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오래전에 들었다. 개그맨이였던 고명환씨의 책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여러 책을 베이스로 하여 쓴 책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다. 내가 읽지 못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 책이 주는 메시지, 그 책을 통해 저자가 무엇을 깨달았는지, 어떤 관점에서 읽었는지 등등 책에 대한 타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으니까. 같은책을 읽었다면 내가 몰랐던 부분을 알게되기도 해 새삼 읽은 책에서의 낯선생각도 들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베스트셀러임에도 늦게 읽은 이유는 아마도 개그맨이라는 직업을 한 때 가졌던 사람이 썼다는 이유에서 였을까. 책을 읽으며 반성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책을 읽고 느꼈던 분이라는 점에.
생각해보면 개그맨이라는 직업은 위대하다. 우리가 하루에 눈뜨고 사는 시간 내내 웃고 있는 때보다는 그렇지 않은 때가 더 훨씬 더 많으니까. 그런 일상에 웃음을 주는 직업은 결코 쉽지않다.
저자는 개그맨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고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3일. 그때 그는 깨달았다고 한다.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았던가. 무엇을 위해 내가 새벽 3시까지 일하고 5시에 잠들어 7시에 깨 다시 하루를 사는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 그리고 그가 원하는 일을 하는 삶. 하루를 그저 타인의 눈높이에 적절하고 바른 삶이 아니라, 나의 눈높이에서 나의 생각으로 하루를 살기로.
그는 3일의 시간동안 삶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계획했다. 그리고 그는 52세를 맞았다.
이 책은 그런 고명환 작가가 쓴 책이다. 60여권의 고전을 통해 자신이 삶의 순간순간을 이렇게 느끼고,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정리한.
고전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돌이키고, 앞으로를 계획하는 삶. 그건 생각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제 1장 "나는 누구인가" 편은 "이반일리치의 죽음"을 통해 죽음 앞에서 삶을 돌이켜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고, "노인과 바다"를 통해 내 삶의 치열함의 노력을 어떤 가치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를, 에밀을 통해 인생의 목표에 대해 말한다.
제 2장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편은 노자를 통해 삶에 어떤자세여야 하는지, "보라빛소가 온다"를 통해 실패를 향해 나아가는 힘. 지금에 안주하는 것에 대한 위험함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이 편은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의도는 납득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을 원하는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그것이 지금에 안주하는 것이라해도, 사회는 꾸준히 진보하고 있기에 안주하는 것 역시 나아가는 행태를 포함하고 있는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으니까. 보통의 삶 역시 치열하게 노력해야 얻어지는 삶이 아닌가..하는 생각을했으니까. 어쩌면 내가 그저 보통의 삶이라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드는 반감일지도 모르지만.
제 3장 "무엇을 행해야하는가"는 1,2장을 통해 깨달은 것에 대한 행동을 말한다. 깨닫기만해서는 아무것도 얻어지는 결과는 없으니까. 그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 "앵무새 죽이기"를 통해 알 수 있는 나아가는 용기를 말한다. 사실 제일 어려운 파트가 아닐까
지금의 내가 원하는 것과 미래의 나와 나의 가족이 살아야하는 삶. 경제적인 것이 보장되지 않지만 내가 원하는 지금의 삶. 경제적인 것이 아주 적지만 그래도 보장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심이 드는 지금의 삶. 그 무엇도 옳다 그르다를 타인이 판단할 수는 없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결국 나의 몫이다. 그 선택에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며, 저자는 그 고민의 답을 수많은 고전에서 찾고 있을 뿐.
나는 고민하고 있는가. "마땅히 살아야할 삶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