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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그동안 만나온 내 삶의 철학들
철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철학에 관심이 많아 오랜 시간동안 철학을 공부해왔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유명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부터
플로티노스,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의 중세 철학자를 넘어
베이컨, 흄, 버클리, 데카르트, 라이프니츠, 로크의 합리론과 경험론.
그리고 칸트, 헤겔의 독일 관념철학과 마르크스, 콩트, 밀, 비트겐슈타인의 현대철학까지
시대별로 내용도 다양하게 많은 철학자들을 공부하면서 만났던 것 같다.
어렵지만 철학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철학이 나의 삶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성을 느끼는 것과는 반대로
철학 공부는 너무나 어려웠고
철학 공부를 하는동안 드는 생각은 그래서 이것을 어디에 써먹지였다.
특히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과 관련된 내용이나 헤겔의 변증법, 마르크스의 소외 등을 이야기할 때에는
이것들이 도대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철학과는 거리가 생겼다.
나의 삶에 적용되지 않는 철학사적 지식들은 그냥 단순한 지식들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식들은 그냥 그렇게 나의 머릿 속에 하나의 백과사전처럼 남아있을 뿐이었다.
진짜 나의 삶에 무기가 되는 철학이란
그러다 읽게 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사실 이 책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보통 이런 제목을 담고 있는 책들도 철학을 내용으로 삼는다고한다면
어차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시작하는 철학사의 흐름을 짚어줄 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이 책의 목차를 보았을 때
조금은 당황스러움이 있었다.
나를 먼저 당황스럽게 한 것은 목차 구성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시대순이 아니었다.
보통은 철학사의 순서대로 철학자들을 나열하고 그들의 사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이 책의 구성은 조금은 특별했다.
사람에 대한 콘셉트, 조직에 대한 콘셉트, 사회에 관한 콘셉트, 사고에 관한 콘셉트.
사람, 조직, 사회, 사고
이 4가지 키워드는 일상 생활을 살아가는데 너무나도 밀접한 내용을 담고 있는 단어들이었다.
그리고 목차 안에 들어있는 내용들은 조금 더 신선했다.
나는 사실 철학 책을 볼 때 이 철학 책이 얼마나 잘 서술되어있는가를 알기 위해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철학자를 찾아서 그 부분부터 읽어본다.
그리고 그 보기 중 첫번째는 언제나 칸트였다.
순수이성, 실천이성, 판단력비판, 선험적종합지식 등 말로만 들어도 어려운 내용들이
칸트 가운데 가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철학 역사상 18세기를 주름잡은 칸트의 철학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에
이 부분을 보면 철학 책의 분위기를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나는 칸트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칸트가 없는 철학책이라..
상상할 수 없었다.
칸트를 빼놓고 어떻게 철학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 기존의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이었다
경험론과 합리론을 종합해서 새로운 철학의 지평을 열었던 칸트
그 유명한 칸트를 이 책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그제서야 알게되었다.
이 책은 철학적 지식을 독자에게 심어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책은 정말 철학이 독자의 삶에 어떻게 무기로서 적용될 수 있는 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철학 그 경계를 넘다
이 책은 철학자들의 내용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그래서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다.
철학이라는 단어를 책 제목에 넣었기 때문에 딱딱하고 어려운 철학적 이론만을 다룰 것이라 생각했는데
책에서 만나는 모습들은 전혀 색다른 모양이었다.
철학을 넘어서 경제학, 문화인류학, 심리학, 언어학 등의 내용도 함께 다루고 있다.
이런 부분은 일반적인 철학 책에서는 만나기 힘든 부분이다.
물론 현대철학으로 다가올수록 철학의 경계가 넓어지긴하였다고하지만 그것은 일부분일뿐
사실 철학을 다루는데 있어서 철학의 경계를 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그 경계를 훌쩍 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모든 분야에서 발견과 견문을 원용하면서 인류와 사회, 그리고 세계의 온갖 현상에 관해 자유자재로 통찰을 담아내는 학문이 바로 철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나치게 핵심적인 철학 사상에만 치중하면 이익보다 폐해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이 책이 철학만을 소개하지 않은 이유가 그 때문이다. 철학이 중심이지만 그 외의 다른 영역도 함께 다루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철학의 경계를 넘어선 철학 책.
진짜 삶의 무기가 되기 위한 내용들로 가득 채워져있다.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는 철학
이 책을 읽는 동안 놀란 부분 중 하나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데카르트의 이 말은 존재론에서 인식론의 전환을 보여주는 말로
철학사에서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게 다루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존재론에서 인식론으로의 전환,
사실 철학 책을 보면서 이 부분을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무엇보다도 존재론, 인식론 등의 용어도 어려울 뿐더러
17세기 천재들의 시기를 대표하는 데카르트의 사상은 그야말로 곤혹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힘든 중세철학까지의 언덕을 넘었더라도
철학을 공부하다보면 대부분 이 데카르트의 언덕을 넘지 못하고 무너지고야 만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러한 부분을 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이말은 철학의 핵심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정말 필요한 철학의 내용만을 다룬다는 말이다.
사실 철학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존재론에서 인식론으로의 전환은 그리 중요한 개념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내용들이 도대체 우리 가운데 왜 필요하며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이다.
이 책은 바로 이 부분에 집중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많은 철학 책을 읽으면서 마주한 비극.
그것은 바로 어려운 철학자가 등장하면 철학을 놓게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는 그러한 비극적 순간을 피할 수가 있었다.
아니, 마주하지 않아도 되었다.
왜냐하면
진짜 필요한 철학적 내용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삶의 무기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철학 속에서 답을 찾다
이 책의 저자는 철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다.
일본에서 여러 회사를 다니며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철학 책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진짜 철학을 우리에게 이야기해준다.
바로 현장에서 철학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해온 경험들을 토대로
철학을 통해 일상의 고민부터 비즈니스 전략까지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들은 그야말로 무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들고 있으면 무기고를 손에 쥐고 있는 느낌이다.
지적 전투를 위한 무기.
철학은 언제나 우리에게 답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철학 속에서 답을 찾지 못하였다.
찾고자 했지만 찾지 못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동안 만났던 철학들은 무기로 써먹기에는 우리 삶에서 너무나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나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이 책을 통해
가장 크게 얻게된 점은 바로 이러한 내용인 것 같다.
"이제야 비로소 철학이 내 삶의 진짜 무기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나와 같이 철학을 삶의 무기로 삼아
지적 전투력을 극대화시키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