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자유의 원칙

계약은 소유권 그리고 가족과 함께 사법제도의 기둥을 
이룬다. 우리 사회에서 생산 · 제공되고 소비 · 향유되는 
거의 모든 재화와 용역은 계약에의하여 유통된다. 
우선 재화와 용역은 분업의 원리에 의하여 남을 위하여 
생산·제공되는데, 그로 인한 유무상필요, 즉 나의 생존과 
욕구의 충족을 위하여 필요한 남의 것을 내가 얻는 것은 
계약에 의하여 매개된다.
다시 말하면 「상품교환」의 경제는 소유권과 계약의 법에 의하여 뒷받침된다고 할 수 있다.

계약은 이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재화와 용역을 유통시키는 법적 매개장치인데, 그 매개는 계약자유의 원칙을 바탕으로 하여 행하여진다.

계약자유의 원칙은 두 측면을 갖고 있다. 하나는 소극적 
측면인데, 국가는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자신의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데 간섭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적극적 측면인데, 당사자가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국가가그 내용대로의 법률관계를 인정하여 법적으로 실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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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 교수의 영향이 커지고 법률 이론이 점점 중시되고 있는 미국에서 사법제도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아직 판사다. 
판사가 무엇을해야 하는지는 판사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나마 그 안에서 학자들의 역할이 조금 부각되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고, 이조차 아직 미미하기 짝이 없다. 영미법의 주인공은 아직 판사다.

대륙법 법률가는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법을 배우는데, 
이는 18세기 이래로 전혀 변한 것이 없다. 국법이든 국제법이든 학교에서 학파와 학설을 통해 법을 배운다. 사건에 대한 토론은 뒷전이다. 토론 자체가 의미가 없다. 법은 듣고 이해해야 할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법전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법전은 달라졌어도 이전과 같은 수업을 
한다. 여전히 제일 중요한 것은 교수 또는 법 이론서 
저자의 강의다. 독일에서 발달해서 대륙법계 국가 전체로 
퍼져나간 독일법학이 그 대표적인 예다. 20세기에 이르면 
개별법에 관한 작은 책자들이 나온다. ‘법‘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런 ‘법 책을 읽는다. 국가가 편찬한 법률보다
학자가 편찬한 법 해설서가 더 권위가 있다.

대륙에서 발간된 법제사 책을 보면 학자들이 법학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법제사를 알기 
위해서 책을 펴본 영미법계 법률가들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법제사 라고하면 어떤 법령이나 제도가 어떤 
사회적,역사적,경제적 맥락에서변천되어왔는지를 설명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영미법의 법제사는 유명한 
판례와 중요한 법률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대륙법은 그렇지 않다. 대륙법의 법제사에는 ‘어떤 
학파가 있었고, 그 학파와 경쟁하는 다른 학파가 있었다‘라는 설명이 대부분이다. 대륙법의 법제사 책을 펴면 제일 먼저 주석학파와 후기주석학과, 인문주의학파가 나온다. 그다음에 18세기 프랑스학파가 나오고, 독일법 제정 과정에서 
있었던 사비니와 안톤 티보의 논쟁이 나온다.
한마디로 법을 주제로 한 사상사에 지나지 않는다.

‘대륙법에서는 학자들이 주연이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입법자와 행정가, 정치가, 판사, 법률가 모두를 법학자들이 키운다. 학자들이 법 전체를 주무르고 법 관련 자료를 모아 법 이론을만든다. 그런 다음 그 이론에 관한 책과 
논문을 쓰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입법자와 판사들은 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학자들이 만든 이론으로 대답한다. 그리고 법을 만들거나 적용할 때 학자들이 고안해낸 개념을 쓴다. 학자들이 무슨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영향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현실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법을 만드는 사람의 힘이 제일 
세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법관이 말하는 것이 법이다"라는 말 역시 틀린 말이 아니다. 탁자에 올라온 문제를 파악하고, 어떤 법률을 적용할지, 어떤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릴지 
결정하는 것은 전부 판사의몫이다. 실정법이나 옛날 판례를 뒤지거나, 해결의 지침이 되는 법을 가져와 실제 사건에 
적용함으로써 판사는 법에 생명을 불어넣는역할을 한다. 
대륙법에서도 비슷한 말을 할 수 있다. 법이 무엇인지
알려면 학자의 말을 들으면 된다.

물론 세상이 조금씩 바뀌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륙법과 
영미법은 서로 영향을 미쳐왔고, 특히 법을 가르치는 방식의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희미해졌다. 19세기에 탄생한 미국 로스쿨은 대륙법적인 아이디어를 일부 차용해온 것이다. 대학에서 법률가 양성을 목적으로 법을 가르치는 것 
자체가 대륙식이다. 이는 영미법계로 퍼져나가 지금은 
영국을 포함한 대부분 영미법 국가에서 로스쿨로 자리를 
잡았다.

다만 미국 로스쿨은 대륙법계의 법과대학과는 다른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사례연구(case method)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직업교육(graduated studies)을 한다는 것이다. 미국 로스쿨은사례연구를 통해 고품질의 법 이론을 만들어냈고, 변호사 배출을목적으로 강의를 한다. 
최근에는 인접 학문의 성과까지 가져와서고민의 폭을 넓혔다. 이런 학제 간 연구와 독특한 교육방식은 대륙법계까지 
소문이 나서 법학자들이 미국 로스쿨에 배우러 찾아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나아가 고국으로 돌아가 미국식 로스쿨을 설파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식으로 대륙법과 영미법은 서로 많이 닮아가고 있다. 물론 가야 할 길이 아직 한참 
멀어 보이기는 하지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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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슬픔 - 중국 전통사회의 정치와 인성
이중텐 지음, 강경이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비평하는 이중텐 선생의 역작입니다. 최근 중국의 패권주의 행보가 가속화되고
극단적인 국가주의로 흐르는 경향이 보이는 이 시점에서
중국과 중국인들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싫든좋든 중국은 우리와 밀접한 나라이고
그들을 알아야 우리의 미래도 대처 가능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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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륙법계 판사들이 영미법계 판사들에 비해서 하는 일이 적다는 점을 설명한 바 있다. 영미법을 판사의 법이라고 하는 사람은있어도 대륙법을 판사의 법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대륙법에서는로마 시대 법관의 이미지, 절대왕정 시대 판사의 전횡, 프랑스 혁명이념에 따른 판사의 역할 축소 등이 영향을 미쳐 판사가 할 수 있는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찌감치 정해져버렸다. 법실증주의, 삼권분립의 원칙, 역사적인 법전화 작업, 법의 해석에 관한 원칙론,
법적 안정성에 대한 집착, 판사의 재량권 불인정, 선례구속의 원칙부정 등이 합쳐져 판사는 점점 더 중요하지 않은 사람으로 전락했고, 그에 반비례해서 입법자는 점점 더 중요한 사람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한때 입법자가 완전하고 명확하며 흠이 없는 법을 만들어주고, 해석조차 필요 없게 해주기를 바랐던 적이 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까지 열렬하게 입법자 편을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입법자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법은 입법자가 만드는 것이고, 판사도 법을 해석할 때는 입법자의 명시 또는 묵시의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대륙법에서 입법자가 차지하는 위치는 영미법에서 판사가 차지하는 위치에버금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그 사람들 생각대로현실이 돌아간 적도 있다. 입법자가 진정한 주연 역할을 했던 시절이다. 하지만 그 기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입법자는 주연 자리를 다른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내주고 말았다. 민족국가의 이론을만들고, 법실증주의의 기초를 닦고, 삼권분립의 원칙을 선언하고,
법전의 형식과 구성과 내용을 확정하고, 법관의 기능에 대한 다수견해를 내놓은 사람들, 바로 법학자다. 법학자이자 교수인 이들이 실제 대륙법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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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체적인 계약이 어느 전형계약의 징표(민법상 이는 계약각칙에 속하는각절, 즉 제 3편 제 2 상의 제 2 절 내지 제15절의 선두에 있는 규정에서 이를 정하고있다. 가령 매매의 경우는 제563조, 임대차의 경우는 제618조에서)에 해당하게 되면,
이에 대하여는, 당해 계약에 법률상의 규정과 다른 내용의 특별한 약정이 없는한 법률이 이와 같은 경우에 대비하여 미리 마련하고 있는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그만큼 전형계약에서는 합의의 흠결의 보충이 쉽사리 이루어진다.
이러한 임의규정 내지 보충규정에 대하여는 많은 경우에 관례와 학설에 의한해석의 성과가 축적되어 있으므로, 당사자의 법률관계는 그만큼 명확하게 되어법적 안정성이 보장된다.

2. 그러나 비전형계약에 대해서는 그러한 흠결보충이 행하여지지 않는다.
위 II.2. 에서 본 바와 같이 비전형계약 중에서 일정한 전형계약의 구성분자가포함되어 있는 계약을 특히 혼합계약」(또는 혼성계약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에는 어느 규정이 적용되는지가 중요한 문제로 된다.

혼합계약을 구성하는 전형계약의 징표가 지배적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당해 전형계약에 관한 법규정이 전면적으로 그러나 보충적으로(즉 별도의 약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 적용된다(이른바 「흡수원칙」). 그렇지 아니하고 그 각 징표가 서로 유사한 정도의 중요성을 가지는 경우에는 각 전형계약의 관련규정사이에서 문제되는 사항의 성질이나 내용에 좋은 선택 또는 절충이 행하여지게 된다(이른바 결합원칙」. 가령 자전거의 수리를 맡기는 계약은 그것이 「일의완성」과 그 결과에 대한 대가의 지급을 중심적인 계약내용으로 하므로(제664조), 도급계약의 규정이 전적으로 적용되며, 거기에 포함된 임치의 요소는 가령 자전거의 도난 · 멸실로 인한 책임 등과 관련하여 부수적으로밖에 고려되지않는다. 그러나 각종의 혼합계약에서 그 계약의 성질을 논하는 것은 대체로이러한 계약에 적용할 법의 발견이라는 관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가령 제작물공급계약이 매매의 성질을 가지는가 아니면 도급의 성질을 가지는가, 리스계약이 임대차의 성질을 가지는가 등의 논의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3. 당사자는 다음 장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계약자유의 원칙에 의하여 그들사이의 계약관계를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당사자가 구체적 · 개별적으로 합의한 자기규율의 핵심의 바깥을 둘러싸고 있는 보다 일반적 · 객관적인 「계약규칙」에 대한 요구가 존재하는 것이다.
4. 계약에 적용되는 법률로는 민법에 있는 규정뿐만 아니라 여러 민사특별법이 있다. 주요한 것으로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이자제한법,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조물책임법,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상법에도 상사에 관한계약에 적용되는 많은 규정이 있다. 그 밖에 근로기준법, 전자거래기본법 등무수히 많은 법률이 계약에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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