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스스로 발생하는 관행(관습)이 단순한 예의적 또는도덕적인 규범으로서 지켜질 뿐만 아니라, 사회의 법적 확신 내지 법적 인식을 갖춤으로써, 많은 사람에 의하여 지켜질 정도로 된 것이 관습법이다. 이러한 관습법은 사회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또한 근원적인 법의 발현형식이다. 불문법주의의사회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성문법주의를 취하는 곳에서도, 아무리 성문법을 완전하게 갖추더라도, 관습법이 생겨나는 것을 막지 못한다. 이는 사회생활의 유동성에서오는 필수적 결과이다. 즉, 사회생활은 부단히 흘러 움직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회규범이 생기고 거기서 관습법이 분화. 성립하는 현상은 성문법의 제정으로 막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대민법전이 있고 또한 끊임없이 특별 민사법규를 포함하는 단행법이 제정되고 있는 사회에서도 관습민법은 주요한 민법의 법원이 된다. 제1조는 관습법이 민법의 법원이 됨을 인정하고 있다.
관습법이 성립하려면, 첫째 관행이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관행은 어떤 사항에 관하여 상당히 긴 기간 동안 동일한 행위가 반복되고, 그 사항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같은 행 위가 행하여진다고 인정되는 상태이다. 말하자면, 그것은 일종의 사회규범이다. 둘째, 관행이 법규범이라고 일반에 의하여 의식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즉, 법적 확신 또는 법적 인식을 가지게 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관습」과 「관습법」은 구별된다.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된 사회생활규범이 관습법으로 승인되었다고 하더라도 사회 구성원들이 그러한 관행의 법적 구속력에 대하여 확신을 갖지 않게 되었다거나, 사회를 지배하는 기본적 이념이나 사회질서의 변화로 인하여 그러한 관습법을 적용하여야 할 시점에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게 되었다면 그러한 관습법은 법적 규범으로서의 효력이 부정될 수밖에 없다. 2005년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에서는 종중 구성원의 자격을 성년 남자만으로 제한하는 종래의 관습법은 이제 더이상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판례법은 법원의 재판판결 결정을 통해서 형성된다고 생각되는 법이다.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관하여 판단을 주는 것이며, 재판은 그 재판에서 밝혀진구체적 사실에 대한 판단으로서만 구속력을 가진다. 그런데 실제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천차만별이어서, 엄밀하게 따진다면 완전히 똑같은 사실이 반복되지는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재판은 구체적인 사실에 관한 판단이라고 하더라도그 사실에 관한 법률적 판단을 하는 것이므로, 그것에 의하여 다소간의 추상적인이론 또는 법칙이 표시된다. 그리고 비슷한 사건에 관한 재판이 쌓이게 되면, 점차로 일반적인 법칙이 밝혀지고, 추상적인 규범이 성립한다. 이것이 판례법이다. 특히 최고법원의 판결과 결정을 통하여 판례법이 형성된다.
판결 · 판례 · 판례법이라는 말들은 반드시 엄격하게 구별해서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나하나의 재판을 판결이라고 하고, 그것에 의하여 밝혀진 이론 · 법칙 또는 규범을 판례라고 부르며, 판례를 법원으로 보는 때에 판례법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것이다.
법원조직법에 "상급법원의 재판에 있어서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동법 8조), 이는 상급법원이 재판에서 판단을 한 내용이 하급심을 구속하는 것은 오직 당해 사건에 한하며, 일반적으로 하급심을 구속하는 효력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장래의재판에서 판례가 반드시 법으로서 인용-주장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주장을 하지 않더라도 그 재판은 위법이 아니다. 결국 판례의 법원성은 부정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하급법원은 상급법원의 판결에 구속당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은 법률상 그럴 뿐이고 사실상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비록 하급심에서 상급법원의판결과 다른 판결을 내리더라도, 그것은 불필요하게 소송비용을 늘어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지 상급법원에 가서 결국은 깨뜨려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하급법원은 자연스럽게 상급법원의 판례에 따르고, 판례는 사실상의 구속력을 갖는다.
어떤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반복되면 거기에 추상적인 법칙이 발생하고 다른비슷한 사건에 대해서도 그 법칙을 적용할 개연성을 가지므로, 여기에 판결에 의한 일반적인 법규범이 성립한다. 우리나라도 성문법주의를 취하고 있고, 판례의 구속력은 위와 같은 사실상의 것에 지나지 않는 재판제도를 가지고 있을 뿐이나, 사실상의 구속력을 토대로 많은 판례 민법이 생겨 성문민법과 함께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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