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 파괴자들 - AI 시대의 변곡점을 발견하고 미래를 선점하는 법
마이크 메이플스 주니어.피터 지벨먼 지음, 신솔잎 옮김 / 부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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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을 벗어나 당당하게 비주류가 되어라고 외치는 이 책에 어찌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읽기 전인데 매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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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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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붙잡고 있던 책이었다. 속도가 안난다기보다 장면, 장면이 소중해서 잠시 여운을 느끼려 책장을 덮게 되었던 것 같다. 픽하면 눈물이 났고 작가 온몸에 장착이 된 걸로 느껴지는 위트가 곳곳에 어우러져 눈부신 이야기가 완성이 되었다.

절친한 친구를 잃고 친구와 함께 보러 가기로 약속했던 그림 <바다의 초상>이 있는 전시관을 혼자 찾게 된 루이사. 그림에 강렬히 이끌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루이사는 우연히 건물 밖에서 그림을 그린 화가 C.야트와 대면하게 되고 짧은 대화를 나눈다. 건강 악화로 죽게 된 화가는 죽기 전 대화를 나누었던 루이사에게 전재산을 주고 다시 산 자신의 그림 <바다의 초상>을 남긴다. 화가의 친구 테드는 유언에 따라 루이사와 원치 않는 동행을 하게 되는데...

불우했던 열네 살 청춘에 찬란한 우정을 나눈 화가, 테드, 요아르, 알리의 이야기에 루이사는 점점 빠져들고 나 역시 어느 순간 반짝이는 여름 날 잔교 아래 그들과 함께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림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보지도 않았던 <바다의 초상>이란 작품이 내 마음에도 훤히 보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우리의 10대는 가장 밝은 빛인 동시에 가장 짙은 어둠일 수밖에 없다고. 우리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지평선을 파악하게 되는 거라고. (p.60)


밝은 빛이면서 가장 짙은 어둠을 걷는 열넷, 부서지기 쉬운 그 길목에 서서 자신을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는 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운이자 축복이다. 내가 지나온 열넷의 시절과 올해 열넷이 된 내 딸을 떠올리며 감정 이입을 했다. 빛났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해 나는 잠시 아련해졌던 것도 같다.

예술과 우정이 범벅된 눈부신 이야기에 꽤 오랜 시간 마음을 쏟으며 동화 같은 시간을 보낸 기분이다.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마음을 다지던 그들의 어린 날, 바다로 뛰어들며 서로를 웃기기 위해 온 힘을 다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 시간, 그 자체가 그들에겐 이미 예술이고, 축복이며, 살아갈 힘인 것이다. 마지막까지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어준 빛나는 이야기.

⋱⋰ ⋱⋰ ⋱⋰ ⋱⋰ ⋱⋰ ⋱⋰ ⋱⋰ ⋱⋰ ⋱⋰ ⋱⋰ ⋱⋰⋱⋰ ⋱⋰

🔖150. 말해봐, 테드. 너의 한 번뿐인 무모하고 소중한 인생을 어떻게 살 생각인지?

🔖249. 그냥, 다른 사람에게 그림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온전히 제 것이라 그래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아직은 고칠 기회가 있잖아요. 저는 그림을 잘 못 그리고 느리기까지 해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은 그냥...... 항상 잘 그리잖아요. 제일 못 그렸다는 그림도 훌륭하고요. 제가 제일 못 그린 그림을 누가라도 와, 쟤 사기꾼이구나 할걸요. 하지만...... 완성되기 전까지는 아직 기회가 있죠. 그때까지는 제가...... 저를 좋아할 수 있어요.

🔖250. 화가에게 가장 중요한 건 그림을 잘 그리는 능력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라고 생각해.

🔖253. 나 혼자 거기서 살 방법이 없었을 거야. 나를 바라보는 그 친구의 눈빛이 없으면 그 아파트에서 나는 얼어 죽었을 거야.

🔖264. 예술은 목적이 없고 불가항력적이라야 된다고 했어. 새들이 노래하는 것처럼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375. 인간은 뭔가를 계속 살아있게 해야 해. 알겠지? 그러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야.

🔖378. 놀라운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지? 희망이 없으면 어찌 살겠어? 응? 자, 내가 태워다 줄게!

🔖415. 테드는 아이들은 평생을 부모와 함께 살아도 그들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그들에 대해 아는 건 엄마와 아빠로서일 뿐, 그전의 그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는 그들이 어렸을 때, 벌어지지 않은 온갖 일들을 아쉬워하기보다는 앞으로 벌어질 온갖 일에 대해 계속 상상하고 있었을 시절의 그들을 본 적이 없다.

#프레드릭배크만 #나의친구들 #다산북스 @dasa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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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챠 도감 - 캡슐이 열리는 순간의 설렘
와타나베 카오리 지음, 이예진 옮김 / 모두의도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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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인형뽑기나 가챠 열풍이 불고 있다. 나 역시 가챠숍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막상 뽑지 않더라도 한참을 넋 놓고 구경하게 된다. 이 책은 가챠의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작가가 지금까지 모아온 수많은 가챠와 가챠에 얽힌 자신의 이야기들, 다양한 주제로 나누어 한 샷에 들어오게 가챠를 모아 찍은 사진들이 가득 실려 있다.

아기자기한 가챠를 보는 재미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고도 충만하다. 빠르게 넘어가는 책장 틈 사이에 의외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이렇게나 많은 가챠들을 도대체 어떻게 보관하는지? 이 수많은 가챠들을 뽑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썼을지(ㅋㅋㅋ)? 가챠를 향한 작가의 사랑이 지나친 것 같으면서도 섬세한 디테일까지 살아 있는 가챠 하나하나를 보면 나였어도 지갑을 여러 번 털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 뭐야.

오래된 카페나 유명 맛집의 시그니처 메뉴나 그 가게의 간판 같은 것들도 가챠로 종종 나온다고 한다. 전통 있는 상점들이 유독 많고 대를 있는 가업이 성황해서 그런 건지, 가챠 산업이 발달해서 그런 건지, 모두가 자연스레 전통을 수긍하고 이어가려는 문화가 은근슬쩍 느껴지기도 해서 멋있고 부럽기도 했다.

간단하고 빠르게 소비되는 문화 속에서 가챠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수집하고, 즐겁게 이용하며, 책까지 출간한 작가의 특별한 취미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세상에서 작지만 자신에게 소중한 물건을 아껴 보관하고 기록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가챠를 통해 또 다른 여행을 만들고 새롭게 일상을 넓혀가는 모습에서 '돈지랄'로만 표현할 수 없는 '수집가'의 진면목을 본 것 같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계속 뒤적이고 싶은 책. 귀여운 가챠 모음집을 언젠가는 실제로 보고 싶은 충동도 든다. 작가님이 언젠가는 자신의 콜렉션을 모두에게 보여줄 전시를 기획할 것도 같다는 막연한 느낌이 든다. 느낌인지 내 바람인지 아리까리하다. 후훗.

+ 실물 옆에 정교하게 다듬어진 가챠를 두고 함께 찍은 사진을 보는 재미가 말로 다 못함!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책이다❤️

#와타나베카오리 #가챠도감 #현익출판 @hyunik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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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호랑이
네주 시노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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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의붓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해온 피해자이며 생존자 네주 시노의 자전적 소설이면서 회고록이다. 읽는 순간 네주 시노가 되어 끔찍하고 잔인하면서도 도망갈 데 없는 그 폭력 앞에 함께 마주하게 된다. 불편하고 괴롭지만 책장을 넘기는 손을 멈출 수 없고 흐르는 눈물 역시 막을 수가 없었다. 많이 힘들었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책이고 여운이 오래 남아 마음 한 켠에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이다.

당장 찢어 죽여도 모자랄 가해자에 대한 초상부터 담담하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을까, 아님 상처를 극복해서일까? 단 한 번도 평정을 잃지 않고 담담하게 서술하는 그녀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고통을 이겨 내고 당당히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같다가도 역시 나의 기대이고 착각이었음을 깨닫는다. 극복이라거나 희망찬 결말은 없다. 그런 건 소설이나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영원히 순환되는 시간, 시시때때로 고개 드는 끝없는 고통, 지옥같은 악몽의 반복만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녀가 끝끝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 증언은 경험이 있는 그대로의 실상보다 못한 것이 되지 않게 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전락하거나 침묵으로 돌아가는 일을 막아 주기도 한다. 그래서 경험은 다른 이야기 속에서 다른 목소리로 다시 전해질 것이고, 이리저리로 돌고 돌 것이다. 그리고 호랑이, 우리에 갇혀 있던 다른 호랑이가 마침내 나오게 만들 것이다. 문학은 이 모든 걸 마침내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목표로 삼고 있지 않을까? (p.329)


집요하고 첨예한 고찰 끝에 도달한 그녀의 의지가 보이는 문장이었다. 고통받고 상처받은 작은 아이의 영혼이 마침내 밖으로 나오는 것. 트라우마로 가득 쌓인 인생에서의 정답은 없다. 정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더 나은 모습을 향해 나아가려는 그녀의 멈추지 않는 시도와 무의식적이면서도 악착같은 선을 향한 집념이 말로 다 못할 감동으로 다가온다. 지켜야할 소중한 존재, 자신의 딸의 눈을 바라보며 이제 누군가를 온전히 보호하겠다는 영역으로 발을 내딛는 그녀의 앞날에 온전한 행복이 가득하기만을 가슴으로 빈다.

⋱⋰ ⋱⋰ ⋱⋰ ⋱⋰ ⋱⋰ ⋱⋰ ⋱⋰ ⋱⋰ ⋱⋰ ⋱⋰ ⋱⋰⋱⋰ ⋱⋰

🔖34. 범죄자들 대다수는 자기네가 겪은 일을 용서받을 만한 것으로 만드는 이야기들을 지어냅니다.

🔖36. 책 제목은 <롤리타>지만, 롤리타라는 인물 자체는 사실상 언제나 부재한다. 독자는 그녀를 노리는 포식자의 시선을 필터로 삼아서 그녀를 본다. 그래서 롤리타는 그녀 자신으로 존재하는 적이 거의 없다.

🔖91. 언론은 우리를 드러내고 세상에 알리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역설적이게도 우리를 지워버리기도 한다. 언론에 보도되는 인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과 해석에 의해 변형되고 왜곡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115. 생존자의 신화를 믿는 건 실수이고, 불안의 원천이다. 그런 신화를 믿으면 시간이 선형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면서, 피해자가 고소인으로, 살아남은 사람으로, 만족하는 사람으로 나아간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사실 우리는 시간이 순환적이라는 것, 시간은 오고 가고 다시 돌아오기를 영원히 되풀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결말은 없다. 결말이란 그저 시나리오의 문제일 뿐이다.

🔖135. 내가 한 일이 아니라 남에게 강요당한 일을 매개로 존재한다는 것, 그건 지독한 악몽이었다.

🔖136. 마치 황소의 두 뿔을 잡고 겨루듯 정면으로 부딪쳐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계속 말하고 논증을 전개하여 그 황소가 진절머리를 내게 만들 것이다. 황소가 무너져 내릴 때까지, 황소가 나한테 그만하라고 애원할 때까지, 황소가 마침내 나를 가만히 내버려둘 때까지.

🔖257. 중요한 건 사람들이 우리를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사람들이 우리를 가지고 만들어 놓은 것을 우리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 하는 것이다.

🔖327. 피해자에게 그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하는 건 피해자에게 고통을 느끼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성적 학대 사건을 오직 당사자들하고만 관련된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피해자를 다시 피해자로 만드는 일일 수 있다.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것, 피해자가 자신이 겪은 일을 혼자 안은 채로 절대적인 고독 상태에 빠지게 하는 것, 그건 역시 공포 정치 체제세서 고문자들이 저지르는 행위이다.

#네주시노 #슬픈호랑이 #열린책들 @openbook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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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자 뱀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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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을 읽었다! 처음 접한 피에르 르메트르의 묻혀 있던 초기 작품. 이거 영영 묻혔으면 어쩔 뻔했냐고. 바쁜 탓에 시작 자체를 늦게 했는데 속속들이 올라오는 후기들처럼 한 번 들고 읽기 시작하면 날밤 새는 줄 모른 채 빠져들게 된다 이 말이야.

파리 한복판에서 부유한 거물 모리스 캉탱이 살해된다. 책은 범인을 추적할 필요 없이 처음부터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63세의 여성 킬러. 작고 통통하며 친절한 미소를 지닌 평범한 이웃 주민 같은 그녀 마틸드를 도대체 누가 의심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늙어감에 따라 불가피하게 따라 오는 기억력 장애로 예상치 못한 긴박감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물, 불 가리지 않는 잔인하고 표독한 마틸드의 행동은 긴장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휘몰아치는 전개와 기억 장애를 앓는 킬러라는 설정, 생생하게 살아있는 등장 인물들, 무자비함으로 눈 깜짝 할 사이 우후죽순 죽어나가는 사람들!!! 피비린내 나는 블랙 누아르를 보며 쾌감과 매혹을 느끼고 싶다면 당장 이 책 앞으로 오시라.

이 책은 1985년 집필한 르메트르의 첫 장르 소설이었지만, '더 이상 추리소설과 누아르 장르를 쓰지 않겠다'는 작별 인사를 머리말로 시작함으로써 그가 마지막으로 출간한 장르 소설이 되었다. 나는 이제서야 르메트르를 접했는데 벌써 작별 인사 받기 있기 없기... 그래서 이 글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마이 아쉽습니다.

덧. 주인공 때문인지 섬세한 표현력 때문인지 읽는 동안은 작가가 여성이라고 착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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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경찰은 삶 자체만큼이나 우연에 대해서도 그렇게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그리고 수사관의 역할은 의심을 품는 것이다.

🔖220. 물론 아주 오래 전의 일이지만, 그것은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였다. 그것은 단지 그녀가 젊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이 유용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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