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로서의 가족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능을 가진다. 즉 성행위의 규제, 사회 구성원의 재생산, 자녀의 양육과 사회화, 사회적 보호와 정서적 지원, 사회적정체 부여와 지위 귀족, 경제적 기능 등이다. 우선 성행위는 종래 부부 사이에서만 허용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출산에 의하여 자녀를 재생산하고 양육하며 사회화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가족의 핵심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가족의 사회적 보호 기능은 가족의 구성원이 병이나 장애 또는 고령 등의 사유로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다른 가족이 이러한 사람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는것을 말한다. 다른 한편 어떤 사람이 어떤 가족에 속하였는가는 그 사람의 사회적정체 부여와 지위 귀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경제적 기능으로서는 우선 가족들이 함께 협력하여 농업에 종사하거나 또는 가게를 경험하는 것과 같은 챙산적 기능을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경제적 필요를 충족시킴에 있어서가족 구성원들이 가사를 분업한다는 것도 중요한 기능이다.
친족법의 기능은 가족의 순기능을 조장하고, 역기능을 억제하며, 불가피한 경우에는 가족관계를 해소시키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친족법은 다음의 몇 가지 기능을 하고 있다.
첫째, 가족제도의 설정 및 승인기능, 친족법은 다양한 생활관계 가운데 특정한것을 법률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가족관계로 설정하여 승인하고, 그 내용을 결정한다. 혼인, 친생자, 양자 등이 그러한 예이고, 지금은 폐지된 적서 차별도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기능을 가족제도의 설정 및 승인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법이 어떠한 관계를 가족관계로 보호할 것인가 하는 법적 승인의 전제가 될뿐만 아니라, 사회적 승인의 전제로서 일반인의 행동규범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다만, 이처럼 보호의 대상으로 승인된 가족관계를 구체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친족법 자체의 과제라기보다는 상속법, 불법행위법 형사법, 사회보장법, 절차법 등 법질서 전체의 과제로서, 친족법이 직접 가족관계를 보호하는 것은 오히려 예외에 속한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승인기능에서 파생되는 것이 이른바 표현석 내지 상징적 기능이다. 이는 가족제도가 어떤 특정한 도덕적 가치를 상징한다는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과거의 호주제도나 동성동본 금혼제도는 남성 우위의 가족제도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실제 법률적인 의미는 크지 않더라도 일반인의 가족관계에 대한 인식에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성주의도 마찬가지이다.
둘째, 친족법은 가족 구성원 사이에 구체적인 분쟁이 생긴 경우 이를 해결하는기능을 한다. 이를 분쟁해결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가족 내부에 분쟁이 생긴 경우에 그 해결 절차와 방법은 가족 아닌 다른 사람들과 분쟁이 생긴 경우와 다르고, 친족법도 그에 따른 특수한 규율을 하고 있다. 종전에는 국가나 사회에서도 가족 그자체의 유지에 주로 관심을 기울였고, 가족 사이의 분쟁은 되도록 국가가 개입하지 않고 가족 내에서 해결하도록 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가족의 기능이 약화됨에 따라 가족 구성원들의 행복 내지 복리가 보다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그에 따라 가족법에서도 이러한 관점에서 사전에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생긴 경우에는 구성원들의 복리가 최대화되거나 아니면 그에 대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하여야 할 필요가 크다. 다만친족법상의 분쟁에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그 자체가 가정의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을 요한다. 그리고 친족법상의 분쟁해결에 있어서는 의무 자체의 강제이행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예컨대 약혼은 강제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803조).
셋째, 친족법의 특유한 기능으로서는 가족구성원의 보호기능과 부양기능을 들수 있다. 우선 미성년인 자녀는 친권자가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다(913조). 친권자가 없는 미성년자나 피성년후견인 또는 피한정후견인 후견인이 보호하여야 한다. 그리고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간 및 생계를 같이하는 친족 사이에는 부양의무가 있다(974조). 배우자 상호간 및 부모와 미성년 자녀 사이에도 부양의무가 있지만, 이는 그들이 서로에 대하여 부담하는 일반적인 의무에 포함되는 것으로서, 법에 의하여 친족 사이에 인정되는 부양의무와는 성질상 차이가 있다. 이러한 보호기능과 부양기능은 민법이나 다른 사법에서는 보이지 않는 친족법의 특유한 기능이기는 하지만, 사회복지법도 이와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국가의 사회복지적 기능이 확대되면 친족법에 의한 보호의무나 부양의무의 영역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친족법의 형식상 가장 강력한 특질은 그 요식성 또는 강행법규성에 있다. 우선친족법에서는 계약자유의 원칙이 지배하는 채권법과는 달리 친족법이 예정하고 있는 법률관계만 인정되고, 또 그러한 법률관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신고와 같은 일정한 요식행위를 거쳐야 한다. 예컨대 혼인신고를 거치지 않은 남녀의동거관계는 아무리 오랜 세월을 같이 살아도 부부관계로는 인정되지 않고, 따라서일방이 사망하여도 다른 일방이 배우자로서 상속권을 가지지 못한다. 그 외에 이혼이나 업양도 신고가 있어야만 효력이 발생하며, 사실상의 이혼, 사실상의 양자 등도 법적인 효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이처럼 친족법 분야에 요식성의 원칙이 지배하는 것은, 사람의 신분은 재산관계 등 그 법률관계 전반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서 특히 높은 정도의 명확성이 요청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판례와 학설상 법적 형식 내지 신분보다는 실제를 중시하여 사실혼에 대하여 법률상의 보호를 부여하려고 하는 경향이 보이고 있다는 것도 유의하여야 한다.
왜 친족관계에서는 강제이행이 제한되는가? 그 이유는, 친족관계가 원만히유지되려면 협조와 신뢰가 중요한데, 이는 자발적인 의사에 기하여서만 가능하고, 강제이행에 의하여는 그러한 협조와 신뢰를 얻는 것이 불가능하며, 강제이행의 결과는 권리자에게도 만족스러운 것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1. 5. 19. 개정은 이혼 후 단독친권자로 지정된 부모 일방이 사망한 때에타방의 친권이 자동적으로 부활하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 2012. 2. 10, 개정은 미성년자의 입양에 관하여 법원의 허가를 얻도록 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위 개정 법률들은 2013. 7. 1.부터 시행되었다. 2014. 10. 15. 개정은 자녀의 복리보호를 위하여 친권의 일부 정지, 제한 및 친권자의 동의를 갈음하는 재판 제도를 신설하였다. 2016. 12. 2. 개정은 조부모의 손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인정하였고, 2017. 10. 31. 개정은 가정법원의 허가에 의한 친생부인과 인지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가족법의 변화 과정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종래의 가족법은 가족주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으나, 그 후의 변화는 가족 구성원인 개인의 행복을 추구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가족주의란 가족 그 자체의 유지와 이익이 가족구성원 개개인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 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족주의가 개인의 행복추구를 제한하고, 가족 내에서의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기능을 하고있었다. 예컨대 동성동본금 규정은 개인의 혼인의 자유를 제한하였고, 호주제는가족 내의 불평등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였다. 또 과거의 양자제도는 사후양자와유언에 의한 양자를 인정하여, 자녀의 이익보다는 가문의 승계를 더 중요시하였다. 그러나 개정된 가족법은 동성동본금혼을 폐지하여 개인의 혼인에 의한 행복추구의폭을 넓혔고, 호주제를 폐지하여 가족 내의 불평등을 제거하였다. 그리고 재산분할제도의 도입은 형식적 평등뿐만 아니라 실질적 평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현재의 친족법은 가족 내의 약자보호도 추구하고 있다. 즉 양자제도를 개선하여자녀의 복리를 위한 친양자제도를 도입하였고, 미성년자 입양을 위하여는 법원의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양자녀의 이익을 보호하려고 한다. 또 자녀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친권 제한의 폭을 넓혔으며, 성년후견제의 시행도 장애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의 가족법도 이처럼 가족 개개인의 행복추구와 약자보호의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혈족은 직계혈족과 방계혈족으로 나누어진다. 직계혈족은 자기의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을 말한다. 방계혈족은 자기의 형제자매와 그 형제자매의 직계비속 (조카, 생질 등), 직계존속의 형제자매 (배숙부, 이모, 고모, 외삼촌 등) 및 그 형제자매의 직계비속(이종사촌 고종사촌 등)을 말한다(768조). 과거에는 자매의 직계비속생질 등 직계존속의자매의 직계비속(이종사촌 등) 등과 같은 여계혈족은 방계혈족에서 제외되어 있었으나, 남녀평등의 이념에 배치되어 1990년 민법 개정에서 현재와 같이 개정되었다.
인척은 배우자 이외에 혼인에 의하여 친족이 되는 사람을 말한다. 인척에는 혈족의 배우자(사위, 형제의 처, 자매의 남편 등), 배우자의 혈족장인장모, 시부모 형수, 체제 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배우자의 백숙모, 배우자의 형제의 처 등)가 포함자기 계모의된다(769조). 1990년 개정 전까지는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자기 형수의부모)도 인척이었으나, 1990년 개정으로 인척의 범위에서 제외되었다.
인척관계는 혼인의 성립으로 발생한다. 혼인이 무효인 때에는 인척관계는 처음부터 생기지 아니한다. 인척관계는 혼인의 취소나 이혼으로 종료하며, 부부 일방이 사망하고 생존 배우자가 재혼한 때에도 마찬가지이다(775조). 민법은 배우자에게도 대습상속권을 인정하고 있는데 (1003조 2항, 1001), 775조에 비추어 부부의 일방이 사망한 다음 생존 배우자가 재혼한 경우에는 재혼한 생존 배우자에게는 대습상속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법정혈족관계를 매개로 인척관계가 성립하는 경우 입양의 취소나 파양으로 법정혈족관계가 소멸하였을 때에도 인척관계가 종료한다(776조).
민법은 친족관계를 발생하게 하는 출생의 수로 촌수를 결정하는 로마법주의를채택하고 있다. 민법은 이러한 출생의 수를 世數라고 하여, 직계혈족의 경우에는 자기로부터 직계존속에 이르고, 자기로부터 직계비속에 이르는 세수에 의하여, 방계혈족의 경우에는 동원의 직계존속에 이르는 세수와 그 동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직계비속에 이르는 세수를 통산한다고 한다(770조). 양자(子)의 촌수는 혼인 중의 출생자와 동일한 것으로 본다(772조). 배우자의 경우에는 촌수가 없고, 인척의 경우 배우자의 혈족은 배우자의 그 혈족에 대한 촌수에 따르며, 혈족의 배우자에 대하여는 그 혈족에 대한 촌수에 따른다 (771조).
친족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에 한한다. 과거에는 친족의 범위에 남녀의 차별을 두어 8촌이내의 부계혈족, 4촌 이내의 모계혈족, 부(夫)의 8촌이내의 부계혈족과 4촌 이내의 모계혈족, 처의 부모 및 배우자를 친족으로 하였으나, 1990년 개정민법은 이러한 남녀의 차별을 철폐하였다.
혼인은 남녀 양성의 결합관계이다. 남자와 여자의 성(性)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종래의 전통적인 견해는 제1차적으로 성염색체의 구성에 따라 성별이 결정된다고 보았다. 즉 성염색체가 XX이면 여성, XY이면 남성이고, 성염색체에 이상이있는 경우에는 생식기의 구조, 정신 · 심리학적 성 등을 고려한다고 하였다. 문제는성전환수술을 받은 경우에 성이 바뀌는가 하는 점이다. 외국에서는 성전환수술을 받은 경우에 성의 변경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성전환에 의한 성의 변경을 인정할 것인지가 학설과 실무상논란이 되고 있었는데, 대법원 2006. 6. 22.자 200442 전원합의체 결정([판례 11)은 성전환수술을 받고 반대 성으로서의 외부 성기를 비롯한 신체를 갖추고, 전환된 신체에 따른 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만족감을 느끼며, 개인적인 협력 및 직업 등 사회적인 영역에서 모두 전환된 섬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주위 사람들로부터도 그 성으로서 인식되고 있고, 전환된 성을 그 사람의 성이라고 보더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신분관계에 중대한 변동을 초래하거나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아니하여 사회적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 있다면 성별정정이 허용된다고 하였다.
현재 성별정정 허가를 규율하는 성문의 법규정은 없고, 대법원의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이 이 문제를 규율하고 있다. 그런데 이 예규는 신청인이 성전환수술을 받아야만 성별정정을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서울서부지법 2013. 11. 19.자 2013호1406 결정은 외부성기의 형성이 없어도 여자에서 남자로 성별정정 허가를 할 수 있다고 하였고, 청주지법 영동지원 2017. 2. 14. 자 2015호기 302 결정은, 남자에서 여자로의 성별정정도 외부성기의 형성 없이도 허용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대법원 2011. 9. 2. 자 2009117 전원합의체 결정은, 혼인 중에 있는사람의 성별정정은 허가할 수 없고, 미성년 자녀가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하였다. 그러나 미성년 자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성별정정을 허가할 수 없다고 볼 필요는 없다. 위 결정은 성별정정이 미성년 자녀에게 정신적 충격을 준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으나, 미성년 자녀의 정신적 충격은 성전환 자체에서 생기는 것이고, 성별정정 허가에 의하여 새로이 생긴다고 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정이 있더라도 성별정정을 불허할 충분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
다른 한편 동성혼인(sex marriage)이 허용되는지도 문제된다. 종래 혼인은 서로 다른 성(性)을 가진 자, 즉 남자와 여자와의 결합이라는 점이 당연시되었다. 그러나 근래 외국에서는 동성혼인을 허용하는 나라가 많아지고 있다. 초기에는 동성의 결합을 법률적 혼인이 아니라 일종의 파트너십과 같이 보아, 혼인에 준하는 보호를 하였다.
이를 최초로 법률적으로 승인한 나라는 덴마크(1989년)이고, 노르웨이(1991년), 스웨덴(1994년), 독일(2000년) 등 유럽의 여러 나라가 뒤를 따랐다. 그런데 네덜란드가 처음으로 2000년에 동성인 사람들도 혼인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현재는 이러한 나라도 늘어가고 있으며, 가장 최근인 2017년 7월에는 독일도 동성혼을 허용하였다. 미국연방대법원은 2015. 6. 26. 선고한 Obergefell v. Hodges 판곁에서 각 주가 동성혼인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하였고, 대만 사법원도2017. 5. 24. 동성혼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하였다.
한편 유럽인권재판소가 2015. 7. 21. 선고한 Oliari v. Italy 판결은, 이탈리아가 동성혼인을 허용하지않는 것 자체는 유럽인권협약 위반이 아니지만, 동성 당사자를 위한 보호 제도를 만들고 있지 않은 것은 유럽인권협약 8조가 규정하는 사생활 및 가족생활 존중의의무에 위반된다고 하였다.
혼인은 양 당사자 사이의 의사 합치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815조 1호는 당사자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에는 혼인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여 이 점을 명백히하고 있다. 따라서 혼인은 계약으로서의 성질을 가진다. 그리고 혼인계약은 계속적계약 또는 관계적 계약(relational contract)에 속한다. 관계적 계약이란 재화의 교환이 아니라 계약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그 자체가 중요한 계약을 말한다. 그리하여 부부 사이의 협력 내지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처럼 신뢰와 협조가 필요한 혼인관계에서는 일방이 이타주의적으로행동하는 데 반하여, 다른 일방은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가령 남편 변호사가 되기 위하여 공부를 하는 동안, 아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뒷바라지를 하였는데, 그 후 변호사가 된 남편이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당사자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억제하는 것이 혼인법과 이혼법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다. 혼인제도 자체가 이러한기회주의적 행동을 억제하기 위하여 성립하였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여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는 혼인이 당사자의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약혼은 장차 혼인을 하기로 하는 남녀 간의 계약을 말한다. 약혼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혼인을 하기로 하는 당사자 사이의 의사 합치만 있으면 되고, 약혼식과 같은 특별한 방식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명시적인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묵시적인 합의만으로도 약혼이 성립할 수 있다. 그 연령에 관한 요건은 혼인과 같아서 성년에 달한 자는 자유로 약혼할 수 있고(800조), 미성년자도 18세 이상이면 부모 또는 후견인의 동의를 얻어 약혼할 수 있다(801, 808조). 피성년후견인도 같다 (802, 808조).
배우자 있는 자의 약혼이나 이중의 약혼은 원칙적으로 공서양속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가 될 것이다. 다만 기존의 혼인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그 약혼은 유효하다는 주장도 있다.
약혼 당사자가 혼인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다른 당사자가 그 이행을 재판상 강제하지는 못한다(803조). 그러므로 약혼은 언제라도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있고, 정당한 해제사유가 있어야만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대신 약혼을 부당하게 파기한 당사자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806조 1항). 약혼을 깨뜨리는데 제3자가 기여한 경우 그 제3자도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2005년 개정 전의 811조는 여자에 대하여 혼인관계가 종료한 날부터 6월이라는 재혼금지기간을 규정하고 있었는데, 이는 이혼 후 출생한 자녀의 친생 추정의중복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2005년 개정에서 삭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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