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 하루 30분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
안정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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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셔스를 검색했다. 아프리카 끝 오른쪽 인도양 바다의 마다가스카르 옆 작은 섬. 국가 이름은 모리셔스.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다. 무엇이든 우리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무기들은 저마다 있을 것이다. 그 무기가 달리기일 수 있다.. 그건 나로선 거의 처음 접하는 생각이다.

달리기하면 늘 생각나는 장면은 초등학교 6학년쯤 체력장 시간이다. 겨우 100미터 달리기라 시간은 짧다면 아주 짧은 시간인데 늘 기억속에 남아있는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달리기 도중 나는 시간이 느려지는 광경을 목격했다. 결승지점은 그러니까 자꾸 지연되기도 했지만, 달리기도중 이런 생각에 빠지는 한 달리기에 집중은 역시 어려웠다. 멈추거나 옆으로 달려버릴 수도 있을것 같았다. 아뭏튼 너무 짧은 시간이기에 역시 그 시간도 결국은 결승점에서 끝나버리는 짧지만 오랜 기억이다.

가끔 어떤 명칭들을 가진 달리기 대회가 전국적으로 열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우리 도시 근처에서도 매년 달리기대회 광고를 하나쯤은 본다. 가끔은 나도 한번 신청을 해볼까? 하는 막연한 생각은 하지 않은것도 아니다. 더구나 일부러 다른 도시와 다른 나라에까지 달리기 대회 참가를 목표로 갈 수 있다니. 참 그런 일도 전혀 불가능한 일로 느껴지지 않는데, 그동안 우린 왜 그 생각은 못했을까.

우리가 달리기를 경기의 형식으로 참가하는 일에 우선 익숙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요즘 나는 독서에 관해 여러가지 궁리를 해보고 있다. 먼 지방의 독서행사에 참석할 생각들은 이미 턱밑까지 차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책속의 장면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내 삶에 찾아온 장애물의 방식과 모양은 조금씩 달랐지만, 분명한 것은 마인드 변화를 통해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태도를 얻었다는 것이다 . 고통 속에서도 오래 버텨서 살아남는 법을 알게 됐다. 다시 말해 버티는 자가 살아남는 자였다. p166

울산으로 여행 간 이유는 때마침 3.1절 울산마라톤대회가 열렸고, 그곳에 러닝크루가 있다는 사실을 듣고 궁금해서였다. 왜인지 그들을 만나보고 싶었고, 다른 이유는 없었다.

캐나다, 미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에도 나를 반겨주는 친구들이 생겼다. 한국 친구들만큼 자주 볼 수는 없지만 메신저를 통해 안부를 묻는다. 제3국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서 만날 수도 있고, 반대로 한국에 여행을 온 친구들과 전국을 함께 달릴 수도 있다. p170~171

부산 친구를 사귀고 싶은가? 그럼 부산을 달리면 된다. 일본 친구를 사귀고 싶은가? 그럼 일본을 달리면 된다. 함께 땀을 흘릴 수 있는 친구는 당신의 인생길을 함께 여행할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그들은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개성 넘치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다. .. 그중에서 분명 나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 "좋은 신발은 좋은 길로 안내한다."는 말이 이런 뜻이 아닐까? .. 달리기를 한다고 해서 마음속 고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멈추지 않고 일어설 용기와 든든한 친구들이 생긴다. p172~173

나는 칼럼을 통해 여행 매거진 독자들에게 여자라면 꼭 달려야 할 여행지로 모리셔스를 소개한 적이 있다. 위치는 마다가스카르와 레위니옹, 그리고 세이셸과 가까이 붙어 있다. 제주도와 비슷한 크기와 모양에 섬 주위로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진다. p175

나는 누구나 마라톤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을 용기가 없을 뿐이며, 당신은 그 일을 실천한 용기 있는 자다.
나는 경험으로 마라톤이 자존감과 자신감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껏 내가 느껴보지 못한 나의 상태를 최대치로 올려준다. 이것이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달리기로 인해 얻어지는 도취감, 혹은 달리기의 쾌감)'이라고 생각한다. 이 쾌감이 가장 단기간에 내 몸을 최고의 상태로 끌어올릴 수 있다. p243

나도 조만간.. 아니 우리도 조만간, 달리기 대회나 독서의 현장에서 만나는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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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불행이 당신의 위로가 될 때
이생강 지음 / 좋은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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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강씨의 핑크색 제목의 작은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젊은 시절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불행이라는 단어와 캘리포니아의 날씨가 대비된다. 그리고 사랑이나 가족이라는 단어들. 친구와 직장이라는 단어도 그렇다. 특히 일상이라는 말에서 최근에 유행하는 확실한 행복따위가 그렇다.

부모님과 형제들과도 멀어지던 그 어른의 시간은 일과 사랑, 우정, 가족, 그런 여러가지 삶의 기본적인 조건의 0에서 1로 1에서 -1로 언제까지인지 모를것 같은 터널과 터널의 연속이 이어진다. 특히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집으로 돌아온다면, 그 압박 감정은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

생강씨의 작은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처음에 아직 책에 익숙해지지 않아 조금 시간이 걸렸을 뿐, 책에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땐 나 같이 그 시절로 이젠 돌아가기 힘든 지점에서도 그때 그랬지. 하며 옛 추억들이 아련히 떠올랐다.
..

나는 이렇게 소리 내서 우는 눈물을 '엉엉 눈물'이라고 부른다. 나는 생각보다 눈물이 잘 없는 사람인데 가끔 터지듯이 엉엉 소리와 함께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그래서 '엉엉 눈물'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p38~39

가끔은 눈물이 언어보다는 시원하고 정직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른이 되면 눈물을 흘릴일도 많지않지만, 가끔 '엉엉 눈물'을 요청해 볼일이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 중 <애정만세>란 영화가 있었는데, 마지막 장면에 주인공은 정말이지 엉엉 흐느낀다. 20대 초에 그런 영화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지만, 정작 그 의미를 정확히 끄집어 내는 비평능력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부족하다. 여전히 나의 언어는 늘 생각의 적합한 말들을 찾아내어 표현하는데에 빈약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므로 열심히 타인의 생각을 읽어보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불행에 관한 생각은 그 깊이가 분명히 다르다.

문득 불행을 느꼈을 때, 그 지점을 어떻게 해석해 내느냐에 우리의 감정은 늘 기울게 마련이다. 그저 잘 될 것이다는 위로는 이미 너무 많이 듣거나 끝없이 되풀이 해왔던 때문이다.

불행쓰기를 멈춘지 오래된 사람들이 있다면, 잠시 걸음을 멈출 필요는 있다. 지금이제 웬만큼 불행은 지난것 같고, 또 소확행을 추구하며 지금 당장 심각하지 않은 불행들을 털어내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불행을 이해하지 못하는 행복은 정말 그대로 완벽하게 좋을 수 있을 것인지는 한번쯤 묻고 지나가본다면 어떨까.

..
그동안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재미있게 자유롭게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이 두려워 망설이며, 낭비해 온 지난날이 안타깝다. 늘 새로운 것, 남들과 조금 다른 것, 특별한 걸 원하고 갈망하면서도 무리를 이탈하는 건 비정상적이고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을까 나를 작게 만들었다. 이제는 안다. 그런 것들이 나를 성장하게 한다는 걸. -168~169쪽

나도 이러기 싫어. 이렇게 음침하고 쓰레기 같은 감정 꺼내 놓기 싫단 말이야. 그래도 나는 이걸 써야만 해. 내가 여기서 자유로워지려면.

됐어, 그럼 된 거야. 잘했어. -212~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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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수업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예술 강의
문광훈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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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수업>이란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책은 알찼고, 속 깊고, 예술과 인생에 관한 다채롭고 풍부한 이야기들이 충실히 담겨 있었다.

수록된 그림들은 모두 한 페이지 에서 두 페이지 가득 채워져 시야에 가득히 들어왔고, 감상하기에도 좋을만큼 선명했다. 어디서부터 읽기시작하든 좋았겠지만, 나는 순서대로 읽어갔다.

선생님은 책보다는 네이버 강좌의 사회자로 여러번 뵌 적이 있었지만, 미학자이신지 몰랐다. 가끔 에세이가 올라와 글을 꾸준히 발표하신다는 점만 알고 있었다. (열린연단. 주말에 메인화면 하단에 뜨던 바로 그)

글의 순서도 미술작품을 먼저 배치하고, 시, 음악, 건축, 도시, 영화, 학문과 삶에 대한 시선들로 이어져서 우리 처럼 교양과 예술에 대해 더러는 많이 부족한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책을 끝까지 놓지 않게 하는 단단한 힘도 느껴졌다.

책의 전체적인 주제는 '우리 자신'에 관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자기자신에 대한 이해와 훈련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방법을 끊임없이 취하라고 권한다. 감각과 순간의 힘에만 끌리는 삶보다는, 지속하고, 의심하고, 깊이 응시하며 생각하는 그런 방식의 미학을 추구해야 함을 강조한다.

책을 읽으며 영화 <전망 좋은 방>도 오랜만에 찾아보고, 개인적으로 <희생>이란 작품도 책을 읽는 과정에서 문득 생각나 너무 오랜만에 아니 거의 영화를 본 이후로는 처음인것 같은데 찾아 보았다. 젊은 시절에 고뇌하고, 많은 궁리를 해보고, 예술이라는 단어 주위를 서성였던 내가 떠올랐다. 현재에도 여전히 나는 내 주위를 어슬렁 거리고 그러므로 사회에 관여할 수 밖에 없는 하루하루 작은 몸부림을 쳐보고, 또 그렇지 않기도 예사인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미학' 그 자체보다는 역시 삶이라는 시간성이 더 의미있다는데에 동의한다. 그런 후에 예술과 교양을 향해, 또 세상의 변해감과 정지함들에 관해 언제나 빳빳하게 굳은 이성이 아니라, 움직이고 유동하는 나자신으로 하루하루를 반성하는 일을 실은 반성하는 습관에만 익숙해져버린 나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고 해석하고 단련시키는 훈련을 게을리 하지는 말아야 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말이다.

추사의 말년 자화상이 있다는 예술의 전당은 이 담에 가볼 날이 올까 모른다. 아뭏튼 책을 통해 먼저 배워가며, 천천히 삶의 모퉁이 모퉁이에서 기억하고 곱씹어 볼 기회가 늘 다가오기를 애써 피하지도 돌아가지도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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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를걸! - 2019년 김포시립도서관 권장도서,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17
이하영 지음, 김연주 그림 / 책고래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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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남학생이 축구를 하다 바지에 똥을 누고 말았다. 아이들은 종종 똥에 민감하기도 하다. 우리집 누군가도 아직 밖에서 똥을 잘 누지 못한다. 축구를 하는 중에 바지에 똥을 눈다면 상황은 어떻게 되는 걸까. 아이는 그 위기를 어떻게 모면할 수 있을까.

작가는 구름위 신령을 끌어왔다. 신령들은 마침 열매의 냄새를 결정하고 있었다고 하면서..

은행열매의 냄새를 아마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로수로 많이 심겨져 있는 은행나무는 가을을 노랗게 장식하고, 한 순간 떨어지며 거리를 물들인다. 그리고 또 남은 열매의 시간.

열매마다 냄새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유독 냄새가 강한 은행열매는 코주부 신령에 의해 바로 그 냄새로 결정되었다. 그 냄새는 장차 한 아이를 구하는 고귀한 냄새가 되는 것이다.
..

요즘 운이 따라 주지않는 도윤이는 초록색 머리의 포스가 느껴지는 강민수가 부럽고, 질투가 난다. 헤드트릭을 하며 주장으로 뽑혔기 때문이다.

도윤이는 그날 배가 아파 똥이 급했지만, 경기시간이 촉박하여 그대로 경기에 참가했고, 이마에 식은 땀이 맺힐 정도로 급한 상태로 더는 참을 수 없어 화장실로 가려는데 마침 좋은 공이 날아왔다.

공은 골대를 맞추고 튕겨 나오고, 팬티에는 벌써 똥이 나와 버렸다. 아직 2학년이지만, 도윤이는 바지에 똥을 싼것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울 수 있는 1학년이나 유치원 꼬마가 더이상 아니기 때문이다.

도윤이는 아무 처리를 하지 못한채 그대로 학원차에 오를 수 밖에 없었고 차 안은 냄새로 진동 했다. 마침 창밖에 은행나무가 열매를 막 떨어트리고 사람들은 코를 막고 지나가는게 보였다. ..

다행히 도윤이는 은행열매 냄새로 순간을 모면하여 학원 화장실에서 팬티도 씻는 등 증거를 없앴고, 다음날 학교에서도 아무도 바지에 똥을 쌋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는다.

이제 자신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행운이 온 것이라고 생각한 도윤이는 그 행운에 대해 말할 수 없는것이 조금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창밖에서 은행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크리스마스캐롤에 재미난 가사를 지어 부를 때 자신의 똥을 싸고 들키지도 않았던 특별했던 '행운'에 대해 마구 부르짓었다. 그렇게 도윤이는 불행했던 순간이 '다행'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을 맞는다.

도윤이 옆에서 그 고백을 들어주었던 1학년 꼬마는 흰수염이 있었지만 그것도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다음날 도윤이는 세 골이나 넣었다고 한다.
음. 동화라곤 하지만, 제법 스토리 전개가 치밀하게 구성된 셈이다.

기회가 되면 나도 동화의 세계에서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원하는 친절한 안내자가 될 의향도 생긴다. ㅎ
..
어린이들도 그렇지만, 다 자란 누나나 형, 또 엄마와 아빠들도 사실 살다보면 뜻하지않는 처참한 위기에 처할 때가 생긴다.

그럴때마다 우리는 어쩌면, 동화에 귀 기울여야 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사실 그 위기의 순간에 우리의 간절한 이야기를 들어 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우리는 그걸 말할 용기가 조금 부족하고, 또 그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도 잘 알지 못한채 시름시름 걱정의 열매가 잉태되기도 했었다.

그럴땐 마음을 졸이지 말고, 동화를 열어보자. 우리 자신의 마음을 비춰주는 동화는 무궁무진 할런지 모른다. 혹시 찾지 못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그 첫 줄을 써내려가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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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려고 했어.
이소리 지음 / 호밀밭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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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의 제목을 보고 표지에 적혀있는 그 '죽음'이란 단어를 조금은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도 같다. 자신의 죽음은 너무나 끔찍하고, 두렵고, 어려운 것인데도 타인의 존재와 죽음에 대해 우리는 사실 둔감할 수가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타인의 걱정과 근심은 우리가 온전히 이해할 수 도 체감할 수도 없을 때가 더 많다. 그저 위로의 말로, 함께 있어주는 행위로 우리는 그들을 조금은 지켜주었다고 느낄 수 밖에는 없다는 한계가 있다.

죽음을 만만하게 보았다는 말에 조금 더 설명을 덧붙이자면, 내게는 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죽음이 너무 두렵고 까마득해서 결코 나를 잠식해선 안되는 무엇으로 정의했었던 탓이다.

책을 통해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어 작가의 솔직한 말들은 내게도 어쩔 수 없이 작은 위로가 되었다. 그건 작가가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써내려가며 느낀 온갖 감정 중의 하나 일지 모른다.

보건소의 자살방지센터에 문을 두드린다던지, 취미나 모임에 또는 남자친구라도 주위에 손을 내미는 행위는 20대가 공통적으로 취하는 삶을 위한 최대한의 행동이다. 아직 잘 사회에 적응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사회 안에서 자신을 위치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해야하는 청춘의 시간들. 그건 막 사춘기를 겪은 듯 만듯, 모호한 상황에서 다시 맞닥들이는 우리 모두의 청춘이기도 하다.

서로 경중은 다르겠지만, 외로움을 견디며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려 노력하며, 외모나 이성친구 또 가족과의 관계로 부터 온전히 나 자신의 무엇을 향해 사고할 수 있는 우리 자신으로 우뚝 서는 그 모험은 마치 알을 깨고 나오는 아픔에 비견된다는 게 참 맞는 표현같다. 우리 자신의 죽음을 통해, 같지만 달라진 달라지고 변화한 우리 자신과 대면하는 일.

그것이 소중한 사람을 통해서면 더 없이 좋을테지만, 책속에서도 어느정도는 강력한 빛을 느끼게도 된다. 물론 책을 쓴다는 일은 책을 읽는다는 행위를 훨씬 뛰어넘는 삶을 향한 끊임없는 죽음의 연속(?) 이겠지만 말이다.

호밀밭의 협성문화재단 NEW BOOK 프로젝트 총서. 3회 선정작 중 <죽으려고 했어> ..

모진 시간의 화살을 버텨온 한 사람의 외롭고 아파한 이야기들이 담담하게 기록되어 있는것 같아 읽는 사람이 거꾸로 평정을 찾으며 삶이란 놈의 측면을 바라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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