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아닌 사단ㆍ재단

민ㆍ상법상 법인이 되려면 필요한 주무관청의 허가나 
인가 등을 갖추고 설립등기를 하여야 한다(민법 제32조, 
제33조, 상법 제172조). 

사단이나 재단의 실체를 갖추었어도 법인격을 취득하지 
못하면 비법인(권리능력 없는) 사단·재단이 된다. 
법인에게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할 것인지는 기본권 
보장을 위하여 헌법해석을 통하여, 즉 헌법 차원에서 
결정되는 것이므로 하위 규범인 민 · 상법상의 법인격 
유무에 따라 좌우될 수는 없다. 

따라서 권리능력 없는 사단·재단도 대표자의 정함이 있고 
독립된 사회적 조직체로서 활동한다면 기본권 주체성이 
인정된다.

대표적으로 노동조합(헌재 1999. 11. 25, 95헌마154), 
정당(헌재 1993. 7.29 92헌마262)이 여기에 해당한다.

국가기관, 공공기관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은 국가나 공공단체 조직의 일부로서 공권력 행사나공적 과제 수행의 주체이지, 기본권의 주체가 아니다. 이들은 기본권주체의 상대방(기본권 객체)으로서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있을 뿐이다. 이들은 권리가 아니라 ‘권한(의무)‘을 가질 뿐이며, 이에 관한 구제나 분쟁 해결은 헌법소원심판이 아니라 
권한쟁의심판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나 국가기관, 공공기관이 일반국민으로서의 지위를 겸하고 있을 때도있다. 이때 국가기관의 지위에서가 아니라 
사인의 지위에서 기본권의 보호를 구할 때에는 기본권의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헌법소원심판도 청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직선거법에 의한 피선거권 제한을 
다투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이라도 사인의 지위에서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현재 2004. 5. 14. 
2004헌나1).

공무원이 국가기관의 지위에서가 아니라 개인의 지위에서 기본권 침해를다투는 경우에는, 설령 직무수행영역에서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경우에도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다. 

[판례] 개인의 지위를 겸하는 국가기관의 기본권주체성

"원칙적으로 국가나 국가기관 또는 국가조직의 일부나 공법인은 공권력 행사의주체이자 기본권의 ‘수법자‘로서 기본권의 소지자‘인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실현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을 뿐이므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청구인적격이 없다(현재 1994, 12. 29. 93헌마120, 판례집 6-2, 477, 480 현재2001, 1. 18, 2000헌마149, 판례집 13-1, 178, 185). 그러나 국가기관의 직무를담당하는 자연인이 제기한 헌법소원이 언제나 부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만일심판대상 조항이나 공권력 작용이 넓은 의미의 국가 조직영역 내에서 공적 과제를 수행하는 주체의 권한 내지 직무영역을 제약하는 성격이 강한 경우에는 그 기본권 주체성이 부정될 것이지만, 그것이 일반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하여 가지는헌법상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성격이 강한 경우에는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할 수있다(현재 1995. 3. 23. 95헌마53, 판례집 7-1, 463; 현재 1998, 4, 30. 97헌마100, 판례집 10-1, 480; 현재 1999. 5. 27. 98헌마214, 판례집 11-1. 675: 현재2006,7,27,2003헌마758, 판례집 18-2, 190 참조). 결국 개인의 지위를 겸하는 국가기관이 기본권의 주체로서 헌법소원의 청구적격을 가지는지 여부는 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기본권의 성격, 국가기관으로서의 직무와 제한되는 기본권간의 밀접성과 관련성, 직무상 행위와 사적인 행위 간의 구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대통령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제한적으로나마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는바, 대통령은 소속 정당을 위하여 정당활동을 할 수 있는 사인으로서의 지위와 국민 모두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익실현의 의무가 있는 헌법기관으로서의 지위를 동시에 갖는데 최소한 전자의 지위와관련하여서는 기본권 주체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04. 5. 14. 2004헌나1. 판례집 16-1, 609, 638 참조)."

(현재 2008. 1. 17, 2007헌마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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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유의 원칙

계약은 소유권 그리고 가족과 함께 사법제도의 기둥을 
이룬다. 우리 사회에서 생산 · 제공되고 소비 · 향유되는 
거의 모든 재화와 용역은 계약에의하여 유통된다. 
우선 재화와 용역은 분업의 원리에 의하여 남을 위하여 
생산·제공되는데, 그로 인한 유무상필요, 즉 나의 생존과 
욕구의 충족을 위하여 필요한 남의 것을 내가 얻는 것은 
계약에 의하여 매개된다.
다시 말하면 「상품교환」의 경제는 소유권과 계약의 법에 의하여 뒷받침된다고 할 수 있다.

계약은 이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재화와 용역을 유통시키는 법적 매개장치인데, 그 매개는 계약자유의 원칙을 바탕으로 하여 행하여진다.

계약자유의 원칙은 두 측면을 갖고 있다. 하나는 소극적 
측면인데, 국가는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자신의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데 간섭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적극적 측면인데, 당사자가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국가가그 내용대로의 법률관계를 인정하여 법적으로 실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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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 교수의 영향이 커지고 법률 이론이 점점 중시되고 있는 미국에서 사법제도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아직 판사다. 
판사가 무엇을해야 하는지는 판사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나마 그 안에서 학자들의 역할이 조금 부각되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고, 이조차 아직 미미하기 짝이 없다. 영미법의 주인공은 아직 판사다.

대륙법 법률가는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법을 배우는데, 
이는 18세기 이래로 전혀 변한 것이 없다. 국법이든 국제법이든 학교에서 학파와 학설을 통해 법을 배운다. 사건에 대한 토론은 뒷전이다. 토론 자체가 의미가 없다. 법은 듣고 이해해야 할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법전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법전은 달라졌어도 이전과 같은 수업을 
한다. 여전히 제일 중요한 것은 교수 또는 법 이론서 
저자의 강의다. 독일에서 발달해서 대륙법계 국가 전체로 
퍼져나간 독일법학이 그 대표적인 예다. 20세기에 이르면 
개별법에 관한 작은 책자들이 나온다. ‘법‘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런 ‘법 책을 읽는다. 국가가 편찬한 법률보다
학자가 편찬한 법 해설서가 더 권위가 있다.

대륙에서 발간된 법제사 책을 보면 학자들이 법학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법제사를 알기 
위해서 책을 펴본 영미법계 법률가들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법제사 라고하면 어떤 법령이나 제도가 어떤 
사회적,역사적,경제적 맥락에서변천되어왔는지를 설명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영미법의 법제사는 유명한 
판례와 중요한 법률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대륙법은 그렇지 않다. 대륙법의 법제사에는 ‘어떤 
학파가 있었고, 그 학파와 경쟁하는 다른 학파가 있었다‘라는 설명이 대부분이다. 대륙법의 법제사 책을 펴면 제일 먼저 주석학파와 후기주석학과, 인문주의학파가 나온다. 그다음에 18세기 프랑스학파가 나오고, 독일법 제정 과정에서 
있었던 사비니와 안톤 티보의 논쟁이 나온다.
한마디로 법을 주제로 한 사상사에 지나지 않는다.

‘대륙법에서는 학자들이 주연이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입법자와 행정가, 정치가, 판사, 법률가 모두를 법학자들이 키운다. 학자들이 법 전체를 주무르고 법 관련 자료를 모아 법 이론을만든다. 그런 다음 그 이론에 관한 책과 
논문을 쓰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입법자와 판사들은 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학자들이 만든 이론으로 대답한다. 그리고 법을 만들거나 적용할 때 학자들이 고안해낸 개념을 쓴다. 학자들이 무슨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영향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현실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법을 만드는 사람의 힘이 제일 
세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법관이 말하는 것이 법이다"라는 말 역시 틀린 말이 아니다. 탁자에 올라온 문제를 파악하고, 어떤 법률을 적용할지, 어떤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릴지 
결정하는 것은 전부 판사의몫이다. 실정법이나 옛날 판례를 뒤지거나, 해결의 지침이 되는 법을 가져와 실제 사건에 
적용함으로써 판사는 법에 생명을 불어넣는역할을 한다. 
대륙법에서도 비슷한 말을 할 수 있다. 법이 무엇인지
알려면 학자의 말을 들으면 된다.

물론 세상이 조금씩 바뀌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륙법과 
영미법은 서로 영향을 미쳐왔고, 특히 법을 가르치는 방식의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희미해졌다. 19세기에 탄생한 미국 로스쿨은 대륙법적인 아이디어를 일부 차용해온 것이다. 대학에서 법률가 양성을 목적으로 법을 가르치는 것 
자체가 대륙식이다. 이는 영미법계로 퍼져나가 지금은 
영국을 포함한 대부분 영미법 국가에서 로스쿨로 자리를 
잡았다.

다만 미국 로스쿨은 대륙법계의 법과대학과는 다른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사례연구(case method)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직업교육(graduated studies)을 한다는 것이다. 미국 로스쿨은사례연구를 통해 고품질의 법 이론을 만들어냈고, 변호사 배출을목적으로 강의를 한다. 
최근에는 인접 학문의 성과까지 가져와서고민의 폭을 넓혔다. 이런 학제 간 연구와 독특한 교육방식은 대륙법계까지 
소문이 나서 법학자들이 미국 로스쿨에 배우러 찾아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나아가 고국으로 돌아가 미국식 로스쿨을 설파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식으로 대륙법과 영미법은 서로 많이 닮아가고 있다. 물론 가야 할 길이 아직 한참 
멀어 보이기는 하지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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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슬픔 - 중국 전통사회의 정치와 인성
이중텐 지음, 강경이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비평하는 이중텐 선생의 역작입니다. 최근 중국의 패권주의 행보가 가속화되고
극단적인 국가주의로 흐르는 경향이 보이는 이 시점에서
중국과 중국인들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싫든좋든 중국은 우리와 밀접한 나라이고
그들을 알아야 우리의 미래도 대처 가능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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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륙법계 판사들이 영미법계 판사들에 비해서 하는 일이 적다는 점을 설명한 바 있다. 영미법을 판사의 법이라고 하는 사람은있어도 대륙법을 판사의 법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대륙법에서는로마 시대 법관의 이미지, 절대왕정 시대 판사의 전횡, 프랑스 혁명이념에 따른 판사의 역할 축소 등이 영향을 미쳐 판사가 할 수 있는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찌감치 정해져버렸다. 법실증주의, 삼권분립의 원칙, 역사적인 법전화 작업, 법의 해석에 관한 원칙론,
법적 안정성에 대한 집착, 판사의 재량권 불인정, 선례구속의 원칙부정 등이 합쳐져 판사는 점점 더 중요하지 않은 사람으로 전락했고, 그에 반비례해서 입법자는 점점 더 중요한 사람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한때 입법자가 완전하고 명확하며 흠이 없는 법을 만들어주고, 해석조차 필요 없게 해주기를 바랐던 적이 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까지 열렬하게 입법자 편을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입법자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법은 입법자가 만드는 것이고, 판사도 법을 해석할 때는 입법자의 명시 또는 묵시의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대륙법에서 입법자가 차지하는 위치는 영미법에서 판사가 차지하는 위치에버금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그 사람들 생각대로현실이 돌아간 적도 있다. 입법자가 진정한 주연 역할을 했던 시절이다. 하지만 그 기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입법자는 주연 자리를 다른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내주고 말았다. 민족국가의 이론을만들고, 법실증주의의 기초를 닦고, 삼권분립의 원칙을 선언하고,
법전의 형식과 구성과 내용을 확정하고, 법관의 기능에 대한 다수견해를 내놓은 사람들, 바로 법학자다. 법학자이자 교수인 이들이 실제 대륙법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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