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재원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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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 중  "편의점 인간"을 읽고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일상의 뭔가 당연했던 것을 비틀어 아, 이게 아니였나? 이게 당연하거나 정상적이였던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저자가 "신앙"이라는 단편집을 냈다. "신앙"이라니. 어떤 까끌한 이야기가 쓰여있을지 궁금했다.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작품. 표제작 '신앙'
너무나 현실적인 나. 너무나도 현실적인 인물이라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상황도 소비도 지나치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런 내게 동창 이시게는 나카오카와 사이비 종교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한다. 돈이 되니까.

정수기를 판매하던 나카오카는 정수기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꺼라는 믿음을 가졌으나 사기여서 상처받은 인물이지만, 자신이 교주가되어 자신의 종교에 귀의하는 이들은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지극히 현실적인 나는 이 제안을 당연히 거절했지만, 나를 떠나는 내 주위의 사람들에 의해 나는 나카오카에게 십만엔을 내고 종교행사에 참여한다. 나의 현실을 무너뜨려달라고 말하며. 하지만 결국 그녀는 나카오카에게 다시 현실을 외친다..

우리에게 신앙은 어떤 의미일까. 그저 현실의 힘듬을 잊게해주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종교가 될 수 있을까? 문득 종교와 그 믿음 '신앙'이란 것은 어떻게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질 수 있었을까? 대체 어떻게?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그 허상이 이토록 구체화되어 우리의 삶속에 뿌리내린 힘이 무엇이였는지가 이 사이비 종교 이야기에 왜 궁금해지는 것일까. 
(종교인분들이 보시고 기분 나쁘시다면 죄송;;) 

그리고, 모두가 '예'라고 믿는 현실 속에서 그 현실을 벗어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생존>, <기분좋음이라는 죄>, <토맥 윤기>, <컬쳐쇼크> . 우리나라나 일본은 보편, 보통의 삶을 꽤나 중요시 하는 문화다. 그런 문화속에서 그 흐름을 벗어나 정말 '나'의 생각대로 '나'의 삶을 사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삶. 개인적으로 <생존>을 읽으며, 나도 'D'의 삶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했다. 그토록 치열하게 살아 'A'만이 인정받는 세상 속에서 나는 결코 'A'가 될 수 없다면 나는 그럼에도 'B'가 되기위해 노력해야 할까? 지금 우리사회는 그래도 'B'라고 말할테지만, 글쎄. 싶었던 작품.

무라타 사야카는 정말 신기한 작가다. 이 저자의 책을 읽다보면, 소위 보편이라는 다수의 기준에 나를 맞추어 살고 있는 나의 삶은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꽤나 하게한다. 그리고 그 무리 속에서 타인의 삶을 쉽게 재단하는 우리의 입이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도. 

꽤나 재밌다. 황당함 한스푼 추가하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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