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나만의 책 만들기 에디션)
고명환 지음 / 라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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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오래전에 들었다. 개그맨이였던 고명환씨의 책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여러 책을 베이스로 하여 쓴 책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다. 내가 읽지 못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 책이 주는 메시지, 그 책을 통해 저자가 무엇을 깨달았는지, 어떤 관점에서 읽었는지 등등 책에 대한 타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으니까. 같은책을 읽었다면 내가 몰랐던 부분을 알게되기도 해 새삼 읽은 책에서의 낯선생각도 들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베스트셀러임에도 늦게 읽은 이유는 아마도 개그맨이라는 직업을 한 때 가졌던 사람이 썼다는 이유에서 였을까. 책을 읽으며 반성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책을 읽고 느꼈던 분이라는 점에. 
생각해보면 개그맨이라는 직업은 위대하다. 우리가 하루에 눈뜨고 사는 시간 내내 웃고 있는 때보다는 그렇지 않은 때가 더 훨씬 더 많으니까. 그런 일상에 웃음을 주는 직업은 결코 쉽지않다. 

저자는 개그맨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고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3일. 그때 그는 깨달았다고 한다.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았던가. 무엇을 위해 내가 새벽 3시까지 일하고 5시에 잠들어 7시에 깨 다시 하루를 사는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  그리고 그가 원하는 일을 하는 삶. 하루를 그저 타인의 눈높이에 적절하고 바른 삶이 아니라, 나의 눈높이에서 나의 생각으로 하루를 살기로.
그는 3일의 시간동안 삶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계획했다. 그리고 그는 52세를 맞았다.
이 책은 그런 고명환 작가가 쓴 책이다. 60여권의 고전을 통해 자신이 삶의 순간순간을 이렇게 느끼고,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정리한.
고전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돌이키고, 앞으로를 계획하는 삶. 그건 생각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제 1장 "나는 누구인가" 편은 "이반일리치의 죽음"을 통해 죽음 앞에서 삶을 돌이켜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고, "노인과 바다"를 통해 내 삶의 치열함의 노력을 어떤 가치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를, 에밀을 통해 인생의 목표에 대해 말한다.

제 2장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편은 노자를 통해 삶에 어떤자세여야 하는지, "보라빛소가 온다"를 통해 실패를 향해 나아가는 힘. 지금에 안주하는 것에 대한 위험함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이 편은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의도는 납득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을 원하는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그것이 지금에 안주하는 것이라해도, 사회는 꾸준히 진보하고 있기에 안주하는 것 역시 나아가는 행태를 포함하고 있는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으니까. 보통의 삶 역시 치열하게 노력해야 얻어지는 삶이 아닌가..하는 생각을했으니까. 어쩌면 내가 그저 보통의 삶이라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드는 반감일지도 모르지만.

제 3장 "무엇을 행해야하는가"는 1,2장을 통해 깨달은 것에 대한 행동을 말한다. 깨닫기만해서는 아무것도 얻어지는 결과는 없으니까. 그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 "앵무새 죽이기"를 통해 알 수 있는 나아가는 용기를 말한다. 사실 제일 어려운 파트가 아닐까

지금의 내가 원하는 것과 미래의 나와 나의 가족이 살아야하는 삶. 경제적인 것이 보장되지 않지만 내가 원하는 지금의 삶. 경제적인 것이 아주 적지만 그래도 보장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심이 드는 지금의 삶. 그 무엇도 옳다 그르다를 타인이 판단할 수는 없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결국 나의 몫이다. 그 선택에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며, 저자는 그 고민의 답을 수많은 고전에서 찾고 있을 뿐.
나는 고민하고 있는가. "마땅히 살아야할 삶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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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100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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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가까이서 죽음을 보는 직업 의사.
부검의, 장례지도사 등 죽음을 다루는 직업도 있지만, 의사는 한 생명의 삶에서 죽음까지를 지켜보는 직업 중 하나다.
그런 의사 중에서도 신경외과 의사였던 저자가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쓴 글이다. 약 2년간의 투병생활 중에 여러 글을 쓰셨고, 그 중 하나.
늘 죽음을 가까이서 보는 의사가 자신의 죽음 앞에 어떤 생각을하고 어떤 마음이였고, 글을 쓴다면 어떤 글일까. 그래서 읽은 책. 결론을 말하자면 슬프다.

의사에서 환자로 다시 죽음보다는 삶을 생각하는 의사였다가 다시 환자로. 그는 어느 순간에도 그였다. 죽음이라는 상황을 제 3자의 입장으로 누구보다 많이 지켜봤던 저자는 그럼에도 자신의 죽음 앞에서 다시 환자를 생각한다. 자신이 했던 어떤 처치, 말들 그런 말들이 환자에게 어떻게 무엇으로 다가왔는지를 돌이켜 다시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써의 자신을 발견하는 저자의 글을 보고 나는 솔직히 많이 놀랐다. 나의 죽음에 갖히지 않는 사람이라니. 그는 연약한듯 보였지만 강했다.
생각해보니, 우리 할머니도 그러했다. 할머니의 암선고로 죽음에 갖힌 건 가족들이였고, 할머니는 의연하셨다. 그것이 나는 초연한 모습이라 여겼던것 같은데, 이 글을 보고 초연이 아니라 할머니는 정말 삶을 보고 계셨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아주 짧은 시간일지라도 말이다.

"환자는 의사에게 떠밀려 지옥을 경험하지만, 정작 그렇게 조치한 의사는 그 지옥을 거의 알지 못한다." p.129

저자는 자신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끊임없이 아내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미래를 생각한다. 그렇게 암진단을 받고 가진 딸 케이디를 보며 케이디의 15살을 생각한다. 

"내가 소망하는 것(삶)과 확신하는 것(죽음)은 달랐다." p.163

케이디를 가지기로 결정한 것은 그들이 삶을 소망하면서도, 죽음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희망을 꿈꾸면서도 현실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결과였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폴의 이기심도, 루시의 동정심도 아니라 그 둘이 만들어가는 또다른 인생의 페이지였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누군가의 마지막이 담긴 글.
그래서 이 책은 미완이다.
폴의 아내 루시가 그의 마지막을 담담하게 말해주는 것으로 책은 끝을 맺는다. 그녀의 그 담담함이 그리고 그들의 웃고있는 가족 사진에 눈물이 났지만, 그녀의 그 담담함은 어쩌면 폴과 지내왔던 시간의 행복을 담긴 글이기에 그리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그녀는 더이상 폴이 그녀와 함께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슬프면서도,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과 그가 남긴 글들, 그리고 케이디를 통해 그를 본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죽음을 다시 생각했다. 언제나 목격자로써만 죽음을 바라보았고(아직은 나는 살아있으니) 나의 지인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나는 그에게 죽음보다는 삶을 말했다. 나을 거라고,
나는 죽음을 회피했다. 
그것이 주는 의미는 나에겐 곧 가장 소중한 이들에 대한 상실이였으니까.
하지만 여전이 죽음을 진실하게 마주했던 그의 글을 보면서도 나는 모르겠다. 당사자로써도 목격자로써도.
죽음은 생각만으로도 여전히 슬프다.
그래서 이 책도 슬프다.ㅠ
그래도 죽음을 정면으로 맞닥뜨리면서도 삶을 소망했던 누군가의 기록은 여전히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이유는 삶과 죽음에 대한 누군가의 뜨거운 기록이기 때문이겠지.

추천.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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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지음, 김이랑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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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유명한 책을 이제서야 읽다니..ㅋㅋㅋ 읽으면서 이 책이 모든 연애소설의 원형이라는 말을 말 그대로 이해하게 됬다. 로맨스에 등장하는 모든 클리셰를 여기서 볼줄이야. 내가 이 책을 이제서야 읽다니. 싶었다.
1800년대의 작가. 제인 오스틴은 어떻게 이런 소설을 썼을까. 

제인과 엘리자베스, 리디아, 샬롯을 통해 당시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볼 수 있는 소설.  결혼을 통해 앞으로의 삶이 정해지는 시대. 지혜롭지만 수동적인 제인, 날카롭고 영리한 엘리자베스, 사랑에 목매는 리디아, 현실에 순응하는 샬롯. 
그리고 남자 빙리, 다아시, 콜린스, 위컴. 
얽히고 섥히는 치정이 등장하진 않는다.ㅎㅎ(막장은 아니에요~) 근대화 이전이고, 여성의 사회활동은 사교활동에 머물던 시절이기에 여성이 원하는 남성상은 대략 상상이 갔다. 재밌는 부분은 작가 제인오스틴은 남성또한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남성도 여성의 집안과 그 집안의 경제력을 중요시 하고 있음을 말한다. 흐미.

 제목인 오만과 편견.
이것은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에 대해 가졌던 감정이다.엘리자베스의 마을에 방문한 빙리로 인해 알게된 다아시. 그의 다소 냉랭하며 퉁퉁거리는 태도와 말투로 오만스러워 보이는 그의 모습에  엘리자베스는 그에 대한 좋지않은 편견을 갖는다. 그리고 알게된 위컴을 통해 다아시에 대한 편견은 더욱 짙어지는데..

하지만 그와 가까운 이들이 말하는 다아시와 엘리자베스가 아는 다아시의 괴리. 그리고 그가 썼을 것이라고 상상이 되지 않는 솔직한 편지. 
그리고 평판이라는 것이 중요했던 시대 사랑만을 찾아 떠나버린 리디아와 그의 상대를 맺어주고도, 그 사실을 자신의 공이 아니라 타인의 공으로 돌리는 그의 태도에 엘리자베스는 그의 진심을 그제서야 보는데..

소위 다아시는 요즘말로 츤데레이다. 냉랭하지만 뒤에서는 묵묵히 그녀를 위해 움직이는. 차가운 도시남자인가..
모든이의 이상형같은 다아시도 멋지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엘리자베스의 태도가 눈에 띄었다.
1800년대.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당차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며, 원치 않는 상대를 거절하면서도, 원하는 상대를 쟁취하는 여성. 
그 상대는 부모이기도했고, 남자이기도 했고, 어른이기도했다.
어쩌면 당시의 시대속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여성의 모습을 작가가 소설속에서 녹여낸 소위 신여성의 모습이였을까.. 싶을 정도 였으니까.

원하는 사람이 있어도, 여성이 다가가는 것이 소위 예의가 아니였던 시절의 여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제인.
 나의 처지에서 과분한 상대, 나의 처지에서 이만하면 됐다싶은 상대로 서로를 선택한 콜린스와 샬롯. 
 사랑만으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조차 파악할 세도 없이 사랑의 도피를 했던 철부지 리디아.(결국 뒷정리는 다아시가 다했지만..) 
 1800년대 쓰여졌지만, 2024년에도 여전히 유효해 보이는 각기 다른 사랑 & 결혼에 대한 묘사가 이 책을 보며 가장 놀랐던 부분. 

모든 로맨스의 시조라더니.. 역시.. 와.. 이러면서 읽은 책.

중반부터 시작될 레이스를 위해 초반의 빌드업 파트의 살짝 지루함을 이겨낸다면, 중후반은 와.우 싶을 정도로 스피디한 전개를 보여주는 재밌는 책.ㅋ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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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뷰 - 제1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우신영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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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날을 먹는 유화가 섭식장애일까, 남의 시선을 먹는 수미가 섭식장애일까" 라는 글귀가 단번에 눈에 들어와 망설임 없이 읽은 책.

수미는 우아미필라테스를 운영하는 강사이며, 신도시 송도에서 우후죽순 생겨나는 필라테스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학원을 운영하는 사장님이기도 하다. 발레를 했던 경력과 아이 둘을 낳고, 40이 넘은 나이에도 20대의 몸을 유지하는 수미.  부유한 가정에서 의사 남편을 만나, 틈틈히 몸을 손보고, 피부를 관리하여 아이들을 좋은 시터에 맡기고 사는 소위 부유층 사모님.
수미의 삶은 곧 보여주는 삶이다.

석진은 그런 수미의 트로피같은 남편이면서 바쁜 수미 대신 아이를 돌볼줄 아는 사람이다. 가난이 지긋지긋 했던 석진은 개천에서 용나듯 의대를 나와 소화기내과를 지원 페이닥터로 일하고 있다. 그런 석진은 이제 개원을 앞두고 있다.
오랜 기간 다져온 경력으로 내시경의 소위 달인이 되어버린 석진 앞에 어느날 부터 면도날을 삼킨 유화가 나타났다. 알 수 는 없다. 왜 면도날을 삼키고 오는 것인지.

벌써 아홉개째.

개원한 석진의 병원앞에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하는 내과가 개원하면서 수미네 집의 금전적 도움과 수미의 열성적인 인테리어로 번쩍한 병원도 수개월째 적자.
그런 석진에게 수미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며 봉사활동을 제안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즐비한 남공단에 봉사활동을 하던 중 유화를 만난다.
유화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석진.
그런 유화에게 미래를 약속한 남자가 있다는 말에 석진은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모든 것에 달관한듯 보이는 유화가 석진은 궁금하다.

굉장히 통속적인 소재이다. 소위 관종. 타인의 욕망에 기준이 맞춰진 세상속에서 말그대로 스탠다드한 수미. 그런 수미가 나의 가난의 냄새를 덮어주는 향수 같으면서도, 가까이 하기엔 불편한 석진. 석진의 직업과 가정에 충실한 남자라는 것이 트로피 허즈번드로 여기는 수미. 
그리고 꺼낼 수 없는 면도날을 몸속에 숨긴채 타인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지만, 스스로의 삶에 갇혀버린 유화.

어쩌면 우리는 어떤 면에서는 수미, 어떤 면에서는 유화, 어떤 면에서는 석진의 모습을 갖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게했다. 누구의 삶도 정상적이지 않지만, 누구의 삶도 비정상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은데.. 싶은 이.. 딜레마. 뭐지..?


타인의 욕망을 비추는 삶.
커튼콜 뒤에서  지극한 현실에 치이는 삶.

현실과 욕망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한듯 보이지만, 사실 어느쪽에도 속하지 못한 삶.

시티-뷰. 내가 세상을 보고 있다고 착각하는 뷰. 하지만 세상도 나를 보고 있다.
어쩌면 나의 바닥을 모든 이가 다 보고 있는지도 모르지. 
나만 보고 있다는 착각을 하면서.



"마흔 둘이 보기에 서른둘은 어린아이죠."
"난 당신보다 훨씬 늙은 여자예요. 어쩌면 날 때부터 늙어있었는지도 모르죠."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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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재원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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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 중  "편의점 인간"을 읽고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일상의 뭔가 당연했던 것을 비틀어 아, 이게 아니였나? 이게 당연하거나 정상적이였던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저자가 "신앙"이라는 단편집을 냈다. "신앙"이라니. 어떤 까끌한 이야기가 쓰여있을지 궁금했다.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작품. 표제작 '신앙'
너무나 현실적인 나. 너무나도 현실적인 인물이라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상황도 소비도 지나치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런 내게 동창 이시게는 나카오카와 사이비 종교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한다. 돈이 되니까.

정수기를 판매하던 나카오카는 정수기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꺼라는 믿음을 가졌으나 사기여서 상처받은 인물이지만, 자신이 교주가되어 자신의 종교에 귀의하는 이들은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지극히 현실적인 나는 이 제안을 당연히 거절했지만, 나를 떠나는 내 주위의 사람들에 의해 나는 나카오카에게 십만엔을 내고 종교행사에 참여한다. 나의 현실을 무너뜨려달라고 말하며. 하지만 결국 그녀는 나카오카에게 다시 현실을 외친다..

우리에게 신앙은 어떤 의미일까. 그저 현실의 힘듬을 잊게해주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종교가 될 수 있을까? 문득 종교와 그 믿음 '신앙'이란 것은 어떻게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질 수 있었을까? 대체 어떻게?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그 허상이 이토록 구체화되어 우리의 삶속에 뿌리내린 힘이 무엇이였는지가 이 사이비 종교 이야기에 왜 궁금해지는 것일까. 
(종교인분들이 보시고 기분 나쁘시다면 죄송;;) 

그리고, 모두가 '예'라고 믿는 현실 속에서 그 현실을 벗어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생존>, <기분좋음이라는 죄>, <토맥 윤기>, <컬쳐쇼크> . 우리나라나 일본은 보편, 보통의 삶을 꽤나 중요시 하는 문화다. 그런 문화속에서 그 흐름을 벗어나 정말 '나'의 생각대로 '나'의 삶을 사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삶. 개인적으로 <생존>을 읽으며, 나도 'D'의 삶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했다. 그토록 치열하게 살아 'A'만이 인정받는 세상 속에서 나는 결코 'A'가 될 수 없다면 나는 그럼에도 'B'가 되기위해 노력해야 할까? 지금 우리사회는 그래도 'B'라고 말할테지만, 글쎄. 싶었던 작품.

무라타 사야카는 정말 신기한 작가다. 이 저자의 책을 읽다보면, 소위 보편이라는 다수의 기준에 나를 맞추어 살고 있는 나의 삶은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꽤나 하게한다. 그리고 그 무리 속에서 타인의 삶을 쉽게 재단하는 우리의 입이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도. 

꽤나 재밌다. 황당함 한스푼 추가하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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