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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평점 :
🖊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풀린다. 그런데 단순한 그걸 못해준다, 안해준다. 들어주지 않는 관계는 함께 있어도 떨어져있는 것이다. ˝나는 진짜 나인 것인가?˝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
📖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만 안 할 수 있어도 공감의 절반은 시작된 거다.
📖 트라우마 피해자들은 자신을 환자가 아닌 고통받는 사람으로 바라봐주길 바란다. 전문가라면 습관적이고 반복적인 약물 처방 말고, 들어주기 어려운 자신의 끔찍한 고통에 집중하고 깊이 이해하고 알아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겪는 일상에서 상처를 입었을 때, 억울함이나 외로움 등을 느낄 때도 우리 모두가 갈구하는 1차적인 심리적 욕구다.
📖 자기 존재가 집중받고 주목받은 사람은 설명할 수 없는 안정감을 확보한다. 그 안정감 속에서야 비로소 사람은 합리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심리적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서 끊어지지 않고 계속 공급받아야 하는 산소같은 것이 있다. ‘당신이 옳다‘는 확인이다. 내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확인이 있어야 사람은 그 다음 발길을 어디로 옮길지 생각할 수 있다. 정서적인 ‘내 편‘이 필요하다. ˝당신이 옳다.˝ 온 체중을 실은 그 짧은 문장만큼 누군가를 강력하게 변화시키는 말은 세상에 또 없다.
📖 일상의 회복이나 일상적 교감에 집중하지 않고 전문가적 치유에만 기대려는 행위, 그게 일상의 외주화다. 일상적 허기처럼 갈등과 상처들이 찾아오는데 그것들을 내 손으로 해결하는 최소한의 방법을 익히지 못하면 우리의 삶은 점점 늪이 되고 지옥이 되어간다. 의학적 진단은 힘도 있지만 동시에 부작용도 있다. 우리 삶의 고통은 정신과의사와 상의해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 감정은 병의 증상이 아니라 내 삶이나 존재의 내면을 알려주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우울은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같은 높고 단단한 벽앞에 섰을 때 인간이 느끼는 감정 반응이다. 인간의 삶은 벽 그 자체다. 그런 점에서 모든 인간은 본질적으로 우울한 존재다. 그러므로 우울은 질병이 아닌 삶의 보편적 바탕색이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모든 감정들은 삶의 나침반이다. 약으로 함부로 없앨 하찮은 것이 아니다. 감정은 내 존재의 핵이다.
📖 현대 정신의학은 드러난 증상만을 가지고 진단을 확정한다. 다른 어떤 요소도 진단에 영향을 끼칠 수 없도록 진단 체계를 만들었다. 표면적인 증상만 같으면 같은 질병이다. 거의 체크리스트 의학이 되다시피 한 현대 정신의학의 모순이고 비극이다.
📖 존재가 소멸된다는 느낌이 들 때 가장 빠르게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증명하는 방법이 폭력이다. 존재의 소멸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곳에 살고 있는 지금 여기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 내 상처의 내용보다 내 상처에 대한 내 태도와 느낌이 내 존재의 이야기다. 내 상처가 ‘나‘가 아니라 내 상처에 대한 나의 느낌과 태도가 더 ‘나‘라는 말이다.
📖 공감은 상대를 공감하는 과정에서 자기의 깊은 감정도 함께 자극되는 일이다. 상대에게 공감하다가 예기치않게 지난 시절의 내 상처를 마주하는 기회를 만나는 과정이다. 공감은 타고난 감각이나 능력이 아니다. 학습이 필요한 일이다. 잘 모르면 우선 찬찬히 물어야한다.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시작되는 과정이 공감이다. 공감은 좋은 말 대잔치나 칭찬의 립서비스가 아니다. 그렇다고 늘 옳은 말 같은 비판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게 아니다. 공감은 궁극적으로 그 말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향하고, 존재 자체에 내려앉는 말이 공감이다. 외형적 성과나 성취 자체에 대한 과도한 방점은 사람에게 성과에 대한 불안과 강박을 가져오지만 존재 자체에 대한 집중(˝성적이 많이 오른걸보니 네가 이번에 정말 노력을 많이 했나보구나. 참 애썼어.˝)은 안정과 평화를 준다.
📖 어떤 이의 생각, 판단, 행동이 아무리 잘못됐어도 그의 마음에 대해 누군가 묻고 궁금해한다면 복잡하게 꼬인 상황이 놀랄 만큼 쉽게 풀린다. 자기 마음이 공감받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기가 감당해야 할 몫이나 대가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자기 마음이 온전히 수용되었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은 항상 옳다‘는 명제는 언제나 옳다.
📖 분노를 말할 수 있으면 분노로 폭발하지 않는다. 분노에 매몰된 그녀가 순간적으로 그 감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분노가 전적으로 이해받고 수용됐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녀 자신의 감정이 판단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모든 감정은 옳다. 모든 감정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표피적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 감정을 긍정적, 부정적으로 가르는 시각은 한 존재의 핵심에 다가가는 일, 누군가에게 깊이 공감하는 일을 막는 큰 걸림돌이 된다. 감정은 판단과 평가,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내 존재의 상태에 대한 자연스런 신호다.
📖 공감은 한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공감은 너도 있지만 나도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되는 감정적 교류다. 공감은 둘 다 자유로워지고 홀가분해지는 황금분할 지점을 찾는 과정이다. 누구도 희생하지 않아야 제대로 된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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