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
민병훈 지음 / 오래된미래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터치,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 안일하게 닫힌 우리의 무딘 마음을 건드려 줍니다. 라는 문구.

너무나 슬퍼서 빨리 잊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 두 남녀 주인공의 얼굴로 장식된 표지를 보니 이야기가 밝지 않은 분위기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우연인지, 오늘 아침 터치가 실시간 검색어에 눈이 띄어 찾아보니, 개봉 8일만에 극장에서 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초 개봉관수도 작았지만, 교차 상영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 보였다. 감독은 단호하게 배급사에 상영을 중단한다는 소식.

책을 읽고 나서 이 기사를 봐서인지 마음이 더 짠~해지는 느낌이랄까?

 

책은 상당히 얇은 두께이다.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하기엔 너무나 얇은 두께.

하지만 책의 무게가 가벼운 반면에 그 내용은 무겁게 가슴에 내려앉았다.

 

전사격 국가대표였던 동식, 알콜 중독으로 모든 것을 잃고 대표선발전에서도 떨어진다. 지금 맡고 있는 중학교 사격부 코치 자리도 위태하기만 한 상황.

동식의 아내, 수원. 간병일을 하지만 그 수입으론 생활이 되지 않아 환자들에게 따로 약을 팔고, 노인 환자들을 무연고자로 둔갑시켜 요양원에 보내면서 돈을 받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에게는 어린 딸과 신랑과 함께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하는 작은 희망을 품은채 살아가고 있다.

술을 끊었다고 선언한 동식이 학교 회식자리에서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게 되고, 결국 그 날 자신의 사격부 학생 채빈을 차로 치게 된다.

얼떨결에 뺑소니가 되어버리고, 동식은 경찰에 잡히게 되는데. 그런 동식을 구하기 위해 수원은 이리저리 뛰어보지만 방법이 없다.

결국 돈의 유혹에 이끌려 노인 환자의 성적 욕구를 들어줌으로써 병원에서도 쫓겨나게 된다. 그런 와중에 그녀의 딸 주미가 없어졌음을 알게 되고 딸을 찾는 과정에서 정말 위급한 환자를 만나게 되는데.

 

이야기를 읽는 내내 묵직한 바위 하나가 내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을 받았다. 과연 이들에게 내일이 있을까? 수원이 그토록 바랬던 평범한 작은 희망이 그들 곁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어두운 이면들을 그려낸 이 작품. 선한 이면에 우리가 진짜 지니고 있었던 모습들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라는 이유로 어떠한 불법적인 일들이 자행되고 있는지. 그들이 왜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는지.

그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 대한 물음이 아닐까 싶다.

 

너무나 무거웠지만,  끝내는 그들의 삶이 어두운 결말로 치닫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원이 그토록 바라던 작은 행복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위안을 받으며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이 너무나 힘들다고 해서 포기할 것이 아니라, 그 힘듦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가지고 진실된 삶을 살아간다면 그 작던 희망이 어느덧 나에겐 큰 행복으로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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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 2013-01-15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