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 할 수 없었던 화요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유명한데다, 칭찬일색은 책들은 한번쯤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은 예전부터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궁금했던 책이었고, 책 소개에도 그렇고 책 뒤편에도 칭찬만이 가득해서 더욱더 기대를 증폭시켰었다. 그렇게 칭찬이 많은 책이니 나 하나쯤은 태클을 걸어도 되지 않을까...??

처음엔 아주 강하게 끌려들어갔다. 허나 점점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들어서자 나는 그만 다 읽지 못하고 책을 덮어 버렸다. 불과 십여장?? 을 남겨두고 말이다. 죽음을 앞둔 모리 교수가 삶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배울 점도 많았고 느낄 점도 많았다. 자신의 상처를 직접 대면하고 자신을 강하게 하는 방법,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모리와 화요일을 함께 보낼 수 없었다. 모리가 말한 것들은 분명 좋은 내용이었다. 배울만한 것들이었고, 가치 있는 것들이었다. 그렇지만 내 심장을 파고들진 못했다.

나는 글 쓰는 작가는 아닐뿐더러 평론가도 아니다. 그러나 책을 읽는 입장에서 한 가지 느낀 점은, 우리가 어떤 책을 읽을 때 그 책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는 작가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가슴으로 표출해냈을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에는 속된말로 글빨이라고 해야 하나?

게다가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과 같은, 모리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풀어놓는 것이라면 작가 그 자신이 먼저 그것들을,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얘기, 생각, 마음 등을 이해한 다음에 그것들을 글로써 풀어내야지 읽는 사람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만고 내 생각이겠지만.. 그러한 면에서 나는 작가가 모리를 이해를 하고 느끼긴 했으나 진정 가슴으로 이해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모리의 얘기들이 머리로는 와 닿지만 가슴으로는 와 닿지 않는걸 보면 말이다. 모리의 이야기를 단순히 나열해놓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작가를 비방하거나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내가 읽고 느낀 바를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작가는 모리를 이해하고 모리에게 많은 걸 배우고, 그랬기에 그걸 우리에게 다시 전달하고자, 우리 모두 모리와 함께 화요일을 보내게 하기위해 글을 썼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모리와 함께 할 순 없었다. 내 생각이 비뚤어져서도 아니고, 삶의 가치를 느끼는데 관심이 없어서도 아니다. 내 가슴이 모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머리로는 알겠지만, 모든 걸 이해는 하겠지만, 두고두고 생각해보고 싶고, 다시 한번 느끼고 싶고자 하는.. 그러한 것들이 없는 건, 내 잘못일까..?? 아니면 작가의 표현을 나의 습득방식이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