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
신재민 지음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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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제목 만으로도 내가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한 소설. 여름에 딱이다.

책을 다 읽고서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이라는 점에 놀랐다. 개인적으로 2권정도였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예상할법한 내용이겠지 싶었던 스토리는 나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이운암의 생가. 그 생가가 어떤 사람의 방황에 의해 불에 탔다. 그리고 그 생가를 지었던 도편수 지범근이 아들에게 “그 집 짓지마”라는 말을 남기고 자살했다.

운암의 손자 건승은 할아버지의 생가를 되살리기위해 범근의 제자 벽종을 찾았지만, 그는 아버지의 유언이라며 지을 수 없다 말한다. 한옥의 특성상 웑 저자의 기문을 알고있는 이가 필요했고, 그것은 문서로 전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밑에서 꾸준히 전수받은 제자만이 가능한 것이였다. 그런데 범근의 아들이 그것을 거절한것.

그렇게 건승은 범근의 기문을 알고 있으면서도 범근에게 버려진 친아들 재헌을 찾았다. 독일에서 아픈 아내를 돌보고 있는 그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한 건승.

재헌은 자신을 파문시킨 아버지에게 보란듯 성공하고 싶었다. 그렇게 수락한 생가복원.

하지만 생가에서 불탄 안채말고는 다른 곳을 들어가지 못하게했다. 왜지? 그리고 아버지를 통해 여러 건축물을 짓던 그는 이상함을 깨달았다. 그곳이 ‘살기’위해 지은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몰래들어간 곳에서 발견한 숯덩이가 되어버린 사람. 그런데 살아있었다. 그는 누구일까.


생가를 복원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것은 100년이 더 된 금강송 황장. 그 황장의 대다수를 쥐고있는 사람은 벽종이였다. 아버지 범근에게 인정받은 유일한 사람. 그는 대부분의 목재상들을 쥐고 있는 사람이였다.황장으로 지어진 집이였고, 한국의 사게절을 버티려면 황장외의 다른 나무는 쓸수조차 없었다. 그럴때 걸려온 전화. 황장을 가지고있다는 것.  “섬”씨 종친회장이였고, 그는 자기 문중 선산의 황장을 팔겠다는 것이였다.

황장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살아있는 나무를 벤다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가공된 목재가 아닌 살아있는 나무의 벌목은 꽤나 어려운 일.(이게 어려운 이유는 책에서 확인하시길. 100년의 세월을 버텨낸 나무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는것..)


이야기는 불타버린 생가의 복원을 두고, 그 생가 자체가주는 음산함과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이야기인줄 알았으나,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기이함. 그것을 추종하는 세력, 그리고 그 힘을 이용하려는 세력등이 얽히고 섥히며 점차 나를 미궁으로 이끌었다. 이야기가 보여주는 스산함하단에 깔려있는 것은 인간의 처절한 탐욕이다. 진짜 인간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는 말을 단번에 이해시키는 스토리랄까. 자신을 위해 전쟁을 이용했고, 그 전쟁에서 살아오기위해 가져오지 말아야할것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것의 힘을 쥐기위해 바치지 말하야할 것들을 바쳤고, 누군가는 그 힘을 또 원했다.


그것조차 시작은 인간의 탐욕이였을테니.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서늘함을 만들어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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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배틀 ㅣ 케이스릴러
주영하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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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만큼 SNS를 잘 드러낼 수 있을까?!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게 만드는 SNS. 

SNS를 보고 있다보면 나는 무엇을 부러워하는가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은 작년인가 방영했던 "행복배틀" 드라마의 원작이다. 드라마를 보며 원작이 궁금했는데, 이제서야 읽었고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보다 책이 더 좋았다.


모든 사람이 욕망하는 아파트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도 굉장히 기묘하게.  살해된 여자는 오유진. 베란다에 몸이 반쯤 걸친 채 죽었고, 온 집안은 그녀와 아직은 죽지 않은 그녀의 남편 도준의 피로 뒤덮여 있었다.

미호는 유진과 고등학교 친구다.  SNS를 통해 유진의 소식을 접했고,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렇게 찾아간 유진의 장례식장. 그곳에서 만난 유진의 이상한 이웃들로 인해 그녀는 현재의 유진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알게된 사실.

그녀의 SNS 세상과 리얼 세상의 괴리. 그리고 장례식장을 찾은 이들의 웃고있지만 적대적 태도로 인해 미호는 유진의 죽음을 파헤치기로 한다.


SNS상 유진은 더할나위 없는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3달 전부터 묘하게 불편해지는 이웃들의 댓글. 그리고 그 미호가 유진의 죽음을 파헤치게 되면서, 그 심상찮은 댓글에 대한 진실이 드러난다.

모두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과 그 바탕에  서로에 대한 잔혹한 견제가 숨어있음을 말이다.

한편 그들은 미호를 달리보기 시작한다. 그녀가 유진의 오랜 친구이기에 그녀가 무엇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 그녀는 그것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하면서 유진과 미호, 세경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

유달리 친했고,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보듬어주며 각자의 치부를 공유할만큼 친했던 친구들이 왜 그리 멀어져야했을까.

그리고 그 사실은 현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이 책을 읽다보면 SNS는 모두를 연결하고 있지만, 모두를 진심으로 끊고 있는 매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한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지만, 모두가 외롭고, 모두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만들어 경쟁하게 만드는 또다른 세상을 만들어내는 느낌이다. 가상의 현실이지만 진짜 현실보다 끊임없이 우리를 더 안달나게 만드는 세상이다. 

순간 사진 한장, 짧은 동영상이 나타내는 것은 긍정이 아니라 왜 부정의 감정을 이끌어 내는 것이며, 그리고 그 영상 뒤에 숨어 있는 현실과 SNS 세상의  극단적 괴리를 통해 우리가 숨기고 싶어하는 민낯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인다.


 정말 유진의 진짜 죽음의 이유, 그리고 유진이 정말 숨기고 있던 것이 밝혀지는 순간, 그 진실은 아이러니하게도 SNS가 없었던 과거의 나로 향한다.

이토록 잔혹한 행복배틀의 승자는 누구일까. 승자가 있기는 한걸까.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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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심리학 2 ㅣ 다크 심리학 2
다크 사이드 프로젝트 지음 / 어센딩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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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다크 심리학 1편이 관계속에서 인간의 어둠이였다면 이 책은 사회 즉 권력 관계에서의 인간의 어둠을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나는 2편이 좀더 좋았다. 전 세계적으로 등장하는 극우세력, 그들이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오게되는 경위, 그리고 현대의 우리나라에서 가능성조차 생각해보지 않았던 쿠데타를 겪으며 권력이란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 요즘이여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권력을 갖기위한 단계, 그리고 그것이 유지되는 행태, 그리고 권력이 왜 부패하는 가에 대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사회 권력을 쥔 이들이 모두 부패한 것은 아니나, 책의 주제가 “다크 심리학”이기에 어두운 측면 부정적 측면을 다루고 있다.(그래서 인지 읽고 있다보면 온통 모든 측면이 흑화된 필터로 보이는 부작용이….=_=;;;)


다크 심리학에서 정의하는 권력의 세가지 유형. 이것을 책에서 다크 트라이어드라 말한다. 이 정의는 1권에서도 등장했고, 개인간에도 발생한다. 결국 타인을 조종하는 행위의 근간이 되는 심리학이기도 하니까. 그것이 한명이냐 다수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마키아벨리안” : 조작적 성향

“사이코패스” : 반사회적 인격장애

“나르시시스트” : 지나친 자기애. p.84

이 세가지 성향으로 분리되는 인간의 어두운 심연은 딱 한가지로 귀결되는 사람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누구는 마키아벨리안, 누구는 사이코패스. 이렇다기 보다 이 세가지 타입의 행위를 두루 행하는 인간이 권력의 정점에 등장한다고나 할까.

“나르시시스트는 ’서사’를 만들고, 마키아벨리는 ‘구조‘를 만들며, 사이코패스는 ‘충격’을 주입한다.” P.138

이 세가지는 유기적으로 얽혀 끊임없이 돌고돌려 권력을 유지하게 만들어준다. 이것은 꼭 나라의 권력뿐 아니라 기업, 종교, 심지어 범죄 집단에서도 이런 현상은 나타난다. 신념과 습관, 열광적 지지층. 삐뚤어진 구조가 그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라니. 내가 그 안에 갇혀 있는건 아닌지 새삼 주변이 두렵게 보이기도 한다.

 

 책은 이런 개념적 정의를  드라마, 영화, 만화 속 인물을 통해 다크트라이어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바닥에서부터 권력의 정점으로 향하는지,  그리고 그토록 완벽한 자기통제 시스템으로 쥔 권력의 정점이 어떻게 부패해 가는지 보여준다. 또한  완벽해 보이는 그 이면에 어떤 틈이 만들어지고, 그 틈이 또 그들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도 설명한다. 

“혼돈을 두려워한 자는 ‘정교한 지옥’을 만들어내고, 완벽을 추구한자는 결국 자신마저 완벽히 파괴한다.” p.119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재밌던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마키아벨리였다. 군주론을 읽어보진 않았으나, 이 책에서 말하는 마키아벨리의 말은 “군주”라는 지위. 즉 권력의 최상에서 그것을 잃지 않게 위해 경계해야 할 점을 말하고 있는데, 책 속에서 나타나는 권력자는 그것을 다 비껴가서 망한 인간들이랄까. 나르시시스트나 사이코패스는 어찌 되었든 부정적 인간의 전형을 나타내는 단어지만, 마키아벨리는 그런 의미가 아님에도 “다크 트라이어드”로 분류된 점이 흥미로웠달까…


저자가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것은 책의 중반 이부에 등장한다. “악”의 등장. 

 이 부분은 무심코 악을 타자화 하는 우리 모두에게 하고 있는 경고이다. 악은 갑자기 생성되는 것이 아니며, 단계적으로 축적되기도 하고, 급작스럽게 무너지는 상황이 만들어 내기도 한다고. 이 부분에서 2025년 초에 등장한 캄보디아 범죄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리고 누군가 조작된 상황에서 만들어진 여론이 우리가 어떻게 이용되었는지를 말한다. 여기서 유명한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이 다시 등장한다. 생각하지 않으면 타인에게 당한 생각이 나의 생각이라 믿을 수 있고, 무심코 단정된 나의 편향은 누군가를 쉽게 죄인/악인으로 단정지을 수 있는 세상에 와있다.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말이다.


결국 돌고돌아 생각이라는 단어 앞으로 온다.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은 무엇을 어떤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 왜?!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다시 하게 만든다.


역시나 어렵네.

“선택은 언제나 당신의 몫이다.” -  책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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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심리학 ㅣ 다크 심리학 1
다크 사이드 프로젝트 지음 / 어센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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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제목부터 무시무시하고, 표지고 검은색으로 가득한 읽고나면 흑화할꺼 같은 느낌을 주는 책. 유명한 책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이 책을 읽은 어떤 분이 책을 읽는 내내 뭔가 기분이 찜찜했다는 글을 보고서 왜지?라는 의문이 들어서 드디어 읽은 “다크 심리학”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후기는 아.. 머리가 좋아야되는구나..였다. 

왜냐고?!


이 책은 타인을 조종하고 싶어하는 즉 타인을 나의 소위 입맛대로 움직이고 싶은 사람의 내면에 깔려있는 기저와 심리학적으로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다크 심리학은 인간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탐구하여 타인의 감정을 조작하거나 설득하는 기술을 융합한 것이다” p.20

좋게 말하면 타인을 설득하는 기술이고, 나쁘게 이용하자면 타인을 내입맛대로 조종하는 기술(?)이랄까.

이런 행위가 사회가 발전하면서 더 교묘해지고, 지능적이게 변해왔다. 지금 우리가 보고 쓰고 사용하는 모든 것들의 기저에 이 다크심리학을 이용한 기술들이 깔려있는 셈. 그것을 이용하는것은 기업이기도, 정치인들이기도, 그리고 내 주변의 누구이기도하다. 물론 그것이 나일 수도 있는것.


책은 인간을 조종하는 5가지 원책, 기술, 함정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그런 모든 것에 우리가 속지않고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설명한다. 다시한번 말하자면 이 책은 남을 이용할때 이렇게 해라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당신을 이용하려할때 그 속임수에 넘어가지 말라고 쓴 책이라는 점이다.


내게 가장 흥미로운 것은  “가스라이팅” 이였다. 이것은 타인을 조종하고자 할 때 가장 기본으로 구성하는 전략 같았다. 취약점, 욕망, 두려움, 죄책감 누군가를 조종하는 모든 기술은 타인을 내가 원하는 대로 속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두려움을 심든, 의존성을 심든, 그를 고립시키든 그런 모든 기반은 그로 하여금 나를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곧 가스라이팅 아닐까?

마치 우리가 이제는 스마트폰을 손에 놓고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되어버린 것처럼.. 

물론 가스라이팅이라는 행위는 보다 좁은 범주에서 한 인간의 정신세계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이긴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보다 넓은 행위로 읽혔기 때문이다.


긍정적행위로써의 설득이 아니라, 완전한 종속으로써 인간을 지배하는 행위를 위해 우리의 가장 약한 부분을 찾아 침투하여, 한 인간의 오롯한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행위. 그런 것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 모두가 어려워진 세상이기도 하다.


타인을 고립시키고, 배제하고, 두려움을 심어주고, 방해하고, 조작하는 행위는 기술로 인해 점점 쉬워지고, 그 속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시발점은 무엇이며, 사실의 경계를 판단하기가 더 모호해진 요즘이다. 

 그것이 꼭 사람에 의해서도 아니고 알고리즘이라 불리는 인과를 알수 없는 기술에 의해 우리의 생각은 나도 모른 새에 편향으로 흘러가는 지금. 내가 나를 지키면서도, 어쩌면 내가 또 누군가의 가해자가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늘 경게해야 함을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어려운 점은 이 모든 것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을 써놓은 마지막 장에서의 설명은 내가 나를 지키기위해서 타인의 휘둘림에서 모든 외부적 요인들에서 내 스스로가 침착하고 냉정해지면서도, 감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고요..ㅠ 이미 너덜너덜 해진 나인데..)
결국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휘둘려야 하는 팔랑팔랑 유리 감정인 나를 보니, 찜찜하다는 어떤 분의 글이 끄덕여지면,, 아 진짜 너무 어렵네. 내가 나를 지키는것.. 이라는 푸념이 든다. 


그래도 읽어볼만하다.

내가 나를 지켜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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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 - 강순희 말하고 유시민 듣다
유시민.김세라 지음 / 은빛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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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혁당 사건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우홍선 선생님의 아내 강순희 할머니의 구술을 듣고 유시민 작가가 쓴 책. 발간 소식을 듣고 샀다가 이제서야 읽었다. 선뜻 손이 가질 않았다.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말하고 있을지 감히 짐작이 가서였을까. 읽는 내내 코를 훌쩍거리게 만들 거라는걸 나는 알고 있어서 였을까.


90이 넘어서도 자신의 삶을 책으로 남기고 싶었던 분의 인생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은 강순희 할머니와 유시민 작가의 대담형식으로 쓰여졌지만 2011년에 79세에 하신 구술기록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정말로 할머니께서는 당신의 삶을 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으셨을까?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고 책에는 쓰여져있지만 아마도 당신이 지나왔던 그 시간을 다시 되돌리지 말았으면 하는 바이였을까.

어쩌면 잔인한 국가폭력앞에서 당신이 어떻게 당신과 가족 그리고 연대하는 이들의 존엄을 지켜왔는지에 대한 증언록을 남기고 싶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한사람의 구술이고, 그 분의 인생이지만 우리 현대사의 전반이였다. 내가 강순희 할머니의 삶을 살았더라면 나는 90이 되어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라는 말은 못할 것 같았다.  

할머니의 가장 오래된 기억은 하얼빈에서 였다. 하얼빈과 평양을 거쳐 6.25 전쟁으로 인해 북한에서 남한으로 피난길에 오른다. 전쟁통에 펼쳐진 끔찍한 이념전쟁은 무고한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기도 했지만, 강순희 할머니는 여기에 휩쓸리지 않았다. 정말. 지금에 봐도 당찬 K여고생이다. 

그렇게 고아원에서 선생님에서, 한국은행의 직원으로 일하던 중 우홍선 선생님을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 진짜 놀라웠던 점은 결혼 후에도 한국은행에서 일을 하면서 아이셋을 낳고 여전히 은행을 다녔다는 것. 와.우.  그 바탕에 남편 우홍선 선생님의 지지도 있었겠지만, 시어머니, 친정부모님의 영향도 컸다고 하신다. 남녀차별이 없는 집안 분위기, 정말 아껴주셨던 시어머니. 나의 말을 존중하는 남편. 그것이 그녀를 지금에까지 이끌었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정말 놀라운 분이다.


아이 셋을 낳고 살던 중 터진 1차인혁당사건 /2차 인혁당사건. 남편을 위해 그녀가 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 아침 밤낮으로 경찰서,종교단체,구치소,감옥 등등을 돌며 남편의 구명운동을 했다. 당시 함께 잡혀갔던 다른 가족들도 함께 였다. 여기서 부터는 내가 감히 상상조차할 수 없었다.


더 놀라운 점은 그녀가 그 이후에 살았던 삶이다. 2차 대법판결이 났던 밤 집행되었던 사형으로 삶의 맥을 놓은 것 같은 그녀는 결국 다시 일어섰다. 아이들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녀는 그때 가족만 보지 않았다. 당신을 도왔던 많은 이들이 고초를 겪을 때에도 그들 곁에 있었고, 다시 그들을 위해 거리로 나섰다. 남편의 구명활동때와 다름없이. 

그리고도 아이들을 돌보았고, 일을 했고, 다른 피해자 가족들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이 모든 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나 자신의 피해에 매몰되지 않고

그럼에도 그 때의 일들을 하나 잊지 않고 기억하며,

나와 함께 했던 이들의 삶을 중요하고 고맙게 여기며,

늘 그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삶.

그렇기에 그 모든 일을 겪고도 90세의 강순희 할머니의 얼글을 그렇게도 맑으신 걸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깨달은 것은 우리가 아는 역사는 큰 그림,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궤적 안에서 해석된 내용을 알고 있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한 사람의 인생으로 대입되는 순간은 다른 일이라는 것. 그래서 강순희 할머니는 당신의 삶을 글로 남기고 싶으셨구나라는 것을 비로소야 알게한 책이다.

6.25 당시 미군이 우리에게 우군이였고, 여전히 우방국이지만 당시 미군은  그저 전쟁을 피하는 피난민들에게는 두려운 존재였고, 지금은 보수인사로 알려진 인물도 당시에는 이분들의 탄원서에 도장을 찍어주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남편을 잃고 울분을 삼키지 못해, 택시에서도 동네에서도 남편 무덤 앞에서도 서슬퍼런 군부독재 시대에도 끊임없이 박정희 욕을 했을 때도 누구도 그녀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묵묵히 위로해줄뿐.


이 책은 한 사람의 삶이지만, 한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로만 읽히지도 않았고, 우리나라 현대사의 굵은 사건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강순희 할머니라는 한 개인을 돌아보게도 한다.

개인적으로 "나라면?" 이라는 대입을 해보았지만, 결단코 나는 90의 강순희 할머니의 얼굴을 하고 있지 못할 것이다. 어떻게 그런 모진 시간을 살아오신 분이 끝내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라는 말씀을 하실 수 있는 걸까. 

그래서 눈물이 났고,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웃었다.


건강하세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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