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순간, 스페인 여행의 발견 2
송준호 지음 / 도트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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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울리는 좋은 구절이 너무 많아서
읽다가 멈추고 쓰다가 또 읽다가 멈추고 쓰다가를 반복했다.

하늘을 찍는 사진 작가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을 쓴 글.
자신만의 프로젝트로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왜 이 길을 걷게 됐는지, 꿈은 무엇인지 물으며
함께 걷고 생각하며 우정을 나누는 시간을 보낸 글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사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래서 역시 꿈 꿔본 적도 없는 미지의 세계였지만
글을 읽는 내내 궁금증이 밀려 왔다.
제 각각의 이유로 순례길을 찾은 사람들.
작가 못지 않게 깜짝 놀랄 이유들도 간혹 있었고
그들이 품고 있는 '꿈'에 대해서도 놀라운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누군가 나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온다면
나는 지금 이 순간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순례길 위의 사람들은 자기가 품고 있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각각의 이유들로 길 위에 올랐지만 작가가 길 위에서 만난 모두는
강인하고 따뜻해 보였다.

책을 읽는 중간에 계속 작가에게 질문을 던지는 나를 떠올렸다.
무슨 이유로 순례길에 오르게 되었는지
작가 당신의 꿈은 무엇인지 나도 묻고 싶었다.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작가가 걷는 길에 오른 정확한 이유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작가의 꿈은 아마도,
주변에 따뜻함을 나누며 타인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
애초에 가졌던 꿈이든,
순례길을 걸으며 깨달음을 통해 얻게 된 꿈이든
분명 자신만의 반짝이는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란 게 느껴졌다.
글도 멋진데 중간중간 멋진 사진들까지!
읽는 내내 힐링했다.

📘📘📘

🔖6. 많은 사람이 시작점부터 목적지까지 걷기보단 각자의 상황에 맞게 이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꿈이란 게... 한 번에 이뤄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제가 계속 말했잖아요. 일단 길 위로 가서 걸어 보기만 하라고요.

🔖17. 우리는 세상에 유일한 존재라는 걸 스스로 다 알면서도 사회 속에서 살다 보면 인생의 방향이 타인에 맞취진 길로 바뀌기도 해요. 주변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대다수와 다른 길을 걷는다는 것에 대해 용기가 부족한 거겠죠. 이젠 사회가 및 하는 모습으로 맞춰가며 살아가는 게 당연시되어버린 현실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내 삶의 주체는 나인데, 그 주체가 혼들리거나 모호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저를 포함한 현대사회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현재 우리의 선택이 틀리진 않았는지, 정말 내가 원하는 인생의 모습이 현재의 모습인지 다시 한번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함부로 누군가의 인생이 맞고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다시 한번 내가 걸어 왔던 길과 지금 걷고 있는 길에 대해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죠.

🔖67.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즐거워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지금까지 감겨 있던 눈이 떠지는 느낌이에요.

🔖68. 나중에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일단 지금은 돈을 번다는 말을 되뇌지만, 서글프게도 우리는 점점 '적당히'의 기준을 상실하고 욕심이 욕심을 낳는 굴레에 빠져든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삶의 우선순위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그저 멋쩍은 미소로 소싯적 추억이 담긴 한 페이지를 보듯 흘려 넘기기도 한다. 우리 모두 다가올 내일의 자신을 알 수 없다. 하지만 혹시나 꿈이 있거나 앞으로 꿈이 생긴다면, 조금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더라도 부디 그 꿈을 위해 길을 걷는 이유를 잃디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게 된 하루였다.

🔖79. 견뎌내지 못한다면 나의 그릇에 넘치는 욕심이기에 비워야 하고, 견뎌낸다면 내가 감내할 수 있는 크기의 욕심일 테니. 태생적으로 비교적 큰마음의 그릇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의 그릇이란 완제품의 도자기 그릇과는 다르게 완성된 상태가 아니니 노력으로 조금씩이라도 크기를 키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126. 만약 목적지 없는 길을 걷는 것이 우리의 삶과 닮았다면, 하루하루를 그저 숨만 쉬며 신아간다면. 감히 상상해 본다. 매 순간 불안에 휩싸인 채, 없는 목표를 애써 만들어가는 데 전념하지 않을까? 또 생각해 본다. 왜 목표가 없다는 것을 불안해할까?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불안한 거지? 언제부터 우린 뚜렷한 목적과 꿈이 있어야 행복한 삶이라 치부했던 걸까. 목적이 뚜렷한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 존재할 텐데 말이다.

🔖131.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그리고 나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게 있다면 이 사회는 암묵적으로 사람을 강압한다는 거예요. 마치 삶의 길을 정해놓은 것처럼 말이죠.

🔖230. 나는 항상 같은 곳에 있지만,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느냐에 따라 매일 새로운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258. 다만 그저 나라는 존재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나에게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그에 반응하는 나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이것이 이해의 시닥이고 받아들임으로 가는 과정인 것 같다고.

#송준호 #네번째순간스페인 #도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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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 강화의 자연 속에서 삶을 그립니다
김금숙 지음 / 남해의봄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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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봄날 출판사에서 나온 책 중 두 번째 접하는 책이다.
첫 책은 캐나다 국민 작가 모드 루이스의 아트북 [모드의 계절]. 책의 느낌이 좋으면 출판사에 대한 이미지까지 좋아진다. 두 번째 책이 바로 이 책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이다. 두 권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 출판사는 참 따뜻하고 자연친화적인 감상의 책을 펴내는 듯하다. 사실 이번 책으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또 있는데 바로 이 책을 쓰고 그리신 작가 "김금숙" 님이다. 낯선 이름의 작가님이었는데 만화계의 오스카 상인 '하비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고 20여 개 나라의 언어로 번역 출간된 책도 다수였다. 그래픽 노블이라는 생소한 분야의 작가님으로 이 책 곳곳에도 소개가 나온다. 그래픽 노블 장르는 아트 슈피겔만의 [쥐]로 겨우 접했는데 상당히 고난이도의 작업량이 필요할 대단한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은 그래픽 노블은 아니고 김금숙 작가의 프랑스에서 예술 공부하던 시절과 강화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여 남편과 반려견들과 함께 하는 일상을 소소히 풀어낸 에세이다. 우리 주변 곳곳에는 성공과 열정을 외치며 자기계발만이 단 하나의 목표인 듯한 삶도 많은데 번잡함 없는 시골로 들어가 새로운 삶을 꾸리는 작가의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작가님의 상황이라면 도심에 살면서 영광을 누리며 떠들석하게 살고 싶을 것 같은데 작가는 태어난 고향과 비슷했던 시골 마을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다양한 사람이 있듯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할 것이다. 누군가는 오늘도 시간을 쪼개가며 밤을 새며 성공 궤도에 한 발을 들여놓기 위해 아낌없이 날을 보낼 것이며 또다른 누군가는 사계절을 느끼며 흐르는 대로 그냥 시간을 흘려 보내기도 하겠지. 최선을 다하는 삶 가운데서도 흐르는 시간을 눈에 담고 가슴에 품으며 조그만 정이라도 이웃과 나누 삶을 지속하는 것에 대하여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가 펴낸 책들을 둘러 보면 사회 이슈가 되는 묵직한 사건들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것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상처'에 대해서 깊이 탐구하고 소리내어 알리려는 작가의 책들을 찾아 읽어야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나는 가치가 무엇인지 작가님은 분명 알고 계신다. 나는 독자로서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작가님을 응원하는 마음 한 줌 가슴에 품고 열심히 읽는 수밖에. 따뜻한 글과 그림이 참 좋았다.

📘📘📘

🔖54.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마음의 문제이기도 하고 햇살 덕분이기도 하다. 산책은 자아와 만나는 축복의 시간이다. 산을 오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저 풍경 때문이리라.

🔖64. 나무 아래 있으니 아무리 멋진 나무여도 나무를 볼 수가 없구나. 적당한 거리에서 보이는 옆집 소나무는 훨씬 작지만 그 모양과 색을 볼 수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나무이고 적당한 거리에 있어도 또한 마음이 없으면 보지 못하리라.

🔖171. "캐리커처 한 장 그려 주세요."
마치 물 한 잔 달라는 듯이 사람들은 요구했다. 지금의 그림을 그리기까지 작가들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간 공을 들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책이 아닌 아무 종이나 내밀며 캐리커처를 그려 달라고 한다. 이런 '문화'는 어디서 와서 어떻게 정착하게 된 걸까.
최근 대한민국에는 동네 책방이 많이 늘었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만화가는 신작을 내면 사인회할 기회가 거의 없다. 책을 내도 낸 것 같지가 않다. 책이 출간된 순간만 잠시 반짝하다가 다른 신간에 묻힌다. 북토크나 사인회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또 이 기회는 홀로 작업하는 작가들이 유일하게 자신의 작업실에서 나와 독자와 소통하는 시간이다. 강의에 나가지 않고 작업에만 집중하는 작가는 더 그러하다. 책방에서는 책에 사인을 한다. 하지만 행사를 할 때는 아직도 구겨진 종이를 내미는 사람이 있다. 쉽게 얻은 그림은 휴지 조각처럼 버려질 게 뻔하다.

🔖178. 강화에 살면서 굳이 어디를 가지 않아도 천지에 널린 것이 봄이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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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인간관계 - 부자가 만나는 사람, 만나지 않는 사람
스가와라 게이 지음,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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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다! 껄껄
게다가 인간관계에 대한 쉬어가는 타이밍도 필요하던 찰나
좋은 책을 만나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거창하게 부자가 되는 방법 같은 이야기는 없다.
책의 전반에 관해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으며 꽤나 공감간다.
물론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만 한다면
무조건 부자가 될 것이다!는 아니더라도
좀더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하며 스트레스를 주는 관계를
적당히 정리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삶이 풍요로울 것이고 그로인해 운명이 조금은 달라질 수도 있는 법!

사람들과 관계 나누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며
미처 인식하지 못한 작은 변화들만으로도
그 사소했던 선택의 순간들이 나중에 어떤 결과로 발휘될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책을 쓴 사람은 스가와라 게이는 프리랜서 편집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부와 성공을 거머쥔 사람들과 가까이에서 지내면서
그들의 인간관계에 집중하게 되고
'부를 가져다주는' 인간관계의 비법을 탐구하고 분석하여
이 책에 눌러 담았다.
이왕이면 곁에 두어야 될 사람과
어지간하면 거리를 두고 피해야 할 사람.
큰 챕터 7가지로 글을 나누었고
그안에서 또 세세하고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을 한다.

1. 인간관계야말로 성공과 행복의 열쇠다
: 사람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스트레스의 50%이상이 관계 때문이라고 한다. 좋은 관계를 맺고 나와 맞는 사람과 맞지 않는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겠다.

2. 부자들은 특별한 눈을 가졌다.
: 일상에서 배어나오는 사소한 태도나 소통하는 자세만 보아도 상대의 인격을 어느정도는 알 수 있는 법이다. 진심을 항상 표현하고 말의 기술도 익힐 필요가 있다.

3.부자들의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산은 시간. 눈에 보이지 않고 만져지는 것도 아니라 쉽게 생각하게 되는 시간의 중요성은 일일이 말하기도 입 아픈 법. 이 책에서는 지각은 범죄라고 강력하게 이야기한다. 새겨 듣기.

4. 부자들은 스펙을 보지 않는다.
: 스펙이라는 결과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게 사실 제일 쉬운 방법이다. 그나마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부자들은 남다른 기준점을 둔다. 그 역시 앞에서 이야기하는 관계라는 틀 안에서의 일상적 태도나 소통 방식, 도전 정신등을 꼽는다.

5. 부자들은 돈을 접어두지 않는다.
: 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늘 고민하고 써야할 때와 쓰지 말아야 할 때를 명확히 파악한다. 이 챕터에서 '가성비와 싸구려를 구분할 줄 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언뜻 혼동하기 쉽지만 싸구려를 싸게 산 것은 가성비가 좋은 게 아니라는 말에 조금 놀랐다. 싸게 샀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충동구매는 결국 손해일 뿐이라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겠다.

6. 부자들은 적당한 거리를 둔다
: 관계 속에서도 상황과 감정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를 건 잘라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부부와 가족 사이에도 온전한 나만의 거리가 필요한 법인데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다. 적당한 거리를 지키자.

7. 부자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 혼자여도 외롭지 않다. 결국 모든 관계의 시작은 나 자신으로부터! 잘 먹고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기고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추구하자. 나로서의 버팀목을 든든하게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결국 책은 소통과 관계를 이야기하고
피해야 할 사람과 만나야 할 사람을 알려주는 지침서인 동시에
나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내가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아야 도움이 되는지를 언뜻 알려준다.
남을 바꿀 수는 없고 나 자신은 변해갈 수 있으니까.


+12. '밀접'이 주는 위험은 인간관계에서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람을 사귀는 것은 공적인 자리뿐만 아니라 사적인 자리에서도 새로운 행동 규범이 될 것이다.

+32.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처럼 사소한 계기로 만나 인간관계를 맺게 되는 것도 사실은 깊은 인연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인간관계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인간관계는 매우 섬세한 것이어서 조금이라도 부주의했다가는 어이없이 깨지기도 한다. 그래서 중요한 인간관계는 필사적으로 소중히 지켜야 한다. 과한 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55. 사람의 평가는 이런 사소한 일들이 쌓여서 정해진다.

+57. 능숙하게 대화하려면 자신이 듣고 말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어야 할까? 5 대 5일까? 아니면 3 대 7 정도일까? 둘 다 정답은 아니다. 무려 듣기가 90%, 말하기가 10%다. 대부분 상대가 말하게 하는 것이 능숙한 대화법이라는 뜻이다.
대다수는 이보다 두세 배 많이 이야기한다. 내일부터는 말하고 싶은 기분을 꾹 억누르고 듣는 데에 좀 더 무게를 두자. 실제로 이 정도 비율로 대화해야 상대방은 듣고 말하는 비율을 5 대 5 정도로 인식한다고 한다. 사람의 심리는 그만큼 자기중심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103. 누구나 처음부터 지각하겠다는 마음을 갖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지각을 하게 된다면 자신으로 인해 거북해진 분위기를 보며 이후로는 더욱 조심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각을 반복하는 사람은 자기 관리가 안 된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116. 휴대전화의 무제한 통화 요금제나 인터넷 접속만 된다면
돈이 들지 않는 모바일 메신저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무심코 시작한 대화가 속절없이 길어지는 일이 종종 생긴다. 물론 긴 통화를 했더라도 '아,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라고 생각된다면 그 시간은 가치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시간이 흘러 갔네'라고 후회가 밀러온다면 시간 도둑에게 내 시간을 빼앗겼다고 맹렬히 반성하는 편이 났다.

+169. 이상적인 인간관계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주고받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한쪽은 받기만 하고 다른 한쪽은 주기만 한다면 균형이 맞지 않는다. 주고받는다는것은 물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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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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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정말 너무 좋았다.
책을 처음 받아보고 두께에 아주 살짝 놀라긴 했지만
책의 두께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몰입이 잘 되었고
대하소설 특성상 분명히 지루하고 느려지는 전개에
속도가 떨어질 만도 한데 끝까지 지루함 따위 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한국계 미국인이 작가가 쓴 책으로
영어로 책이 출판되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다.
이렇게 한국적인 소설이
전세계에 뻗어 나가는 글이 될 수 있다니 왠지 가슴이 벅차다.
백범 김구 선생님들 도와 독립 운동을 펼치셨다는
작가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어린 시절부터 듣고 자라,
이 글을 쓴 밑바탕이 된 것 같았다.


소설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의 모습까지 보여주지만
역사적 사건이나 실제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그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인간의 모습과 내면을
더 생생하게 전달한다.
격동의 시대에서 주인공들의 삶의 이야기는
슬픔도 분노도 있고 기쁨과 즐거움도 있다.
등장인물 모두가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다.

눈 덮인 산에서 길을 잃은 일본 순사의 목숨을 구해준
사냥꾼의 일화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일로 일어나게 되는 미묘한 일들이 시간의 흐름을 타고
결국 우리 모두는 이어져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사소한 선택이 불러오는 사건들이 돌고 돌아
현재를 이루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
사냥꾼에게 고마웠던 일본 순사가 증표로 남겨준 물건이
한때는 사냥꾼의 아들의 목숨을 구하게 되고
시간이 더 지나서는 그 물건으로 인해
또다른 오해가 발생하여 최악의 상황까지 몰고가는
아이러니한 삶의 모습에 황당하고 허탈하여 웃음이 났다.
마찬가지로 친일에 앞장서며 한평생 평탄한 삶을 누리던 김성수가
친구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태극기를 찍어냈던 일로 인해
목숨을 구하는 모습을 보고 또 한번 당혹스러웠다.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알고 하는 선택은 많지 않을 것이고
알고서 선택한다고 해도 당장 눈앞의 결과만으로는
모든 걸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마 그때의 시대 상황에서는 지금보다 더 허무하고
이해 못할 일들이 많았음이 이 소설속에서도 자명하게 드러난다.

그속에서도 빠질 수 없는 사랑과 우정, 가족의 정의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계기가 된다.
등장인물 모두가 결과적으로 봤을 때
최선의 선택을 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그때 그가 이랬더라면, 하고
자꾸 다른 선택지의 상상을 멈출 수가 없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인물들이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우리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는 소설이다.
우리 모두의 삶은 모두 살아볼 만한 것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해주고 사랑이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에.

다산 출판사 책은 진짜 믿고 본다. 무조건 강추!

●78. 가장 놀라운 사건들은 아무도 눈치 챌 수 없이 작은 바늘 하나가 떨어지듯 시작하여 꼬리를 물고 연쇄한다.

●144. 과거의 가장 좋은 점은 그것을 이미 지나쳐 왔다는 것이다.

●152. 정호가 그 여자아이를 반히 쳐다보고 있는데, 그가 바구니에서 코스모스 한 송이를 집어 들더니 환하게 웃으며 정호의 얼굴을 향해 그 꽃을 던졌다. 얼굴 위에 부드러운 꽃잎이 떨어지는 순간, 정호는 저 아이가 자신에게 일부러 장난을 치고 있다는 생각에 공포와, 그리고 똑같은 이유로 환희에 빠져들었다. 그의 놀란 마음을 눈치챈 미꾸라지와 영구가 웃음을 터뜨리며 사정없이 놀려대는데도 정호는 그게 전혀 짜증스럽거나 거슬리지 않았다. 정확히 무엇인지는 그
자신도 아직 알지 못했으나, 어떤 경이로운 것에 대한 의식이 그의 가슴속 깊이 들어왔다.

●153. 삶이 꾸준한 전진의 과정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태도는 젊음 특유의 요건이다.

●162. "내가 어른이 되면 이것보다 백배는 더 좋은 걸 너한테 갖다줄 거야." 정호가 옥희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건 바로 그런 모습 때문이었는데, 그가 평생 벌 수 있을 만한 것보다 더 값진 것을 주겠다고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는 그 당당한 자신감이 옥희의 눈에 들었던 것이다.옥희에 비하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그럼에도 정호는 절대로 비굴해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결코 자신의 상황을 탓하거나 과거를 후회하지 않았다. 마치 텅 빈 그릇 같았으나,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다. 씨처럼 떨어져 내린 곳에서 멀리 탈출하기는 힘들 테지만, 갇힌 존재가 되기를 스스로 거부했다는 그 단순한 이유만으로 정호는 충분히 행복할 거라고.

●172. 성수의 도덕적 해이함은 단이에게 일종의 여지를 주는 것이었지만 동시에 그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명보의 청렴하고 정직한 태도는 다가갈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게 했으며, 그래서 그를 더위 존경할 만한 인물로 보이게 했다.

●192. "글쎄, 최소한 그러면 우리 모두가 파괴되는 일은 없겠지. 이름뿐인 독립과 실질적인 번영 중에서 과연 어느 쪽이 더 중요하겠나? '독립'을 이룬디는 명목 아래 전 국민의 절반이 목숨을 잃고 만디면, 싸움의 근본적인 목적이 무너지는 꼴 아니겠어? 자네는 죽음 따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초연하게 행동하지만, 우리가 이런 악전고투를 감행하는 것도 결국 살자고 하는 일이잖아. 안 그래?"

"맞아, 나는 죽는 것쯤은 상관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자네처럼 우리의 저항이 모두 헛되다고 보진 않아. 자네가 지금 우리에게 주는 도움은 진정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사의 마음으로 받고 있네. 하지만 나는, 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다른 사람들은....으니가 하는 운동의 목적은 그저 멸종을 피하려는 게 아니라 정의로운 일을 하는 거야.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결정하는 것은 진정으로 논리의 영역 밖에 있어. 내 행동 방식을 이해해 주리라 기대하지는 않겠네. 나는 그저 내 영혼이 시키는 걸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지."

●211. 옥희가 팔을 뻗어 정호의 손을 잡았다. 옥희의 손가락 끝이 닿는 순간 정호는 팔 전체에 별똥별이 튀는 느낌이었다. 정호는 옥희에게 말하고 싶었다. 내 머릿속에는 언제나 네가 있다고. 마치 집이라도 되는 양, 넌 아예 그곳에 눌러앉아 살 수도 있을 거라고.

●512. 아무도 믿지 말고, 불필요하게 고통받지도 마. 사람들이 하는 말 드니에 숨겨진 진실을 깨닫고, 언제나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

●513. 호랑이만큼은 정말이지 놓치고 싶지 않아. 일본에는 그처럼 사나운 맹수가 없거든. 영토로 따지면 우리가 훨씬 더 큰 나라인데도 말이야. 이 작은 땅에서 어떻게 그리도 거대한 야수들이 번성할 수 있었는지 신비로울 따름이야.

●603. 삶은 견딜 만한 것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 사랑이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에.


#김주혜 #작은땅의야수들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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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의 여행
국지승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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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보는 나이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에 읽은 짧은 그림책 역시 마찬가지다!
울림을 줄 수 있다면 어린이에게든 어른에게든
얼마든지 추천할 수 있는 책이 되겠다💚

쓰고 그린이는 국지승 님으로
[앗 따끔], [엄마 셋 도시락 셋], [아빠 셋 꽃다발 셋]등을 펴낸 그림책 작가님!
[바로의 여행]에는 그림책 작가 다영씨가 나오고
그녀가 그리고 쓰는 책의 주인공이 바로 '바로'이다.
책 속의 책이라는 점도 신선하고 색다르다.
그림속에서 바로는 항상 달리기 1등을 하던 달리기 왕이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바로는 달리기를 멈추게 된다.
달리기를 멈추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바로의 여정을 그린 작품.

"왜 달려야 해요?!"
"모두가 달리잖아!"

심장이 잠시 쿵!했다.
달리기가 갑자기 싫어진 '바로', '바로'를 다독이며 이끌어주는 다영씨도
바로가 잘 되길 바라서 계속 재촉하고 끌어온 것일 텐데!
물론 서로가 서로를 위하지만, 결국 서로의 진정한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한 것은 아닐까.
바로가 여행을 떠나며 찾은 진실은
모두가 가는 길이라고 해서
억지로 발맞춰 가야 할 일이 아니라
나의 길은 내 스스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역시 속도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겠지.

다영씨와 바로의 앞날을 응원한다.
바로의 시리즈가 나오길 조용히 바라본다 🖤

#국지승 #바로의여행 #창비 #창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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