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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년 8월
평점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몬드의 작가 손원평 작가님의 새 책. “젊음의 나라”? 아몯드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였는데, 젊음의 나라는 20대 청년의 이야기인가? 그들만의 나라?…?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작가의 말은 이 책의 제목과 너무나 어울리지 않았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쓰여진 이 책을 읽어나갈 수록 작가의 말이 깊은 두려움으로 밀려왔다.
일기형식으로 쓰여진 이 이야기는 화자인 유나가 시카모리아 섬에 입도하기 위한 경력의 일환으로 유닛A~ 유닛F로 구성된 유카시엘에서 일을 하며 하루하루 쓴 일기를 토대로 전개된다.
시대의 배경은 소수자인 젊은이들이 나이든 이들을 위해 일을하고 돈을 버는 시대, 시간은 어쩌면 근미래.
노인들은 유카시엘에서 최고급 시설인 사파이어 레이크인 유닛A부터 최하등급인 프리하우스 유닛F로 나뉘어 산다. 기준은 돈이다. 일부는 유나의 엄마처럼 시설로 들어가지 않고 지방에서 홀로 살아가는 이도 있으나 소수인듯.
유나는 유카시엘에서 상담사로 일한다. 이곳에서 일을하는 이들도 낮은 등급의 유닛으로 이동을 싫어하지만, 원치 않았던 소용에 휘말렸던 유나는 유닛B로가게되고, 시마모리아의 메타버스에서 만난 이가 전해준 정보는 다양한 유카시엘의 경력을 가진 이가 유리하다는 말에 자신의 선택으로 낮은 유닛으로 전근신청을 한다.
노인을 위해 젊은이가 존재하는 시대. 그 시대속에서 꿈을 접은 유나가 시카모리아에 가고자하는 이유는 그곳이 낙원이며, 그 낙원에서 10%의 젊은이들이 시카모리아의 원주민으로 가족을 꾸리고 살 특권을 누릴수 있기 때문이다.
낮은 유닛을 경험할 수록 , 그곳에서 만난 노인들을 보며 유나는 더욱더 갈망하게 되는 시카모리아 입도를 갈망하게된다.
유나는 어렸을 적, 엄마와 옆집 이모와 함께 했던 시절을 가장 그리워한다. 이모는 그녀에게 새로운 세상과 꿈을 안겨준 이였고, 그녀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시간을 선물한 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갑작스레등장한 아빠는 그 모든 시간을 유나에게서 앗아버렸다. 계속되는 엄마와 아빠의 싸움과 유나의 울음으로 홀연히 사라진 이모.
때로 유나는 시카모리아의 주인인 카밀리아가 어쩌면 이모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는다. 그래서 그곳에 가면 이모를 만나게될지도 모른다 생각한다. 그녀의 AI는아니라고 말하지만.
이 소설을 읽으며, 작가님이 이 이야기를 쓰게된 것은 필연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인구감소로 멸망하게될 나라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에서 장서갈등은 당연한 하고, 이런 미래도 곧 닥칠지도 모른다.
유나의 룸메이트 엘리엇이 노인들을 규탄하는 시위에 참석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시카모리아를 꿈꾸는 이라는 것. 미래가 없는 시대에서 꿈꿀수 있는것은 오롯한 자신의 안위 뿐인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제목은 반어법이였다. 젊음의 나라에 당연히 있어야 할 미래가 없어진 나라. 하지만 그 속에서 없어진 것은 젊음이의 미래뿐였을까. 노인들의 미래는. 노인이 되지 않고서는 절대 알지못할 그들의 미래는.
유나는 각 유닛을 통해 선택사에 대한 민낯을 목도한다. 자산의 규모에 따라 죽음 조차 선택할 수 없는 그들의 미래 역시 유나의 미래 못지않게 금찍하다. 나이듦이라는 육체에 갖혀버린 것 조차 끔찍하다.
남녀갈등은 어쩌면 인류가 존재하는 한 해결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남자가 여자가되고, 여자가 남자가 되는것은 선택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것이니. 하지만 나이듦이라는 것은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단위가 주는 공평한 잣대이다.
작가님은 ”젊음“이라는 말 속에 유나와 유나의 엄마, 이모, 그리고 시대를 녹여 말한다.
책을 다 읽고서 드는 생각은 절음의 정의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에게만 젊음이 존재하는가. 아마도 아닐지도.
마지막에 등장하는 카밀리아라는 존재 역시 그러했다. (카밀리아의 등장에서는 살짝 ‘죽어야사는 여자‘가 생각났달까..)
유나의 젊음도, 유닛의 등급,도 누군가의 죽음도,
모든 것이 ’돈‘으로 정해지는 사회 속에서는 어떤 미래도 꿈꿀수 없지 않나. 인구소멸이 가져다 줄 미래를 엿볼 수 있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은 자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는 점이 더 끔직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님 답게 이 소설은 젊음, 나이듬, 돈, 죽음, 선택, 미래 어쩌면 지금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갈등의 해결을 오로지 ”돈“과 ”효율”에만 맞춰 진행했을 때의 디스토피아를 말함으로써 우리에게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는지도…
흥미롭지만 두렵기에,
작가님의 말씀대로 “절대 오지 말아야할 미래”를 그린 소설임은 분명하다.
‘가슴 한 구석에서 치사한 목소리가 중얼대기 시작했다. 며칠 전 물감을 사지 않았다면 시카모리아에 한 번쯤 접속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후회를 하는 나 자신이 가련하고 끔찍하다.‘ p.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