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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순간, 스페인 ㅣ 여행의 발견 2
송준호 지음 / 도트북 / 2022년 9월
평점 :
마음을 울리는 좋은 구절이 너무 많아서
읽다가 멈추고 쓰다가 또 읽다가 멈추고 쓰다가를 반복했다.
하늘을 찍는 사진 작가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을 쓴 글.
자신만의 프로젝트로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왜 이 길을 걷게 됐는지, 꿈은 무엇인지 물으며
함께 걷고 생각하며 우정을 나누는 시간을 보낸 글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사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래서 역시 꿈 꿔본 적도 없는 미지의 세계였지만
글을 읽는 내내 궁금증이 밀려 왔다.
제 각각의 이유로 순례길을 찾은 사람들.
작가 못지 않게 깜짝 놀랄 이유들도 간혹 있었고
그들이 품고 있는 '꿈'에 대해서도 놀라운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누군가 나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온다면
나는 지금 이 순간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순례길 위의 사람들은 자기가 품고 있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각각의 이유들로 길 위에 올랐지만 작가가 길 위에서 만난 모두는
강인하고 따뜻해 보였다.
책을 읽는 중간에 계속 작가에게 질문을 던지는 나를 떠올렸다.
무슨 이유로 순례길에 오르게 되었는지
작가 당신의 꿈은 무엇인지 나도 묻고 싶었다.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작가가 걷는 길에 오른 정확한 이유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작가의 꿈은 아마도,
주변에 따뜻함을 나누며 타인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
애초에 가졌던 꿈이든,
순례길을 걸으며 깨달음을 통해 얻게 된 꿈이든
분명 자신만의 반짝이는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란 게 느껴졌다.
글도 멋진데 중간중간 멋진 사진들까지!
읽는 내내 힐링했다.
📘📘📘
🔖6. 많은 사람이 시작점부터 목적지까지 걷기보단 각자의 상황에 맞게 이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꿈이란 게... 한 번에 이뤄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제가 계속 말했잖아요. 일단 길 위로 가서 걸어 보기만 하라고요.
🔖17. 우리는 세상에 유일한 존재라는 걸 스스로 다 알면서도 사회 속에서 살다 보면 인생의 방향이 타인에 맞취진 길로 바뀌기도 해요. 주변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대다수와 다른 길을 걷는다는 것에 대해 용기가 부족한 거겠죠. 이젠 사회가 및 하는 모습으로 맞춰가며 살아가는 게 당연시되어버린 현실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내 삶의 주체는 나인데, 그 주체가 혼들리거나 모호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저를 포함한 현대사회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현재 우리의 선택이 틀리진 않았는지, 정말 내가 원하는 인생의 모습이 현재의 모습인지 다시 한번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함부로 누군가의 인생이 맞고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다시 한번 내가 걸어 왔던 길과 지금 걷고 있는 길에 대해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죠.
🔖67.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즐거워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지금까지 감겨 있던 눈이 떠지는 느낌이에요.
🔖68. 나중에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일단 지금은 돈을 번다는 말을 되뇌지만, 서글프게도 우리는 점점 '적당히'의 기준을 상실하고 욕심이 욕심을 낳는 굴레에 빠져든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삶의 우선순위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그저 멋쩍은 미소로 소싯적 추억이 담긴 한 페이지를 보듯 흘려 넘기기도 한다. 우리 모두 다가올 내일의 자신을 알 수 없다. 하지만 혹시나 꿈이 있거나 앞으로 꿈이 생긴다면, 조금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더라도 부디 그 꿈을 위해 길을 걷는 이유를 잃디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게 된 하루였다.
🔖79. 견뎌내지 못한다면 나의 그릇에 넘치는 욕심이기에 비워야 하고, 견뎌낸다면 내가 감내할 수 있는 크기의 욕심일 테니. 태생적으로 비교적 큰마음의 그릇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의 그릇이란 완제품의 도자기 그릇과는 다르게 완성된 상태가 아니니 노력으로 조금씩이라도 크기를 키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126. 만약 목적지 없는 길을 걷는 것이 우리의 삶과 닮았다면, 하루하루를 그저 숨만 쉬며 신아간다면. 감히 상상해 본다. 매 순간 불안에 휩싸인 채, 없는 목표를 애써 만들어가는 데 전념하지 않을까? 또 생각해 본다. 왜 목표가 없다는 것을 불안해할까?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불안한 거지? 언제부터 우린 뚜렷한 목적과 꿈이 있어야 행복한 삶이라 치부했던 걸까. 목적이 뚜렷한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 존재할 텐데 말이다.
🔖131.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그리고 나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게 있다면 이 사회는 암묵적으로 사람을 강압한다는 거예요. 마치 삶의 길을 정해놓은 것처럼 말이죠.
🔖230. 나는 항상 같은 곳에 있지만,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느냐에 따라 매일 새로운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258. 다만 그저 나라는 존재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나에게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그에 반응하는 나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이것이 이해의 시닥이고 받아들임으로 가는 과정인 것 같다고.
#송준호 #네번째순간스페인 #도트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