁신은, 뭐니 뭐니 해도 실패를 방지하게 해주는 거죠. 훨씬 많이 찍을 수 있고, 찍은 것을 바로 볼 수 있고, 이상한 것은 즉석에서 지울 수 있어요. 제가 사진을 배우기 시작할 때, 이 물건이 대중화되었습니다. 아마추어 입장에서 자신감이 솟더군요. 하지만...하지만 말이에요, 양희씨. 이상한 겁니다. 현장에서 그렇게 많이 찍고, 다시 보고, 이상한 것을 다 지워도, 집으로 돌아와 PC에 연결해보면 건질 게 하나 없어요. 전부 실패했구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버려둬요. 몇 년쯤 지나 문득 생각나 다시 보죠. 그러면 뜻밖에 볼만합니다. 당시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던 구도도 과도한 빛의 노출도 풋풋한 느낌으로 예쁘게 다가와요. 그때 비로소 이런 생각이 들죠. '아, 이때도 참 잘했구나. 지금은 절대 이렇게 못 찍겠다.'




#허태연 #하쿠다사진관 #다산북스 #소설책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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