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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
김성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다.
센 세대, 긴 쎄대, 신세대.
오늘날 세대 문화를 이렇게 적절하게 표현한 단어가 있을까 생각해볼 때
근래에 도무지 만나보지 못한 것 같았다.
책 제목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불리는 센 세대
X세대라고 부를 수 있는 낀 세대
그리고 MZ세대라고 부를 수 있는 신세대.
오늘날의 직장에는 바로 이 3세대가 서로 마주보며 살아가고 있다.
기성새대는 컴퓨터와 외국어 등으로 무장된 젊은 세대를 바라보며 유세 떤다고 이야기하고
젊은세대는 꼰대라는 표현으로 불평불만을 털어놓는다.
그런데 정말 필요한 것은
일방공조가 아니라 쌍방공조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세대간 다름이 뛰어넘을 수 없는 간극이 아니라 다양성 조화를 위한 천혜의 기회라는 사실을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각자의 서사를 360도 다면경으로 풀어내면서
독자로 하여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법처럼 말이다.
이 책은 하나의 상황에 이 3세대가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직장인 모두가 꿈꾼다는 퇴사.
그 퇴사에 대해 각각의 세대는 이렇게 표현한다.
퇴사하고 싶을 때 마음을 다잡는 금언도 세대별로 다르다. 베이비부모 세대에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가 먹혔다면, X세대는 "피할 수 없으면 견뎌라"로 마음을 삭혔따. 반면에 MZ세대는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를 당당하게 외치며 사표를 던지는 족으로 마음을 정한다.
퇴사하려는 후배를 만류하는 풍속도 역시 세대별로 다르다. 마음이 흔들리는 눈치가 보이면 선배세대들은 후배에게 "10년 후를 생각해보라"고 했다. 고속성장을 거듭하던 베이비부모 세대에게 통용된 동기부여 방법은 생애주기를 바탕으로 한 동반성장론이었다. 직속상사들은 역경을 경력으로 만든 롤모델들을 들려주곤 했다. "지금 네가 있는 위치는 여기 산 입구야. 몇 년 일하면 산허리, 그리고 정상에 올라가면 이렇게 많은 혜택이 있어. 고지가 바로 저긴데... 응?" 조직의 별을 따기 위해 조금만 더 힘내보라고 당부했다. 혹은 "네가 조금만 더 열심히 일하면 우리 회사가 이렇게 커질 것이고, 그러면 부서가 확장되고 자리가 이렇게 많이 생겨. 10년 후 네 위치가 어디쯤이겠니?" - 중략 -
X세대부터 성공 자극이 힘을 잃기 시작했다. 금융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을 겪으며 평생직장 개념도 무너졌다. 빨리 승진해봐야 빨리 내려오기만 한다는 걸 실감해서다. 또 주인의식과 주인은 다르다는 것을 체감한 시대이기도 하다. 베이비부모 세대가 야망으로 사표를 참았다면 이들 세대는 오래 버티는 것이 목표다.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라기보다 야생에 대한 공포가 더 크기 때문이다. - 중략 -
MZ세대에겐 더 높이, 더 오래가 통하지 않는다. 이들의 명제는 더 빨리다. 주어진 삶의 계단을 하나씩 착실하게 밟더라도 별 볼 일 없는 기성세대의 말로를 부모와 선배세대를 통해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주인의식은 주인을 의식하는 노예의 의식이다. 자신들의 잦은 이직과 빠른 퇴사, 짧은 근무기간을 현명한 선택이라고 자위한다. - 책 중에서
책을 읽다보면 무척이나 공감되고 또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 생긴다.
맞아, 이렇게 표현했지.
맞아, 이렇게 이러했겠구나라는 이야기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게 된다.
책은 이러한 각 세대에 대한 이해와 함께
공존하기 위한 방법도 함께 이야기해준다.
다음은 자율성과 주도성에 대한 이야기에 나오는 부분이다.
MZ세대는 간섭과 통제 없는 자율성은 기본이고, 덧붙여 일의 주도성을 원한다. MZ 세대가 생각하는 자율성을 증진시키려면 다음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첫째, 자율성의 전제를 바꾸어야 한다. 이들은 알아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알아야 움직인다. 조직 내 정보의 비대칭성을 검토해보라.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라고 해놓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희가 그러면 그렇지."하고 자포자기하거나 "내 마음을 왜 그리 몰라주나?"하며 무개념이라고 탓한다. 조직의 니즈와 계획에 맞게 자율적 의사 결정을 하길 요구한다면 먼저 이들에게 충분한 지식과 정보를 주어야 한다. MZ세대는 자신이 보지 못하는 것을 선배가 봐주길 바란다. 왜,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충분한 설명과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 - 중략 -
둘째, 경계를 분명히 일러주라. 현명한 양치기는 양을 아무데나 풀어놓지 않는다. 풀이 많은 곳, 돌아와야 할 시점, 벗어나면 안 되는 경계를 미리 꼼꼼히 공유한다. 오늘날 자율성으로 인해 빚어지는 조직 내 트로블은 정착민 사고를 가진 선배가 유목민 사고를 가진 후배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정착민 농경은 성실성이 역량으로, 시간 축적이 중요한 요소다. 반면 유목민의 수렵에선 기동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전망 제시가 더 중요하다. 넘지 말아야 할 경계가 무엇인지를 말해주어야 한다. 무엇을 하면 위험한지 알려주는 경고가 필요하다. 현실과 충돌할 때 우선 순위를 어떻게 정할지, 실행에서 제안사항을 분명히 할 때 자율성은 활성화된다. 기준이 분명할수록 그에 따른 의사결정이 쉽다. - 책 중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폭풍 공감이 되면서도 어느 부분에서는 또 공감이 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아마도 그건 각자가 살아온 세계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로는 X세대이지만 베이비부머와 같은 사고를 가진 사람도 있고
나이는 X세대이지만 누군가는 MZ세대처럼 살아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정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이해를 도울 뿐이다.
각각의 세대 이야기를 들어보며
그들의 입장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해를 바탕으로 한 소통과 화합.
빠르게 변하는 시대 가운데
너무나도 다른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어쩌면 지금은 황금기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문화가 서로 조화된다면 이보다 더 풍성해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해일 것이다.
오늘날을 보면서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진 시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지는 못하는 시대라고도 덧붙인다.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의 전쟁과 평화.
그 가운데서 우리는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야할 지
이 책을 통해 작은 이해의 구멍을 더욱 키워가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