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 유령

유령 - 2011년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강희진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7월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 유령.

세계문학상 수상작을 처음 만난 것은 5회 수상작인 정유정의 <내 심장을 쏴라>였다.

그리고 이번에 두번째 만난 유령.

이 소설은 한반도 현실인 분단국가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탈북자..들의 삶을 그려낸 것인데.

그들의 소외된 삶을 리니지 게임과 연결시켜 놓았다.

pc방에서 리니지 게임을 하는 탈북자 청년, 주철.

그는 삐끼생활을 해가면서 pc방에서 게임만 하고 사는 청년이다.

그러던 중, 탈북자들의 마을 동네에 있는 백석공원에서 시체가 한구 발견이 된다.

그 시체는 눈알이 없는 상태이고, 손가락이 절단된 손목도 발견이 되는데...

그 시체가 같은 집에 사는 회령아저씨로 밝혀지고, 그 아저씨와 친하게 지낸 주철은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그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경찰들의 협조요청을 무시해 버리고,

나름의 범인을 추측하게 되는데....

이 소설은 리니지 게임과 접목시켜 놓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 온라인 게임에 문외한 나는 집중하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모든 등장하는 용어가 실제로 리니지 게임안이랑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실제 일어난 일이기는 했다.

반면에, 탈북자들의 남한사회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우리가 다시금 한번 생각해보게끔 만든다.

탈북을 해서 힘들게 남한의 땅을 밟은 그들은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정착금과 임대아파트 등을 받아 생할한다.

남한의 고아들은 오히려 그들을 부러워한다는 글이 있는데, 정말 그럴 거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이 사회는 자기가 열심히 하지 않음 그 결과가 없지 않은가....

북에서 나름의 꿈들을 안고, 목숨을 건 탈북을 해 건너온 사람들.

그들을 맞이한 우리 현실은 생각하는 것과는 너무나 틀렸다.

우리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유령처럼..떠도는 그들을 우리가 따뜻한 관심으로 한번 더 돌아봐 줘야 할 것이다.

더 이상의 유령으로 떠도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말이다.

p.58 - 아무리 변해도 만나 보면 냄새가 다르다. 그것은 인두로 영혼을 지진 상처라 쉽게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p.103 - 엄지의 아버지가 그리워한 것은 생활총화가 아니라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들어줄 남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런 외로움은 탈북자에게 공통된 것이다.

p.187 - 북한은 남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먼 나라 동네가 아니다. 손끝 하나로 닿을 수 있는 나라다.

그런데 동생이 남한으로 내려오려고 마음을 먹는 데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p.236 - 게임은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언제든지 벗어날 수 있지만 결코 빠져 나올 수 없다.

공포에 대한 갈망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게임은 진짜 공포다.

< 한국소설> 두근두근 내인생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두근두근 내인생 - 김애란

 

제목만 보고 책을 고르는 경우도 가끔 있다.

나에게 이 책이 그랬다.

두근두근 내인생, 로맨스 소설이 땡겼던...그 즈음..지인에게 선물을 받아 더 기분 좋았던^^

하지만, 이 소설은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다.

김애란 작가의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라는 단편소설집이 꽤 유명했지만.

난 그녀를 이 책으로 처음 만났다.

첫느낌-좋다! 마음에 든다! 이다!!!

 

이 이야기는 17세의 동갑내기 남녀가 섯부른 불장난에 아이가 생겨 아주 어린 철없는 부모가 되고,

그런 그들을 부모로 둔 아이, 아름이는 조로증이라는 아주 희귀한 질병에 걸려, 아주 늙어버린 몸을 한 자식이 되어버린다.

아주 어려운 형편에 아이를 입원시킬 수 없게 되어 부모.

그런 부모의 마음을 알고 먼저 방송에 출연하겠다고 하는 아름이.

 

그런 아름이에게 방송을 보고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 멜을 보내온 이서하 라는 작은 소녀.

같은 동갑내기에, 소녀 또한,병을 가지고 있어 병원신세를 지는 공톰점으로,

소년과 소녀는 어느새 가까운 친구가 되어버리는데....

나중에 소녀가 정말 그의 친구가 아닌, 어느 30대 후반의 청년이 작가가 되기 위해,

아름이를 속인다는 사실에서는 정말 내가 부모같은 맘에서 한대 쳐 주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어쩜 자기 이익을 차리기 위해, 아픈 아이에게 그런짓까지 하는지...정말 그런 어른들이 우리 사회에도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들었다.

 

그 뒤로 아름인 정말 외로움..이라는 것이 무엇이지 알아가면서 몸과 마음,모두가 앙상해져간다.

 

아주 특이한 소재가 아닐 수 없었다.

잘 접해보지 못하는 이야기이지만, 어느 측면에선 우리 사회의 한 부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했다.

뒤로 갈수록 흐르는 눈물을, 울컥하는 마음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너무 성숙해버린 아름이 때문에....

정말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이렇게 그냥 흘려버리는 하루가 어느 누군가에겐 정말 소중한, 값진 하루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어쩜 이렇게 깔끔하게 군더더기 없이 맑은 느낌의 글을 쓸 수 있을까?!!에 감탄했다.

소재가 이러니 눈물,콧물 뺄거라 생각함, 오산!  슬픔과 그 사이에 공존하는 위트와 재치가 돋보였다.

그럼에 이 작가의 또다른 책이 궁금하다,

마음에 담아놓고 싶은  책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p. 47 - 하지만 나는 더 큰 기적은 항상 보통 속에 존재한다고 믿는 편이다. 보통의 삶을 살다 보통의 나이에 죽는 것.

나는 언제나 그런것이 기적이라 믿어왔다.

 

p. 50 - 미안해하지 않는 거야,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 건, 흔지 않은 일이니까.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그러니까 너는...자라서 꼭 누군가의 슬픔이 되렴...그리고 마음이 아플 땐 반드시 아이처럼 울어라.

 

p. 67 -  아버지가 어른이란 말 속에서 본능적으로 감지한 것, 그것은 다름아닌외로음의 냄새였다.

말만 들어도 단어 주위에 어두운 자장이 이는 게 한번 빨려들어가면 다시는 헤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그 무엇이었다.

 

p. 79 - 사람들은 왜 아이를 낳을까?   -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

 

p. 170 - 아플때는 그냥 그런 기분이 들어요. 철저하게 혼자라는. 고통은 사랑만큼 쉽게 나눌 수 있는게 아니라는.

더욱이 그게 육체적 고통이라면 그런 거 같아요.

 

p. 299 - 나이란 건 말이다. 진짜 한번 제대로 먹어봐여 느껴볼 수 있는 뭔가가 있는 거 같아. 내 나이쯤 살다보면......

음, 세월이 내 몸에서 기름기 쪽 빼가고 겨우 한줌, 진짜 요만큼, 깨달음이라는 걸 주는데 말이다. 그게 또 대단한 게 아니에요.

가만 봄 내가 이미 한번 들어봤거나 익히 알던 말들이고,죄다.

 

문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문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ㅣ 어린이 한국사 첫발 2
청동말굽 지음, 문정희 그림 / 조선북스 / 2011년 8월

 

문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글 - 청동말굽>

<그림 - 문정희>

 

역사를 예전부터 좋아해서 이런류의 책이나, 소설을 만나게 되는 걸 좋아한다.

책을 받아보고,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틀리구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문에 얽힌 역사과 장황하게 적힌 책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나중에 두고두고 봐도 괜찮은^^ 조카나 아이들에게 선물해도 좋은, 그런 책이었다~

중간 중간 일러로 보기 쉽고 호기심 나게 되어 있어, 책장 넘기는 재미도 쏠쏠했던 거 같다~^^

 
문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가 제목인 거처럼,

열네개의 문들에 대해 조선 왕들의 이야기, 백성들의 이야기, 나라의 흥망, 새로 쓰여지는 역사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1장. 새로 쓰는 역사의 주인공이 된 문>에서는

얼마전 송두리째 타버린 숭례문과  다시금 태어난 광화문, 사리진 역사의 흥화문이 소개 되고 있다

 

<2장. 조선의 왕들과 함께한 문>에서는

광해군과 관련이 있는 돈화문, 인조의 피란길에 있었던 흥인지문, 백성의 소리에 귀기울인 임금영조와 관련된 홍화문,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깃든 정조의 장안문이 소개되고 있다.

 

<3장.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모이는 문>에서는

우리가 자주 독립국임을 알리는 독립문과 대한독림만세를 외쳤던 대한문이 소개 된다.

 

<4장. 나라의 흥망과 함께한 문>에서는

신라와 백제의 중간에서 삼국통일을 경험한 나제통문, 천혜의 요새를 지키지 못한 문경새재의 관문이 소개되고 있다.

 

<5장. 특별한 기억을 가진 문>에서는

비를 내려 달라고 기원한 숙정문, 이승과 저승의 길을 이어준 광희문, 우리 근대의 세계적 축제.88올림픽의 상징 세계평화의 문이 소개되고 있다.

 

읽으면서 이렇게나 많은 문들이 우리주위에서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가면서 우리를 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아프고, 기쁜 일들을 함께 해왔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다시 세워지고, 자리를 여러차례 옮겨다니며,

시련을 겪은 문들이 오늘날 그런 고통을 이겨내고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면서 우리와 함께 지금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과 함께 추억을 나눈 우리나라역사의 문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알기 쉽게 풀어놓으니 쉽게 이해도 되고, 다시금 이들과 함께한 역사를 찾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거 같아 아주 유익한 책이었던 거 같다.

누가 하비버델 선생을 죽였나

누가 하비 버델 선생을 죽였나
엘렌 호란 지음, 이정임 옮김 / 라이프맵 / 2011년 7월

 

 

<누가 하비버델 선생을 죽였나 - 엘렌호란>

 

 

이 소설. 정말 읽는 데 치열했다;;ㅎㅎㅎ

시대적 배경도 1857년 19세기~

그리고 미국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터라, 남북전쟁 이전의 뉴욕이 소설배경이라고 하는데,

쉽사리 머릿속에 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작은 글자의 빡빡함이 책을 잡기가 꺼려졌다.

그러나 200페이지가 넘어갈 즈음엔, 책에  읽는 속도가 붙고,

나중엔 범인의 윤곽이 밝혀질 즈음엔...책장 넘기기가 좀 두려웠다.

 

이야기는 1857년 1월 31일.

뉴욕시 맨허튼 남부 본드가 31번지 대저택에서 부유한 치과의사 하비 버델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체는 목 부분부터 심장까지 무려 15군데정다고 찔린채고 죽어 있다.

목격자도, 단서도 없는 사건.

마지막으로 그를 봤던 마부 사무엘은 살인사건 즉시, 행방이 묘연하다.

같은 집 윗층에 사는 버델의 동거녀이자, 집의 집사역할을 하던 여인 엠마 커닝햄이 범임으로 지목되고,

그녀는 그 즉시 외부와의 접촉이 끊긴채, 방에 감금되어 조사를 받게 되는데......

검찰쪽은 이미 그녀를 범인으로 몰아부치기 시작하고,

핸리 클린턴 변호사는 엠마의 무죄 입증을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살인사건을 발견하면서부터 날짜별로,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처음엔 좀 혼동스러웠지만, 엠마와 버델의 만남부터 그들의 과거 생활까지 이야기 되면서,

정말 엠마가 범인일까? 아님 다른 누군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뒤로가면 갈수록 이 소설은 범죄 미스터리 소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19세기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인종차별, 부동산거래의 부패, 남녀불평등<결혼할때 지참금..부분에서 놀랐다;;>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 그 시대를 좀 더 알 수 있었고, 결론에 도달했을 적엔, 아...그렇기에...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미스터리 스릴러물을 좋아하고 사회적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선택할 책이었던 거 같다..

 

 

오!파더

오! 파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7월

 

이사카 코다로의 제1기 마지막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오! 파더....

 

아들아 걱정하지 마라! 아버지들이 있단다...

그렇다. 주인공 유키오에게는 아버지들이 있는 것이다.

그것도 4명씩이나~ 말이다.

아주 막장드라마 같은 소재 같지만, 역시나 작가는 아주 유쾌한 가족소설로 재탄생 시켜 놓았다!

 

아주 유쾌한 성격이고, 내기를 너무나 좋아하는 아버니 타카.

미남형 얼굴에 여성들에게 친절한 꽃미남 중년 아버지 아오이.

학구적이며 매사에 믿음직스러운 대학교수 아버지 사토루.

운동을 아주 좋아하시는 중등체육교사 아버지 이사오.

 

뭔가가 잘 된 조합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 어울러지는 아버지를 4명 둔 유키오는

학교에서 성적도 좋고, 여학생들에게 인기도 있으며, 운동신경까지 좋은 남학생이다.

어찌 보면 참 아버지들의 좋은 점을 다 빼닮았다!!!

 

이런 복잡한 가족사를 지니고 있지만, 아주 순탄하게 학교 생활도 해 나가는 유키오에게...

잔잔한 사건들이 얽히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마스지와 얽힌 우엉남자들과의 관계,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현지사 선거와 얽힌 살인사건과

같은반 학생 코미야마의 집에서 당하는 감금사건 등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게 되는데....

작은 잔잔한 소재들이 얽히어 나중에 하나로 뭉쳐지는 부분에선 아!!!하는 감탄사가 나오게 되드라는...

 

다소 엉뚱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들의 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족의 이야기를 참 따뜻하게 펼쳐 놓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바지에 유키오는 생각한다.

아버지 4명과의 삶이 행복하고 그만큼 즐거움도 많다면, 어느 순간 한명씩 사라지는 순간엔 그만큼 공허함도 클 것이라고;;;;

 

그 부분을 읽는데...가슴이 뭉클했다....

역시 남들과 다른 가족구성원이지만 어느 가족보다 화목한 모습을 보여준 거 같아 뿌듯함 마저 들었다^^

 

이 소설 역시 영화화 된다면 유쾌한 가족영화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 본다.

4명의 남자를 거느린 유키오 엄마의 모습도 보고 싶다..같은 여자로써?! ^^

 

 

p. 81 - 인간이란 말이지. 자기가 믿고 싶은 말을 믿는거다. 그리고 그 소문이 재미있는 것일수록 널리 퍼지는 법이고.

 

p. 98 - 사람이 생활하는 데 있어서 노력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답이나 정답을 몰라서 번민하며 사는 게 인간이다.

 

p.116 - 보기엔 다정하고 평화롭고 모두가 평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승부와 불평등이 횡행하는 의심스러운 도박장이나 다름 없어.

 

p.276 - 뛰어난 인간은 원래 별로 없다는 뜻이야. 국회의원이건, 현지사건, 선거에 입후보하는 사람의 태반은 우리하고 똑같은 보통 사람일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