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말하다 김혜리가 만난 사람 1
김혜리 지음 / 씨네21북스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그녀에게 말하다_김혜리가 만난 사람(2010)

[밑줄 긋기]

「박민규」여유와 자유, 이유없는 삶, 부족한 걸 지적하여 개선하면 결국 경쟁력없는 평준화된 인간뿐, 건드리지 말고 날 내버려둬

「임현식」시골길 꽃을 보는 감흥 하나도 본인의 감성적 체험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예요, 난 괴로움이라고는 표현 안 했어요. 그리움이라 그랬지

「김선아」노력 이상의 복도, 이하의 불운도 없어요

「김진」작가란 대단한 존재는 아니에요. 자기 글이, 작품이 돈 받고 팔릴 거라고 믿는 사람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의식 과잉이에요. 화두를 해결한 인간의 얼굴, 그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송강호」모든 배우가 넘는 최초의 문턱은 `남이 내 모습을 어떻게 봐줄까`라는 자의식에서 탈피하는 거예요. 내가 무슨 짓을 하건 이것이 내겐 정답이고 절실한 행위라고 믿으면 1천만 명이 수긍하는 연기가 나오지만, 남의 눈을 의식하면 그 순간 바로 앞에 앉은 단 한 사람도 설득을 못해요. 1천만 명을 설득하는 힘과 바로 앞에 앉아 있는 한 명을 설득하는 힘은 본질적으로 똑같아요.

「이병헌」그런 불안들이 자유분방한 나의 모습을 만들어낼 수도 있겠죠.

「정병규_출판 디자이너」책의 미덕은 인간을 혼자 있을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이 나의 일이다`라는 신념만큼 `내가 꼭 이것만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중요하다. 호기심이 끝나면 인생이 끝나는 거라고 늘 생각해요. 전문가로 알려지기보다 내 이름이 어떤 종류의 다양함을 떠올리게 하길 바라요.

「전영혁」그에겐 말이 아니라 선곡이 곧 청취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였고 엄숙한 비평 행위였다. 그때까지는 미친 듯 음악만 들었거든요. 그런데 그 미친 듯한 생활이 역설적으로 후일 제 자산이 됐죠. 전문가는 멈추면 안돼요. 이만하면 많이 안다 싶어서 걸음을 멈추고 가진 걸 퍼내면서 살면 실패하는 거예요.

「김혜수」나에 대한 선입견은 질색하면서 남에 대한 편견이 있던 나를 돌아봤고 배려란 상대방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어요.

「황두진_건축가_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언제 어떤 것이 내 삶에 개입해 도둑처럼 찾아와서 혼을 빼앗아갈지 모르고 그런 가능성을 열어놓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진중권」생각과 글은 달라요. 생각은 잠재성의 영역에 속하는 반면 글쓰기는 실현이기 때문에 현실성 영역으로 옮겨가요. 그로자체에 논리가 있어서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기도 하죠. 쓰다보면 안다고 믿었던 걸 모르는 경우가 있고 몰랐다고 생각했던 걸 알고 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손가락으로 사유한다고 말하는 거죠. 이제는 프로그래머가 되느냐, 프로그래밍을 당한 채 살아가느냐가 관건이 될 거예요. 자기 영역에서는 최소한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한다고 봐요.

「문소리」아프고 나쁜 기억들도 거기에 내가 지지만 않는다면 남겨둘 필요가 있더라고요.

「김형구_촬영감독」계속 어린 마음으로 도전만 하고 싶다.

「강금실」나를 던질 때마다 지금의 삶을 접고 강을 건너는 느낌이에요.

「이창동」해피엔딩은 존재하지 않는 말 같아요. 엔딩이 어딨어? 이야기가 해피엔딩이라고 현실이 해피엔딩이 되는 건 아니라고. 행복감은 학습되는 거예요.

「박완서」한없이 낮고 비루해지면 신이 보여요. 물론 그렇게 해서 신을 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마음 쓰기]

와이프의 말처럼 타인에 대한 관심이 전무한 내가 (지승호, 김혜리씨의) 인터뷰집을 좋아하는 것은, 직접적인 `대면` 대신 간접적인 `학습`으로 인간을 이해하려는 의도때문인 듯하다. 사랑을 책으로 배우려는 사람처럼...

일가를 이루고 있거나 이룬 분들의 공통점은 강한 자의식, 자만심, 자존심이 아닐지. 자신을 버티게 해주는.

6~10년 전의 인터뷰들, 인터뷰이들은 그동안 얼마나 변했을지, 나는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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