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사냥 스토리콜렉터 108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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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악”을 사냥한다라… 제목이 너무 직관적인데..라는 생각과 함께 읽은 책. 정확하진 않지만 어떤 책일지에 대한 느낌은 비교적 분명했지만, 그 분명함에도 지루하지 않고 흡입력이 대단한 스토리였다. 으흐. 겨울에 읽는 스릴러라.


참고로 이 책은 헌터 시리즈 중의 한권이고, 6번째 시리즈인 <악의 심장>의 속편이라고 한다. 헌터와 루시엔 폴터 사이의 일이 무엇일까가 읽는 내내 궁금했는데 끝가지 그들의 과거가 단편적인 것 외에는 밝혀지지 않고 끝나서 대체 뭐지하던 중, 마지막 저자의 글에서 그 단서를 찾았다.ㅋㅋㅋ 속편이라는 사실.


LAPD인 로버트 헌터와 상상 할 수 조차 없는 루시엔 폴터는 스텐포드의 동기였다. 가장 친한 사이였고, 따돌림 받던 헌터에게 루시엔은 든든한 버팀목이면서, 동료였다. 그랬던 그들이 지금은 가장 최악의 관계가 되었다. 누구도 탈출을 상상할 수 없는 곳에서 루시엔은 7명을 죽이고 탈옥을 했다. 그리고 헌터에게 전화를 걸어온다. 이제부터 ‘게임’을 시작할 것이라고,

그러니 잘 따라오라고, 메뚜기. 라면서.

그렇게 루시엔은 자신만의 사이코패스. 즉 살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그것을 게임이라 부르고 헌터를 끌어드린다. 하지만 매번 그의 계획을 저지하지 못하고, 속수 무책으로 당한다. 대량살인, 엽기적이면서 너무나 끔찍한 살인 행태 등 경찰 누구도 그의 살인 계획을 감히 예측하지도 못하고, 그 자체도 찾아내지 못한다.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천재적인 사이코패스 였기에.

그는 오로지 복수를 위해 탈옥을 했고, 헌터의 가장 가까운 이를 향해 파고들며, 헌터를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기 위한 게획을 하나씩 실행해간다.


책을 읽고 있다보면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박사가 생각난다. 어떤 살인 패턴도 없고, 잡히기 전까지는 그가 누구인지도 모를 그럴 유령같은 살인마. 잡혀 모든 신상이 공개가 된 후에도 쫒는 사람은 분명하지만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현실에도 그런 살인마가 있다면, 아마도 우리는 그가 살인마라는 사실 조차 알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이 이토록 ‘악’에 근접할 수 있을까. 

이런 책을 읽다보면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존재라는 말은 정말 순도100% 진실이다. 


헌터는 루시엔을 어떻게 저지할까.

루시엔은 그의 계획대로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 있을까. 

아무래도 둘의 과거를 알아야겠어...



"그들과 우리, 그러니까 사이코패스 말이야. 그 살인자들이 한 생명을... 또는 많은 생명을 앗아 간 후에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방법이지. 우리는 살인 행위를 현실에서 그다지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이를테면 이야기나 신문 기사 속 사건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바꿔.

... 중략....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상관없이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해. 이런 일을 충분히 되풀이하다 보면, 우리가 믿고 싶은 것을 믿기 때문에 결국은 선과 악이 모든 의미를 잃어버리는 지경에 이르게되지. 자, 어떠신가. 연방보안관 나리, 내 설명이 충분했나? 그게 오늘의 이 세상이야"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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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3 제17회 나비클럽 소설선
박소해 / 나비클럽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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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3. 벌써 17회나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럴수가!! 처음 알았다. 아니 이런 우리 나라에 추리문학상이 있다니! 싶었다. 대상 작품인 박소해 작가님의 <해녀의 아들>을 필두로 각 작품마다 색체가 뚜렷해, 어느 하나 허투루 읽히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각 작가님들의 추리 장편 소설이 있다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정도로 각 단편이 모두 강력했다.


<해녀의 아들>. 대상인 이 작품은 제주 4.3 사건이 현재에도 진행 중임을, 그 사건으로 인해 아직도 그 피해가 대를 이어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죽은 삼촌에 의해 살았지만, 그 삼촌은 곧 나의 부모님에겐 가해자였던 사실. 하지만 실상은 당시 국가 권력이 모두에게 가해자 였음에도, 가장 바닥에 있었던 당시 제주 시민들끼리의 아귀다툼이 되어버린 너무나도 고통스런 사건임을 작가는 말하고 있었다.  그 시절을 살았던 모두가 피해자였던 사건을 현재의 사건으로 가져옴으로써 작가는 고통스럽지만 왜 우리가 그 사건을 잊지 말아야 하는지, 여전히 그 사실을 명명할 수 조차 없어 그저 제주 4.3이라고 불리는 우리의 역사를 다시 돌아봐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는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밝혀진 진실이 시원하다기보단, 수상작 중 유일하게 결말을 알고도 먹먹하고 답답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서미혜 작가님의 <죽일 생각은 없었어>라는 작품. 어렸을 적 할머니가 손녀에게 독초를 알려주고, 위험한 식물이라 말하면서도, 그 독초를 모으던 할머니를 이상하게 생각했던 손녀. 하지만 어느 날 부터인가 할머니가 싫어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어가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현재. 휘트니스 센터의 트레이너도 일하는 주희는 센터의 문을 닫았음에도 센터를 떠나지 못하는 회원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회원이 가지 못하는 이유가 얼마전에 헤어진 남자친구가 그녀를 스토킹 한다는 사실. 그래서 주희는 그녀를 도와주고, 그 스토킹 범을 폭행하여, 다시는 회원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한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그곳을 벗어나는데. 

여기까지는 정말 통쾌한 스토리이다. 할머니 이야기는 뭐지 싶은 서늘함이 남긴 하지만.. 그래도 아. 이토록 멋진 여성이라니. 싶었던 순간 내가 알던 "살인범"이라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기 좋게 걷어차게 하는 반전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뒷통수 맞은 듯한 얼얼함으로 다가왔달까. 이 작품을 읽으시는 분들... "제목"을 잘 기억하시라는 첨언을 덧붙이고 싶다. 으~ 그러니 조용하랄 때 조용해야해.....


 이 밖에도 마약 사건을 다룬 "꽃은 알고 있었다", 어떤 드라마를 생각하게 하는 "팔각관의 비밀", 개인적으로 제일 치밀하게 느껴진 작품이면서 인천에서 학생이 여아를 납치, 살해해 우리 모두를 경악시켰던 사건을 모티프로 한 "알렉산드리아의 겨울", 사이코패스의 사랑이란 이런 것인가...싶었던 뭔가 로맨틱하면서도 으스스했던 "연모", 결말 부분을 읽으며 얼른 도망쳐!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왔던 "40피트 건물 괴사건" 각 작품 모두 개인적으로 다 눈을 뗄수 없을 만큼 즐겁게 읽혔다.

아. 정말 각 작가님의 장편 추리 소설을 기대하게 될 정도로 말이다. 내년도 수상작품이 기다려진다!


굿굿굿!


"나도 오늘은 참아보려고 했거든. 근데 도저히 안 되네. 그냥 이게 나야." p.109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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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4 -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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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AI의 등장으로 다시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 한해였다. 이 책을 읽고서 든 생각이다. 물론 2024년의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이지만, 2024년은 2023년이 있고 나서야 오는 한해이지 않은가. 

매년 10월쯤 출간하는 이 책을 읽으며, 올 한해를 돌아보고, 다음 해가 어떠할지를 공부한다.( 트렌드를 공부해야 아는 나이..ㅠ)


DRAGON EYES를 2024년의 키워드로 정했다. 용의 해에서 화룡점정을 키워드로 정한것은 AI등장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나아졌는가 아니면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가를 놓고 여전히 대립하는 지금, 그래도 마지막은 인간이 있어야 하기에 그리 정했다고 한다.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요약본을 만들고, 문서를 써주는 등의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여 주지만, 결국 그것을 완전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이다. 호모 프롬프트. 하지만 언젠가는 그 모든 것을 AI가 전부 대신하여 주는 세상이 올테지. 그 때는 인간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윤리적, 철학적으로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은 존재할 것이다. 모두를 설득할 수 있고, 만족하게 할 수 있는. 그걸 AI가 정할 수는 없겠지. 그걸 우리가 납득 할 수 있을까.


2024년의 트렌드에는 다양한 주제들이 있지만, 그 주제의 바탕에는 AI가 있다. 2023년의 시작과 끝에 혜성처럼 등장한  ChatGPT가 불 지핀 AI 시대의 서막.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AI는 인간이 행동하고 사고하는 모든 행동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1분 1초도 해프게 쓰지 않음으로써 가장 효율적인 삶을 지향하게 하는 분초사회. 뭐 가성비, 가심비, 갓생. 등등 다양한 우리의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이지만, 이 챕터를 읽으며 나는 문득 이토록 피곤해야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분단위로 사는 삶. 우리가 왜 그저 농촌의 슬로우 라이프를 보여주었던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에 그토록 열광했었는지를 다시 떠오르게 했다… (시골 생활 역시 먹고 사는 일이 들어간다면, 절대 영화 같지 않다는 사실..-_-;; 영화는 영화일 뿐이지..) 

 쪼개어진 시간 속에서 사는 현대인. 그저 삶의 한 트렌드라고 하기엔 우리가 놓치고 사는 많은 것들을 다시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만큼 분초를 다투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게 만드는 지금의 분위기를 개인이 어찌 역행 할 수 있는지,,,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도파밍(도파인 + 파밍) 챕터와 연결된다. 아주 짧은 순간의 즐거움에 도취된 현대인들. 짧은 영상, 글들을 서너시간씩 감상하며, 짧은 시간 강렬한 재미를 찾는 지금을 어찌봐야 하는가. 그만큼 피곤하고 힘들다는 역설적인 모습이지 않을까?!


그 외에도 육각형 인간의 챕터는 몇년전 수저 계급으로 시작해 결국은 가지지 못하는 삶에 대한 열망 또는 갈망으로 1초 만이라도 그런 삶으로 비춰졌으면 하는 인스타형 삶에서 진화된 현상인 걸까?!  

외모, 재력, 성격, 배경까지 등등 가장 완벽한 인간에게 열광하는 요즘이라니.  자수성가형으로 어떤 스토리를 (지금의 성공을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인간) 가진 인간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벽한 육각형의 조건이 갖춰진 사람에 열광하는 사회라. 결국 그런 사람이여야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에 매달리는 사회를 건강한 사회라 할 수 있을까….씁쓸하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시대를 지나 AI 시대의 도래를 보는 지금, 오로지 한사람을 위한 서비스의 시작, 거대 기업에서 스핀오프 되는 프로젝트들, 그러면서도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변해가는 기업과 사회 속에서 다시 인간을 생각하게 하는 다음 한해의 시작을 본다. 하지만 그 시작이 아~ 이렇구나가 아니라, 이상하게 이번 트렌드 코리아를 보면서는 안타까운 감정이 먼저 일었다. 

 삶은 편해져 가지만, 왜 우리는 여유를 잃고 점점 더 달리고 있는 것인지. 그래서 책의 마지막 챕터도 돌봄사회 일까. 돌봄이 필요한 것은 아이와 노년 뿐은 아니다. 나 스스로도 돌봄이 필요한 사회니까.


다시 인간. 그리고 나와 나의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여유가 함께하는 한해의 시작이였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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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1
테네시 윌리암스 지음, 김소임 옮김 / 민음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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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이미 유명한 책. 책인줄도 몰랐던 시절부터 "욕망이라는 전차"라는 말은 참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문득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궁금해졌다.(희곡인지는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는...머쓱..) 


'아름다운 꿈'이라는 의미를 가진 벨 리브에 설던 블랑시는 모든 것을 잃고, 동생 스텔라가 사는  '극락'이라는 동네로 온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스텔라는 스탠리와 결혼해 현재 임신한 상태이다. 블랑시는 자신의 생각과 달리 방 두개짜리의 자그마한 집에서 교양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남자 스탠리와 살고 있는 동생이 그저 안쓰럽다. 두 자매는 오랜만에 만남으로 반갑지만, 스탠리는 아내와 아내 언니의 벨 리브가 어찌되었는지만 그저 궁금하다. 블랑시는 그런 스탠리에게 벨 리브는 이미 빚으로 파산하여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하지만, 스탠리는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고, 블랑시의 가방에서 나온 각종 사치품들을 보며, 그녀가 자신을 속인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블랑시 역시 자신을 보고도 전혀 예의를 갖추지 않고, 거칠게 나오는 스탠리가 싫고, 그렇게 계속 해서 둘은 대립한다. 

스탠리와 함께 일하는 미치와 블랑시가 깊은 관계로 발전하게 되자, 스탠리는 블랑시의 과거를 미치에게 폭로하고, 미치는 그녀를 떠난다.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면서도, 과거로부터 떠나고 싶었던 블랑시는 스탠리로 인해 모든 것이 무산되었음을 알고, 그와 대립하며, 파국으로 치닫는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욕망에 사로잡힌 이는 과연 누구였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진짜 '욕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전차를 타고 파국까지 치닫는 인물은 누구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책속의 결말에서는 분명히 보이긴 하지만, 사실 인생의 끝을 모르는 상황에서는 결국 누구의 결말도 모르는 셈이니까.

 오로지 힘과 성으로 지배하는 남자 스탠리는 욕망 그 자체의 인물이다. 모든 사람을 자신의 발 아래 두고 지배하려는 현실 욕망의 인물. 그 힘에 대항하던 인물이 블랑시였으나, 블랑시 역시 자신만의 욕망에 사로잡혔던 인물이다. 과거의 영광을 꿈꾸며, 현실을 제대로 보지 않고, 그 욕망 역시 자신이 아닌 타인을 통해 그리고 싶은 나약한 인간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무너진 인물인지도.

 개인적으로는 스텔라라는 인물이 내게는 와닿았다. 어쩌면 보통의 나와 닮았으니까. 언니와 남편의 대립 속에서 결국 힘의 역학을 택하는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인물 이니까. 현실의 힘에 안주해, 자신의 삶을 영속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인물이기에.

하지만 인생의 말미를 놓고 본다면, 누구의 욕망이 가장 근접할 수 있는 것이였을까.

인간의 욕망이랑 채워질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절대 완성할 수 없는 것이니, 모두가 다 파국인 것일까?. 


얇은 희곡이 이토록 촘촘하게 인간 군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줄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

진짜 추천!!!


"블랑시  : 네가 지금 말한 건 동물적인 욕망, 그냥 욕망일 뿐이야! 좁은 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프렌치 쿼터 지역을 쿵쿵거리며 달리는 저 낡아 빠진 전차 이름 말이야.."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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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9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송상기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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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 왜 이 책을 읽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단연코 얇아서다.ㅎㅎ 얇은데, 오싹한 소설이라니, 밀도가 쫀쫀하겠군... 하는 생각으로 냉큼 읽은책. 여름 만큼이나 오싹한 책은 겨울도 어울리기에.ㅎ


 화자인 펠리페는 아직은 가난한 역사학자이다. 어느 날 그는 광고에서 어느 구시가지에서' '젊은 역사가 구함'이라는 구인광고와 함께 적힌 '4000페소'라는 금액을 보고 면접을 보기로 한다. 그는 구시가지를 좋아하지 않지만, 낡은 저택의 문을 두드리고, 주인인 나이든 노인으로부터 남편 요렌톄 장군의 비망록을 정리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조건은 월급은 4000페소. 비망록 정리를 마칠 때까지는 그 낡은 저택에 머물어 달라는 것 뿐.  그 저택에는 노파 콘수엘로와 그녀의 조카 아우라가 함께 살고 있다. 

비망록을 정리하는 펠리페는 그곳에 머물며.. 뭔가 알수 없는 기묘한 분위기의 저택 속에서 파란 눈동자의 아우라에게 점점 빠져들어간다. 

하지만 노인 콘수엘로와 아우리의 묘한 동작의 일치. 아우라의 멍한 눈빛. 그러면서도 아우라는 펠리페가 저택을 잠시 떠나는 것 조차 불안해하며, 그에게 계속해서 사랑을 갈구한다. 그런 그녀와 그는 첫날 밤, 두번 째날 밤을 보낼 때마다, 아우라는 소녀에서 여인으로 여인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점점 변해가는데...

펠리페는 아우라를 붙잡고 있었던 것은 콘수엘로라 생각해, 그녀에게 함께 떠나자 말했지만, 중년이 되어 침대에서 일어날 기운조차 없는 아우라는 그녀가 자신을 돕고 있는 것이라는 이상한 말을 한다.. 대체 그 저택에서 실존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를 읽으며, 아우라는 콘수엘로가 붙잡고 싶었던 자신이 가장 돌아가고 싶은 그 시절의 그녀가 아닐까.했다. 혼자 움직이기 조차 어려운 지금, 하지만 그 시절에 그녀는 아름다웠고, 남편이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그 시절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지만, 가장 붙잡고 싶은 순간이지 않을까. 그러기에 펠리페는 그 시절 그녀의 남편이고, 아우라는 그녀 자신이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 모든것은 콘수엘로의  생각 뿐인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낡은 저택에서 죽어가는 노파가 갖는 가장 큰 욕망은, 자신의 가장 찬란했던 시절로의 회귀이지 않을까..?!


이 이야기는 기이하지만, 슬펐고, 가장 소중했던 시간을 잊지못하는 우리 모두의 욕망이지 않나..? 나의 아우라는 어떤 모습일까.


"너는 다시 비망록을 덮으면서 왜 아우라가 이 집에서 살고 있는지를 이해하게 돼. 그녀는 이 불쌍한 미치광이 노파에게 젊은과 아름다움에 대한 허상을 지속시켜 주기 위해 있는 거야. 마치 기적을 그린 성화나 보관된 심장들, 그리고 상상의 악마와 성인들에 대한 초상처럼 아우라는 거울 속에 갇힌거야"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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