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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제명 공주 1~2 세트 - 전2권
이상훈 지음 / 박하 / 2018년 5월
평점 :
최근 이상훈 작가님의 "사명대사"관련 소설을 처음 접해보고, 작가님의 다른 책이 궁금했다. 그렇게 선택한 책. 제명공주? 조선시대인가? 싶어서 소개글을 보았는데, 백제라는 말과, 의자왕, 그리고 제명공주에 관한 소설이라기에 읽게 된 책. 개인적으로 조선 시대 이전의 역사는 거의 모르는데 그 중 백제? 라는 궁금증이 한 몫했다.
책은 현대의 문교수와 조민국 조교가 일본의 학회에 참석해, 역사를 날조하는 일본 학자들의 세미나를 보던 중, 유일하게 객관적인 사실을 말하는 마사코라는 교수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마사코는 다른 학자들의 의견과는 다른 의견을 말하고, 그것을 반박하는 사람들에게 조곤조곤 되받아 친다. 문교수와 조민국 조교는 백제사 그 중 백제와 당시 일본의 관계에 대해 일본이 날조하는 고대사를 연구하는 인물들이다. 그렇게 시작되는 백제 후기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주요 배경이다.
우리의 삼국시대는 나라라는 개념이 생겨나고 형성되어 가는 중심에서 지방 호족들의 힘을 중앙에서 제어하기가 힘든 시기로 보여진다. 그렇기에 왕권이 전복되고 다시 되찾는 과정이 계속되었고, 그런 시기 일본으로 넘어간 백제의 곤지왕으로부터 당시 왜(현 일본)에 정착한 백제가 나라를 세우고, 천황가가 시작되었다.
그런 비슷한 상황에서 백제의 임성태자가 왜로 넘어가 쇼도쿠 태자의 도움으로 아스카 지역에 뿌리를 내린다. 쇼도쿠 태자역시 백제의 곤지왕으로부터 시작된 인물이다. 임성태자는 형님의 아들과 함께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왜로 건너 왔으며, 그렇게 형님 아좌태자의 아들은 손주 의자를 낳았고, 자신의 아들은 딸 제명을 낳았다. 그렇게 의자와 제명은 사촌지간으로 함께 자랐다. 형님의 아들은 백제로 돌아가 자신의 왕좌를 되찾아 무왕이 되었고, 그런 무왕은 아들 의자를 백제로 불러들인다. 당시 제명과 의자는 서로 사랑하였고, 두사람이 이미 약혼한 사이 였으나, 의자가 백제의 왕권을 물려받기 위해 백제로 간 후, 그곳의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유력 호족의 딸과 결혼한다. 제명은 의자를 사랑하였으나, 그가 그럴 수 밖에 없었음을 이해하고, 의자는 제명을 사랑하였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 그렇게 제명은 자신의 삼촌인 조메이 천황과 결혼하여 중대형과 대해인을 낳는다.
조메인 천황이 죽고, 임성태자와 당시 왜의 유력 가문인 소가대인은 제명을 다음 천황으로 정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의자와 제명의 관계였다. 그렇게 천황이 된 제명. 의자가 신라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도우려 했으나, 의자왕은 웅진의 공산성에서 제명의 후발 부대를 기다렸으나, 예식의 배신(신채호 선생님의 조선상고사에서도 의자왕은 결사항전을 주장하였다고 함)으로 이미 당나라로 잡혀가 온갖 치욕을 당한 후 자결한다.
백제의 멸망 이후 당나라와 신라를 피해 당시 왜로 옮겨간 백제인의 수만 명에 이른다니. (인구의 자연증가율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증가로 인구 대이동이 있었다는 결과로 연구됨)
제명은 백제의 수복을 위해 천도를 감행 하고, 의자의 아들 부여 풍과 자신의 아들 중대형을 통해 수년간 배를 선적하여 5만명의 대군을 백제로 보내, 백제를 되찾기 위한 백제부흥운동을 위해 백촌강 전투를 벌였으나, 결국 폐배하고, 슬픔을 이기지 못한채 병사한다.
책은 비록 소설이지만, 우리가 향락에 빠져 신라가 쳐들어오는지도 몰랐다가 뒤늦게 성을 버리고 도망가 낙화암에서 삼천궁녀와 함께 죽었다는 의자왕의 진실. 그리고 당시 백제와 왜의 관계를 이토록 제대로 몰랐던가 싶은 생각이 들게 했다. 제명군주와 의자왕이 서로 사랑했다는 사실은 작가의 상상이겠지만, 제명(사미메이) 천황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일본에서는 제명 천황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녀의 무덤조차 작은 표지판이 전부이니...(일본의 고대사에서 여성으로 두번이나 천황에 오른 인물임에도 말이다.)
소설을 읽으며, 나또한 승자에 의해 쓰여진 왜곡된 역사를 지금까지 사실로 알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말들이였음에도 말이다. 삼천명이 한꺼번에 죽으면,, 그 강은 어떻게 되나... 궁녀가 삼천명이나 될 수 있나..? 말도 안되는 기록인셈이다...
책은 일본과 우리의 관계가 이토록 앙숙이 된 시작을 그 시대로 보고 있다. 백제의 멸망으로 인한 백제인의 이주 다시 돌아가고 싶은 땅을 되찾고자 하는 그들의 바램. 신라와 당나라에 대한 원한.
작가의 상상이 더해진 소설이지만, 내가 잘못된 사실로 알고 있던 역사를 다시보게 한 책이다. 재밌었고, 유익했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소설.
그리고 이상훈 작가님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더하여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픽션인지가 정말 가늠하기 힘들정도! 와.우.
굿.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