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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가는 자 -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
최진석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5월
평점 :
최진석 교수님의 책은 언제나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사유의 깊이로 나를 끌어당기고
한번도 바라보지 못한 시선으로 세상을 느끼게 해준다.
<건너가는 자>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
나를 이끌어준 이 책은 <반야심경>의 지혜를 탐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야심경>은 불교라는 종교의 경전이면서도
만물의 형성 원리를 다루는 동시에, 삶의 태도에 관한 철학서이다.
이에 대해 서문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반야심경>에 세계의 법칙이 담겨 있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만, 이렇게 말해볼 수는 있겠습니다. 고요한 수면에 달이 비칠 때면 수면에서도 비친 달을 볼 수 있듯, <반야심경>에도 세계의 법칙을 비추는 부분이 있다고요. 고요한 수면에 달이 비친다고 수면 아래에 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면에 밤하늘이 모두 담길 수도 없겠지만, 수면에 비친 달 역시 아름답게 빛나는 것만큼은 분명하지 않겠습니까. 세계의 법칙과 <반야심경> 역시 달과 달을 비추는 수면의 관계로 바라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_ 책 중에서
<건너가는자> 책은 생각의 깊이에 대한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책이라 말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때로는 깊이가 부족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은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생각의 깊이로 나를 끌어당김을 알 수 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봅시다. 붓다가 한 최초 지각은 바로 세상이 고통의 바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이 고통의 바다임을 진실로 알았으니 이제 붓다가 해야할 일은 명확해집니다. 고통의 바다에서 중생을 건져 올려 구하는 것입니다. 불교, 붓다의 모든 설법은 한 가지 이야기를 달리 풀어낸 셈이지요. 결국은 모두 고통에서 벗어나자는 것입니다. _ 책 중에서
붓다가 한 최초의 지각.
고통의 바다에서 벗어나는 것을 해탈이라고 한다고한다.
어떻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불교의 교리에 맞춰 하나하나 설명이 되고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그가 바라본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의 진실.
세계의 진실을 진실로 아는 것.
그 과정에서 해탈의 근본적인 조건과 함께
붓다가 마주하는 세상을 느껴본다.
불국과 속세도 불이의 관계로, 수행자와 비수행자도 불이의 관계로 바뀝니다. 불이의 관계로 바뀌려면, 굳건한 정체성을 근거로 하여 따로 존재하던 양편의 두 개가 각각 자신의 정체성을 허물어야 합니다. 각자의 정체성을 분명하고도 굳건하게 지키는 한에서는 양편의 각자가 불이의 관계로 바뀌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냥 둘로 존재할 수박에 없겠죠. 그래서 공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_ 책 중에서
공의 개념
사실 불경을 읽으면서 가장 이해가 잘 되면서도 이해가 어려운 개념이 바로 공의 개념이었다.
색수상행식 오온이 모두 공이라고 합니다. 대승의 철학을 아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색수상행식이 연합해 있다는 의미나 색수상행식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미에서 공이 아니라, 색수상행식 하나하나가 다 공이라는 것입니다. 색도 공이고, 수도 공이고, 상도 공이고, 행도 공이고, 식도 공이라는 것입니다. 색 자체가 인연이고, 수 자체가 인연이고, 상 자체가 인연이고, 행 자체가 인연이고, 식 자체가 인연이라는 것입니다. 색 자체가 관계이고, 수 자체가 관계이고, 행 자체가 관계이고, 식자체가 관계인 것이죠. 오온개공이라는 말의 의미는 이러합니다. 그럼 이제 공이라는 개념을 더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_ 책 중에서
읽어도 이해가 될 듯 되지 않을 듯하다.
분명한건 생각해보지 못한 또 다른 생각 영역을 마주한다는 점이다.
<건너가는 자>
이 책은 흔들리고 위태로운 이 시대에 마음의 등불이 되는 반야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로 인해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
변화를 말미암아 달라지고 성장하는 것.
자유로운 자는 건너가는 자라고 표현한 이 책이 갖고 있는 묘미를 마주해보는 기회를 가져보기 바란다.