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법에서 법은 공법과 사법으로 나뉘고, 사법 안에는 
민법과 상법이 있다. 민법은 다시 사람에 관한 법(법인 포함)
, 가족법, 상속법, 물권법, 채권법으로 나뉜다. 이런 목차는 
유스티니아누스의 법학제요도 같고, 19세기 민법전도 같다. 그외 다른 법, 즉 행정법이나 형법 등도 전부 이민법 체계로부터 발달해왔다는 믿음도 대륙법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대륙법에서는 민법 공부가 우선이다. 민법을 보면 개념에 
익숙해지고, 법의 기본 구조를 알며, 사법기관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다. 민법 외의 다른 법학은 전부 민법에 엄청난 빚을 졌다. 민법을 통해서 익힌 법의 기본 개념과 기본 
구조를 받아 다른 법 연구에 쓰기 때문이다. 민법 학자는 
선구자다. 가장 열심히 법 이론을 발전시켜가는 사람들은 
늘 민법 학자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소위 공법 영역이 눈부시게 넓어지며 
이런 신념이 약간 흔들릴 만한 상황이 되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없다. 민법은 여전히 기본법이고, 
민법 공부가 우선이다. 대륙법계의 법학자들은 다 이렇게 
생각한다.

민법에도 당연히 주요 법전으로서의 민법이 있고, 그를 
보충하는 민사에 관한 특별법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이 바로 기본 개념과 이론이다. 이는 전부 
학자들의 작품이며, 제9장에서 본 것처럼 학자들의 권위는 이 연구에서 나온다. 학자는 결국 개념을 정리하고 이론을 
세우는 사람이다. 개념과 이론은 실정법인 민법에 적혀 
있지 않고, 실정법을 기초로 학자들이 과학적 방법으로 
추출해내서 체계화한 것이다. 자료를 통해서 추출해낸 
일종의 진리, 그것이 바로 개념이고 이론이다.

개념과 이론이 무엇인지 알려면 세 가지 문헌을 들추어보면 된다. 첫째, 1896년 독일민법과 그 체계를 이어받은 다른 
국가 민법에서 찾아볼 수 있는 소위 ‘총칙‘ 규정이다. 
둘째는 법학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재구성한 복잡한 민법 
이론서이고, 셋째가 법학을 처음 가르칠 때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법학개론‘이다. 서로 다른 곳에산재해 있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이 세 가지는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민법총칙, 민법 이론서, 법학개론 이 3종 세트는 19세기 
이후독일법을 그대로 받아들였거나 독일법의 영향으로 
기존의 민법을개정한 국가에서 공히 확인할 수 있다.

독일법을 본뜨지 않은 국가들도자기 국가 법이 ‘과학적‘
이라고 여긴다. 여기서 말하는 과학성이란 총칙, 민법 
이론서, 법학개론이 얼마나 잘 정리되어 있는지를 평가한 
결과다. 그 세 가지가 체계적으로 정리가 잘되어 있으면 
법은 과학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기왕이면 민법전 총칙보다 민법 이론서나 법학개론이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 학자들이 눈여겨 보는 것은 민법전이 아니라 이론서나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먼저 교과서는 기본 개념인 ‘법 질서 (legal order)‘에 
대해 "사람이사회생활을 하려면 사람들 사이에 충돌하는
 이해를 조절하고 다툼을 피하기 위하여 일정한 규준
(사회생활의 준칙). 즉 법이 필요하며, 구성원들은 법이 
각자에게 지시하는 바를 이행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이걸 그대로 국가에 적용하면 국가는 ‘국가가 정한 법을 
시민들이 잘 지키는지 감시하기 위하여 법 제도와 기관을 
만들어 법을 집행하는 것‘이다.

이어서 교과서는 법의 특징을 "법은 개인에게 어떤 행위를 할지강제하는 명령규범"이라고 설명한다(실제로 모든 법이 다 명령규범은 아니다. 민법을 보면 어떤 상태에 있으면 
어떤 결과가 발생한다‘고만 적힌 법도 있다. 가령 ‘사람이 
유언 없이 죽으면 그 재산은 자손에게 상속된다‘는 규정은
 개인에게 특정한 행위를 하게 하는 명령규범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전통적인 설명에 따르면, 민법을 포함한 많은 법은 특정한 행위를 요구하거나금지하며, 그림으로써 "누군가에게 권리를 부여한다." 즉, 빚을 진자가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빚을 준 자는 원금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는 식이다. 
"법이 개인에게 특정 행위를 요구하는 순간, 이로인해 한 
개인에게는 다른 개인에게 행위를 요구할 권리가 발생한다. 단, 여기서 말하는 법에 자연법은 포함되지 않는다. 
대륙법은 오로지 실정법만 가지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법 규범은 단순한 권고가 아니다.
법을 어길 경우에는 "공권력이라는 필요악이 발동한다". 
이런 의미에서 법은 양심의 가책이나 사회적인 비난이 
뒤따르는 도덕이나 에티켓, 계명, 윤리와 다르다(법 규범 
가운데 국가공권력의 제재가 발동하지않는 규범도 아주 
많다. 유언 없는 상속의 경우 소유권이 누구한테 가는지, 
계약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민사나 형사사건, 소액사건의 관할법원은 어딘지를 정해주는 조항들 모두 제재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민법총칙에 따르면 법 규범은 추상적이다. 
특정 행위자를 지정하지 않고 ‘일반적인 예‘만 보여준다. 
즉,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으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원래 ‘권리 (subjective right)‘라는 개념은 ‘사법상 
법률관계로부터개인이 누리는 법적 이익‘을 의미한다.
 "법 규범의 궁극적인 목적은 일반인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이 각자 
이익을 추구하도록 두고, 그 이익을 법이 보장하는 데 있다. 따라서 법 질서는 개인의 이익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법률관계에서 그것을 실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권리란 개인이 이익을 추구해 
만족을 얻을 수있게 하기 위해 법이 인정하는 힘이라고 
정의된다."

권리자는 권리를 남용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권리 행사로 
인해 타인에게 발생한 손해를 책임지지 않는다(이 명제는 
정확하지도 않고, 충분한 논의 없이 내린 잘못된 결론에 
가깝다. 앞서 사인 간의 법률관계가 제3자에게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명제에 대한 비판은 여기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무엇보다 이 진술은 동어반복 이상의 의미가 없다. 권리를 
남용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권리 행사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말은 권리 행사로 인해 책임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고 바꿀 수 있는데, 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공허한 말이다. 중요한 것은 언제 책임지고 
언제 책임지지 않느냐는 것인데 이 내용은 빠져 있다). 

‘권리 남용‘에 대해서 프랑스 같은 국가는 무엇이 권리 
남용인지 학자들이 정의한 내용을 법원이 적용한다. 
하지만 어떤 국가에서는 "그 판단을 판사의 재량과 
들쭉날쭉한 기준에 맡기고 있어 위험해 보인다"라고 한다.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입법자가미리 제시해준 기준에 맞춰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리를 나누는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방법"은 "절대권과 상대권으로 나누는 것"이다. "절대권은 특정한 상대방이 없고, 일반인을 의무자로 하여 모든 사람에게 주장할 수 있는 권리이며, 상대권은 특정인을 의무자로 하여 그에게만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절대권은 ‘물건에 대한 권리‘인 물권이다. 물권은 권리자가 물건의 전부(소유권 또는 일부제한물권)를 직접 지배해서 이익을 얻는 배타적 권리를 말한다. 물건과 그 권리자의 관계는 직접적이며, 
권리의 향유를 위해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치 않다.

다른 사람들은 그 권리자가 물건을 지배하는 데 방해하지만 않으면되는 것이다. 반면에 권리의무관계에서는 의무를 
지닌 자의 행위가제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렇게 특정인의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채권이라고 한다. 
즉, 물건에 대한 절대적 권리는 물권사람에 대한 상대적 
권리는 채권이라고 부른다. 채권은 어떤 사람의 행위만 
요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사람의 인격, 성명, 초상 등을배타적으로 누릴 수 있는 인격권과는 내용이 다르다. 
한편 절대권이든 상대권이든 불문하고 권리의 반대편에는 의무(duty)가 있다. 어떤 물권을 다른 사람이 침해하면 안 
된다는 점에서 물권에 대한의무자는 물권자 외 전부이고, 
채권에 대한 의무자는 정해진 행위를 해야 하는 채무자에 
국한된다.

이렇게 정의한 다음 교과서는 법률관계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간다. "법률관계에서는 법익의 주체가 권리를 취득한다. 권리의 취득으로 인해 주체에게 권리가 발생하고, 권리자는 소유자가 된다. 

즉, 권리는 주체가 향유하는 재산 중 일부가 되는 것이다. 
권리의 취득은 다시 원시취득과 승계취득으로 나뉘는데, 
원시취득은 타인의 권리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원시적으로 취득하는 것이며, 승계취득은타인의 권리를 바탕으로 하여 취득하는 것이다. 승계취득에서 권리자에게는 타인이 
가지고 있는 이미 존재하는 권리를 이어받음으로써 권리가 발생한다. 따라서 두 가지 점을 주의해야 한다. 

첫째, 승계취득에서 신(新)권리자는 구(舊)권리자가 가지고 있었던 권리 이상의 권리를 취득하지 못하고, 둘째, 구권리자의 권리에 제한이나 흠이 있으면 신권리자의 권리도 같은 
제한이나 흠이 생긴다는 점이다."(여기서 이 원칙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신권리자는 구권리자가 가지고 있던것
보다 큰 권리를 갖거나 더 작은 권리를 가지는 경우가 아주 많고, 신권리자의 권리가 전(前) 권리에 붙은 제한이나 흠 
외에 다른 사유에 의하여 제한받는 경우도많다는 점이다. 
민법총칙 교과서의 저자의 승계취득에 관한 설명이 정확하고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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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법의 전제로서의 자연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연이 어떠한 의미를 갖느냐에 관하여는 여러 견해가 
갈려져 있다. 자연법의 전제로서의 자연은 실정법의 근원으로서 보편적이고 평화로운 질서 그 자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자연법의 전제로서의 자연은 물리적 존재로서의 
자연이 아니다. 물리적 존재로서의 자연의 조화로운 
운행질서가 자연법의 전제로서의 자연으로 이해된다. 
그러므로 물리적 존재로서의 자연은 구체적인 물리적 
존재인데 반하여, 자연법의 전제로서의 자연은 추상적인 
자연질서 내지 우주질서를 의미한다.

홉스에게 자연상태는 만인이 만인을 상대로 한 
투쟁상태이면서 무법상태이기 때문에 그 혼동상태를 
극복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사회계약에 의하여 인민은 
그들의 권리를 남김없이 전부 국가의 지배자에게 위임하고 그 지배자에게 절대복종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홉스는 절대권력자에게 지배권력을 위임한 인민은 
그 절대지배자의 지배상태에 저항하거나 그의 정치권력을
할 권리는 없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그가 지향한 
절대왕정의 정당성을 인정하려고 하였으며, 당시의 
공화정을 지지한 세력에 대항하는 이론을 제공하였던 
것이었다. 홉스의 이와 같은 자연상태와 사회계약에 관한 
이론은 인간의 본성에 관하여 성악설에 입각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록크에게 있어서의 자연상태는 자유와 
평등과 평화의 상태이었으며, 인민은 재화에 대한 
사소유권을 갖고서 화평하게 살아가는 상태였다. 
이러한 자유와 평화와 사유재산이 보호되는 자연상태를 
사회상태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하여 인민은 
사회계약에 의하여 지도자에게 그러한 자연상태를 
유지하도록 그들의 권리를 위임하였으며 지도자가 
자연상태를 위반하는 권력행사를 하는 경우에는 
그 지도자를 제거할 수 있고, 그들의 정부를 전복할 수 
있다는 저항권행사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록크의 자연상태에 대한 이해와 인민의 폭군에 
대한 저항권 행사의 인정은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입장에 
있었다고 파악되며, 이와 같은 록크의 사상은 영국에서는 
명예혁명 (Glorious Revolution: 1688-1689)과 
권리장전(Bill of Rights:1689)의 이론적 근거가 되었으며, 미국의 독립선언(Declaration of Independence;1776) 
과 독립혁명(1775-1781), 그리고 프랑스대혁명(1789)과 프랑스 인권선언(1789)의 이론적 기초가 되었다.

생각건대 자연상태는 홉스가 말한 투쟁상태 내지 
혼돈상태는 아니며, 평화로운 자연상태였던 것으로 
이해되고 그렇게 이해함이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인류의 최초의 상태는 평화로운 상태라고 이해된다. 
그것이 바로 자연상태였으며, 그 자연상태가 힘이 센 
강자에 의하여 사회상태 내지 지배상태로 발전되었다고 
이해된다. 자연상태에서 사회상태로의 전환에 의한 
사회상태의 정당성은 사회계약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이해되며, 그 사회계약의 내용은 사회상태이전의 이고 
평화로운 자연상태의 회복을 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고 이해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자연상태에 관한 록크의 이해와 설명이 자연상태에 관한 적절한 설명으로 
이해된다.

자연권은 자연상태를 자유와 평등 그리고 평화의 상태로 
이해할 때에 비로소 인정될 수 있으며 혼돈상태로 파악할 
때에는 자연권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록크는 자연권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홉스는 
사회계약은 인정하였지만 자연권은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그는 오로지 실정적인 권리만을 인정하였을 뿐이었다. 
록크는 자연권으로서 생명권, 자유권, 평등권 그리고 
사유재산권을특히 강조하였다. 더 나아가 로크는 노예제도의 금지를 주장하였다.

록크는 자연상태에서 인민은 자연적인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자연적인 의무는 법으로 되지도 
아니하고 공포되지 아니하였지만인간의 이성에 의해서 
알게 된다고 하였다. 자연상태에서 인민은 자기보존의 
의무가 있으며, 타인에 대한 저의 의무를 진다고 하였다. 
록크는 이러 한의무를 자연상태에서의 인민의 의무로 
이해하였다.

자연상태를 자유롭고 평화로운 상태로 이해한 록크는 
자연상태의 법을 자연법이라고 하였다. 그는 이 법을 
Naturrecht 라 하지 아니하고 Naturgesetz라고 하였다.

그리고 록크는 자연법에 의한 저항권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홉스는 이를 인정하지 아니하였으며 인민은 절대왕정의 
통치에 따를 것만을 주장하였을뿐이다. 저항권은 이론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국가권력이 남용되었을 때에 그것에 
대한 대응권력으로서 승인되고 그 행사가 정당화되었다.
저항권은 성서에서 그 근거를 두고서 법사상으로 인정되기 시작하였으며, 록크의 자연법에서는 확고한 인민의 권리로 인정되게 되었다. 신약성서의 사도행전 제5장 제29절의 
"사람보다 하나님을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느니라" (Man muß Gott mehrgehorchen als den Menschen)는 
성서에서부터 한 지배자의 권력에 의한 불의한 법을 
따르기보다는 정의로운 하나님의 법을 따르라는 것이며, 
하나님의법을 따른 결과로 순교를 당한 데서부터 저항권의 역사는 시작되었다고 본다. 

미국독립혁명, 프랑스대혁명은 록크의 자연법에 의한 
저항권 행사의 극치였다. 이러한 자연법에서의 저항권은 
오늘날 인류의 보편가치를 담은 법치국가체제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한 곳에서는 그것을 쟁취하게 위한 수단으로서, 
인류의 보편가치를 담은 법치국가체제가 이미 쟁취되어 
있는 곳에서는 그유지를 위한 수단으로서, 그리고 인류의 
보편가치를 담고 있는 법치국가체제가 파괴되었을 때에는 그것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작용하는 법원리로 발전하였다.

자연법론과 법실증주의의 상호교착

법실증주의(Rechtspositivismus)는 입법자에 의하여 
제정된 법률은 그 내용의 정당성과는 관계없이 항상 
그 효력을 갖는다는 법사상이며, 법은 입법자의 의사에 
의한 결정이며, 법은 오로지 제정법만이 존재하며, 제정법
위에 초실정법적인 법의 존재를 부인한다. 그러므로 
법실증주의하에서는 입법자에의하여 제정만 되면 법이며, 악법도 법임을 인정한다.

이와 같은 법실증주의의 특징은, 첫째로 법과 도덕을 
구별하며, 둘째로 법이 부도덕,부정당하더라도 법에 
복종할 의무를 인정하며, 셋째로 법효력의 근거를 법의 
내용의 정당성 내지 타당성에서 보다는 실효성으로만 
보고자 하며, 넷째로 법의 징표를명령, 의지로 보며
실정성의 계기를 중요시한다. 이처럼 법실증주의에서는 
법기를의 내용의 정당성 내지 정의에 부합여부보다는 
권력자에 의하여 제정만 되면 그 법은 내용의 정당성에 
상관없이 그 효력을 갖게 되어 강제력을 갖는다고 본다.

자연법은 좋은 법을 찾고자 하는 법사상 내지 법정책인데 
반하여, 법실증주의는 그러한 좋은 법이나 바쁜 법이냐의 
판단보다는 법의 실효성과 법적안정성을 중시하는 
법사상이다. 자연법은 입법자에 의해서 법이 제정되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정의롭지 못하면 그 법의 효력을 
부인하고자 하는 법사상인데 반하여, 법실증주의는 법의 내용보다는 법의 실정성을 중시하고 강조하는 법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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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법에서는 학자가 말하는 것이 법이다. 볼로냐에서 
로마법이다시 발견된 이후부터 이런 현상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사람들은 주석학파의 견해에 따라 법을 이해하고 
가르쳤다. 법의 목표, 방법, 절차, 그리고 법률 문제에 대한 
관점까지도 주류 법학자들 의견을그대로 따랐다.

주석학파가 힘을 잃어가면서 후기주석학파가 나왔고, 
이들의 연구방법론과 교육철학을 합쳐서 이탈리아학파라고 부른다. 그 다음이 프랑스에서 발달한 인문주의학파이고, 
자연법학과 국제법학이뒤를 잇는다. 법제사의 어느 시점을 떼어놓고 봐도 늘 둘 이상의 학파가 경합을 벌였고, 그중 
한 학파가 우세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대륙법학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금은 개념법학의 
시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륙법 역사를 통틀어 가장 강력하고 단결력 있는 학자모임이 바로 개념법학이다. 대륙법의 6요소라고 하면 로마민법, 교회법, 상법, 민주주의혁명에 개념법학이 포함된다. 
마지막 한 가지요소는 이제 태동 중이기 때문에 제20장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개념법학은 19세기 중후반 독일법 학자들의 작품으로, 
사비니의구상에서 시작됐다. 제4장에서 본 것처럼 
사비니는 독일법이 합리주의와 비종교적 자연법학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법을 따라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독일에서 역사적으로 발전해온 법률을 기초로 새로운 
독일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독일법 
제정을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그동안 시행되어온 
법률을 분석해서그 안에 들어 있는 기본 이론을 찾아내고 
이들을 체계화하는 것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독일법의 중심에는 로마민법이 있다. 
독일 학자들은 주석학파가 복원한 로마민법 이론을 
받아들인 다음 거기에독일식 색채를 가미했다. 
특히 《로마법대전 > 가운데 《다이제스트>를 열심히 
읽었는데, 《다이제스트》를 라틴어로는 ‘판덱텐‘이라고
하기 때문에 이 독일법 학자들을 판덱덴학파라고 부른다. 
판덱덴학파는 독일법 공부를 통해 알게 된 법 이론에 
대해서 다양한 글을 쓰면서 수백 년간 학과를 유지해왔다. 
그러다가 19세기 중반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르는데, 
그때까지의 성과를 집대성한 논문이 쏟아졌고, 때마침 
1871년 비스마르크가 독일을 통일하면서 1896년에 
독일민법의 제정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이 독일민법과 학자들이 쓴 글이 일부 영미법 국가를
포함해서 대륙법 전체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교재가 되었다.

이건 단지 민법만의 문제가 아니다. 독일민법에서 발달한 
개념과 법학방법론은 민법이 아닌 공법에도 적용되었고, 
민법에서 시작된개념법학이 모든 법학을 지배하고 있다. 
사비니 시절부터 지금까지수많은 비판과 반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법 학자들은 개념법학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개념법학의 주장에 따르면, 법의 세계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자료들, 가령 법률과 규칙, 관습법 등을 잘 분석하면 
그 전체를 아우르는 법 이론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과학자들이 물질에서 공통된 원리를 발견하는 것과 
같다. 당시 유명한 법학자였던 루돌프좀(Rudolph Sohm)의 말을 빌리면, "화학자가 물질을 분석하듯이 우리도 
법률을 분석해서 그 핵심을 이루는 법 이론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법학은 태생적으로 자연법학과는 
대척점에 선다. 과학적 방법론을 따르고 심지어 본인들이 
과학자로 취급되기를 바란다(이들보다는 과학에 대한 
집착이 조금 덜하지만 공부 방법 자체는 거의 비슷한 한 
무리의 학자들이 19세기 중반 미국법학에서 나와 소위 
사례연구라는 독특한 교수법을 설파한 적이 있다).

개념법학은 실정법을 분석해서 공통적인 것을 모아 
개념화, 체계화를 한 것이기는 하지만 실정법을 들여다볼 
때 그게 금방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개념 자체는 학자들의 창작품이기 때문이다. 법학자들은 나름대로 개념을 만들어서 실정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그래서 ‘개념‘법학이다. 
우리도 예를 들면 "계약"이라는 개념을 쓴다.
그것 없이는 이야기가 잘 안될 때도 있다. 따라서 법학에서 개념이들어가는 것을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문제는 그 
개념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한다는 데 있다. 혹은 기존에 
없던 개념을 만들어서 그걸외우도록 한다. 그리고 그 개념들을 서로 연결해서 체계를 만들어내는 일에 몰두한다. 
학자들이 할 일은 바로 그것이라는 듯이, 실제세상을 있는 
개념 또는 새로 만든 개념을 이용해서 추상화시킨다.

이처럼 사실은 전부 들어내고 세상 자체를 추상화시키는 
법학을보고 미국이나 영국의 법률가들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개념법학이 만들어낸 이론에서 사실관계나 
역사적 맥락 같은 것은 의미가 없다. 구체적인 사실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개념법학의 목적은실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법 이론을 완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사실을 다 들어내고 최대한 추상화하다 보면 
모든 사건에 고루 통용되는 법적 진실에 도달한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개개의 사건에 집중할 일이 아닌 것이다.

개념법학의 방법론으로는 주로 형식논리가 이용된다. 
개념법학자들은 법률이나 재료를 잘 주물러서 그 전체에 
적용되는 상위 원칙을 만든다. 그 과정에서 잘 안 맞는 
원칙 한두 개쯤은 억지로 묶기도 한다. 이 상위 원칙들을 
잘 따져보면 그들을 다시 한데 묶을더 상위의 원칙이 
발견되고, 이런 식으로 거듭하다 보면 가장 윗자리에 
"국법질서의 일반원칙"이 자리를 잡는다. 

제7장에서 본 것처럼 적용할 법률이 없는 경우에 판사는 
이 일반원칙에 따라 문제를해결해야 한다. 이와 같은 법 
이론의 체계화 과정에서 무의식이나직관 같은 이질적인 
요소는 낄 자리가 없다. 인간의 삶에서 때때로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인데도, 무의식은 이 과정에서 의미가 없다. 막스 베버의 말대로 개념법학은 "논리적이고 형식적인 
합리주의"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개념법학은 순수한 법학이어야 한다. 법과 관련 없는 
것은 제외된다. 가령 사회과학 이론, 통찰력, 분석자료 등 
법과 관련 없는 것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개념법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사비니와 그 추종자들이 역사법학과라고 불리지만 역사마저도 개념법학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 

개념법학에서 역사란 역사학자나 법사학자가 신경 쓸 
문제이지 법학자가 신경 쓸 문제는 아니다. 법학자는 
오로지 법에만 관심을 가지고 법적 가치만 중시한다. 
결국 다른 사회문화와는 섬처럼 동떨어진 법 이론이 만들어지고 마는 것이다.

이처럼 이데올로기나 사상으로부터 자유로운 법학을 
추구해왔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개념법학은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것 역시 시대적 산물이고, 
정확히 말하면 19세기 후반 유럽자유주의의 풍토 속에서 
태어난 사상이기 때문이다. 유럽자유주의의 특징은 
개인과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극단적으로 강조한데 있었다. 사적 소유권과 계약자유의 원칙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제한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둥이라고 생각했다. 
이른바 극단적 자유주의의 시대였다. 당시에는 법 중에 
으뜸은 로마민법이라고 생각했고, 로마민법은 소유권에 
관한 물권법과 계약법이 핵심이다. 개념법학자들은 이 법들을 공부하면서 더욱더 당대의 이데올로기에 깊이 물들었다. 법학이라는 이름으로 자유주의의 사상을 담아법 이론을 
만들고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법학자들은 자유주의의 선봉에 섰고, 아는 법원의 법 해석과 적용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판례에도 영향을 미쳤고, 
거래 실무에도 영향을 미쳤다. 법 제도 전체가 자유주의로 
물든 것이다. 그렇게 이데올로기에물들어 있으면서도, 
순수하고 과학적인 법학을 한다는 가림막을 쳤다. 
결국 19세기 개념법학은 자유주의의 산물이면서 가장 
중립적이고 엄정한 과학인 것처럼 포장이 되었다.

영미법 진영에서도 개념법학과 궤를 같이하는 생각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개념법학 교수들의 작품인데 반해서 영미법은 기본적으로 판사들이 주도하는 
법이고, 판사들이 이론보다는 문제 해결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개념법학이 주장하는 과학주의, 체계화,형식주의는 문제 
해결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 또 개념법학은 태생적으로 
사법제도 내에서 판사가 아니라 학자와 입법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반면에 영미법의 주류를 이루는 법사회학(추상화, 형식주의,순수법학과는 거의 반대되는)이나 법현실주의
(과학주의와 체계화를 부정하는)에서는 법과 이론보다 
절차가 훨씬 더 중요하다. 미국법과 개념법학은 그런 
의미에서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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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부행위제한규정의 입법취지

판례에 의하면 공직선거법 제113조에서 후보자와 
그 배우자로 하여금 선거 전 일정 기간(기부행위제한기간) 내에 당해 선거에관한 여부를 불문하고 일체의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취지는, 그러한 기부행위가 후보자의 
지지기반을 조성하는 데에기여하거나 매수행위와 결부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허용할 경우선거 자체가 후보자의 인물 · 식견 및 정책 등을 평가받는 기회가 되기보다는 후보자의 
자금력을 겨루는 과정으로 타락할 위험성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데 있다고 한다. 그런데 다수의견은 같은
법 제 112조 제1항(1호) 소정의 기부행위에 대한 해석에서
이러한 입법취지를 주돠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2) 금권선거의 현실과 처벌필요성의 강조

우리의 금권선거현장의 모습을 보면 다수의견이 언급하고
있듯이 후보자나 그 배우자가 곧바로 유권자에게 금품을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의 경우 후보자 등이 
선거사무관계자에게 금품을 주면 그것이 몇 개의 중간단계를 거치면서 범위를 확대하여 다수의 최종유권자들에게 
널리 분배되고 그 과정에서전부 또는 일부 금품이 유용되기도 하는바, 이러한 모든 과정을제대로 밝혀 내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사정을감안하여 다수의견은 
금품을 최종적으로 받아 가질 사람에 대하여 주는 것만을 
처벌의 대상으로 한다면 금권선거를 근절시키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중간단계에서 주는 경우에도 
그것이 포착된다면 이를 처벌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는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권선거에 대한 처벌필요성의 절박함을 토로하는 다수의견의 이러한 태도에는 우리 선거문화의 어두운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탄식이 배여 있는가 하면, 
반면에 부정한선거사범에 대한 형법적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내재해 있음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

3)범죄투쟁과 ‘제공‘개념에 관한 해석론의 연계

나아가 다수의견은 위와 같은 취지와 태도에 입각하여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소저의 ‘제공‘개념의 의미범위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즉 여기서 ‘제공‘이라는 말의 의미를, 
반드시 금품을 상대방에게 귀속시키는 것만을 뜻하는 
것으로 한정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간자에게 금품을 주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중간자가 단순한 보관자이거나 특정인에게 특정금품을 전달하기 위하여 심부름을 하는 사자에 불과한 자가
아니고 그에게 금품배분의 대상이나 방법. 배분액수 등에 
대한 어느 정도의 판단과 재량의 여지가 있는 한 비록 
그에게 귀속될부분이 지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그에게 금품을 주는 것이 위 규정에서 말하는 ‘제공‘에 포함된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볼 때 다수의견이 주장하는 논거들의 언저리에는 금권선거의 근절이라는 현실적 필요성과 그에 따른 
선거범죄와의 투쟁강화, 그리고 이를 위한 형벌법규의 
탄력적 해석과 적용이라는 연결관계가 유지되고 있음이 감지된다.

반대의견의 논지

(1) ‘제공‘개념에 관한 해석론

1)제공 개념의 의미의 차이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제공‘의 의미를
일반적으로 물건 등을 상대방에게 건네주어 이를 사용하거나 처분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어떠한 이익을 
상대방에게 귀속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풀이하는 
다수의견과는 달리, 반대의견은 같은 법조항 제1호 소정의
 ‘제공‘이란 금전 등 물품을상대방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즉 다수의견은 제품의 개념 
속에 교부의 요소를 포함한다고 해석하지만, 반대의견은 
제공의 개념과 교부의 개념을 구분하고 있다.

2) ‘제공‘과 ‘교부‘의 구분

반대의견은 ‘제공‘은 ‘가지거나 누리도록 주는 것‘을 
의미하여 단순히 ‘내주는 일‘을 의미하는 ‘교부와는 
그 사전적 의미도 다를 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제46조, 
제81조 제6항, 제89조의2제2항, 제97조제1항, 제2항, 
제118조 제1호, 제119조 제3항 등은 ‘제공‘이라는 용어와 단순한 ‘교부‘라는 용어를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단순한 교부행위는 같은 법조항 제1호의 ‘제공‘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이 분명하다고 한다. 따라서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또는 그 배우자가 금전 등 물품을 제3자에게 
전달하여달라는 용도로 선거사무원 등 상대방에게 교부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러한 기부행위를 실행하기 위한 
공모자 사이의 준비행위에 불과하다고 한다.

(2) 죄형법정원칙에 따른 엄격해석

물론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제공‘의 
의미를 다수의견과 같이 풀이한다면, 후보자나 그 배우자가 유권자매수를 위하여 선거운동원에게 ‘유권자에게 나누어 주라‘고 금원을 교부하는 거의 모든 경우를 위 규정위반으로 쉽게 처벌할 수있을 것이기 때문에 금권선거를 근절시켜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에는 잘 부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중간자에 대한금품의 교부행위를 
기부행위로 규정하지 않고 있는 현행 공직선거법상의 기부행위금지 • 제한규정 위반죄의 구성요건을 해석함에있어 
죄형법정원칙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인권보장기능과 이를
담보하기 위한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는 기준으로서 작용하고 있는법률문언의 가능한 의미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이 
반대의견의 지적이다. 

다시 말해 다수의견과 같이 선거사무원에 대한 금전교부
행위를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형벌법규에 관한유추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원칙에 어긋나는 위헌적인 
법률해석이 된다는 것이다.

1. 논지의 정리이상에서 살펴본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논지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요직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 ‘제공‘개념의 이해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제공‘이라는 
문언의 의미와 관련하여 볼 때, 반대의견은 이를 금전 등 
물품을 상대방에게 귀속시키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제공을 교부와 구분하고있는 반면, 다수의견은 이러한 의미를 
포함하여 널리 물건 등을상대방에게 건네주어 이를 사용 
또는 처분할 수 있게 하는 것을뜻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즉 다수의견은 제공의 개념을 교부의개념까지도 포함하는 상대적으로 넓은 개념으로 이해한다.

(2) 해석의 기준

‘제공‘이라는 문언에 대한 이러한 해석의 차이에는 양자가
주된 것으로 원용하는 해석의 기준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다수의견은 법률이나 법규의 입법취지 또는 
입법목적을 중점적으로 고려하고(객관적 해석방법 또는 
목적론적 해석의 중시)이를 금권선거의 실상이나 현실에 
비추어 봄으로써 결과적으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이러한 태도에는 
언제나 법률문언의 의미를 넘어서서 법창조를 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내재해 있다.

이러한 태도를 일면적으로관철시키게 되면 문언에 대한 
해석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게되어 해석과 입법의 
한계가 불분명하게 된다. 이 점은 입법의 불비를 꼬집으면서 다수의견을 비판하는 반대의견의 논지에서도 잘나타나고 
있다. 반면 반대의견은 문언의 통상적인 표현방법 또는
문리해석을 중시하고 있다. 주로 법률문언의 통상적 의미에 매달리는 이러한 해석방법을 일면적으로 고수하게 되면 
입법의 취지나 목적 등을 소홀히 다루게 됨으로써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이나 새로운 범죄양상에 역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흠이 있다.

그런데 위 판결의 요지에도 나타나 있듯이,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은 모두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원용함으로써 
이를 해석의 형식적 기준으로 삼고 있다. 다수의견은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와 범위 안에서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따른 해석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즉 죄형법정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목적론적 (확장)해석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반대의견 역시 그 나름대로 "법률용어의 통상적 의미를 
원용하면서 다수의견의 태도는 이러한 법률용어의 통상적인 의미의 범위를 벗어난 해석, 즉 죄형법정원칙에 위배되는 
유추해석이라고 주장한다. 

양자는 모두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문언의 가능한 의미)
라는 형식적 기준을 해석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되지만, 그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문언의 가능한 의미

그렇다면 이러한 사정하에서 중요한 것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의 성질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해석과 유추, 달리 표현하면 형법상 허용된 목적론적 
해석과 금지된 유추해석을 구분함에 있어 그것의
유용성도 아울러 드러나게 될 것이다.

(1) 기준의 모호성

일반적으로 ‘문언의 가능한 의미‘는 형법상 해석과 유추를
구분하는 기준이라고 말해지고 있다. 즉 법률문언의 의미가 이것의 범위 내에서 파악되면 허용되는 해석이고 이것의 
범위를 넘어서서 파악되면 금지된 유추가 된다. 

그러나 어떤 것이 ‘문언의가능한 의미‘ 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에 관해서는 위 다수의견과반대의견의 태도에서도 
보았듯이 입장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해석을 통한 
법발견 또는 법창조의 기준으로서 이 용어가갖는 성격은 
대단히 모호하다고 하겠다.

(2) 용어상의 문제

따라서 이 기준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형식적 기준으로서 (목적론적 해석과
유추는 일치하므로) 해석과 유추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 (W. Sax), 그 기준으로는 해석과 유추를 
구분할 수 없고 유추는 모든 해석에 내재하는 필연적인 
논리적 구조이기 때문에양자의 구별이란 단지 허용되는 
유추와 허용되지 않는 유추를구분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 (Arthur Kaufmann), 유추와 해석은구분할 수 없으며 양자는 법해석 이전에 확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해석과정에서 해석자의 반성적 성찰에 의해 확인될 수밖에없다는 
견해 (W. Hassemer) 등과 같이 ‘문언의 가능한 의미‘라는기준이 무용함을 주장하는 견해들이 있는가 하면,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문의) 일상적인 의미내용‘으로 이해하면서 죄형법정원칙의 헌법적 요청과 형법의 일반예방적 기능에 비추어 이기준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견해(C. Roxin)도 있다. 

따라서 이 견해에 따른다면 해석과 유추는 구분할 수 없는 
것이 되며, 양자를허용되는 유추와 허용되지 않는 유추라는 개념으로 대체하더라도 그것은 단지 용어상의 문제에 
불과한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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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대학에서 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의 하나인 필자로서도 늘 되물을 수밖에 없는 물음이다. 민주적법치국가의 틀을 어느 정도 완벽하게 갖춘 나라에서도 법이란 이현령비현령이라는 불만이 흘러나오곤 한다. 
아마도 법이 무엇인가를놓고 씨름해 본 사람이라면 우리가 법이라고 부르고 말하는 것만에 이러한 암영이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암영은 어떤 
특정한 법영역에만 깃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법영역에 깃들어 있다. 또한 이것은 비단 입법의 과정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법 해석과 적용의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형법 역시 이러한 그늘을 피해갈 수 없고, 형법해석 또한 
그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서의
‘제공‘의 의미와 죄형법정원칙

대상판례 대판 2002.2.21, 2001도2819 전원합의체

[사건개요] 

甲(피고인)은 2000. 4. 13. 실시된 제16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지역구에 H당 후보자로 출마하여 
당선된 A의 배우자로서 후보자의 배우자는 기부행위
제한기간 중 당해 선거에 관한 여부를 불문하고 
기부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2000.4, 10. A의 
선거사무실에서 선거사무원 (원심 공동피고인)에게 
600만 원을 주고, 2000. 4.11. 운행중인 운전의프린스 
승용차 안에서 에게 300만 원을 주고, 2000. 4. 11. 
위 선거사무실에서 Z에게 400만 원을 주고, 2000, 4. 12. 
위 선거사무실 부근을 운행중인 승용차 안에서 에게 
400만 원을 주는 등 4회에 걸쳐서 Z에게 유권자 
제공용으로 합계 1,700만 원을 주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상의 기부행위제한의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공소제기되었다.

[판결요지]

후보자의 배우자와 선거사무원 사이의 현금수수는
후보자의 배우자가 특정의 선거인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선거사무원에게 단순히 보관시키거나 돈 심부름을 시킨 
것이 아니라 그로 하여금 불특정 다수의선거인들을 
매수하여 지지표를 확보하는 등의 부정한 선거운동에 
사용하도록 제공한 것으로서「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하 ‘공직선거법)제112조 제1항 소정의 기부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이를 들어 기부행위를 실행하기 위한 
준비 내지 예비 행위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다.

다수의견은 甲이 국회의원선거 후보자의 배우자로서 
선거사무원 乙에게 유권자 제공용으로 금전을 주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제한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그러한 甲의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12조 제1항 제1호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다. 

즉 다수의견은 위 사안에서 甲과 乙 사이의 현금수수는 
乙로 하여금 불특정 다수의 선거인들을 매수하여 
지지표를 확보하는 등의 부정한 선거운동에 사용하도록 
제공한 것으로서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소정의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1)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제공‘의 의미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소정의 ‘기부행위‘라 함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에게 무상으로 
금품이나 재산상의이익 등을 제공하는 행위나 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말하며, 
여기서 상대방이라 함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같은 법 제112조 제1항)로서 선거운동원이든 정당원이든 묻지 않으며 선거권이 없는 자나 미성년자라도 상관없다.

그런데 위조항의 기부행위란 같은 조항 제1호 내지 
제11호의 행위를 포괄하여 지칭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기부행위란 이들 행위의 유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이 가운데서 위 사안과 관련하여 직접적으로문제가 되고 
있는 규정은 같은 조항 제1호이며, 이로써 후보자의 배우자
(甲)가 선거사무원(乙)에게 유권자 제공용으로 금전을 
준 것이 같은 호 소정의 ‘제공‘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의미론상 문제된다.

다수의견에 의하면, 사전적 의미에서 ‘제공‘이라 함은 
‘바치어 이바지함‘, ‘쓰라고 춤‘을 뜻하는 말로서 
일반적으로 물건 등을 상대방에게 건네주어 이를 사용내지 처분할 수 있게 하는것을 말하고, 반드시 어떠한 이익을 
상대방에게 귀속시켜야 한다는 뜻이 내포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은 ‘제공‘이라는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와 범위 안에서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따른 목적론적 
해석을 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원칙이 경계하는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한다.

(2) 위 해석론에 고려된 요소들

위 대상판례를 면밀하게 검토해볼 경우, 다수의견이 위와
같은 해석론을 전개한 논증과정에는 기부행위제한규정의 
입법취지와 금권선거의 실상 및 그에 대한 처벌필요성과 
투쟁의 강화등이 그 주된 요소로 고려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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