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평점 :
표지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 책
요새는 책 표지도 경쟁력이라고 느껴진다!
하쿠다 사진관은
제주 방언으로 하겠습니다 사진관
뭐든 잘! 촬영해 주는 사진관이라는 이야기다.
사진관 사장님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에 빠져
갑작스레 사진관에 취직하게 된 제비도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사진관에 엮인 일상을 담담한 어투로 풀어낸다.
각각의 일상들이 모여 아름답게 반짝이는 제주의 풍경과 맞닿아
제주 여행 뽐뿌가 엄청나게 오므로 주의할 것!
인물 하나하나가 매력있지만
사장님과 양희의 관계나
제비가 제주도에 발을 내리기 전 과거 상황 묘사들이
조금 생뚱맞게, 갑작스럽다는 느낌으로 다가온 것도 사실이다.
좀더 긴 서술을 원하는 나 ㅋㅋㅋㅋㅋㅋ
제주의 풍경과 그속에 들어있는 정감 있는 제주 사투리를 듣는 것도 즐거웠다.
하쿠다 사진관을 읽으면서 여기저기 치이지 않는
조용한 휴가를 보내야지 했는데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어디든 여행이 가고 싶어져서
마음이 바빠진다!
왠지 정말 실재할 것만 같은 사진관과 주인공들 💙
크나큰 반전이나 감동이 있는 건 아니지만
잔잔하고 소박한 일상의 모습과 같은 소설이다.
🔖142. 어떤 사람들은 돈과 예술이 별개라고 생각해.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돈과 바꿀 수 있는 것만 진짜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사람의 생명 다음으로 중요한 게 돈이니까. 그런 돈하고 바꿀 가치가 있어야만 예술이 되는 거야. 비쌀수록 더 가치가 있는 거고.
🔖200. 만일 물꾸럭 신이 있어 사람에게 길흉을 가져온다면, 그리고 네가 잠수에 실패해 액운을 당한다면, 그때 너는 후회할 거야. '아 물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해냈어야 했는데.' 그런 다음 울겠지. 지금처럼. 서럽게. 하지만 네가 잠수에 성공한다면, 언젠가 네게 액운이 닥쳐도 후회하진 않을 거야. 그러니까 수영을 배워. 살아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 하다 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
🔖232. '요새 누가 공부하려고 책을 읽니? 느끼려고 읽지.'
양희의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했다. 이렇게 많은 책을 읽으며 양희가 무엇을 느꼈을지 제비는 궁금했다. 그리고 아직도 그토록 뭔가를 느끼고 싶은지, 무엇을 느끼고 싶은지 궁금했다.
🔖252.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대상을 끝없이 이해해야 하는 일임을 그는 잊고 있었다. 사진관을 열고 바쁘게 일하는 사이 가장 중요한 것을 잊은 것이다. 더 많은 고객을 만나야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랫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390. 필름 카메라에 대한 디지털카메라의 혁신은, 뭐니 뭐니 해도 실패를 방지하게 해주는 거죠. 훨씬 많이 찍을 수 있고, 찍은 것을 바로 볼 수 있고, 이상한 것은 즉석에서 지울 수 있어요. 제가 사진을 배우기 시작할 때, 이 물건이 대중화되었습니다. 아마추어 입장에서 자신감이 솟더군요. 하지만...하지만 말이에요, 양희씨. 이상한 겁니다. 현장에서 그렇게 많이 찍고, 다시 보고, 이상한 것을 다 지워도, 집으로 돌아와 PC에 연결해보면 건질 게 하나 없어요. 전부 실패했구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버려둬요. 몇 년쯤 지나 문득 생각나 다시 보죠. 그러면 뜻밖에 볼만합니다. 당시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던 구도도 과도한 빛의 노출도 풋풋한 느낌으로 예쁘게 다가와요. 그때 비로소 이런 생각이 들죠. '아, 이때도 참 잘했구나. 지금은 절대 이렇게 못 찍겠다.'
#허태연 #하쿠다사진관 #다산북스 #소설책 #소설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