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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4 -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AI의 등장으로 다시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 한해였다. 이 책을 읽고서 든 생각이다. 물론 2024년의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이지만, 2024년은 2023년이 있고 나서야 오는 한해이지 않은가.
매년 10월쯤 출간하는 이 책을 읽으며, 올 한해를 돌아보고, 다음 해가 어떠할지를 공부한다.( 트렌드를 공부해야 아는 나이..ㅠ)
DRAGON EYES를 2024년의 키워드로 정했다. 용의 해에서 화룡점정을 키워드로 정한것은 AI등장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나아졌는가 아니면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가를 놓고 여전히 대립하는 지금, 그래도 마지막은 인간이 있어야 하기에 그리 정했다고 한다.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요약본을 만들고, 문서를 써주는 등의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여 주지만, 결국 그것을 완전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이다. 호모 프롬프트. 하지만 언젠가는 그 모든 것을 AI가 전부 대신하여 주는 세상이 올테지. 그 때는 인간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윤리적, 철학적으로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은 존재할 것이다. 모두를 설득할 수 있고, 만족하게 할 수 있는. 그걸 AI가 정할 수는 없겠지. 그걸 우리가 납득 할 수 있을까.
2024년의 트렌드에는 다양한 주제들이 있지만, 그 주제의 바탕에는 AI가 있다. 2023년의 시작과 끝에 혜성처럼 등장한 ChatGPT가 불 지핀 AI 시대의 서막.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AI는 인간이 행동하고 사고하는 모든 행동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1분 1초도 해프게 쓰지 않음으로써 가장 효율적인 삶을 지향하게 하는 분초사회. 뭐 가성비, 가심비, 갓생. 등등 다양한 우리의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이지만, 이 챕터를 읽으며 나는 문득 이토록 피곤해야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분단위로 사는 삶. 우리가 왜 그저 농촌의 슬로우 라이프를 보여주었던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에 그토록 열광했었는지를 다시 떠오르게 했다… (시골 생활 역시 먹고 사는 일이 들어간다면, 절대 영화 같지 않다는 사실..-_-;; 영화는 영화일 뿐이지..)
쪼개어진 시간 속에서 사는 현대인. 그저 삶의 한 트렌드라고 하기엔 우리가 놓치고 사는 많은 것들을 다시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만큼 분초를 다투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게 만드는 지금의 분위기를 개인이 어찌 역행 할 수 있는지,,,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도파밍(도파인 + 파밍) 챕터와 연결된다. 아주 짧은 순간의 즐거움에 도취된 현대인들. 짧은 영상, 글들을 서너시간씩 감상하며, 짧은 시간 강렬한 재미를 찾는 지금을 어찌봐야 하는가. 그만큼 피곤하고 힘들다는 역설적인 모습이지 않을까?!
그 외에도 육각형 인간의 챕터는 몇년전 수저 계급으로 시작해 결국은 가지지 못하는 삶에 대한 열망 또는 갈망으로 1초 만이라도 그런 삶으로 비춰졌으면 하는 인스타형 삶에서 진화된 현상인 걸까?!
외모, 재력, 성격, 배경까지 등등 가장 완벽한 인간에게 열광하는 요즘이라니. 자수성가형으로 어떤 스토리를 (지금의 성공을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인간) 가진 인간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벽한 육각형의 조건이 갖춰진 사람에 열광하는 사회라. 결국 그런 사람이여야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에 매달리는 사회를 건강한 사회라 할 수 있을까….씁쓸하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시대를 지나 AI 시대의 도래를 보는 지금, 오로지 한사람을 위한 서비스의 시작, 거대 기업에서 스핀오프 되는 프로젝트들, 그러면서도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변해가는 기업과 사회 속에서 다시 인간을 생각하게 하는 다음 한해의 시작을 본다. 하지만 그 시작이 아~ 이렇구나가 아니라, 이상하게 이번 트렌드 코리아를 보면서는 안타까운 감정이 먼저 일었다.
삶은 편해져 가지만, 왜 우리는 여유를 잃고 점점 더 달리고 있는 것인지. 그래서 책의 마지막 챕터도 돌봄사회 일까. 돌봄이 필요한 것은 아이와 노년 뿐은 아니다. 나 스스로도 돌봄이 필요한 사회니까.
다시 인간. 그리고 나와 나의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여유가 함께하는 한해의 시작이였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