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급효 금지의 원칙
1) 사후입법에 의한 소급금지
사후입법으로 새로운 형벌조항을 신설하는것은 물론, 기존의 형벌조항의 처벌범위를 확장하는 것도 금지된다. 입법자에의한 소급입법뿐만 아니라 법관에 의한 소급적용도 금지된다.
2) 유리한 소급효 허용
행위자에게 불리한 소급효는 금지되지만, 행위자에게 유리한 소급효는 허용된다. 즉, 형벌을 폐지 또는 감경하는 내용의 사후입법은 소급효가 인정된다. 형법 제1조 제2항 및 제3항이 이를 규정하고 있다.
보안처분의 소급효 문제
형벌은 이미 발생한 과거의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주의에 기초한 사후적 제재인 반면, 보안처분은 행위자의 사회적 위험성에 기초한 미래를 향한 예방적 제재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문제는, 보안처분에 대해서도 소급효금지의 원칙이 적용되는지 여부이다.
이에 대해서는, 소급효 긍정설(형벌이 아니라는 견해, 소급효 부정설(보안처분도 범죄에 대한 제재이고,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처분이며, 헌법 제12조 제1항은 형벌과 보안처분을 구별하지 않기 때문에, 소급 금지원칙이 적용된다는 견해, 개별화설(보안처분의 종류에 따라 달리 판단하는 견해)이 대립한다.
소급효 부정설이 통설이다. 보안처분도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형벌과 동일하고, 형벌에 못지않은 강한형벌적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판례는 개별화설의 입장이다. 즉, 보안처분의 종류에 따라 소급적용 여부를달리 판단하고 있다. 보호관찰, 신상공개, 전자장치 부착명령, 성충동약물치료등에 대해서는 소급적용을 인정하는 반면, 실질적으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 · 이수명령,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 그 밖에 부착기간 하한의 2배 가중규정 등에 대해서는 소급적용을 부정한다.
소송법규정의 소급효
소급효금지의 원칙은 실체법인 형법에만 적용되고, 절차법인 형사소송법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소급효금지의 원칙은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송법규정이 행위자의 가벌성과 관련된 경우(행위 후 친고죄가 비친고죄로 변경, 공소시효의 폐지등)에 소급효금지의 원칙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가장 문제되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가 연장되는 경우이다. 공소시효의 연장과 관련하여, ㉠부진정소급효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입법을 한 경우)와 ㉡진정소급효(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이후에 완성된 공소시효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입법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소급효 긍정설 (형벌그 자체가 아니라는 견해), ㉡ 소급효 부정설(절차법적 규정이라도 가발성에 관계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소급효를 부정해야 한다는 견해, ㉢ 진정소급효· 부진정소급효 구별설(진정소급효는 부정하고, 부진정소급효를 긍정하는 견해)이 대립한다.
진정소급효는 허용되지 않지만 부진정소급효는 허용된다는 견해가 다수설이고 타당하다. 부진정소급효의 경우에는 개인의 신뢰보호보다 공익이 더 우선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판례는, 부진정소급효는 물론, 진정소급효도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즉, "진정소급입법은 신뢰보호의 요청에 우선하는 심히 중대한 공익상의 사유가 소급입법을 정당화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헌재 1996.2.16.96헌가2;대판 1997.4.17.96도3376 전합.공소시효의 정지를 규정한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사건).
한편, 공소시효를 정지 · 연장 • 배제하는 특례조항을 신설하면서 소급적용에 관한 명시적인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경우 그 소급적용 여부가 더욱 문제된다. "이를 해결할 보편타당한 일반원칙은 없으므로, 적법절차원칙과 소급금지원칙을 천명한 헌법 (12①.13①)의 정신을 바탕으로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원칙을 포함한 법치주의 이념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대판 2016.5.28. 2015 1362).
판례는 이와 같이 명시적인 경과규정이 없는 경우 ‘시행일 당시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범죄‘에 대한 ‘해당 특례조항의 부진정소급효 여부와 관련하여, 공소시효의 정지를 규정한 특례조항은 그 소급적용이 허용되나(대판2003.11.27. 2003도4327, 2016.9.28. 2016도7273, 2021.2.25. 2020도369), 공소시효의 배제를 규정한 특례조항은 그 소급적용이 허용되지 않는다 (위 2015도1362)고 한다.
판례변경의 소급효
행위 당시의 관례에서는 처벌 또는 가중처벌되지않는 행위였으나, 그 이후 판례를 변경하여 그 변경 이전의 행위를 처벌 또는가중처벌할 수 있는가 문제된다. 즉 ‘피고인에게 불리한 판례변경‘에 대해서 그소급효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의 문제이다.
이에 대해서는, ㉠ 소급효 긍정설(소급효금지의 원칙은 법률의 변경에만 적용되고, 법률아닌 판례의 변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견해. 다만 행위 당시 기존의 관례를 신뢰한 경우에는 자신의 행위가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으로 오인한 것이므로 위법성의 착오로 취급한다), ㉡ 소급효 부정설 (판례가 유권해석으로서 사실상 구속력이 있고, 일반국민의 신뢰도 존재하므로, 법적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불리하게 변경된 판례의 소급효를 부정해야 한다는 견해), ㉢ 구별설(판례의 변경이 법적 견해의 변경인 경우에는 법률보충적 내지 법창조적 활동이므로 피고인의 신뢰보호를 위해 소급효금지가 적용되지만, 판례의 변경이 객관적 법상황의 변경에서 기인한 경우에는 법해석 또는 법발견에 불과하므로, 소급효가 인정된다는 견해)이 대립한다. 소급효 부정설이 다수설이다.
판례는 소급효 긍정설의 입장이다. 즉, "형사처벌의 근거가 되는 것은 법률이지 판례가 아니고, 판례의 변경은 그 법률조항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이로써 그 법률조항 자체가 변경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행위당시의 판례에 의하면 처벌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던 행위를, 판례의 변경에 따라 확인된 내용의 형법 조항에 근거하여 처벌한다고 하여, 그것이 형벌불소급의 원칙에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 (대판 1999.9.17.97도3349)
따라서 행위 당시 처벌받지 않던 행위가 판례변경에 의해가벌적 행위가 되는 경우에는, 그 행위에 대해 변경된판례가 적용된다.
유리한 신법적용을 배제하는 경과규정
형벌을 완화하는 법률개정을하면서, 신법에 ‘구법시의 행위에 대해서는 구법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두는 것은 허용된다. 즉 "제8조에 의하면 신법에 경과규정을 두어 이러한 신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도 허용된다" (대판 1999.12.24 99도3003). 이는 일종의 ‘불리한 구법의 추급효‘를 인정하는 것이다.
유추해석금지 원칙
유추해석으로 행위자에게 불리한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하거나 형을 가중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유추해석은 금지된다. 유추해석이란 "법률에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 그것과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 사항에 관한 법률을 끌어와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유추는 법관에 의한 법창설이자 일종의 입법이다. 민법해석에서는 허용되나 형법해석에서는 금지된다. 형벌법규의 해석은 기본적으로‘엄격해석‘에 입각해야 한다는 함의를 가진다.
즉,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대판 2011.8.25. 201157725).
이와 같은 유추해석 금지는, 법관의 법률에 대한 구속성을 강화하고, 법관의 자의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유추해석 금지는, 명확성 원칙에서 파생된 원칙으로, 명확성 원칙을 형법해석의 영역에서 연장한 것이다.
1) 적용범위
유추해석의 금지는 형법 총칙 및 각칙의 모든 사항에 적용된다. 즉,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은 모든 형벌법규의 구성요건과 가벌성에 관한규정에 준용된다" (대판 1997.3.20. 96도1167 전합).
2) 유리한 유추해석의 허용
행위자에게 불리한 유추해석은 금지되지만, 행위자에게 유리한 유추해석은 허용된다. 따라서 형의 감경에 관한 사항에서는 유추해석이 허용된다.
확장해석과 유추해석
유추해석과 확장해석은 구별되며,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이 확장해석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1) 확장해석의 뜻
‘문언의 가능한 의미 범위 안에서 지금까지의 구성요건해석에는 포함되지 않던 사항을 목적론적 견지에서 최대한 넓게 해석 ·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감금죄에서 감금은 "물리적 · 유형적 장해 이외에 심리적 · 무형적 장해에 의해서도 가능하다" (대판 1984.5.15. 84도655) 라는 해석이다.
2) 확장해석과 유추해석의 한계
양자의 구별기준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이다. 즉, 언어의 가능한 의미를 넘어서는 해석은 유추가 된다. 예컨대, "양과‘염소‘는 모두 과(科)에 속하는 반추하는 가축이기는 하나, 같은 동물이라고는 할 수 없다. 축산물가공처리법 소정의 ‘수축‘ 중의 하나인 ‘양‘의 개념 속에 ‘염소‘가 당연히 포함되는 것으로 유추해석할 수 없다"(대판 1977.9.28 77405. 이른바 ‘염소판결). 그러나 ‘허용되는 확장해석‘과 ‘금지되는 유추 사이의 한계는 유동적이고, 구체적 논증이 필요하다.
목적론적 축소해석
한편, 형벌법규에 사용된 문언의 의미를 법률의 목적이나 입법자의 의사를고려하여 일상생활에서의 관용적인 의미보다 축소하여 해석하는 것을 ‘목적론적 축소해석‘ 이라 한다.
예컨대, 살인죄의 감경적 구성요건인 영아살해죄에서, 그 주체인 ‘직계존속‘을 ‘산모‘로 제한하고 ‘생부‘는 주체에서 제외하는 해석방법이다. 그러나 (단순한 목적론적 축소해석이 아니라) 목적론적 축소해석이 ‘가벌성의 범위를 확대시키는 경우에는 언제나 허용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위법성 및 책임의 조각사유나 소추조건, 또는 처벌조각사유인 형면제 사유에 관하여, 그 범위를 제한적으로 유추적용하게 되면, 행위자의 가벌성의 범위는 확대되어 행위자에게 불리하게 된다. 이는 가능한 문언의 의미를 넘어 범죄구성요건을 유추적용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되므로, 죄형법정주의의 파생원칙인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대판 1997.3.20. 96도1167 전합)고 한다.
여기서 ‘제한적 유추‘란 피고인에게 ‘유리한 형법규정을 문언의 가능한 의미범위를 벗어나 ‘축소‘하는 방향으로 적용하는 경우로서, 방법론상 목적론적 축소‘를 의미한다. 행위자에게 ‘유리한 형법규정에 대해서는, 그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는 제한적 유추, 즉 목적론적 축소해석을 하게 되면, 입법자가 의도하지 않은 처벌범위의 확대로 귀결된다. 따라서 "형 면제 사유에 대하여 그 문언보다 제한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위 96도1167 전합).
[형법의 해석]
전통적인 법령 해석 방법은 원칙적으로 법문의 일반적 어의, 문법 등에 따라 ‘문리적 해석‘을 하고, 이를 토대로 다른 조문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체계적 · 논리적 해석‘을 하며, 입법자의 의사를 궁리하는 ‘목적적 해석‘, 법의 변천과정을 살피는 ‘역사적 해석‘을 한다.
그리고 한 나라의 최고법인 헌법 하에서 헌법에 합치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해석방법을 택하여야 한다는 ‘헌법합치적 해석‘을 한다. 죄형법정주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형벌법규의 엄격해석의 원칙을 강조한다면, 가능한 한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법문의 해석을 반드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만 해석할 것은 아니다 (가능한 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영미법상 Rule of Lenity는 현재에도 유효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판례도 "우선 법률에서 사용하는 어구나 문장의 가능한 언어적 의미내용을 명확하게 하고(문리해석), 동시에 다른 법률과의 관련성 등을 고려하여 논리적 정합성을 갖 도록 해석해야 한다(논리해석). 형벌법규의 문언이나 논리에 따르는 것만으로는 법규범으로서의미를 충분히 파악할 수 없을 때에는 형벌법규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법질서 전체의 이념, 형벌법규의 기능, 입법 연혁, 입법 취지와 목적, 형벌법규의 보호법익과 보호의 목적, 행위의 형태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의미를구체화해야 한다(목적론적 해석) "(대판 2020.6.18 2019도14340 전합)고 판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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