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이 살아 있는 미술관 이야기
클레르 다르쿠르 지음, 신성림 옮김 / 비룡소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빅터 브라우너 <여우식탁>
 
미술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 어느 하나 갖고 싶지 않은 게 있으랴만, 이 책은 오래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책 가운데 하나다. 동물을 그리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서 그냥 한번 책을 펴보았는데, 오 정말~ 놀라왔다. 우리 예술사는 오랫동안 동물을 주제로 다뤄왔다는 것, 그래서 그 어떤 대상보다 풍부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에게 동물에 관한 지식과 예술을 동시에 가르쳐줄 수 있으니, 정말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이 책의 장점은  다양한 시대,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쟝르의 동물 예술 작품을이 모여있다는 점이다. 이집트,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등 세계의 동물그림이 조각, 회화, 타피스트리, 설치 미술에 이르기 까지 최고의 것을 모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고양이'편을 보자. 이집트 청동상 고양이와 피카소가 그린 고양이가 소개된다. 먼 옛날의 이집트 청동상은 놀라우리 만큼 우아하고, 피카소가 그린 고양이는 새를 잔인하게 잡아먹는다. 고양이라해도 같은 고양이가 아니다. 우아하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다. 고양이의 여러 측면을 고대와 현대에 아울러 잡아두었다.
  

 


'당나귀'는 이집트의 나무 조각이 등장하고, '기린'에서는 아라비아의 세밀화가 양피지에 채색되어 나온다. '개'는 1세기 폼페이유적지 모자이크에서 발견한 것이다. 19세기 아프리카 콩코에서 영매로 쓰인 개는 온 몸에 쇠못을 둘러쓰고 있다. 현대미술도 빠지지 않는다. 알렉산더 콜더의 '닭'은 양철깡통과 철사로 만들었다.

그러고 보면 미술의 역사는 동물들로 부터 시작되었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어두운 동굴에 그림을 그려 동물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거나, 자신감을 얻기 위해 동물을 수호신으로 삼았다. 동물은 미술사에서 '상징'으로 활약했고, 장식 문양으로, 이야기의 주제로 등장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동물은 미술의 주제로서도 더 없이 풍부하다. 도판뒤의 설명은 쉽고 재미있다. 아이들에게 동물을 가르쳐 주려면, 기왕이면 이런 멋진 책으로 다가가 보자.  우아하고 기품있는 동물들이 아이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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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생각하는 그림들 정
이주헌 지음 / 예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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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고흐의 <해바라기>  '흔들리는 노랑 '으로 가득하다. 

 

이렇게 좋은 책을 왜 이제야 보게 되었을까.
이 책을 읽고난 나의 느낌이다. 마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고 매우 기쁘게 읽었다. 

지은이 이주헌은 저 멀리 미술관에 고고하게 서 있던 미술을 대중의 눈앞에 가져다
조곤 조곤 알기쉽게, 재미있게 전해왔다. 이 책 역시 그의 그런 장점이 돋보이는 책이다.
작가나, 미술 사조에 대한 것은 잠시 뒤로 하고, 책의 제목 그대로 <情>이 가득 담긴
시선으로 그림과 그림 속의 인생을 말하고 있다.

고흐는 왜 해바라기를 그리게 되었을까?

그림에 얽힌 작가의 인생, 소소한 에피소드는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 반고흐- 흔들리는 노랑 > 편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반고흐는 원래 형이 있었다. 빈센트 반 고흐와 같은 이름을 가졌던 그 형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
       반고흐는 어릴 적 형의 무덤에 갔다가 찬란하게 핀 해바라기를 보았다. 그 이후로 해바라기는
       그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꽃이 되었다.

고흐하면 해바라기를 연상했지만, 이런 사연이 있는지 몰랐다. 제목의 '흔들리는 노랑'이라는 표현도 인상
적이다. 노랑은 생명력과 활기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불안정과 격노를 의미하기도 한다다. 그러고 보니
고흐에게 노랑은 떨어질 수 없는 그런 색깔이었나 보다.


편안하면서도 밀도 있는 이야기

그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은 거창한 대작이 아니다. 소소한 일상과 삶을 담은 그림이다. 프리스 <화목한 식탁>
페토< 인생의 장바구니에 담아 올 것은> 샤르댕 <손때처럼 묻은 잔정> 마스 <끝없는 감사> 등 제목만 보아도
그 분위기가 느껴진다. 눈에 들어오는 글귀 하나. 미술에세이이기 보다는 삶에 대한 잠언같이 와닿는다.
  
         무엇을 더 달라는 기도는 금세 끝이 납니다. 하지만 지금껏 얻은 것에 감사하는 기도는 언제 끝이
         날 지 모르지요. 

이 책은 이주헌의 따뜻한 통찰과 잔잔한 글쓰기가 매우 돋보이는 미술교양서다. 쉬우면서도 내용은 밀도 있다. 
알라딘에서는 절판되었다고 나와있는데, yes24와 교보에서는 구입할 수있다. 이렇게 좋은 책을 함부로 절판시
켜서는 안될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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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리 들리니? 내가 처음 가본 그림 박물관 4
재미마주 기획, 정하섭 글, 문승연 꾸밈 / 길벗어린이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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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겸재 정선  <박연폭포> 

  ( 이 그림에선 무슨 소리가 들리나요?)

그림에서 소리가 들린다. 호랑이가 "어흥~"하고 외치고, 폭포 소리가 "콰---- 아" 하면서 흩어진다.
아이들은 의성어, 의태어를 좋아한다. 음률이 있고, 리듬이 있어 노래처럼 들리기 때문일까.
'내가 처음 가본 그림 박물관 4번째 책은 옛그림에서 들리는 소리를 담아보았다.
그림속에선 참 많은 소리가 난다.
" 오그작 오그작 "  "바스락 바스락" "꾸어엉 초오" "찰싹찰싹" "끼이이이" "찰랑찰랑"
이렇게 풍부한 의성어가 숨어져 있기에 그림책은 더욱 재미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도 정겹다. 나물씻는 아저씨를 보고는,
" 아저씨 얼굴이 어째 시무룩한데, 아무래도 손을 간질여 줘야겠어"라고 글을 붙여 넣었다.

옛그림은 알록달록 하지 않다. 아이들의 눈에는 그저 연한 밤색의 그림 색들과 그닥 경쾌하지 않은 움직임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빨, 주, 노,초 선명한 색감과 역동적인 움직임만이 그림세계의 전부는 아니다.
' 은은한 색감, 우리 동물과 식물이 지닌 아기자기함, 그리고 우리 겨레의 고유한 심성'을 보여주려 한다고 출판
의 기획은 말하고 있다.

책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우리의 색감, 우리 옛그림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장난스레
동물의 소리, 파도 소리, 폭포소리, 냇물소리를 노래하다보면, 오래 오래 아이들의 기억 속에 우리 옛그림이 자리
잡을 것이다.
'옛그림'이라는 다소 지루할 수 도 있는 주제를 '소리 '로 접근하여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낸 좋은 책이다. 이야기의
전개도 매우 자연스러워 같이 읽는 엄마나 선생님들도 함께 즐거울 것 같다. 서양화 일변도의 미술교육에 이런 좋은
옛그림책의 등장은 참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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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갖는 고민 가운데 하나.  
이 책들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좁은 공간에 나날이 조여들어오는 책들을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다.

최근 이사하면서 집의 크기가 대폭 줄어들었다.
미리 예상하고 책과 짐을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새 집에 적당한 여백을 만들려면 책과 짐들을 좀 더 정리해야 했다. 

추억처럼 아끼던 책들, 삶의 궤적을 기억하는 책들, 몇년 몇월에 샀고 그때의 단상을 기록한 책들을
치운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넣었다 빼고 뺐다가 넣고를 수차례. 결국 치우기로 결정된 것들이다.
지금 갖고 있는 책장 이상의 책을 만들지 않으리라 마음 먹고 그간 잘 해왔는데, 지난번 집이 워낙 큰 집이라
사정없이 책이 불어나고 말았던 것이다.

이 책의 새 주인은 노들장애인 야학이 될 것이다. 
몇년간 틈틈히 이곳에 보내왔지만, 지난번에 2박스, 다시 1박스 꽤 많은 책들이 갔다. 
내가 노들 장애인 야학에 보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 거동이 어려울 것이고, 도서관이용이 쉽지 않은 이들이다. 그리고 배움의 기회를 놓쳐 뒤늦게
야학에 다니는 만큼 주머니가 넉넉치는 않을 듯하다. 내게 추억과 역사지만 누군가에겐 절대적 필요일 수도
있다.

움켜쥐고 있던 그릇들, 살림들의 새 주인은 노숙자 다시 서기 센터의 사람들이다.
난 이세상에서 가장 안쓰러운이는 노숙자가 아닌가한다. 대부분의 약자들은 사회적 공감을 울리고
당연히 도와야한다는 생각이 있다. 하지만 노숙자들은 가장 약한자임에도 비난을 받거나 일고의 여지도 없다는
듯한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들로부터도 외면당하거나(혹은 숨었거나) 사회적 관계를 단절당
한 그들의 삶은 그 어떤 사회적 약자보다 안타깝다.
이들 노숙자분 가운데는 다시서기 센터에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고  말소된 주민등록을 회복한 다음
작은 쪽방을 얻어 독립하는 이가 더러 있다. 센터에서 숙식을 하다 맨몸으로 독립하려면 필요한 것이 많다.
여러분이 집에 쓰지 않은 수건한장, 비누 한장, 그릇 한개가 이들에겐 소중한 살림이 될 것이다.
집의 씽크대와 창고를 열어보시라. 은행에서, 누군가가 준 사은품이 쌓여있지 않은가요?

새로운 계절을 맞아 이사하시는 분, 집안 인테리어 새로 하시는 분, 아님 여백의 미를 갖고 싶으신분이 있으신가요? 
과감하게 정리해서 이곳으로 보내시면 좋겠어요.  

 

* 노들장애인야학 02-766-9101

서울 종로구 동숭동 1-140 유리빌딩 2층



* 다시서기 센터 02-777-5217

서울 용산구 갈월동 14-30 성공회 다시서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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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형, 빈센트 쪽빛그림책 7
이세 히데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유독 형제간의 사이가 좋은 집이 있다. 형을 끔찍하게 챙기고, 동생을 자식처럼 아끼는 그런 형제들을 가끔 본다.
화가 고흐와 테오도 그랬었나보다. 테오는 세상물정에 어두운 고흐를 평생 지켜주고 후원하였고, 고흐는 동생을
부모처럼 의지하였던 것 같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간 편지가 700여통에 가깝다고 하는데, 아마 인류역사상 형제간
에 편지 주고 받기로선 최고가 아닐까 싶다. 연인들도 아니고... 

<나의 형, 빈센트>는 이 두사람의 친밀한 감정을 바탕에 착안해 상상력을 덧입힌 미술동화다. 동생 테오의 입장에서
고흐의 인생을 바라본 느낌을 이야기로 만든 것이다.행복했던 어린시절, 가난한 이들을 위한 목사가 되고자 했던 고흐,
화가가 되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 그림을 그렸던 고흐에 대해  줄곧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테오에게 아기가 태어나자 고흐는 이 그림을 그려 선물합니다. 조카의 탄생에 매우 기뻐하는
                                      고흐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림제목은 <아몬드 꽃>



몽환적 블루로 넘실대는 고흐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구를 대상으로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다기엔 너무 몽환적이고
살짝 어둡고 슬프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블루톤이 지배하는 그림은 고흐= 노란 색이라는 촌스러운 혹은 고정된 생각을
버려야만 했다. 내용도 슬프다. 고흐의 힘든 삶을 여과없이 들려주고 있으니까. '역경 속에서' ' 역경을 딛고' 그림을 그렸
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담담한 어조로 힘든 삶을 말한다. 그래서 어쩌면 이 동화는 고흐의 열렬한 어른 팬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몽환적 블루로 넘실대는 고흐라니.  

그러나 어쩌면 작가 이세 히데코가 선택한( 그녀는 글과 그림을 동시에 작업했다) 블루는 새로운 해석이 될 수 있겠다.
우리는 노란색에서 밝고 경쾌하고 희망적인 느낌을 본다. 하지만 고흐의 삶은 그러지 못했다. 우울했다. 그래서 이세
이데코는 고흐를 과감히 '블루'로 지명하고, 가라앉은 푸른빛 해바라기를 온통 새겨넣은 것이 아닐까. 작가 이세 히데코의
선택은 새롭고, 혹은 낯설기도 해서, 이 책은 어린이 책이라기 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적당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고흐의 <노란집>. 그림들을 찾아보니 고흐는 노란색 못지 않게 파란색도  
멋지게 연출할 줄 아는 화가입니다.



일본인의 고흐사랑
 

굳이 이렇게 고흐를 접근할 필요는 없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왜냐하면 명랑하지 않은 동화책은 시장성이
떨어지고, 그만큼 흥행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성과 해석은 흥미롭다. 그러면서도 이세 히데코가 이런 방식을
선택한 것은 아마도 일본인의 열렬한 고흐 사랑 때문 아니었을까? 일본인들은 인상파 미술, 그 가운데서도 고흐를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고흐의 <해바라기>가 엄청난 고가에 경매시장에 나왔음에도 어느 일본인 수집가가 구매했다는
일화가 생각난다. 세분화 해서 접근하는 일본인들의 근성을 비추어 본다면 이렇게 블루톤의 고흐도 가능하겠다는 생각
이 미치기 시작한다. 

작가 이세 히데코는 이 책에 이런 말을 덧붙이고 있다. 그녀는 정말 열렬하게 고흐를 그리고 고흐의 동생 테오를 사랑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이 그림은 내안의 고흐와 테오의 이야기이다. 1990년대 이래 줄곧 나는 네델란드, 벨기에, 프랑스를 여행하며 고흐의 발자 
취를 더듬어왔다. 그들의 빛과 그림자를 좇으며 삶과 죽음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생각했던가. 수필 <두 고흐> 그림책 <그
림 그리는 사람>, 여동생과 함께 번역한 전기 <테오, 또하나의 고흐>를 만들며 꼭 그리고 싶었던 형과 아우의 이야기이다.
형이 세상을 뜨고난 뒤, 테오가 네델란드의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는 '형은 내 전부였고, 나만의 형이었습니다! 라는 말이
있었다. 이 말이 그램책을 제작하는 내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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