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매력적인 철학 - 아테네 학당에서 듣는 철학 강의
김수영 지음 / 청어람e(청어람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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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속 철학자들을 설명하는 책.  학생들을 대상으로했던 강의를 묶어놓은 책이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전문 철학서가 아니더라도 다수의 철학 책은 어려웠던 사람 중 하나라 이 책은 이해도가 높았고, 그림과 함께하는 철학이라서 그런지 흥미로웠기에 재밌었다.


실제 그림의 화가인 라파엘로의 설명과 피타고라스로 시작, 아베로에스로 끝나는 책은 물론 그림속 모든 인물을 다루진 않는다. 참고로 그림속의 철학자들에 대해서도 라파엘로가 직접 누구를 그렸다고 전해지는 것이 없어, 각 철학자들의 학문과 성향을 통해 분석한 것이라 여러 의견이 있다고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정중앙에 서있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히파티아 밖에는 몰랐는데, 그림을 비추며 누구인지 추측하고, 왜 그런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입고있는 옷색깔, 입고있는 형태 등을 통해 분석하는 점이 결국 시대의 배경을 설명하는 것과 맞물려서 더 그랬는지도.


책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헤라클레이토스"는 그림 중앙 아래쪽에서 다른 이들과 입고있는 옷과 신발이 조금 다르다. (다르다는 사실도 책의 설명을통해 그렇구나~ 했다는..) 그 인물은 사실 라파엘로가 같은 시대의 또다른 화가인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성당 천장화를 보고 감동받아 미켈란젤로를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고대, 중세 철학자들의 복장이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의 복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하니, 라파엘로도 참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쟁자였음에도, 그를 진심으로 존경했다는 표시일테니 말이다.


이밖에도 내가 그림 속에서 유일하게 알았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그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 개인적으로 철학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에피쿠로스, 스토아철학의 시작인 제논, 유클리드라 불리는 기하학자 에우클레이데스, 신플라톤주의를 만들어내 기독교교리의 정립에 크게 영향을 미친 플로티노스, 유일하게 그림속에 등장하는 여성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히파티아,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니체의 책으로 유명한 조로아스터, 그리고 당시에는 이단으로 조롱거리가 되었으나, 신 중심에서 인간의 이성을 들고나온 인물 아베로에스까지 교황청의 벽화로 그려진 그림이였음에도 여성과 이단으로 몰렸던 인물, 아후라 마즈다를 신으로 모시는 타 종교의 인물까지 그려지는 것이 허용되었다는 것을 보면서 당시의 시대적 사상이 많이 변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에피쿠로스가 제일 눈에 들어왔다. "행복"이라는 것에 관점을 맞췄던 인물이라서 더 그런지도. 사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점이지만, 결국 모든 철학의 기본엔 당연히 사람이 있고, 사람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했다. 그 행복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기준과 생각이 다를 뿐이지. 그것이 신을 통해 오든, 개인 스스로 아는 것이든 말이다. 

"그대여, 여기에서 편안히 머물게나. 우리는 즐거움을 가장 좋은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라네" p.122


그리고 책은 "철학"을 말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라파엘로의 그림을 구석구석 설명해주는 부분이 좋았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발의 모양을 통해, 소크라텐스의 몸짓을 통해 그가 어떤 인물이였는지, 견유학파의 디오게네스는 정말 다른 인물에 비해 자유롭게 홀로 앉아있는 모습을 통해 그의 사상을.. 등등 각 그림의 인물 설명을 통해 그들의 사상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알게되면서 그림이 좀더 풍성하게 다가왔달까.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재밌었다. 어렵지 않게 설명되어있고, 더불어 유명한 그림을 좀더 깊게 알 수 있는 계기도 되었기에 더 좋았다. Good Good!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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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 에펠탑에서 콜로세움까지
이상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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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라는 제목을 보며, 건축이 전쟁의 상흔을 어떻게 보여주는지를 말하는 책인지 알았는데, 책을 읽다보니 나오는 건축은 다수가 전쟁이 목적이였던 건축물임을 알면서, 새삼 그나마 덜 위태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여전히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여전히  발생 하고 있지만, 전세계적 전쟁은 없기에 "그나마 덜 위태로움"이다.


책에서 말하는 건축물은 유럽사를 배경으로하는 건축물이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독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를 통해 보여지는 전쟁사는 유럽이 과연 평화로웠던 시기가 있었는가 싶게 정말 대단한 전쟁이력을 자랑한다. 특히 프랑스, 독일, 영국이 EU라는 연방을(영국이 탈퇴는했지만) 만들어 지내는것을 보면 과거의 그 치열했던 전쟁들이 왜 있었어야 했는가를 생각케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개선문은 말그대로 전쟁의 승전을 기념하기 위한 건축이고, 프랑스와 영국의 박물관은 전쟁으로인해 타 국가들에서 수탈하고 약탈한 전리품을 기념하기 위함이며, 궁전은 자국의 건재함과 위용을, 요새는 수많은 전쟁을 통해 타국으로부터의 침략을 막기위한 용도 등등 다수의 유명하다싶은 건축물들의 목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개선문편을 읽고있다보면, 이스타문명의 모아이석상이 떠올랐다. 부족의 건재함을 나타내기 위한 수단으로 세워졌을 것이라 추측하는 모아이석상이 중세판 개선문이랄까. 그나마 문명의 붕괴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지금은 반전의 상징물이자 같은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쓰인다니 인간이 느리지만 정말 나아가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나 영국등에서 약탈해간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역시 불편하다. 자신들이 가지고있어서 보존되었다는 등의 말도안되는 위선은 정말! 아직도 반성이 덜된 것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읔!


건축이라는 것 자체가 배제의 상징이며, 타자로부터 나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다른 책에서 읽었는데, 전쟁과 관련된 건축물의 다수가 그 말과 정말 딱! 맞는다는 생각이든다. 

 하지만 1.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의 경우 그 전쟁을 일으킨 주범으로써 전쟁과 관련된 건축을 복원하지 않고 그 자체로 남겨두기도 했다. 후손에게 전쟁이 나타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하려는 의도이다. 이점을 보면서 비록 전범국가이지만, 그들이 얼마나 잘못된 과거를 숨기지 않고 후손에게 알리고자하는지, 그 것이 결국 자신과 주변국의 평화에 얼마나 중요한 것을 나타내는지를 읽으며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결이 다르지만 우리는 과거의 커다란 사건에 대해 얼른 덮고, 잊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만 그때뿐임을 본다. 관련 추모탑이나 기념관이라도 세우려치면 사고발생한 곳이 아니라 가장 구석진 곳,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밀려나는것을 보면서 우리도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어두운 과거는 잊혀지면 안된다. 그것이 전쟁이든 사고든. 기억해야 같은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극복해야 앞으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

앞으로는 전쟁을 상기시키는 건축이 더 이상 없길 바라며!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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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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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제목이 생경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와 읽게된 책이다. 책은 세대간을 지나오면서의 결혼이라는 가치관을 말하고 있지만, 나 스스로도 나의 10대와 20대와 30대의 시간을 지나면서 결혼과 연애에 대한 가치관이 변했음을 이 책을 통해 떠올렸다. 


책의 시작은 하욱과 영임, 그리고 정우와 태윤, 은희의 관계, 그리고 한나로 이어지며, 우리 시대가 어떤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를 말한다.

"사정이 어찌됐든 그녀에겐 아이가 필요했다. 결혼은 종족번식과 재산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으니까. 그녀는 고통을 감내하며 남편을 받아들였다." p. 24

하욱과 영임의 시대는 사랑이 없이도 결혼을 해야했고, 그래서 자식은 당연했던 시대였다. 그래서 영임은 갖지 못하는 자식에 대한 목마름으로 어찌하지 못했기에 남편 형의 아이를 입양했다. 그 아이가 목숨보다 소중했으나, 자신의 임신을 통해 그 아이는 버려졌다. 오로지 내 핏줄. 내 새끼.


"그녀는 화목한 가정을 원했다. 남편과 아내, 아이들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가정 말이다." p. 206

 그리고 정우. 그저그런 집안에서 똑똑함으로 서울 최고대학에 최고성적으로 입학해, 소위 강남, 압구정 키즈들과 관계를 가졌으나, 그 속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과 웬지 닮은 태윤이라는 여성을 사랑하나, 그녀는 그를 떠나고, 그에게 안정감을 주는 은희와의 동거를 시작한다. 은희의 안정된 사랑에도 돌아온 태윤을 어쩌지 못하는 정우. 


"결혼 제도는 분명 기형적인 모습으로 진화했다. ..중략.. 결혼이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방패막이라는 구태의연한 논리만으로는 부족하다. 혼란스러웠다." p.143

그리고 한나. 사랑하는 이와 안정된 사랑을 통해 결혼을 꿈꾸나 그 자신의 엄마로 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남자친구를 떠나보내고,  자신의 소신을 선택해 회사를 그만두었으나, 결국 돈이라는 말그대로 현실을 깨닫고, 약간의 돈을 가지고 세계를 여행하며, 나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인물.


간단히 소개했으나,  책속의 인물들의 사랑을 읽으며, "사랑의 완성은 결혼"이라는 말이 불과 십수년전에 유행했던 말이라는 것이 무색해질 만큼 우리의 생각이 변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세대나 개인의 생각에 따른 가치관의 차이는 어쩌지 못하는 것이 책에도 그려지지만, 결국 나 개인이생각이 더 중요해지는 요즘 결혼에 대한 생각의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변해가는 가치관에 가족이라는 형태도, 그 구성원의 모습도 변해가고있다. 나와 다르니 이상하고 틀린것이 아니라, 다름을 다름 그 자체 받아들여줘야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것 아닐까.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똑같은 모습을 하고 사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사랑이나 결혼을 전통, 기준, 이런 것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만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가족이라는 관계 또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에 그것이 사회 통념으로,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강제로 만들어졌을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것 또한 자신이고, 약자인 아이들이 될 것이다. 

 사람의 관계는 그 관계속에서 상대 구성원에서 상처가 되지 않아야하며, 각자 스스로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가족의 또다른 형태가 되는거 아닐까. 재미있고, 가볍게 읽히는 스토리이지만, 변해가는 시대를 나는 어찌보고 있는가! 다시 생각한다.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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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지 - 히어로 만화에서 인문학을 배우다
김세리 지음 / 하이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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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지. 말그대로 마블에서 출시된 만화를 기반으로 영화, 그래픽 노블까지 마블 속 히어로들에 대해서 인문, 철학,신화를 토대로 설명해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마블이나 DC를 만화나 그래픽 노블로는 접해본적 없는 일인이라 영화만을 기억했는데, 이 책을 통해 만화나 그래픽노블의 세계관이 생각보다 광대하다는 점에 놀랐다.


책은 DC와 마블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말한다. 책 제목으로 알수 있듯 주축은 마블의 스토리로 구성되어있다. 히어로의 시작은 1,2차 세계대전, 경제 대공황을 통해 패배감에 지쳐있던 시민들에게 모든 것을 이룰수 있는 초자연적인 존재로써의 영웅을 안겨줌으로써,현실의 삶을 조금이나마 떨쳐버릴수있는 시원함을 줄 수 있는 인물과 스토리가 시작이였다. 그 시작은 슈퍼맨이였고, 이후로 등장하던 히어로들도 대체로 그러했다. 그러다 <왓치맨>, <베트맨, 다크나이트리턴즈>를 통해 히어로물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히어로가 항상 정의로울수는 없다는 것, 평범한 인간이 더 정의로울수 있다는 것 등 영웅이라는 존재들을 통해 철학적 논의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내가 마블시리즈를 보면서 느꼈던 점이 저것이였다. 영웅은 언제나 옳은 존재로 그려져야 하는데, 그들이 우리와 같이 혼란스럽다는것. 그래서 마블의 영웅들을 보고 있자면 그리스로마신화 속의 신들이 생각났다. 그들은 그저 힘을가진 존재로써 인간과 같은 욕망을 가진 존재들로 보여졌다면, 마블속 히어로들도 같은 존재이면서 보다 현대에 가까운 혼란속에 있는 인물들이였달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그 점이 불편하기도했다. 뭐 영웅이 저래. 이러면서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히어로또한 인간을 대변하고 있고, 저런 갈등없이 항상 매번 옳은 정의란 불가능한 것임을 작가가 다양한 상황을 통해서 우리에게 던지고자한 질문이 무엇이 였는가를 조금은 알게되었다. (아.. 이젠 만화도 영화도 생각해야 해요. ㅎㅎㅎ)


책의 중간은 각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이다. 그 캐릭터의 탄생과 만화와 영화의 차이, 그리고 신화론적 관점에서 어떤 인물과 유사한지 등등. 개인적으로는 비전 편의 신화적 측면이 신선했다. 비전을 만든 울트론은 아이언맨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부분을 신화론적 관점에서 프로메테우스와 가이아의 뼈를 통한 인간의 탄생과 엮는다는 것이 놀라웠달까. 피조물이 피조물을 만들어내는 것. 그렇다면 우리가 만드는 AI의 모습 또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언맨이 만들어낸 울트론이 원하는 창조주가 원하는 대상이 아이였든, 비전도 그러했으니까. 


이런 다양한 캐릭터들의 갈등이 나오는 <시빌워>편. 영화도 간단하진 않았으나, 만화는 보다 복잡했다. 공리주의와 원칙주의의 대립.  만화 속의 아이언맨의 욕망을 차치하고도 사실 두 사상의 대립은 참. 평행선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고 분명히 선을 그을 수 없는 상태. 그것을 마블은 히어로의 대립을 통해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 "초인 등록법"을 통해 추구하고있는 정의의 구현과 방식의 문제 VS 시민의 여론과 안보의 대립이다. 히어로의 실존 정당성에 대한 자유의지와 그 의지에 대한 감시와 컨트롤 어떤것이 더 나은것인가?에 대한 질문인데, 이런 대립속에서 시민들은 영웅에 대한 이미지가 퇴색하고 그들에 대한 실망감이 드러난다.

 사실 저자도 말했지만 "초인 등록법"의 논제 자체가 영웅을 더이상 영웅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신'이라는 존재가 생각났다. 이 논쟁은 우리가 진짜 '신'이라는 존재가 나타난들, 이러한 논쟁에서 그 존재 또한 피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슈퍼히어로들은 근본적으로 공리주의적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그들은 단 하나의 무고한 이도 다쳐서는 안된다는 정언명령을 실행한다. 그들은 무엇보다 개개인의 가치에 역점을 둔다. 슈퍼 히어로들이 결코 공리주의자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더 있다. 이 또한 칸트의 사상을 따른다. 히어로 활동의 가치는 그들의 선한 동기에서 온다. 그들은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철저히 자발적인 도익, 즉 올바른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무감으로 선을 행한다." p. 248


 결국 우리가 행하는 정의란 것은  히어로의 정의에 대한 생각을 신뢰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달려있다. 정의란 보편적 자연법칙이라고 칸트는 말하지만, 인간 각자에게 정의가 보편적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결국 히어로의 정의란 그들 스스로의 희생을 통해서만 증명될텐데. 타노스의 정의는 자신을 제외한 50%의 생명을 먼지로 만드는 것이였지만, 아이언맨의 정의는 자신을 희생하여 사라진 50%를 되돌림으로써 증명했듯 말이다. 


"그들의 초인적인 힘은 어디까지나 생명에 대한 윤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참된 정의와 만난다. 공동의 선을 향해 가는 임무는 비단 초인들에게만 부여된 특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임무이기도 하다." p.270

선택적 정의가 아닌 보편적 정의를 추구하는 과정을 찾아가는 히어로를 통해 소크라테스의 '행복',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천적 지혜' , 칸트의 '정언명령'p.277 을 통해 공공선에 대한 가치를 마블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마블의 만화는 그래픽노블이라 하는가보다. 

별 생각없이 봤던 영화가 이런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계속해서 발전해가는 마블의 메시지가 어디까지 갈지 사뭇 궁금해진다.


추천!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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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히스토리 -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 방식
세르히 플로히 지음, 허승철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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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사실 체르노빌원전 사고를 크게 받아들여본적이없다. 어렸을때, 눈이 펑펑오던 어느 겨울,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눈을 맞으면 동네골목에서 놀고있을때, 동네 친구중 한명이 우산을 쓰고 달려나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거 체르노빌폭파 먼지쌓인 눈이래. 니네 얼른 집에가!" 무슨소리지?했는데, 이상하게 뭔지도 모르면서 이 한마디와 그 친구의 우산이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그러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문제, 미드 체르노빌을 통해 원전이 주는 위험성을 조금 알았달까. 사실 원전 그 자체보다 사고수습에 대한 40년전 러시아나 현재의 일본이 너무나 똑닮아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원전의 위험성보다 더 두렵게 다가왔다.


이 책은 2차세계대전이후 냉전관계속에서의 당시 러시아의 상황, 체르노빌원전을 짓게 된 경위, 그 속에서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의 체르노빌을 설명한다. 꽤 두꺼운 책이고, 당시 소련을 둘러싸고있는 공산주의 국가간의 이해관계, 공산주의VS자본주의 대립으로인해 소련이  행했던 여러 프로파간다 등등을 그 배경에 대해 설명한 부분을 읽고있다보면 인간 참 한심한 존재구나..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아마 국가간 경쟁 관계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체르노빌 원전은 그냥 그 자체가 문제였다. 수많은 문제들을 안고 가동을 시작했고, 이런말을 해도 될진 모르겠으나 언제간 나도 날 사고였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더 무서웠던 것은 사고가 있기 몇년전에 레닌그라드원전에서 유사한 사고가 있어 문제가 있었음에도, 심지어 그 사고가 있을 당시의 담당자였음에도 체르노빌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것이다. 그래서 소련은 물론 우크라이나 벨라루스를 비롯 유럽 전반을 위험에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바람의 방향이 반대였으면 그 피해에 우리나라도 직격타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하니 끔찍했다.)


부품부족, 전문성부족, 목표량 달성에 맞춰진 목표로 인한 기한 부족, 안전성 불감, 부품 불량, 관료주의 등등등 체르노빌은 지어질 당시부터 총체적 난국이였고, 그런 체르노빌 사고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이였다. 당시 전문가들 및 관료들. 그리고 다른 소리를 허용하지 않는 체제. 잘못 진행된 터빈시험으로 4호기 원전은 폭팔을 했지만, 그 폭팔이후의 처리도 원전 시작 때만큼이나 개X이였다.(정말 책을 읽으면서 욕을 안할수가 없다.) 원전 폭팔 이후의 사람들의 모습을 책은 이렇게 썼다. 

"모두가 마음속으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믿기를 거부했다. ... 중략... '스트레스가 너무나 컸고 원자로는 폭팔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우리의 믿음도 매우컸다.'라고 세르게이 파라신은 몇 달 후 당시 상황을 요약하며 말했다. '이는 집단 환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눈으로 분명히 보았지만, 본 것을 믿지 않았다." p.165

당시 사고현장에 있었던 이들은 이리 생각했고, 그러기에 보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보고가 있은 후에 관료과 당시 소련의 당 서기장인 고르바초프는 우방 및 서방 모두에게 이 사실을 숨기기 급급했다. 오로지 정치적인 이유로 말이다. 그래서 체르노빌의 주민 소개도 늦었고, 주민소개를 위해 파견된 이들에 대한 안전성에도 전혀 신경쓰지 않았으며, 외부적 과시를 위해 건재하다는것을 보여주기 위해 근처 키에프에서 페스티발을 열었다. 수많은 아이들을 대동하고서 말이다. 방사능 분진이 날리고 있었는데. 


아무 위험성도 듣지 못하고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헬리곱터 조종사, 의료진, 의대생, 광부, 잠수부 등등 그들은 그대로 방사능에 노출되어야했다. 그래놓고 최고 당서기라는 인물은 사고후 3년이 지나서야 체르노빌을 방문했다니 와.. 분노가... 체르노빌 사고에 대해 조사하여 제대로 발표한 레가소프는 소련으로 돌아와 모든 분야에서 배척당하고 결국 자살했다. 이밖에도 체르노빌 원전에 대해 밝히고자했던 인물들은 KGB에 의해 잡혀가고, 구금당해야 했다. 오로지 하지 말아야할 말을 하고 알지 말아야할 것을 파고들었다는 이유로 말이다.


결국 이 사고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피해보상, 탈 원전 운동이 일어났고, 그 결과로 소련으로부터 독립했다. (당시 연방국중 2위) 그러나 체르노빌 피해보상과 원유가격 하락등으로인해 힘든 시기를 보냈고, 체르노빌의 나머지 3기의 중지를 약속했지만, 당장 전기가 문제가 되어, 서방과의 끊임없는 협상으로 2000년이 되어서야 체르노빌 원전 전체가 중지될 수 있었다니, 참 아이러니하단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았겠지.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일이였을테니... 우리나라도 원전이 위험하다는 것에는 다수의 국민이 동의하나 탈원전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유이지 않나 싶었다. 책을 통해 알았지만 당시 체르노빌 원전에서 가동중이던 전체가 다 폭팔했다면, 지구의 생명체 자체가 사라졌을 것이라니... 읔.....


국가적 재난상황이 발생한 원인과 그 이후의 수습과정을 우리가 왜 눈 부릅뜨고 봐야하는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한다. 지금 우리의 편안함은 곧 우리 목숨이 담보인건 아닐까?!


체르노빌에 대해 다른 작가가 쓴 책에서 읽은 말이 이 책을 읽은 후에도  귓가를 맴돈다. 

"나는 과거에 대한 책을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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