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가벼운 나날 + 어젯밤 - 전2권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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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세트에 파우치 구성까지 구매했는데 너무 예쁘네요! 실물이 더 예쁩니다. 얼른 읽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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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못생기게 나오는 카메라
신이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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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을 쓰는 작업은 유난히 못생기게 나오는 카메라 앞에 나를 들이미는 과정과 다를 것이 없다. 어떻게 꾸며본들 그 꾸밈조차 우스워지기 딱 좋은 기제 앞에서 얼굴을 가리던 손을 내려놓는 기분이다. 물러날 곳이 없다. (p.11)

신이인 시인은 또 다시 유난히 못생기게 나오는 카메라 앞에 섰다. 꾸미려해봤자 오롯이 자신이 드러나는 글 앞에서 더 물러날 곳도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왠지... 즐기는 것 같다는 묘한 기분이 든다. 고된 일이지만 이렇게 또 자신을 드러내고 나면 이유 모를 홀가분함도 느끼게 될 것도 같고, 쓰기 전과 쓰고 난 후의 달라진 자신을 느껴보는 과정도 겪을 수 있을 것 같고. 글 쓰는 사람의 자기 고백은 일종의 특권일 수 있지 않을까. 덕분에 글 읽는 사람인 나는 이 사람의 일상에 녹아 있는 다정한 마음들에 위안도 받고, 공감도 얻고, 온기를 느끼고🖤

처음 읽을 땐 이 글들이 사랑 이야기가 맞나 싶었다. 두 번 접해 보면 또 다르게 와닿는다. 다양한 것들과 다양한 상황을 사랑으로 품고 사는 사람의 마음이 연하게 느껴진다. 지나고 보면 분명 못생기게 나왔던 그 사진들도 그 때의 추억으로 미화된다. 자신 있게 나를 그 카메라 앞으로 들이밀 수 있는 용기가 좋다. 그렇게 나는 또 신이인 작가의 세 번째 산문집도 손꼽아 기다리겠지. 요새 집중도 잘 안되고, 약간은 소란스럽던 내 일상에 잔잔한 시간을 전달해준 책이었다.

⋱⋰ ⋱⋰ ⋱⋰ ⋱⋰ ⋱⋰ ⋱⋰ ⋱⋰ ⋱⋰ ⋱⋰ ⋱⋰ ⋱⋰⋱⋰ ⋱⋰

🔖40. 어쩌면 생각에 힘이 있는 건 아닐까. 엄마의 그 생각이 주문처럼 내게 걸려 있다고도 상상해 본다. 어느덧 주문은 내 목소리로 들린다. 설령 세상 사람들이 전부 나를 싫어한다 해도 나까지 나를 싫어할 수는 없지. 어쩔 수 없지. 이 또한 무리해서 벗어난 존재의 생존본능이다. 나를 보호하는 건 내 마음이다.

🔖78. 누구에게나 이해받을 여지가 조금씩은 있게 마련이니까. 그 여지를 잘 발견하기만 한다면 불필요한 앙심을 품고 사는 일은 줄어든다. 그건 생활의 지혜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음식에 영양 성분표를 보고 건강한 것과 불건강한 것을 가려먹는 행위처럼.

🔖83. 다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보면 세상이 귀여워진다.

🔖124. 욕심이 없으면 사기 당할 일도 없다는 말이 언제나 옳은 건 아니었다. 귀하게 여기는 가치를 행간에 두었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가해자, 피해자의 관계도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걱정하기 때문에, 인간이라면 이같이 행동해야 한다고 믿기에, 인간이라면 설마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었기에...... 선한 감정과 신념을 밀어붙이려는 자세가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는 점에서, 예나 지금이나 세상 한 구석은 여전히 씁쓸해 보인다.

🔖177. 언젠가부터 사랑은 사치재 같다. 그런 건 여유있는 이들에게나 반응하다는 듯 우러러보고, 실속 없는 우아함에 지나지 않는다는 듯 얕잡아보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나는 그들을 글과 삶으로 설득시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크고 다양한 사랑 자본이 필요하겠다.

#신이인 #유난히못생기게나오는카메라 #에세이
#위즈덤하우스 @wisdomhouse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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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안주의 지금 마시러 갑니다 - 술맛 나는 노포부터 숨은 맛집까지 전설의 안주 열전
남형욱(소주안주) 지음 / 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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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좋아하는 거 한 가지만 제대로 파도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다양한 취미와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야기들 역시도 하나의 콘텐츠가 되기도 하는 세상!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콘텐츠화 해서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는 걸 지켜보는 일은 나 역시 즐겁다. 좀 더 열심히 덕질을 해보리라 다짐도 하게 되면서?

요근래 자꾸 술 이야기가 잦은 상황이라 살짝 민망한 것도 같지만 또 한편으로는 민망할 게 뭐 있나 싶다. 뭐 어때, 퇴근 후 술 한 잔 기울이며 심신의 피로를 푸는 것도 분명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될 수 있거늘! 술을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술을 좋아하고, 피로하지 않는 한 술자리를 즐기는 나에게는 군침 뚝뚝 떨어지는 책이었다. 서울 곳곳에 숨어 있는 술맛 제대로 나는 노포들과 맛집들. 서울 이야기만 있어서 매우 아쉽기도 했지만 첫 장부터 지방 사람들에게 사과의 말을 올리는 작가님의 인성에 아쉬움도 사르르. 서울서 일했을 때 이런 데 안 찾아 다니고 뭐 했나 몰러. 이 책이 매우 잘 돼서 전국각지편으로 출간되길 손 꼽아 기다려 본다. 특히 경남편을 부탁해요.

나이가 들면서 멋들어진 공간도 좋지만 어쩐지 노포가 주는 그 감성을 너무 사랑하게 됐는데, 내내 내 감성과 잘 통하는 작가의 글이라 신명나게 읽었다. 당장에 찾아가긴 어렵지만, 그 장소를 가보지 않았어도 보는 것만으로도 약간 충분해지는 마음도 들었다. '아, 이렇게 좋은 곳이 이렇게나 많구나!'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혼술 하러 들어갔던 어느 식당에서, 식당이 주는 에너지와 위로를 느끼고 일상을 소소하게 공유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시작에서는 아마 이렇게 책까지 출간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 같다. 무슨 일이든 좋아하는 일을 진심으로! 꾸준히 기록하고 가꾸다 보면 이렇게 경지(?)에 오르는 순간들이 오기도 하는구나 싶다. 꾸준함의 밑바탕에는 기본적으로 좋아함이 있어야... 아 그리고 체력도!

처음부터 핑클, 렉시, 지아 나오는 거 보니 이 분은 틀림없는 제 동년배입니다? 시작부터 이미 재밌다. 1병 2병~5병까지 나뉘는 챕터도 재미있고 장소를 소개하는 매 장 상단의 한 줄 문장을 읽는 재미도 있다. 장소 마무리에는 마무리마다 주옥같은 팁과 추천곡까지. 책 곳곳에 작가의 센스가 넘친다. 물론 기본적인 글솜씨도 좋고 위트까지 겸비하고 계신 분 같아 읽는 동안 마음이 편-안! 내 다음 서울 여행의 가져갈 목록 1은 이 책이 될 것 같다. 노포 투어 하고 싶다. 쿠쿠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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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바쁜 일상에 치여 기록을 망설인다면 미루지 말고 "이 아저씨도 하는데 나도 좋아하는 거 하나쯤 기록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해봐도 좋겠습니다. 거창한 이유는 필요 없어요. 좋아서 시작한 일은 생각보다 오래갑니다. 저 또한 좋아서 하는, 이 수요 없는 공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고단한 하루 끝에 기분 좋은 소주 한 잔의 위로가 늘 함께하길 바랍니다. 건강 잘 챙겨서 오래오래 함께 마시러 가요!

#남형욱 #소주안주 #지금마시러갑니다 #클 @book_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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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과 예술가
알렉상드르 라크루아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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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현대 작품에서 술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이러한 사태의 원인과 의미를 밝히는 게 이 책의 목적이라 말하며 시작하는 책. 생각했던 것보다 진중하고 고찰적인 글이었다.

알코올에 잔뜩 취해 담배 연기를 뿜어대며 삶에 대한 애증을 낱낱이 파헤쳐 온 예술가들의 이미지란 누구나 떠올리기 쉬운 예술적 이미지의 하나다. 알코올은 예술가들에게 반드시 필요한가? 일반인보다 예술가에겐 좀 더 관대하고 포용적인 느낌을 주는 알코올은 그간 예술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책은 그어떤 명확한 해답없이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유명 예술가들의 일화와 그들에게 알코올이 각각 어떤 의미였는지를 담담하게 조명한다. 어떤 예술가들에겐 자기 파괴의 수단이자 회피의 도구였고, 또 어떤 예술가들에겐 자신의 깊은 감정을 증폭시키는 신비로운 열정으로써 술을 이용하기도 했다.

술을 내리 이용하던 예술가에게도, 술에 빠져 사는 예술가를 바라보는 대중들에게도 술이 주는 신비로운 마력이 통하던 때가 있었음을 확인했지만 과연 현대에까지 그 마력이 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는 작가의 말처럼 시대가 변했고, 시대 속에서 술이 예술에게 끼치는 영향 역시 변한다. 그 결과는 결코 허무하다거나 당연하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그저 술이 예술에, 그리고 예술가에게 끼친 막강했던 시절을 담담히 훑고 지나온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한 세기의 문학이나 예술 작품을 알코올과의 관련성에 초점을 맞춰 탐구한 글이라 색다른 지적 쾌감을 주기도 했다. 글의 한 장면, 그림의 일부분을 '이런 시선으로도 바라볼 수 있겠구나' 깨닫기도 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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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최선책은 시간의 무게를 느끼지 않고 권태로부터 달아나는 것이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한 가지 해결책밖에 없다. 항상 취해있는 것이다. 신은 자신의 시적 공감에 매말라 가는 걸 보지 않기 위해 현실과의 괴리를, 현실로부터 유리된 상태를 항구적으로 유지해야만 한다.

🔖35. 출세를 포기하고 자신을 파괴하는 인간이 한심한 작자인지, 아니면 실용적 차원이 아닌 신비로운 열정으로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는 특출난 예술가인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바알이 산 삶의 가치에 대해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것이다. 외부의 관찰자는 그의 삶의 밑바닥까지 가닿지 못한다.

🔖55. 이처럼 프랜시스 베이컨은 술을 마신 다음 날 오전에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블롱댕의 표현에 따르자면 그것은 '끝없는 재활'이었다. 이는 삶을 향한 그의 예외적이고 역설적인 탐욕의 표출이다. 곰곰이 살펴보면 숙취는 예술가에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준다. 숙취는 그에게 일종의 저항을, 생리적 도전을 내건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기에 자신의 기교만 믿고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59. 누구도 자신이 무엇을 생각할지 선택하지 못하며, 자아는 다면적이고 파악하기 힘들며, 심리적 삶을 통제한다는 건 완전한 허구다.

🔖87. 부코스키의 말에 따르면, 삶을 견딜만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조롱과 우울 섞인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아야 하고, 진지한 감정이나 진지한 말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하며, 오히려 자기 삶을 염탐하는 스파이가 되어 흐르는 시간 속에서 목구멍과 음부를 잠깐이나마 충족시키는 것보다는 그 어떤 것도 얻어낼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144. 보들레르는 인간의 내면에 무한을 향한 취향이 있어 그것이 인간을 부추겨 일상으로부터 탈출하도록, 음울한 삶의 조건들로부터 달아나도록 내몰기에 인간에게는 술과 마약이 주는 취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렉상드르라크루아 #알코올과예술가 #을유문화사 @eul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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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이지수 옮김 / 디플롯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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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독특하고 기발하면서도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

기묘하고 몽환적이지만 분명 어딘가 애틋하고 따뜻한 정서가 느껴지는 단편 14편이 수록되어 있다. 슬렁슬렁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초반의 시간이 지나 중반부 쯤 들어서니 단편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고, 후반부로 갈수록 나는 이미, 이 거대한 세계관 속에 오도가도 못한 채 깊숙이 빠져버렸다는 걸 깨닫고 기겁하게 된다. 즐거운 기겁! 와! 어떻게 이런 상상을...

인류라는 종이 결국 멸종의 길을 걷게 되는 수천 년의 시간 그 뒤의 이야기. 아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어머니'라는 존재가 아이들을 키운다.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의 껍데기가 벗겨지는 순간을 작가는 친절히 말미에 넣어 놓았고, 단편으로도 손색없고, 모든 이야기가 맞물리며 하나의 거대한 장편 이야기로도 충분한 색다른 이야기가 탄생한다.

인간이 최상위 포식자이던 시대는 이미 끝났지만, 인류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못한 존재들은 진화론에 기대어 다양한 인류들이 다시 번성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이 책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책에 여러 번 반복되어 나오는 문장이 말해준다. "인간은 어째서 자신과 다른 존재를 용납하지 못하는 걸까?(p.124)"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혐오감과 이질감. 이대로라면 소설에서 말하듯이 결국 소멸을 향해 갈 수밖에 없는 거 아닐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소멸과 끝. 모든 이야기가 그 어두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무겁거나 어둡지 않았다. 이 거대한 세계 속에 빠질 기회가 주어져서 좋았다. 기묘하지만 따뜻하고 매력적인데다 인간적인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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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유전자가 같아도 환경이나 수많은 우연에 따라 우리는 조금씩 다른 우리가 되니까.

🔖119. "인류는 이제 시라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야곱이 중얼거렸다.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었던 남자, 야곱 오닐.
"그건 아주 먼 옛날부터 인간들이 이미 해온 말이야."
"아니, 사실 그들은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어."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리도 태평하게 큰 전쟁이며 테러며 오염 물질 확산 같은 걸 끝도 없이 해댈 수 있었겠어. 낙관적이기도 하지."

🔖124. 그나저나 인간은 어째서 자신과 다른 존재를 용납하지 못하는 걸까?

🔖133. 내 동기화 능력을 아는 몇 안 되는 주위 사람들이 어쨌거나 나를 두려워했다는 사실을, 나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다름 아닌 내가 소년을 두려워한 것이다. 내 본능이 소년의 이질성을 용납하지 못했다.

🔖159. 나의 내일과 너의 내일이, 또 그다음 내일도, 그다음다음 내일도 이렇게 쭉 붙어 있으면 좋겠다.

#가와카미히로미 #큰새에게사로잡히지않도록 #디플롯 @dplot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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